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범시민 - Law Abiding Citiz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기원전 480년 '나는 관대하다'고 외친 크세르크세스가 이끄는 페르시아 대군을 테르모필레 협곡에서 삼백 전사와 함께 몸빵으로 막으며 장렬히 전사하신 제라드 버틀러 형님.. 그 영화로 일약 우리에게 삼백 형님으로 통하시더니 이후 올 가을에는 영화 '게이머'에서 연쇄살인마 덱스터와 같이 출현하며 게임속과 현실을 오가며 람보를 능가하는 총기 액션을 엣지있게 보여주시더니.. 이번에는 지적이고 평범한 모습의 모범 시민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는 정말로 모범시민이었을까.. 이런 의문속에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도시를 뒤흔드는 최강 스페셜리스트.. 불합리한 세상을 향한 통쾌한 복수가 시작된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괴한들에 의해 아내와 딸이 무참하게 살해당한 클라이드(제라드 버틀러) 범인들은 곧 잡히지만 담당검사 닉(제이미 폭스)은 불법적인 사법거래로 그들을 풀어주고 마는데... 이에 분노한 클라이드는 범인들과 그들을 보호한 정부를 향해 거대한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0년 후 클라이드 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이 잔혹하게 살해되고 그 살인범으로 클라이드가 지목된다. 기다렸다는 듯이 순순히 유죄를 인정하고 감옥에 들어가는 클라이드! 그런데 클라이드가 감옥에 수감되자마자 도시는 그가 경고한대로 연일 처참한 살인사건과 대형 폭파 사건으로 혼란에 빠지는데.. 당황한 닉은 온갖 사법수단을 동원하지만 그의 거침없는 복수행각을 막을 수가 없다. 클라이드, 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때 왜 제목이 저따구야.. '모범시민' 무슨 계도영화인가? 그런데 우리 삼백형님과 최근 영화 '솔로이스트'에서 부랑자로 열연하신 나름 흑간지 제이미 폭스가 나오는 예고를 보며.. 음.. "제목이 무슨 중요하겠어 무언가 중박 이상의 요소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주말에 본 영화다. 먼저, 시놉시스 소개에도 언급이 됐지만.. 길게 말할 필요도 없다. 평범하게 살고 있는 한 남자가 자신의 부인과 딸이 강도들에게 목숨을 잃으면서 시작되는 한 남자의 복수극이다.
그런데, 이 복수극을 보면서 갑자기 요즈음 케이블에서 주야장천 틀어대는 '테이큰'이 생각난건 나만일까.. 즉, 강도넘들이 사람을 골라도 잘못 고른 것이다. 영화 '테이큰'에서도 납치된 여자의 아빠가 특공대 출신이었으니 타켓을 잘못 잡은 것처럼.. 여기서도 강도로 분연한 두 넘들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격이다. 이렇게 아내와 딸을 잃은 클라이드(제라드 버틀러)는 이들이 제대로된 법의 처벌을 받길 바랬지만 검사출신 닉(제이미 폭스)의 이상한 합의속에 쉽게 빠져나오자 그의 복수는 시작된 것이다.
그 첫번째 복수의 방법은 순간 슬래셔 무비를 보는듯 했는데.. 아마도 전작 '게이머'에서 덱스터랑 같이 출현하며 그에게 한수 전수 받은것 같은 느낌이다. 텍스터도 울고 갈 방법으로 아주 리얼하고 엣지있게 처단하며 복수의 첫 서막을 연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모든걸 포기하는듯 나체로 자수크리..ㅎ 결국, 교도소 감방에 들어가게 된 클라이드.. 이때부터 그는 석호필로 변신한다. 즉, 조용히 감방생활을 하는게 아니다. 닉한테 계속 요구를 한다. 고급 침대로 바꿔달라, 스테이크가 먹고 싶고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고 싶다, 오후 6시에 나를 나가게 해달라등..
그런데, 이런 요구 뒤에는 항상 조건이 있다. 자백을 받든가, 실종인물의 위치추적과 석방이 안되면 모두 죽이겠다는 위협까지.. 이렇게 영화는 갈수록 "이거 장난이 아닌데.. "수준으로 솔찮이 긴장감을 준다. 그러면서 법대로 처리를 주창하신 닉도 처음에 가볍게 봤다가 흑색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려간다. 즉, 감방에 갇힌 클라이드는 자신의 요구를 1분 1초라도 어기면 가차없이 감방밖 사회를 향해서 폭파와 살인을 서슴치 않았으니.. 도대체 감방안에 있는 클라이드는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석호필처럼 그도 계속 벽에다 칫솔질을..ㅎ 아니면, 혼자가 아닌 공범자가 있는 것인가..
이렇게 영화는 한 남자에게 벌어진 가족의 복수극으로 시작된 것이 눈덩어리가 커져서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복수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그런데, 그런 클레이드가 감방에서 조종한 복수심의 개연성은 부족해 보인다. 모든것을 잃은 남자의 두려울 것 없는 절망과 분노의 폭발로 봐야 할 것인가.. 막말로 정신병자, 또라이.. 이판사판 볼것 없이 너죽고 나죽자는 심정으로 사회에 칼을 던진것인가.. 물론, 초반부터 중반까지 그가 신처럼 조정하는 복수극의 비쥬얼은 적당히 폭력의 미학을 보는 듯 하지만..
마지막 결말은 정말 뭥미?의 용두사미가 된 느낌으로 너무 얼척없이 끝내버린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이런 느낌은 '게이머'의 결말하고도 비슷한것이 어찌보면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결말을 선택한 것인데.. 차라리 그런 결말을 모범시민임을 포기해버린 클라이드라면 변모된 불량 시민답게 엣지있게 결말을 그렸다면 어땠을까.. 이래저래 부조리로 점철된 사회를 향한 가열찬 한 남자의 복수극이라는 대전제속에 개연성은 부족하지만 나름 비쥬얼은 만족했고 하지만 결말은 반전도 아니게 허무하게 맺었으니.. 대다수 영화를 본 모범 시민들은 교통딱지를 끊긴 셈이다. 물론 아닌 시민들도 있겠지만..
암튼, 삼백 형님의 이번 작품도 전작 '게이머'처럼 중박 이상은 힘들것 같은데..
그래도 다음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삼백 형님이기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