이번에 읽은 부분은 총10권의 목차중에서 제3권이다.
제3권의 논지는 플라톤의 형인 글라우콘과 소크라테스가
어린이의 교육을 위한 시가(詩歌)의 내용과 체육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 이 둘이 조화를 이룬 수호자들을 선발하는 내용이다.
2,500년 전에 다룬 통치자의 덕목을 읽고 있노라니 새삼 혐오스런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떠오른다.
그들 모두는 국민들이 똑똑히 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많이 배운 인간들이 배우지 못한 촌부보다 오히려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독선과 아집으로 위선적인 삶을 살게 됨을 말이다.
수 많은 허물을 금력과 권력으로 뒤덮어야 감춰지니 터져나오는 오물을 막기 위해선 더 많은 것을 움켜잡을 수 밖에.
한꺼풀만 벗겨내면 그들의 혼 자체가 악취가 들끓는 쓰레기통임을 스스로 깨닫길 바란다.
과거도, 지금 현재도 우린 그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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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3
시가 교육에 이어, 체육에 관한 논의를 하게 되는데, 체육이라 해서 몸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시가와 함께 혼을 위한 것임이 강조된다. 시가 및 체육을 통해 혼의 격정적인 면과 지혜를 사랑하는 면이 적절한 정도만큼 조장되고 이완됨으로써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되도록 하는 데 이것들을 통한 교육의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 그래서 단순한 신체적 단련과 함께 단순한 식생활이 강조된다.
(...)
수호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행복한 특권적인 생활이 아니라, 공동 주거에서 영위하게 되는 통제된 공동 생활이다.
p.199
즉 올바르지 못한 자들은 다수가 행복한 반면에, 올바른 이들은 다수가 비참하고, 또한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는 것은 ,들키지만 않는다면, 이득이 되나, 올바름은 남에게는 좋은 것이되 자신에게는 손해가 되는 것이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네.
p.223 주석
소크라테스가 아낀 젊은이들 가운데 알키비아데스(약 450~404)라는 민주파 정치 지도자가 잇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알았지만, 본인도 소크라테스의 파이디카(paidika:사랑하는 소년)로 자처하며, 소크라테스의 수작을 은근히 기다려 왔으나, 끝내 아무런 기미도 보이지 않아, 되려 자기가 망신을 당했다고 하면서, 오히려 파이디카는 소크라테스였던 셈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꼴을 당한 사람으로 카르미데스, 에우티데모스, 그리고 다른 여러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연희(향연),215a~222c]
p.224
"한데, '성적 쾌락'보다도 더 크고 민감한 쾌락(즐거움)을 자네는 말할 수 있는가?"
"없습니다. 그것보다 광적인 것도 없구요." 그가 말했네.
"그러나 바른 사랑(eros)은 그 본성상 질서 있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절제 있고 교양있게(시가에 밝은 사람답게) 사랑하는 것이겠지?"
"그야 물론입니다." 그가 대답했네.
"그러니까 바른 사랑에는 그 어떤 광적인 것도, 무절제와 동류인 어떤 것도 접근시켜서는 아니 되겠지?"
"접근시켜서는 아니 됩니다"
p.228
"무절제와 질병이 이 나라에 넘칠 때, 많은 법정과 의원이 문을 열 것이고, 또한 이와 관련해서 자유민들조차 많이들 그리고 몹시 열을 올릴 때에는 '법정웅변술'과 '의술'이 엄숙하고 진지한 체하겠지?"
p.233 주석
philosophia는 원래 지혜(sophia)를 사랑하는 행위, 즉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했을 뿐이었으나, 그런 행위가 거두는 학문적 성과나 그런 성격의 학적인 탐구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차츰 바뀌어 갔다. (...) 이 말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사람은 피타고라스로 알려져 있다.
p.242
"그렇다면 시가와 체육을 가장 훌륭하게 혼화하여, 이를 혼에 가장 알맞게 제공하는 그런 사람이 완벽한 의미에 있어서 가장 시가적이며 가장 조화로운 사람이라고, 현악기의 현들을 서로 조율해 내는 사람보다도 훨씬 더 그런 사람이라고 우리가 말하여 지당할 걸세"
p.252
" 첫째로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든 어떤 사유 자산도 가져서는 아니되네, 그 다음으로는 누구든 원하는 자가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그런 집이나 곳간은 이들 중의 누구에게도 있어서는 아니 되네. 그리고 생활 필수품은 절제할 줄 알고 용감한 전사들이 필요한 정도만큼의 것을 다른 시민들한테서 이들의 수호에 대한 보수로서 일정하게 정하여 받되, 이는 이들의 연간 소요량을 초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의 것이어야만 하네. 또한 이들은 공동 식사(syssitia)를 하면서 마치 야영하는 군인들처럼, 공동으로 생활해야만 하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이들에게 일러 주어야 할 것이니, 이들은 자신의 혼 안에 신들이 준 신성한 금은을 언제나 지니고 있어서, 이에 더하여 속인의 금은이 전혀 필요하지 않으며, 또한 신에게서 받은 그 소유물을 사멸하는 인간의 소유물과 섞음으로써 더럽히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짓인데, 이는 다중(多衆:hoi polloi)의 화폐와 관련해서는 하고 많은 불경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들의 것은 오염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이 나라에 사는 시민들 중에서도 오직 이들에게 있어서만이 금은을 다루거나 만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또한 금은과는 같은 지붕 밑에서 기거해서도 아니 되며, 이를 [몸에] 걸쳐서도 아니 되고, 그리고 또 황금이나 은으로 만든 잔으로 술을 마셔서도 아니 되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자신도 구하며 나라도 구원할 걸세. 그러나 이들이 개인의 땅과 집, 그리고 돈을 소유하게 될 때 이들은 수호자 대신에 호주와 농부로 될 것이며, 다른 시민들의 협력자 대신 적대적인 주인으로 될 걸세, 그리하여 이들은 미워하며 미움을 받으면서, 음모를 꾸미며 음모의 대상으로 되면서, 또한 외부의 적들보다 내부의 적들을 오히려 훨씬 더 많이 무서워하면서 한 평생을 보내게 될 것이니, 어느 결에 이들도 나머지 시민들도 파멸을 향해 바싹 가까이 달려가고 있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