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학원 - Yoga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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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학원'은 기존의 공포 영화들이 답습한 피빛으로 떡칠하고 과도한 관절꺽기로 일관하며 폐쇄된 공간에서 움찔 놀라게 하는 깜놀 수준의 그런 영화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도 소재를 택했으면 전달하는 메세지가 있어야 하는데..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도통 이해가 안가는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녀들이 예뻐지는 무서운 비밀 (요가학원)

홈쇼핑 간판 쇼호스트 효정(유진)은 젊고 매력적인 후배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점차 자신의 매력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던 효정 앞에 학창시절 멸시의 대상이었던 선화(이영진)가 몰라보게 완벽한 미녀가 되어 나타난다. 그 비법은 간미희 요가학원에서 실시하는 비밀스런 심화훈련. 절대 미를 갖기 위해 요가학원을 찾은 다섯 명의 여자들은 수련을 받던 중 하나 둘씩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이렇듯.. 예뻐지고 매력녀로 거듭하기 위한 다섯 여자들의 요가 학원 심화 수련기를 다뤘다. 그러면서 그 학원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그렸는데.. 사실 이런 그림들은 외국 공포영화에서도 많이 봐온 소재다. 어느 인간 군상들이 특별한 장소로 모이고 그 장소에서 펼쳐지는 무한 공포와 미스테리 스릴.. 그런데, '요가학원'은 그러지 못했다.

무언가.. 의뭉스런 떡밥을 던지며.. 여기에 들어온 이상 "아무 것도 먹지 마라.. 거울 보지 마라.." 등..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데.. 전혀 공포스럽기 보다는 중간중간에 깜놀하는 수준이다. 워낙 피칠에 관절꺽기로 일관하다보니 말이다. 더군다나 인도풍의 인테리어에 신경쓰며 컽만 화려하고 속은 말그대로 속빈 강정이다.

이렇게 여성 그룹 SES 유진이 연기자로 변신 성공후 영화판에서 주인공으로 분연한 공포물 '요가 학원'.. 과연 그녀는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머지 그녀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뭔가 신비스런 요가 학원 강사의 무미건조한 대사속에 그들이 펼친 요가는 실제 요가가 아닌 요스런 모습만으로 그쳤으니.. 바로 이래서 이런류의 공포 영화들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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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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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나름 꼽았던 영화 <더 로드>.. 포스터 그림만으로도 어떤 영화인지 느낌이 오는 그런 묵시록적 영화.. 재미가 아닌 각박한 세상속에서 매마른 감정에 '나도 가슴이 뛰는구나'의 감동의 도가니탕을 얻고자 작심하고 보려고 했던 영화 <더 로드>.. 물론, 그전에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 코맥 매카시의 원작 소설 <더 로드>를 읽고서 가슴 한켠의 먹먹함을 간직한채 비쥬얼의 스크린으로 만난 '더 로드'는 이러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깨어있어라! 숨어라! 도망쳐라! 살아남은 자들이 살아남은 자들을 공격한다!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세계,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은 굶주림과 혹한을 피해 남쪽으로 길을 떠난다. “무섭다”며 자신의 품을 파고 드는 아들(코디 스미스 맥피) 때문에 아버지(비고 모텐슨)는 카트에 실린 약간의 물과 기름, 식량을 누군가에게 뺏기지 않을까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우린 불을 운반하는 사람들이야” 아들에게 속삭이지만 이내 인간사냥꾼이 되어 버린 생존자 무리에 쫓겨 아들 앞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마는데... 그들은 과연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살아남은 자들이 공포가 된 세상, 생존을 위한 아버지와 아들의 숨막히는 사투가 시작된다!

이미 원작을 읽고 리뷰를 통해서도 썼지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영화는 원작에 아주 충실하게 백프로에 가깝게 그려냈다. 하지만 원작이 상황 묘사가 아주 디테일 하면서 뛰어난 반면에.. 영화는 한정된 시간내에 그것을 담아내야 하기에 조금은 디테일하지 않다. 그러나 원작을 통해서 내 머릿속에 그린 잿빛 세상 그림이 그대로 투영되었으니.. 햇빛 한점 없는 잿빛 하늘속에 온 세상이 폐허가 되버리고 남은 대자연은 앙상한 모습으로 떨고 있으니 그 중심에는 아버지와 아들.. 원작대로 '남자'와 '소년'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두 남자는 폐허가 된 그곳을 떠나 따뜻한 남쪽으로 여정을 떠나는데.. 그 모습은 처절한 정도로 비참하다. 살기 위해선 먹어야 할 상황.. 배고픔과 추위속에 인간의 처절함이 오롯이 전달된다. 그 처절함 속에는 또 다른 사투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지구 대재앙이 휩쓸고 간 자리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사투는.. 보통 외계인이나 좀비등을 다루며 그들과의 사투를 오락적 요소로 가는데 이 작품은 그런 오락적 작품이 절대 아니다. 그래서 더 사실적이고 와닿는다.

