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조금씩은 틀리겠지만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키는 소설에 빠져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있다. 여기 두 권의 책이 나에게는 그런 케이스다. 또한 두 권 모두 신간평가단에 지원했다가 보기좋게 미끄러지면서 더욱더 오기?가 생겨 읽고 싶어졌다. 몇 주전 <심홍>처럼 말이다. ㅎ 그런데 이 작들을 알기전 이미 대단한 상상과 재미를 안겨준  '필립 리브'의 SF 모험소설 <모털 엔진>을 접하고 나서 아기다리고 고기다리던 책이었다. 왜냐? SF 모험소설은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로 4부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편의 이야기인 <사냥꾼의 현상금>이 6월에 나왔을때 좀 더 기다리다가 떡하니 필립 리브의 신작 역사소설인 <아서왕, 여기 잠들다>까지 8월에 나오면서 이참에 두 권을 2만원에 컬렉하게 됐다. 그래서 이 두 권의 소설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먼저, <사냥꾼의 현상금>(Predator's Gold)은 바로 먼 미래에 도시가 도시가 먹는 '도시진화론'의 일환이자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를 만들어낸 '필립 리브'의 SF 소설 4부작중 2번째 이야기다. 물론, 첫 번째 이야기는 <모털 엔진>이었고 그 거대한 런던의 도시와 다른 도시와의 싸움에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두 주인공 톰과 헤스터, 그들이 다시 여행을 떠나며 겪는 전형적인 SF 어드벤처 소설이다. 1편이 영화를 보듯 재미있어서 2편도 기대되는 작이다. 그런데 이번의 내용은 아니 이야기의 배경이라고 해야할까..

바로 얼음 도시 '앵커리지'에서 벌이는 모험담이다. 특히 이번 작은 허풍선이 역사학자 페니로얄, 아름다운 십 대 여왕 프레야,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 집단 '로스트 보이'의 대장 엉클, 그리고 외딴 섬 로그스 루스트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런 실험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과 재밌는 내용으로 두 주인공이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진입하는 과도기의 흥미로운 러브 스토리까지 담아내며 두 주인공의 깊고 복잡한 내면 세계가 더욱 섬세하게 드러나 읽는 재미를 더한다는 소개다. 즉, 이 작품은 SF적 재미는 물론 이런 성장소설의 느낌과 스릴러적 요소에 사회소설로 풍부한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여러 말이 필요없다. 선선해지는 가을밤 이 둘의 모험담에 함께 동승해 보자.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역사소설이다. 위의 도시 연대기 시리즈를 쓴 동명의 작가 '필립 리브'의 역사소설 <아서왕, 여기 잠들다>다. 사실, 난 역사소설을 무지 좋아한다. 직관적인 사료가 주는 역사적 사실과 작가적 상상이 결합돼 만들어진 팩션, 그 이야기속에 빠질때 비로소 역사가 살아 숨쉬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여튼, 그래서 과감히 선택했다. 이 아서왕의 이야기를.. 아서왕 아니 아더왕이라 해야할까.. 뭐 둘다 맞을 것이다.(책 제목처럼 '아서'로 한다.) 그 어린시절 만화로 접하며 '달타냥'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원탁의 기사와 엑스칼리버로 유명했던 아서왕의 전설.. 그런데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내용도 가물가물하다.

그 아서왕의 일대기 아니 그 숨겨진 아서왕의 전설과 신화의 베일을 벗긴 작품이 이번 <아서왕, 여기 잠들다>이다. 그래서 여기 아서, 일찍이 왕이었고 앞으로 왕일 자 그러나 누구도 알지 못했던 그의 진짜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아서는 다른 아서왕 신화가 등장인물의 신비하고 영웅적 면모를 부각한 판타지인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그 시대에 실제로 존재했을 법한 사람들과 사건을 그리고 있다는 소개다.

