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Photography - 단순 사진 기법을 넘어 사진의 미학까지 AcornLoft
브루스 반바움 지음, 조윤철 옮김 / 에이콘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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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후에 나온 책을 먼저 읽었다. 사진의 본질 바라보기에 내용과 일부 중복된다. 필름으로 작업하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겐 기술적인 경험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디지털로 사진 담는 사람들에겐 필름 현상 인화는 낯설다.
사진도 몇컷은 중복.그래서 별 두개 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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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6: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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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7: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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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본질 바라보기 - 보는 것과 창조한다는 것 AcornLoft
브루스 반바움 지음, 조윤철 옮김 / 에이콘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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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양 모양의 강압적인 상황에서 누드를 찍었다고 고백하는 걸 인터넷 뉴스에서 봤습니다. 또한 이에 반박하는 스튜디오 실장의 카톡 내용을 복구해서 강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그 누드 사진 행사에서 사진을 유출 시키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쓴 누군가는 누드 사진을 오픈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진을 오래 찍다 보니 사진판 세계에서 벌어지는 온갖 추문과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이야기들을 간간이 들어왔습니다만 이렇게 사진판이 욕먹는 지탄이 되는 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전혀 사진계 소식을 외면한 터라 소문조차 듣기도 싫어서 sns에 떠도는 소식은 전혀 찾아 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건 뉴스에까지 오르니 기분이 참 거시기 합니다.


리뷰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사진가들의 심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강압적인 거냐 아니냐는 조사하면 다 밝혀질 것이고 이런 건 논외로 하겠습니다만, 그런 누드 사진에 참가한 사진 촬영자 중 누드 사진으로 인체의 미묘한 감성을 만들고자 했던 사람도 있는 반면에, 앞에서 언급한 겉 멋의 모양새로 욕망의 탐닉하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단언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유출하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쓴 사람이 사진을 유출 시킨 것은 상당히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입니다. 각서는 약속이기에 이 약속을 어긴 셈이 되니까요. 분명 이런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비양심적인 사람이 어떻게 누드 사진에 따른 사진의 본질 따위를 신경이나 썼겠는가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확실한 것은 예술에서 어떤 분야이든지 간에 작가의 심성과 양심과 보편적인 윤리성, 그리고 추구하는 이상적 자기 가치관의 주관의 세계가 있어야 하나, 이런 것들이 결여되어 있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예술입네" 하면서 겉멋에 빠져 있는 가짜들도 있다는 것이겠지요. 꼭 이런 가짜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누군가의 인격에 손상을 가하는 몽니를 부리게 되거든요. 꼭 문제는 겉멋에 잔뜩 든 패거리들이 일으키거든요.


이런 보편적이면서 개성적인 창작의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데 기술보다 더 우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보편성에 기초를 확고한 상태에서 수립돼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입니다. 이런 건 기본 중에 기본이라서 딱히 더 이상 설명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만, 그러나 이런 기초적인 소양조차 없는 사람이 겉멋의 예술이란 솔직히 다 사기입니다. 얄팍한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탐욕에 젖어 갈 때, 예술을 모독하고 상식을 비웃으며 졸속의 껍데기로 포장된 사기니까 말입니다. 이런 건 비단 사진에 국한된 것도 아니라 예술이란 이름을 걸고 하는 모든 것이 다 해당될 것이니까요.


