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연초에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나름 꼽았던 영화 <더 로드>.. 포스터 그림만으로도 어떤 영화인지 느낌이 오는 그런 묵시록적 영화.. 재미가 아닌 각박한 세상속에서 매마른 감정에 '나도 가슴이 뛰는구나'의 감동의 도가니탕을 얻고자 작심하고 보려고 했던 영화 <더 로드>.. 물론, 그전에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 코맥 매카시의 원작 소설 <더 로드>를 읽고서 가슴 한켠의 먹먹함을 간직한채 비쥬얼의 스크린으로 만난 '더 로드'는 이러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깨어있어라! 숨어라! 도망쳐라! 살아남은 자들이 살아남은 자들을 공격한다!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세계,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은 굶주림과 혹한을 피해 남쪽으로 길을 떠난다. “무섭다”며 자신의 품을 파고 드는 아들(코디 스미스 맥피) 때문에 아버지(비고 모텐슨)는 카트에 실린 약간의 물과 기름, 식량을 누군가에게 뺏기지 않을까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우린 불을 운반하는 사람들이야” 아들에게 속삭이지만 이내 인간사냥꾼이 되어 버린 생존자 무리에 쫓겨 아들 앞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마는데... 그들은 과연 따뜻한 남쪽 바닷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살아남은 자들이 공포가 된 세상, 생존을 위한 아버지와 아들의 숨막히는 사투가 시작된다!

이미 원작을 읽고 리뷰를 통해서도 썼지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영화는 원작에 아주 충실하게 백프로에 가깝게 그려냈다. 하지만 원작이 상황 묘사가 아주 디테일 하면서 뛰어난 반면에.. 영화는 한정된 시간내에 그것을 담아내야 하기에 조금은 디테일하지 않다. 그러나 원작을 통해서 내 머릿속에 그린 잿빛 세상 그림이 그대로 투영되었으니.. 햇빛 한점 없는 잿빛 하늘속에 온 세상이 폐허가 되버리고 남은 대자연은 앙상한 모습으로 떨고 있으니 그 중심에는 아버지와 아들.. 원작대로 '남자'와 '소년'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두 남자는 폐허가 된 그곳을 떠나 따뜻한 남쪽으로 여정을 떠나는데.. 그 모습은 처절한 정도로 비참하다. 살기 위해선 먹어야 할 상황.. 배고픔과 추위속에 인간의 처절함이 오롯이 전달된다. 그 처절함 속에는 또 다른 사투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지구 대재앙이 휩쓸고 간 자리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사투는.. 보통 외계인이나 좀비등을 다루며 그들과의 사투를 오락적 요소로 가는데 이 작품은 그런 오락적 작품이 절대 아니다. 그래서 더 사실적이고 와닿는다.

여기서 사투는 바로 자신들의 생존과 다른 살아있는 이들과의 사투만이 있을 뿐이다. 즉, 같은 인간이지만 살기 위해서 인간을 잡아 먹어야 할 상황.. 사실, 원작에서는 이 부분을 많이 할애하지 않았지만 영화는 그래도 비쥬얼이 필요하다 보니.. 이런 사투의 현장을 세네번 표출하며 극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두알의 총알이 남긴 권총은 그들에게 필수품이다. 또한 원작에서는 남자의 부인에 대한 회상이 한두번에 그쳤는데.. 영화는 남자가 잠들때마다 부인과의 회상씬이 적잖게 나오며 둘이 지냈던 행복과 불행의 시간을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는 원작을 오롯이 그려내는데 충실했고, 두 남자의 길고 험한 여정속을 그대로 따라가며 잿빛 세상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짓이기고 타버린 시체들, 살아남은 자들의 흉측한 모습들, 먹을것을 구하러 다니는 거렁뱅이 생활의 극치, 그러면서 지하 벙커에서 뜻하지 않게 음식을 구하며 잠시나마 너무나도 행복해하던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등.. 이렇게 둘은 서로 의지하며 특히 아들 '소년'은 아버지 '남자'에게 의지하며 그를 따르는데.. 아버지에게 아들은 자신의 분신이자 자신이 목숨바쳐 지켜야 할 존재이자 이유인 것이다.

이렇게 아버지는 아들을 지키려하고 아들은 아버지만 믿고 따라가며 잿빛 세상속에 남겨진 두 남자의 고단하고도 슬픈 여정길.. 그 여정길속에 살아 남은자들의 극한의 고통을 여실히 보여준 <더 로드>.. 어찌보면 그 길은 이 세상 끝에 놓인 마지막 길이자 영원히 끝이 아닌 시작의 길일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폐허속 생존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참한 사투를.. 아버지의 사랑을 통해서 인간애로 승화시켜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이야기 하고자 했던 <더 로드>..

과연, 그들은 희망대로 따뜻한 남쪽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절망으로 치닫으며 비극의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또한 두 남자가 폐허가 된 잿빗 세상의 추위속에서 지켜내며 살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로드라는 긴 여정으로 우리네 삶의 투영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영화는 오롯이 원작을 그대로 그려내며 인간애의 메세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이런 메세지는 원작에서 아버지와 아들 아니 남자와 소년이 수없이 나누었던 대화들을 통해서 전달된 느낌인데.. 영화에서는 사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담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본 그들은 이미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중 하나는 살아남은 자에게 말한다. 당신과 매일밤 애기하겠노라고.. 이렇게 원작과 같이 진한 여운과 나름의 감동을 선사한 영화 <더 로드>..

원작을 미리 만나보고 본 영상은 그대로 투영되어 더욱더 가슴이 먹먹해 졌으니..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이여.. 이 영화와 원작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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