특히 필립 리브는 "마법과 환상, 로맨스를 걷어 내고 그들이 정말로 어땠을까를 상상했다."고 하며  이 책에서는 열 살의 주인공 노예 소녀 그위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모험담이자 성장 소설로서 사춘기 소녀가 겪는 성장통을 섬세한 묘사를 통해 포착해 냈다는 평가다. 즉, 주인공이 아서가 아닌 어느 한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아서왕이 아닐까 싶은데.. 그러기에 당신이 한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아서왕을 만난다고 홍보한 책.. 2007년 '네슬레 스마티즈 어워드 동상 수상'과 2008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답게 숨 가쁘게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모험담이자, 영리한 역사 소설이라는 호평한 <아서왕, 여기 잠들다>.. 그 이야기의 서막은 이렇다.

서기 500년경,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난 브리튼은 여러 개의 작은 왕국들로 분열된 가운데 야만인 색슨족들의 침략에 시달린다. 브리튼 남서부에 사는 노예 소녀 그위나는 한밤중에 몰아닥친 아서 부대의 습격을 피해 달아나다 마르딘에게 구출된다. 하지만 알고 보니 마르딘은 아서의 음유시인이자 책사로, 아서가 브리튼을 통일하도록 앞장서 돕는 인물. 마르딘은 그위나를 이용해 ‘호수의 여인’이 아서에게 명검 '칼리번'을 건네준 것처럼 꾸미는데... 

벌써 내용의 얼개만 봐도 끌리는 역사소설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어릴적 아서왕에 대한 추억이 어떻게 되살아날지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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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고전(古典)이라 함은 옛부터 전해져와 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후세 사람들의 모범이 될 만한 가치를 지닌 예술이나 문예등의 작품을 이를때 말한다. 그만큼 이런 고전을 접하고 읽는다는 것은 옛 선인들의 지혜와 지식을 빌리는 일이자, 그속에 펼쳐지는 인간사는 바로 우리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크나큰 교훈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특히 중국쪽 역사나 고전에 대한 갈망이 있는지라.. 물론 아직은 깜냥이 터없이 부족해서 이참에 파볼? 요량으로 이 책을 컬렉하게 됐다. 역사 전문가도 아니요,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적 수준에서 좀더 외연을 넓히고자 산 <절대지식 중국고전>.. 
 
 

먼저, 이 책은 '이다미디어' 출판사에서 '절대지식 시리즈'로 출간한 세 권중 하나로 <절대지식 세계고전>, <절대지식 세계문학>과 함께 삼종 세트로 '이 달의 좋은 책'에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잠깐 소개해 본다. 한마디로 이 책은 중국의 4천 년 역사를 한 권에 담은 서지백과사전같은 책이다. 꼭 알아야 할 중국고전 한 권 한 권의 시대적 배경과 핵심적인 내용이 각 분야의 전문 필진에 의해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중국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중국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책머리에서 '중국 4,000년의 시대구분표', '지도로 보는 중국역사', '중국고전과 역사연표'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이 책은 2006년에 발간된 <교양으로 읽어야 할 중국지식>의 개정판으로, 200여 권을 다룬 초판본 가운데 우리가 꼭 알아야 할 99권을 엄선해 내용면에서 보다 충실해졌다는 소개다. 외형적으로 판형은 4*6판형을 채택해 가독성을 높였고, 종이도 재생지를 사용해 책의 무게를 줄여 한 손에 쥘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800여 페이지가 넘지만 의외로 무겁지 않다. 그리고 책의 내용은 중국의 역사, 문화, 정신사를 통사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중국고전을 역사.정치, 사상.처세, 소설.희곡, 시.산문, 과학.예술 등 대분류를 한 다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 분야의 고전을 다루고 있어 4천 년 중국역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그 목차만 봐도 이렇다. 1장 역사.정치 - 춘추좌씨전 좌구명, 춘추공양전.춘추곡량전 공양고.곡량적, 국어 좌구명, 전국책 유향, 사기 사마천, 한서 반고, 후한서 범엽, 삼국지 진수, 자치통감 사마광, 십팔사략 증선지, 염철론 환관, 명이대방록 황종희, 정관정요 오긍, 안자춘추 안영, 송명신언행록 주희, 2장 사상.처세 - 서경, 논어, 맹자, 순자 순황, 역경, 대학, 중용 공급, 효경, 공자가어 왕숙, 근사록 주희, 전습록 왕수인, 노자 노담, 장자 장자, 열자 열어구, 포박자 갈홍, 산해경, 한비자 한비, 관자 유향, 손자 손무, 오자 오기, 육도 여상, 삼략, 손빈병법 손빈, 울요자 울요, 이위공문대 이정, 제갈량집, 36계, 묵자 묵적, 공손룡자 공손룡, 논형 왕충, 분서 이지, 회남자 유안, 설원 유향, 안씨가훈 안지추, 채근담 홍자성, 이십사효 곽거경, 열녀전 유향, 임제록 임제의현, 벽암록 환오(원오), 무문관 무문혜개

