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사노바 - 할인행사
라세 할스트롬 감독, 히스 레저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괴기스럽고 다크스러운 조커역으로 열연하며 갑자기 생을 마감한 20대의 엣지있는 배우 히스레저.. 그가 남긴 작품들은 이미 유작이 되버렸으니 3년전 또다시 열연한 작품중에 '카사노바'가 있었다. 이미 에픽시리즈의 TV영화 카사노바 4부작을 통해서 그의 애정 행각의 진면목을 보았고.. 또 가볍게 극화된 전기문 형식의 책을 통해서 그의 일대기의 맛을 봤다면.. 이 영화 '카사노바'는 사실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히스 레저'라는 배우에 대해서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8세기 베니스 최고의 남자!! 쟈코모 카사노바(히스레저)는 수많은 여자들의 정조를 유린하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 그의 악명은 바티칸 교황청에서 체포령을 내릴 정도.. 하지만 세상 모든 여자들의 사랑을 받은 그를 거부한 유일한 여인, 프란체스카 브루니(시에나 밀러)를 만나게 되면서 카사노바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렇게 스토리는 간단한다. 워낙 현시대에 와서도 유명한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 이기에.. 그의 애정 행각이 주 스토리가 된다. 그래서 당시 헐리우드 최대의 매력남 ‘히스레저’와 20세기 최고의 뉴스메이커 ‘시에나 밀러’의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된 본 영화 카사노바.. 특히 극중에서 프란체스카역을 한 시에나 밀러는 올해 개봉한 지아이조에서 블랙 슈트의 여전사역을 엣지있게 소화했었는데.. 여기서는 처음에 못 알아 봤다. 순수하고 청초한 이미지로 나와서 말이다.
영화는 카사노바가 말년의 자신의 자서전인 회상록을 쓰면서.. 젊은 시절 한 여인을 알고 사랑에 빠져 구애한 에피소드를 중점으로 다루었다. 즉, 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아니다. 그래서 구애에 초점을 맞추면서 때로는 코믹하게 그려내 진중함을 빼고 유쾌하게 그렸다. 그런 주변 인물들에는 카사노바를 찾아내 심판하려는 푸츠 추기경은 제레미 아이언스가 맡았고, 카사노바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빅토리아는 개그를 나름 연발한다. 또한 카사노바에게 된통 당하는 뚱뚱한 집정관은 영화 '2012'에서 끝까지 게이트를 열지 말라고 개드립친 분이다. ㅎ
하지만 영화는 카사노바의 풍운아다운 매력을 발산하기에 역부족이 느껴진다. 무겁지 않게 경쾌한 연출은 보이지만 카사노바라는 인물에 와닿지 않는 느낌으로 때로는 루즈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당시 베네치아(베니스)의 풍광과 18세기 유럽의 복식과 음악, 거리의 모습등 눈은 즐겁다. 즉, 카사노바 침실을 엿보는 대신 관광을 시켜준 비쥬얼은 만족한다. 그래도 히스 레저가 분연한 카사노바의 외적인 모습은 나름 어울려 보이지만 카사노바가 갖었던 내면과 고뇌를 그려내기엔 부족한 느낌이다.
결국, 역사의 기록처럼 젊은 시절 난봉꾼으로 살다가 간음과 사기죄 등으로 교황청으로부터 심판을 받아 감옥에 투옥되는 과정을 그리는가 싶었는데.. 여기서는 교수형에 처하는 순간에 기지로 빠져나가 사랑을 구하는 결투등으로 얼척없이 그려내며 결말을 맺는다. 이렇게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의 지나간 한 부분을 즉흥적인 시트콤처럼 마지막에 그렸으니.. '카사노바'라는 영화보다 그냥 한 젊은이의 치기어린 유쾌한 로맨스만 그려낸 드라마풍 영화의 느낌이다.
오히려 에픽시리즈 TV영화 4부작이 더 와닿고.. 가볍게 책을 통해서 그를 만난게 더욱더 카사노바를 본 느낌이다. 그래서 히스 레저가 분연한 '카사노바'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