여기서 사투는 바로 자신들의 생존과 다른 살아있는 이들과의 사투만이 있을 뿐이다. 즉, 같은 인간이지만 살기 위해서 인간을 잡아 먹어야 할 상황.. 사실, 원작에서는 이 부분을 많이 할애하지 않았지만 영화는 그래도 비쥬얼이 필요하다 보니.. 이런 사투의 현장을 세네번 표출하며 극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두알의 총알이 남긴 권총은 그들에게 필수품이다. 또한 원작에서는 남자의 부인에 대한 회상이 한두번에 그쳤는데.. 영화는 남자가 잠들때마다 부인과의 회상씬이 적잖게 나오며 둘이 지냈던 행복과 불행의 시간을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는 원작을 오롯이 그려내는데 충실했고, 두 남자의 길고 험한 여정속을 그대로 따라가며 잿빛 세상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짓이기고 타버린 시체들, 살아남은 자들의 흉측한 모습들, 먹을것을 구하러 다니는 거렁뱅이 생활의 극치, 그러면서 지하 벙커에서 뜻하지 않게 음식을 구하며 잠시나마 너무나도 행복해하던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등.. 이렇게 둘은 서로 의지하며 특히 아들 '소년'은 아버지 '남자'에게 의지하며 그를 따르는데.. 아버지에게 아들은 자신의 분신이자 자신이 목숨바쳐 지켜야 할 존재이자 이유인 것이다.

이렇게 아버지는 아들을 지키려하고 아들은 아버지만 믿고 따라가며 잿빛 세상속에 남겨진 두 남자의 고단하고도 슬픈 여정길.. 그 여정길속에 살아 남은자들의 극한의 고통을 여실히 보여준 <더 로드>.. 어찌보면 그 길은 이 세상 끝에 놓인 마지막 길이자 영원히 끝이 아닌 시작의 길일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폐허속 생존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참한 사투를.. 아버지의 사랑을 통해서 인간애로 승화시켜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이야기 하고자 했던 <더 로드>..

과연, 그들은 희망대로 따뜻한 남쪽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절망으로 치닫으며 비극의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또한 두 남자가 폐허가 된 잿빗 세상의 추위속에서 지켜내며 살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로드라는 긴 여정으로 우리네 삶의 투영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영화는 오롯이 원작을 그대로 그려내며 인간애의 메세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이런 메세지는 원작에서 아버지와 아들 아니 남자와 소년이 수없이 나누었던 대화들을 통해서 전달된 느낌인데.. 영화에서는 사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담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본 그들은 이미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중 하나는 살아남은 자에게 말한다. 당신과 매일밤 애기하겠노라고.. 이렇게 원작과 같이 진한 여운과 나름의 감동을 선사한 영화 <더 로드>..

원작을 미리 만나보고 본 영상은 그대로 투영되어 더욱더 가슴이 먹먹해 졌으니..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이여.. 이 영화와 원작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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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없다 - No merc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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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막가파식 강철중 형사 이미지로 각인된 설경구 형님이 잠시 검사로 나와 나름 실패하더니 이번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부검의로 분연하며 부검하는 모습의 리얼리티를 맛보게 해준 영화 <용서는 없다>.. 여기에 나름의 카리스마로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젊은 배우 류승범이 만나 둘의 두뇌게임을 펼쳤다는 스릴러 영화 <용서는 없다>.. 또 감초 아닌 주연급으로 신참내기 여형사 역의 한혜진과 감초 연기의 지존 성지루의 시골 형사역까지 빼놓을 수 없는 이 영화를 개봉한 오늘(7일) 보게됐는데..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여섯 조각난 여성의 시체... 전대 미문의 살인사건 발생!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사건의 시작일 뿐...

금강 하구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토막살인사건. 대한민국 최고의 부검의 강민호가 사건을 의뢰 받아 진행하던 중, 열혈 여형사 민서영에 의해 젊은 환경 운동가 이성호가 용의자로 검거된다. 이성호의 자백으로 수사는 급 물살을 타는 듯 싶지만, 번번이 예상을 빗나가는 증거들로 수사팀은 사건 해결에 애를 먹는다.