3장 소설.희곡 -
수신기 간보, 낙양가람기 양현지, 유선굴 장작, 전등신화 구우, 요재지이 포송령, 삼국지연의 나관중, 수호전 시내암, 서유기 오승은, 금병매, 홍루몽 조설근, 세설신어 유의경, 소림 한단순, 소부 풍몽룡, 최앵앵대월서상기 왕실보, 두아원 관한경, 한궁추 마치원, 모란정환혼기 탕현조, 장생전 홍승, 도화선 공상임, 4장 시와 산문 - 시경, 굴원, 조조.조비.조식, 도잠(도연명), 왕유, 이백, 두보, 당시선 이반룡, 백거의(백낙천), 이상은, 이욱, 소식(소동파), 고청구(고계), 문선, 당송팔대가문, 고문진보 황견, 5장 과학과 예술 - 본초강목 이시진, 황제내경, 상한론 장기, 진서천문지 이순풍, 천공개물 송응성, 다경 육우, 역대명화기 장언원, 개자원화전 왕개, 율려신서 채원정

이렇게 목차만 봐도 배가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중국고전의 특징은 오랜 세월에 걸쳐 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는 점이다. 그래서 판본과 주석본의 종류가 많다. 이처럼 다종다양한 책들 가운데 전문가들이 각 분야를 대표하는 고전을 선정해 시대적 배경이나 편저자의 사상과 이력 등을 정확하고 꼼꼼하게 정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지은이는 현재 일본에서 중국학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다케우치 미노루'를 필두로 다수의 일본내 중국학 전문가들이 함께 집필을 했고, 역자는 일본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나름의 팬들을 확보한 '양억관'이 옮겼다.

아무튼 이 책 한 권으로 중국고전을 모두 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개로 파도 모자랄 그 중국역사와 문화의 원류가 관통하는 고전이기에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수준에서 이 책이 중국의 고전들을 다이제스트했을지라도 접해보면 제목처럼 절대지식이 돼 지성의 자양분이 되리라 본다. 그것은 중원의 패권을 다투며 살았던 그 인간 군상들이 펼친 삶과 꿈의 집적인 고전이기 때문일 것이다. 완독보다는 그때마다 찾아볼 수 있는 백과사전식 구성도 좋아, 천천히 보더라도 그때그때 소개겸 정리할 요량이다.

아무튼 중국고전이 고리타분한 느낌에다 역사 전문가들의 정신적 지성의 향유로 이어져 온것도 사실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동양역사와 문화의 보편적 가치로서 절대지식이 될 중국고전들을 컴팩트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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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래 사진에서 우측의 컴팩트하면서 레드 색상이 강렬해 보이는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알라딘 신간평가단 '인문'분야 7번째로 받은 책이다. 이 책은 근대 건축의 3대 거장 중 한사람으로 평가받는 '르 코르뷔지에'가 예술가로서, 건축가로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한 기간을 기록한 중요하고 의미심장한 자료들을 담아낸 책이다다. 내용은 보헤미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를 여행하면서 또 드레스덴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아테네에서 폼페이로 옮겨가면서 르 코르뷔지에는 여행 일기를 썼고, 그 일기에 여행하며 느낀 인상을 기록하고, 많은 데생도 남기며, 젊은 르 코르뷔지에가 글로 기록한 시간의 이미지들을 담은 책이라는 소개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지각에 작용되는, 감성에 영향을 주는 모든 사물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채집한 영감의 추억록이라 말하는 『동방여행』..  어찌보면 보통의 여행 인문서가 아닐까 싶지만, 그 속에는 답사를 통해서 얻어낸 건축과 사유에 대한 분석과 정의가 돋보이는 인문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여기 '동방여행'을 통해서 만나보자.