오늘 모처럼 토요일 휴무일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매고 홀로 강가를 몇 시간이나 걸었습니다. 지나치는 모든 것들이 빛으로의 초대였습니다. 오로지 혼자였습니다. 떼거리로 몰려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떼거리가 패거리 되는 용기는 그저 객기일 뿐 예술에서는 적용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창작과 추상과 구상에 대해 강가에서 만나려 했습니다. 빛들의 소용돌이와 바람의 일렁거림은 현실에서의 비구상을 만나 현실의 너머에 있는 추상의 빛의 세계로 진입하는 노크와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돈이 얼키고 인간들 간의 관계에 매이고 온같 구질구질한 것들에 억메인 오늘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해방시키는 이 이상의 세계에 잠시라도 머물고 싶었던 이유였습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결코 본질에게로 안착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본질로 향하는 이상의 추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입니다. 다가가려 해도 자꾸만 멀어지는 이 존재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렇다고 멀어지기에는 우리의 삶이 점점 하데스와 가까워지려 합니다. 그래서 예술이 본질로 인도하는 방향타가 되어 주고 방향키가 되어주는 목적이겠지요. 그래서 당장 돈 한 푼 생기지도 않는 예술을 위해 모네와 고흐는 그렇게 그림으로 자신의 이상을 추구했던 것입니다. 얼마나 자신들이 그 본질에 가까워지려고 부단했던 것인지, 그런 위대한 작가들의 삶을 통해 오늘날에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예술이란 그런 것이구나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천박함의 가림막 용도의 껍데기가 아니라 진정 위대한 작가를 닮으려는 본질에게로의 추구입니다. 이런 것도 없이 카메라 매고 똥폼만 잡는 놈은 조심해야 합니다. 사짜 냄새가 풀풀 나기 때문입니다. 시장 바닥에서 질퍽한 오물을 뒤집어쓰면서 멱살 드잡이하는 거야 자본이란 천박에서 노니 그런 갑구나 이해라도 하겠지만 예술이란 타이틀을 달고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은 분명 위장전술용으로 써먹는 예술이라면 분명 누군가 당하기 마련입니다.


늘 답보와 답습으로 점철되다 보니 삶이 답답스러워지거든요. 그래서요. 나가서 카메라로 사진의 본질을 따져 묻게 되는 것입니다. 이 삶의 답습에 끝없이 자기에게 질문을 던지고 빛을 찾아 갈구하는 이 끝없는 갈증의 세계. 바로 사진에서 나오고 몰입하고 빠져들며 스스로에게 채근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네 오늘 사진으로 짧은 리뷰 마무리하겠습니다.



* 나뭇가지에서도 빛을 잡더군요. 가지의 손 내밀기에 빛이 걸렸습니다.

포망된 빛의 세계입니다.







* 죽어 가지마저 꺽여 버린 나무에서 작은 싹이 또 튀어 나옵니다.

존재의 윤회란 무슨 욕망의 메커니즘이란 덫일까요.

정녕 이 존재의 질곡이 무섭기까지 합니다.







*가지는 바람에 일렁이고 물결은 바람에 일렁이는 그림자를 흐트러 놓습니다.

직선이 아니라 곡선의 기하학적인 선들.

그 옆에서 빛은 무념의 무상과 연결됩니다.

존재는 늘 불규칙적인 형이상학의 추상입니다.

구상이 곧 추상화되어가는 빛과 바람의 결이 만나는 세계.






* 사막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곡선을 만들듯이,

바람이 일렁이는 물결엔 모든 존재가 연동을 합니다.

규칙과 비규칙, 정형과 비정형.

이 세계의 대칭점에서 이루어 내야 하는 그 변곡점의 폐곡선은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또 다른 이름이겠지요.






* 빈 가지에 잎사귀조차 하나 없이 맨몸으로 빛을 잡고 있습니다.

허허에는 늘 빛이 결렸습니다.

잡는 자와 잡지 못하는 자.

때로는 잡았다가 때로는 놓쳤다가,

어디에서 어떻게 무슨 모습으로 

오늘의 빛들을 잡아 찾아갈 것인가.





* 빛으로의 초대.

우리는 이 세상에 초대되었는가.

초대장도 없이 온, 불청객은 아니었는가.

그래 분명 오늘 사진의 주인공은 너다.

초대된 빛과 초대된 주인공.

만약 이 두 가지의 피사체가 없었더라면,

사진은 그냥 쓰레기가 될 뻔했지.

초대장은 빛이었지.




* 빛에게로 향하는 기도.

빛으로 향하는 기도 주문.