민서영과 강력반 형사들이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강민호의 딸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강민호는 딸의 실종이 이성호와 관계 있음을 알게 된다. 이성호는 시체에 남긴 단서와 비밀을 알아내면 딸을 살려줄 수 있다며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시체에 남겨진 단서를 추적해야 하는 부검의와 연쇄 살인을 예고하는 비밀을 간직한 살인마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되는데..
 

 

이렇게 영화는 젊은 여성을 잔혹하게 토막 살인한 살인마를 잡는 아니 잡혀있는 상태에서 다룬 스릴러물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범죄 스릴러물이 바뀌기 시작한 느낌이다. 즉, 예전에는 범인이 밝혀지거나 밝혀지지 않더라도 그를 끝까지 좇는 형사들의 무용담과 나름의 스릴러 반전을 그렸는데.. 이제는 범인들이 스스로 잡히면서 시작을 한다. 그러면서 ’나 잡았으니 당신 조심해라’ 식이다. 최근에 영화 모범시민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꽤 익숙한 설정으로 낯설지도 않지만 새삼스럽지 않다.

여기 영화에서도 극초반부터 토막살인의 범인은 바로 류승범 극중 이성호가 바로 잡힌다. 맞다 그가 범인이다. 다른 사람이 범인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극중 이성호는 자신이 나고 자란 금강 하구 유역을 ’아름다운 비너스상의 자궁’이라 자칭하는 환경 운동가이다. 그래서 여성을 토막낸 살인의 의미도 비너스상처럼 잘려내 살인행각의 퍼포먼스를 한 것이다. 환경 운동가의 살인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4대강 사업등 개발 논리에 맞서는 묘한 은유도 집어 넣었다. 

그런데, 그는 왜 여자를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한 것일까? 단지 개발 논리에 반대한 환경 지킴의 수호자이자 살인의 퍼포먼스를 펼친 정신이상자였을까? 아니다. 그에게는 살인의 목표와 목적이 따로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부검의 강민호 강박사(설경구)다. 즉, 이성호는 강박사의 딸내미를 이미 납치해 둔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강박사에게 조건을 건다. 나를 3일안에 빼내주면 딸내미를 살려주겠다.

이에 강박사는 부검의가 아닌 형사로 분연하며 이성호가 저지른 살인의 증거, 단서 조작과 은폐를 서슴치 않는데.. 이유는 단 하나 딸내미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설경구의 연기력에 나름의 몰입감을 주며 극의 긴장감을 준다. 그러면서 간간히 수감중인 이성호를 만나 코치를 받고 둘간의 의견을 개진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은 이성호가 부검의 강박사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강박사는 증거 조작에 성공해서 이성호를 빼놓을 수 있을까? 그를 빼주었다면 딸내미를 온전하게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왜 이성호는 강박사를 타겟으로 잡은 것일까? 결국, 이성호와 강민호 두 사람의 악연은 무엇이었고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오늘 개봉한 영화인지라 아직 못 보신 분들이 많기에.. 이런 여러 의문점들을 밝힐 수가 없어 남겨둔다.

이렇듯 영화는 스릴러물답게 잘 그려냈다고 자평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짜집기라 해야 할지.. 그런 요소들이 눈에 많이 띈다. 범죄를 시인하고 잡혀들어와 안에서 강박사를 조정하는 이성호는 마치 ’모범시민’의 삼백형님 제라드 버틀러를 보는 것 같고.. 자식을 구하기 위한 부모의 끈질긴 사투를 벌이며 이미 잡힌 범인과의 신경전을 그린 ’세븐 데이즈’에서 김윤진의 열연과 흡사하고.. 또 설경구는 전작 ’그놈 목소리’에서 유괴된 어린 아들을 찾기위해서 고군분투하며 달리는 모습도 일치한다.