그리고 받자마자 당장이라도 읽고 싶어지는 책.. 아니 인문서 느낌이 확연히 드는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다. 물론 아직 읽기 전이지만 벌써 제목에서부터 앞 표지의 군중을 모아놓은 그림부터가 끌리는 책이다. 마치 공전의 히트를 친 '왜'? 시리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궤를 같이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아니 제대로 된 인문서로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제목부터 인상적인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는 20세기 최고의 사상가이자 석학, 195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자로 수학과 철학뿐 아니라 과학, 역사, 교육, 정치학 등의 분야에서 4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하여 20세기 전 분야에 영향을 끼친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정치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세계 1차 대전으로 인한 손실이 갈수록 커져 가고 있는 중에 레셀은 1914년 이후로 유효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19세기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주의를 대체하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런 아이디어는 '사회 재건의 원칙'이라는 주제로 1916년 런던 캑스턴 홀에서 행한 연속 강연의 형태로 처음 발표되었고, 1917년 1월에 처음 출간돼 1971년까지 8쇄가 발행된 책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0년 국내에 최초 번역 출간돼 우리는 그의 책을 이렇게 만나게 됐다. 출간 당시 1차 세계 대전으로 혼란에 빠진 지식인들과 영국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전쟁과 빈곤이 끊이지 않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생각거리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벌써 목차만 봐도 아우라가 느껴지는 인문서가 아닐 수 없다.

1장 성장의 원칙, 충동과 욕구, 2장 왜 사람들은 국가에 순종하는가? - 국가의 역할, 3장 전쟁은 제도다 - 전쟁의 본질, ,4장 행복의 조건을 찾다 - 소유과 분배, 5장 희망과 두려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교육의 원칙, 6장 여성, 권위에 맞서다 - 결혼과 인구 문제, 7장 천년왕국의 붕괴, 그 이후의 세계는? - 교회와 종교, 8장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렇게 목차에 다룬 주제만 봐도 자유, 평화, 교육, 분배, 종교, 정의까지 20세기 서구 사회를 움직인 행동하는 지성인, 러셀의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런 정치철학의 인문학적 고찰은 인간의 행동은 욕구보다는 충동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국가, 전쟁, 빈곤 등 소유욕이 강한 충동을 억제하고 창조적인 충동을 키워야 한다며 이 사회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러셀의 정치철학과 정의론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 끊임없는 전쟁과 권력의 부정부패가 만연한 21세기 오늘날에도 그의 평화적 메시지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음이다. 역시 여러 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의외로 인문서 특유의 두꺼운 책이 아니다. 200여 페이지 내외로, 그래서 쉽게 읽힐지도 모른다. 

아무튼 요지는, 인문이 아우르는 여러 분야중 정치, 사회, 교육, 종교등 총망라한 이 책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를 통해서 우리들 지성의 외연을 좀 더 넓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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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개봉한 일본영화 <골든 슬럼버> 때문에 알게된 작가 '이사카 코타로'.. 마치 작년에 나왔던 일본영화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 때문에 알게된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와 같은 케이스?라고 할까.. 사실 '이사카 코타로'는 전혀 모르는 작가였다.내가 나름 팠던 일본작가는 춘추전국시대 열국지 각개 소설의 최고봉 '미야기타니 마사미쓰'와 <타인의 얼굴>과 <모래의 여자>로 인간의 실존을 고찰한 '아베 고보', <공중그네>에서 '이라부' 캐릭터로 대히트를 친 '오쿠다 히데오'나 <내일의 기억>과 <그 날의 드라이브>등 인생소설로 잘 알려진 '오기와라 히로시', 최근 <심홍>을 읽고 알게된 '노자와 히사시', 그리고 유명한 일본 추리미스터리 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정도.. 

그래서 이들과 함께 '이사카 코타로'까지 5대 작가라 부르기도 한단다. 물론 아닐지도 모르지만.. <1Q84>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빠졌기 때문일지도.. 여튼 히데오나 히로시, 게이고는 50년대 생으로 나름 연배가 있는데, 코타로는 아직 71년생 30대로 꽤 젊은 편이다. 그런데, 이 작가가 지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내 스스로 생각인지 몰라도 영화 <골든 슬럼버> 때문에 찾아보니 그렇다.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의 소설들로 주목을 받으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과 끝이 맞물리는 퍼즐식 구성과 쿨한 감수성,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이 '이사카 코타로'의 트레이드마크라 한다.