어둠과 빛의 경계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와 주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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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8-05-26 23:02   좋아요 0 | URL
네 강압이든 아니듯 사진이 유출된건도 피해가 발행하고 명예회손이 되니까요..
참..나쁜 놈들이네요...

부디 피해자가 치유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좋은 밤 되시길.~~~

겨울호랑이 2018-05-26 2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소 다르지만, 돈과 사진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라는 면에서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가치 중립적인 것은 더 많이 있겠지만요... 사진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마음, 욕심이 문제임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유레카님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편한 밤 되세요^^:)

yureka01 2018-05-26 23:01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사진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요..
뭐든 본질에서 멀어질수록 마가 끼이듯이..욕망이 호작질하게 만들거든요,,
그런 뉴스보면 사진 찍는 사람으로써 참 쪽팔립니다....
네 걷기 운동 좀 했습니다.한여름 낮같이 더웠어요..ㅎㅎㅎㅎ

hnine 2018-05-27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본질과 껍데기 차이는 종이 한장 차이같기도 하고 아주 다른 세계 같기도 하고요.

yureka01 2018-05-27 09:04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
모르니 피상과 본질의 차이는 종이 두께인지..아니면 우주의 끝과 끝의 차이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삶에 본질을 찾지 않는다면 허무하다는 생각이 치밀거든요..
혹시나 우리가 사는데 진짜 시덥잖은 껍데기가 본질인양 사는건 아닌가 의심이 자꾸 들어서요...

공쟝쟝 2018-05-27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과 상관 없는 코멘트..)사진이 너무 멋집니다!!!

yureka01 2018-05-27 21:17   좋아요 1 | URL
오랫만에 카메라 기지고 나갔습니다..^^..

stella.K 2018-05-27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이거 뭐 이달의 리뷰는 따 논 당상인데요?ㅎ

에로스와 포르노는 같은 게 아니라는데 자꾸 우기니까 문제가 되는 거겠죠?
모처럼 휴무였던 유레카님의 토요일에서 사진 작업의 의미를 배웁니다.
참 좋은 취미를 가지셨습니다. 부럽네요.^^

yureka01 2018-05-27 21:18   좋아요 0 | URL
세상사 모든 걱정..다 잊게 해주죠.
뷰파인더에 몰입하는 시간이 좋아요...^^..

나와같다면 2018-05-27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에 관심이 많고 예민해요. 관심있는 사건 판견 기일 같은 경우 메모했다가 찾아보는 편인거든요..

근데 언제부터인가 어떤 부분에 대한 뉴스는 제가 일부러 외면하고 있더라고요.. 마주보는게 고통스럽고 역겨웠던지..

yureka01 2018-05-27 21:20   좋아요 0 | URL
요즘 언론사의 취재는 재대로 하는지 아닌지..모르겠더군요..

하기야 취재보다 인터넷에서 나오는 각종 sns 소식들 짜깁기하는 것도 있어서 말이죠.

저도 언젠가 뉴스를 안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까 유저들 싸이트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소식들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강옥 2018-05-29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말이 어긋나거나 뒤집히는 일이 허다하고, 호도되는 경우도 다반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메스컴을 맹신하는 게 아닌지

사진도 음악도 문학도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런데 그런 생각조차도 윤색될 수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

yureka01 2018-05-29 11:3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역시 뭐든 객관은 없다..그렇습니다..ㅎㅎㅎ

2018-05-30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30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경수 2018-06-02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글에 동의합니다.

yureka01 2018-06-08 16: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시인의 시집에 "혼을 담았"다고 했다. 덜컥 겁이 났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인인지도 모르고 받은 시인의 혼을 담은 시집을 무탈하게 받았다. 내가 시인의 혼을 농축시킨 걸 만난다고 하니 흥분의 겁이 날 수밖에. 책을 꽤 읽는다는 사람들도 시인의 시집은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걸 안다만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인은 계속 혼을 담는 시를 계속 쓴다. 