또한 범인이 남겨 놓은 단서들을 찾아 헤매는 실시간 추격극이란 점에서 ’추격자’를 떠올리게 한다. 즉, 한없이 뛰고 또 뛰며 직접 제 힘으로 수사까지 하는 설경구가 김윤석역, 자신이 범인임을 느긋하게 밝히는 류승범은 하정우역을 떠올리게 하니 말이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 시골 경찰들의 안일한 주먹구구식 수사방식과 모습은 성지루가 도맡아 하며 폭소를 자아내는데 송강호의 농촌 스릴러 ’살인의 추억’을 보는 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는 웬만한 반전도 예상하며 놀라지 않는 예민한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결말의 충격까지도 안겨 주었으니 바로 ’올드 보이’ 격이라 할 수 있으니 극중에서 이성호는 올드 보이식 회고담 "저를 기억 못하시나요?" 를 날린다. 이렇게 짜집기한 느낌으로 기존의 스릴러물을 답습한게 아닌가 싶어 식상할 순 있지만.. 나름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몰입감 좋은 극전개와 두 남자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특히 류승범의 초월한듯한 무미건조한 식의 범죄자 연기는 역시 그답다는 느낌이다.

또한 영화의 결말을 통해서 생각치 못한 반전의 제공과 어찌보면 슬픈 이야기.. 그래서, 제목이 시사하는 바처럼 '용서는 없다'를 통해서 느껴지는 바로 '복수'의 화두를 던진 영화 <용서는 없다>.. 그 복수는 과연 정당했을까.. 왜 용서를 못하는 것일까.. 용서가 없다면 무엇이 남는걸까.. 범인 이성호는 엔딩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세요.. 죽음보다 어려운건 용서에요.. 왜냐면 용서하는데 오랜 고통의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그 '용서'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보시기 바라며..

결국, 한국판 스릴러의 종합 선물 세트인 이 영화에서 큰 선물의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ㅎ

올드보이 > 추격자=세븐데이즈 > 모범시민 > 그놈 목소리 > 살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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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SE (2disc)
양익준, 양익준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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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존의 깍두기 형님들 이야기를 그린 조직 폭력배들 그중에서 파고들어가 깡패나 건달들을 다룬 영화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처럼 포장하지 않고 리얼하게 나온 영화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마치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을 보듯이 화면 자체가 물흐르듯 거시기한 한 남자를 좇으며 훑어내려간 영화 '똥파리'.. 어떤 영화이길래 제목처럼 B급 냄새를 품기고 주목을 받아 각종 영화상을 수상하며 소위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이 작품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러나 당신을 울리는 이 남자 (똥파리) | 세상은 엿같고, 핏줄은 더럽게 아프다 

동료든 적이든 가리지 않고 욕하고 때리며 자기 내키는 대로 살아 온 용역 깡패 상훈.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상훈이지만, 그에게도 마음 속에 쉽게 떨쳐내지 못할 깊은 상처가 있다. 바로 ‘가족’이라는 이름이 남긴 슬픔이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여고생 연희와 시비가 붙은 상훈. 자신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고 대드는 깡 센 연희가 신기했던 그는 이후 연희와 가까워지고 그녀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렇게 조금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아버지가 15년 만에 출소하면서 상훈은 격한 감정에 휩싸이는데...

이렇듯 영화는 한 용역 깡패의 삼류인생을 그렸다. 그런데, 이 용역 깡패 상훈은 막장중에 개막장으로 삼류 양아치에 날건달이다. 폭력은 둘째치고 입에 연실 "씨발놈"을 달고 사는 거친 남자다. 이 남자에게 세상은 X같을뿐.. 어디에도 그를 반겨주는 곳은 없다. 하루하루 용역 깡패짓하며 철거민 때려서 쫓아내고, 사채빚 받으러 다니면서 사람들을 겁주고 무참히 때리며 돈버는 그런 하루벌이 인생이다. 이런 모습은 리얼 그 자체다. 연기가 아니고 실제같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상훈에게는 아픈 가족사가 있으니.. 바로 아버지의 가정 폭력앞에 어머니와 누이를 잃은 유년시절의 아픔이 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세상을 등지고 비뚤게 나가며 이제는 늙어빠진 아버지에게 반말에 쌍욕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막장 패륜아의 모습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렇게 그는 우리의 일상들이 평범하게 사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계속 알린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 말종 상훈에게 다가온 어느 한 여고생 연희(김꽃비).. 그런데, 이 여고생 연희도 상훈 못지 않게 그녀의 가족사도 만만치 않다. 술고래 아버지에 어머니는 길거리 포장마차 하다가 철거당하는 과정에서 죽고, 바로 위 오빠도 여동생에게 연실 욕지거리를 날리는 날라리 오빠다. 하지만 그녀는 굳세어라 금순아처럼 당찬 구석이 있어 낭떠러지로 몰린 자신의 가족을 이끌려고 애쓴다.