그래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 '이사카 코타로'.. 그래서 이참에 파볼? 요량으로 그의 대표작 3종 세트를 컬렉했다. <골든 슬럼버> 영화 때문인지 도서 사이트마다 50% 할인해서 15,000원에 가볍게 컬렉했다. 위처럼 비닐을 뜯기전 모습의 책이다. 여튼, 세 권을 간략해 소개해 본다.



먼저, 영화로 개봉하면서 잘 알려지고 유명한 작품으로 동명의 <골든 슬럼버>다. 사실, 영화도 봤지만 원작보다 못하다는 평이 많은 비주얼이었다. 책은 2008년 제 5회 일본 서점대상과 제2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한 소설로 뜻하지 않게 총리암살범이 된 주인공의 심리와 주변 인물 묘사를 통해서 지극히 오락소설로 나아가며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쿨한 감성과 철학, 그리고 세상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 등으로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다. 즉, 철처한 오락소설이지만 깊이 면에서 단연 이사카 코타로의 대표작이라 불리고 있다.

500여 페이지가 넘어 조금은 부담이 되지만 시간 구성의 교차 편집으로 그 흡인력은 좋다는 평이다. 그외 평가를 보더라도.. "전반부에 뿌려놓은 복선의 조각들이 중반 이후로 기분 좋게 작동한다. 짜임새가 완벽한 소설이다. 주인공이 질주하는 것과 똑같은 속도로 책을 읽어내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한 남자의 고독한 도주와 싸움,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요란스럽지 않은 모험소설. 거대한 폭력에 대항하는 한 사람의 진심어린 노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까지.. 여튼, 영화가 스릴러가 아닌 지극히 드라마적으로 흐른 코믹적 휴먼도주극 이었기에..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 이 원작소설 <골든 슬럼버>로 만나보자.

그리고 <사신치바>.. 제목만 들어보면 얼핏 '분신사바'?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그렇다면 호러일까.. 그런데 그런 호러가 아닌 여섯 편의 연작 소설집이다. 엉뚱한 저승사자 사신 치바를 통해, 인생이 180도 달라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여섯 단편은 각각 하드보일드, 로드무비,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엮어져 있다. 여기 주인공 '사신 치바'의 임무는 '사고사'로 결정된 사람을 일주일동안 관찰한 뒤, 해당 인물의 죽음을 결정하거나 보류하며 그들의 인생을 뒤흔든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호러도 포함된 것일 수 있는데.. 사신(死神) 즉, 죽음의 신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생을 반추게 하는 작용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작품은 이사카 고타로의 빼어난 유머 감각과 함께,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 사랑에 대한 두터운 믿음, 인간의 포용력에 대한 성찰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특히 수록된 여섯 단편 가운데 하나인 '사신의 정도'는 2004년 제57회 추리작가협회상(단편부문)을 수상한 이야기라는데.. 여튼, 제목처럼 '사신 치바'가 펼쳐낸 독특한 사신 이야기속으로 한번 빠져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왕>이다. '마왕'이라면 신해철? ㅎ.. 농이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나 자신만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아집으로 써낸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작 <마왕>..내용은 복화술의 초능력을 가진 형과 미치도록 운이 좋은 동생, 우르르 휩쓸려 다니는 세상 앞에 홀로 서서 '생각해야 해, 생각해야 해!'를 외치는 엉뚱하고 진지한 두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는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휩쓸려 다니는 젊은이들, 자기들끼리 우습지도 않은 모양을 연출하는 정치인들,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분위기, 새로운 세대의 고민들을 읽을 수 있다는 소개다.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극우주의에 맞서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 그리고 다시 한 번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라며 파시즘과 민족주의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작가 특유의 기발한 유머와 엉뚱한 상상력으로 인해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형 안도가 일하는 회사에 <사신 치바>의 주인공 치바가 슬쩍 등장하는 등, 이사카 코타로의 이전 작품들의 조각을 찾아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라는데.. 과연, 우리 안의 '괴물'에 대한 섬뜩하고 기발한 우화 <마왕>을 가을이 접어드는 길목에서 만나보자.