이런 그녀에게 찾아든 똥파리 한마리 상훈.. 그런데, 그녀는 그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달려들며 그를 가르치려 든다. 상훈에게는 어의상실격..ㅎ 암튼, 둘은 간간히 연락하며 둘만의 거친 언어로 소통하며 만나는데.. 둘의 만남은 원조교제 그런쪽은 아니고 그냥 무미건조한 것이다. 나름 이 부분을 잘 처리한것 같다. 거시기한 쪽으로 갔으면 영화는 먼산이 될뻔했다.

이렇듯.. 영화는 상훈을 좇으며 그가 하루하루 돈 받고 "씨발놈"  욕지거리를 연실 날리는 삼류 인생의 밑바닥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두 가족사의 비극을 통한 가정폭력의 실태 또한 낱낱히 그려내며 상훈과 연희는 그 정점에 서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과정속에서 솔찮이 눈에 익은 조연급 배우들이 꽤 나온다. 상훈의 친구 보스역, 여고생 연희 아빠, 연희 오빠, 상훈 아빠, 돈 못갚아 상훈에게 얻어 터지는 그분등.. 이들이 연기는 영화를 더욱더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막장 인생의 극치이자 조재현이 열연한 '나쁜남자' 같은 상훈은 똥파리 같은 개같은 인생을 어떻게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그냥 그대로 해온것처럼 삼류로 살 것인가.. 그에게 가족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또 여고생 연희를 통해서 그는 교화될 수 있을까? 아니면 종국에 그는 어떤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될 것인가..

어찌보면 통속적인 조폭 영화처럼 그려내고 끝맺을 영화라도 상훈역을 분연한 '양익준'이라는 배우이자 감독에게 찬사를 보낸다. 덧칠하지 않고 오롯이 그만이 살아있는 리얼 삼류인생을 그대로 보여준 그 눈빛과 연실 단내나게 뿜어댄 욕설이 정겨울 정도다. 

이렇게 그가 1인 2역으로 이 영화를 연출하며 작년 2009년 한해 주목을 받으며 상을 휩쓴 독립영화의 대표격이 된 작품 '똥파리'..  나름 불편할 수도 있고 불쾌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똥파리 같은 삼류 깡패를 만나보고 싶다면 강추하는 바이다. 물론, 그 속에 의미도 있음이다.

제12회(2009)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독립영화감독상 - 똥파리
제10회(2009) 도쿄필름엑스 대상 - 똥파리
제10회(2009) 도쿄필름엑스 관객상 - 똥파리
제30회(2009)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 똥파리
제18회(2009) 부일영화상 신인 감독상 - 똥파리
제10회(2009)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상 - 똥파리
제29회(2009)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 똥파리
제17회(2009) 이천 춘사대상영화제 심사위원대상 - 똥파리
제13회(2009) 판타지아 영화제 남우주연상 - 똥파리
제13회(2009) 판타지아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 똥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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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Sherlock Holme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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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블록버스터 4종세트(아바타, 전우치, 파박사의 상상극장, 셜록홈즈)에 막차이자 2010년 새해 첫 영화로 보게된 셜록홈즈.. 코난 도일의 인기 추리 소설속에 창조되며 사랑받아온 인물이 '역사속 가장 위대한 탐정'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그가 스크린으로 다시 태어났다. 원작과 비교해서 홈즈는 어떤 모습일까? 그의 절친 왓슨은 또 어떻게 그를 도울까? 이번에는 어떤 사건을 맡고 해결할 것인가? 누구나 한번쯤 소시적 책으로 만난 셜록 홈즈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비주얼 영상으로 만난 셜록 홈즈는 이러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제물로 바쳐진 5명의 미녀, 살인을 예고하는 9개의 단서
세상을 구할 홈즈의 추리가 시작된다!


천재적인 추리 능력과 주먹의 힘까지 갖추고 친구 왓슨 박사(주드 로)와 함께 치밀하게 얽힌 미스터리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명탐정.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에게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최대의 위협이자 지금껏 그토록 갈구했던 진정한 모험이 몰려오고 있었다. 바로 다섯 명의 여인들이 종교 의식의 제물로 끔찍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홈즈와 왓슨은 간발의 차이로 마지막 희생자가 될뻔한 여인을 구한다. 범인은 비밀 종교집단 소속의 블랙우드(마크 스트롱). 붙잡힌 블랙우드는 사형 집행일이 다가올수록 강력한 어둠의 힘을 발휘하고, 자신의 죽음은 계획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홈즈에게 경고하는데.. 