이렇게, 이사가 코타로의 세 편의 대표작을 간단히 살펴봤다. 사실 전혀 모르는 일본작가였고, 영화 <골든 슬럼버>로 알게된 작가지만서도, 강호와 같은 70년대생의 젊은 작가로서 일본 문단계의 총아로 떠오르며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천재'라 일컫는 그의 평단을 이 대표작으로 알아보려 한다. 히데오의 풍자와 유모, 히로시의 우리네 인생살이, 게이고의 추리 미스터리가 뒤섞인 그런 스타일인지 아닌지.. 아니면 그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정말 있는 것인지.. 이 대표작들이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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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고 한국문화의 정수를 찾아 그 의미와 가치를 정리하는 일환으로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를 발간했다. 사실 이 책은 잘 몰랐는데.. 한 달 여전 7월초 알라딘 7기 신간평가단 '인문'부문에서 첫 번째로 받은 책이 바로 <처녀귀신>이었다. 부제는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라 명징하며 말 그대로 처녀귀신을 통해서 한국의 전통문화 근저에 깔린 여인네들의 한과 복수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마이너리티적 한을 보여준 한 편의 리포트였다. 즉, '죽어야 사는 여자의 恨 리포트'라 서평에 썼듯이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주 전인가.. 문학동네에 연락이 왔다. <처녀귀신> 서평중에서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 이벤트로 당첨이 돼서 이 중에서 책 한권을 보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중 총 10권의 책이 있었는데.. 난 단박에 두 번째 <정조의 비밀편지>를 읽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받았다. 다들 알다시피 작년 초인가.. 조선시대의 대표적 개혁군주 정조가 자신을 독살했다고 오해할 만큼 적대적 관계였던 우의정 '심환지'를 적극적으로 회유하고, 막후에서 비밀스런 지시와 조정을 주도하는 사안등의 내용이 담긴 『정조어찰첩』이 발견돼 학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사를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이 책은 '정조어찰'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해설하고 그 맥락을 자세하면서도 간결하게 설명한 최초의 안내서다. 특히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 297통과 그 이후 발견된 50여통을 포함한 350통과 다른 신하에게 보낸 어찰, 그리고 친족에게 보낸 어찰을 검토한 결과를 반영하여 현재까지 가장 포괄적으로 어찰을 분석하였고, 그런 바탕에서 비밀편지의 특징을 분석하였다는 소개다. 그래서 신료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노련한 현실 정치가, 인간 정조의 통치 기술과 막후정치의 실체가 드러난다는 평가다.

책의 목차 또한 흥미롭다. 1.『정조어찰첩』의 출현, 2. 국왕의 비밀편지, 3. 수신자 심환지와 비밀편지 왕래 과정, 4. 어찰과 정치가 정조, 5.『어찰첩』에 드러난 정조의 인간적 면모, 6. 편지의 문장과 언어, 7. 만년의 병세와 독살설, 8. 비밀편지가 남겨둔 비밀까지.. 그리고 키워드 속 키워드로 정조와 관련된 정치, 사람, 상소, 어찰등 간단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라면 책이 두꺼울 것 같은데, 문학동네판에서 나온 '키워드 한국문화'시리즈는 저 사진처럼 그렇게 두껍지가 않다. 책도 작아 문고판 형식으로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니며 다이어리를 꺼내보듯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책이 얇다해서 내용까지 얇은 것은 아닐지다. 공식적 역사기록에서 볼 수 없는 '정조어찰'을 통해서 정조시대, 나아가 조선시대의 정치적 행위와 역사서의 행간을 읽고 채우는 흥미로운 역사 읽기의 책이 아닐까 싶다. 뜻하기 않게 '처녀귀신'을 읽으면서도 책 뒷날개에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읽고 싶었던 <정조의 비밀편지>.. 결국, 이렇게 득템한 이 책으로 개혁 군주로서 정조의 또다른 진면목을 만나보길 기대해 본다. 신료들의 마음을 움직인 '인간' 정조의 통치 기술과 막후정치의 실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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