이렇게 영화는 명탐정의 본연의 임무답게 범죄를 저지른 악당을 물리치는 기본 플롯이다. 그리고 우리의 명탐정 셜록 홈즈의 캐릭은 전작 '아이언맨'에서 열연을 펼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답게 그대로 보여주었다. 능청스런 기본 설정에 때로는 경솔하면서도 딴짓거리로 일관하며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들.. 그리고 리얼 주먹 액션까지 보여주며 육식남의 변모를 과시했으니.. 원작의 진중하고 냉철한 홈즈의 모습하고는 상반된 이미지다. 물론, 원작에서 그도 복싱에 능했다고 하지만서도..

또한 그의 '충신한 개'로 평가절하?되는 왓슨 박사는 뭐.. 이건 잘빠진 코트슈크가 잘 어울리는 완전 간지남이다. 둘은 때로는 앙숙처럼 굴지만 절친이기에 고비때마다 상부상조하는 모습을 연실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탐정 수사극에 빠질 수 없는 악당은 '블랙우드'라는 네임으로 나오는데.. 작명의 동기가 어찌보면 영국 런던의 암울한 흑색의 날씨와 비견되게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이 악당은 고대의 신비한 주술과 나름의 과학을 접목시켜 19세기 산업혁명으로 바쁜 영국을 집어삼킬려는 웅대한 심지를 지닌 놈이다.

그런데, 처녀 제물 의식의 현장범으로 잡혀서 교수형에 처해지고 다시 살아난 그의 모습은 시종일관 서양 공포 영화의 고전 드라큘라 백작을 보는듯 하다. 아니.. 그렇게 의식하고 행동한다. 주술을 통해서 사람들을 어떤 미지의 세계로 이끌려 하고 의도된 살인을 계획하는등 말이다. 그리고 그속에 셜록 홈즈의 헤어진 연인으로 나오는 '아이린(레이체 맥아담스)'은 또다른 볼거리다. 그런데, 그녀 아이린은 능청스런 홈즈보다 더 무모할 정도로 과격하고 앞뒤 안가리는 스타일로 홈즈를 혼란에 빠뜨리는 그런 과감녀다.

결국, 영화는 다시 살아난 블랙 우드를 잡아 들여야 하는 상황.. 그러면서 전면에 나선 블랙 우드는 나라를 전복시켜 미래를 정복하려는 야심속에 3명의 살인 예고를 날리며 홈즈를 끌어들이는데.. 과연 홈즈는 블랙 우드를 잡을 수 있을까? 만약 잡는다면 그 과정에서 간지남 왓슨은 어떤 역할로 홈즈를 도울 것인가? 혹은 과격녀로 분한 홈즈의 전 애인 아이린은 홈즈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역시나 못보신 분들을 남겨둔다.

이렇게 영화는 인기 소설속에 창작된 인물을 스크린의 비주얼로 그려냈다. 특히 비쥬얼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중후반의 모습은 빅토리아 여왕 시절 산업혁명을 통한 대영제국이 끊임없이 뿜어내는 굴뚝 연기의 모습과 대규모 조선소의 모습, 타워 브릿지의 위용, 그리고 흑색으로 점철된 어두운 런던의 하늘 배경속에서 어찌보면 그로테스크하고 분주한 거리의 배경까지 이런 영상은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일품이다.

물론, 그런 배경속에 분연한 셜혹 홈즈는 분명 원작과는 틀린 이미지였지만.. 어깨에 힘을 한껏 뺀 그의 시종일관 능청스런 유쾌한 모습은 보인이로 하여금 부담을 덜어준건 사실이다. 물론 간지남 왓슨도 그렇고.. 이래저래 액션 어드벤처라는 큰 장르로 묶은 영화라 리얼 탐정 수사물로 보면 실망감이 될 수 있지만.. 홈즈를 따라가며 악당 블랙우드를 처치하는 보통의 액션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해결사 역할을 세기를 뛰어넘은 친근한 캐릭 셜록 홈즈가 했을뿐.. 기본 플롯은 기존 액션 어드벤처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영화가 나올때마다 새로운 액션 영웅의 탄생이냐 아니냐로 귀결되지만..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홈즈를 통한 흥미진진하게 악당 무찌르기 한판 정도일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이번 홈즈의 액션 어드벤처물의 느낌은 마치 금세기 액션탐정 007이 타임머신을 타고 100여년전으로 돌아가서 활약한 느낌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그래서 007시리즈처럼 홈즈도 또 나올지 모를 일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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