어쩌면 몇몇 사람들은 본능 중에 특별한 한 가지가 더 있는 것을 아닐까. 먹는 욕구와 싸는 욕구, 정욕에서 특별히 혼을 담는 욕구가 더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게 아니고서야 시집을 낸다는 게 어떤 욕망으로 뭉쳐진 것의 혼의 담론일까 궁금하다는 거다.


명색이 사진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시인분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어 대고 걸어 놓은 걸 보는데 자꾸 시인의 시가 그리워지는 적도 있으니 아름아름, 건너 건너 시집을 간간히 보내주신다. 그래서 모른 척할 수가 없고, 또 그런 시인 분들과 소통을 게을리하기도 싫었다. 늘 살다 보면 만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먹고 사는데 관계된 사람들의 진부함과 지루함에 대비된, 전혀 다르게 혼을 담는 사람과의 신선함을 인간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대체 어디 가서 시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어디 가서 나름의 세계를 열어가는 화가를 만나서 그들의 삶에 혼이란 무엇인지 알려 줄 것인가 말이다.


하루 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달리는 욕구의 삶에서 혼을 추출할 수 있는 시집이 기다리는 밤은 그래서 더 영롱하다. 적잖은 저녁밥과 함께 걸친 반주 몇잔. 김치와 몇 가지 반찬에 고기 몇 점으로 때우며 하루를 움직인 육신의 허기를 면하긴 하는데도, 어디 내 영혼 한 군데에서 도지는 또 다른 혼의 허기와 허덕거림의 정체는 무엇인지 따져보면 역시 순수로 무장한 혼을 담은 사람의 정령이 그리웠던 것이 아닐까.


오늘의 뉴스와 각종 연예인들의 재롱 놀이 같은 드라마 따위에서 무덤덤히 지나치는 것에서 무미건조한 웃음보다는 날선 생혈 같은 피가 흐르는 뜨거운 "혼"을 읽는 것이 발견의 희열이었던 것이 아니었겠는가 싶었다. 분명, 배 터지도록 처먹어도 허기지는 원인이 혼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허기진 영혼에 혼을 불어 넣는 작업. 문학이 그렇고 예술이 그러하다는 걸 느낀다는 거다.


어느 시집을 열어서 펼쳐 읽다 보면 시어들의 종류 중에서 주식의 시황이 어쩌고 부동산의 개황과 아파트값이나 토지값이나 산업단지의 분양 소식은 없다. 아니 철저히 소거되어 있다. 시인의 혼은 완벽히 그런 종류의 단어들을 혼에다 끌어들이지 않는 방어막을 친 족속이었을 것이다. 하루 종일 주식 시황판을 들여다보며 단타의 작전과 계획에 몰두한 자본 시장의 투전판에서 완전히 소외된 사람들의 혼은 과연 어떤 언어들이 주로 서식하고 쓰이는 것인지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늘의 투자에서 계좌에 찍힌 마이너스 신용잔고에 한숨을 쉬며 이 곳은 험악한 자본의 정글에서 황무지의 심성을 한탄하고 있고 그래서 생긴 허기를 어떻게 채울 방법은 오로지 통장에 찍힌 숫자에 혼을 매달뿐이라는 거다. 그것만이 사막의 오아시스라고 자평할 만도 하겠지만 또한 누구는 전혀 아닐 것이다. 과연 나는 어느 쪽인가. 그래서 언젠가 그 채워진 숫자의 빈틈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자신의 혼에 부정이 흘러나올 때는 속수무책이겠지.



난 말의 화랑에서 뼈아프게 사기 치는 책사이다

바람벽에 기댄 무전취식 손수무책 말의 어성꾼

이다


집요할수록 깊어지는 복화술의 늪에 빠진 허무

맹랑한 방랑자다


자 지금부터 난 시인是認이다


(중략)


관음을 의식하지 않기에 원천무죄지만

간혹 뜰에 핀 장미에겐 미안하고

해와 달 따위가 따라붙어 민망하다

날마다 실폐하는 자가 시인이라는 것이 원죄이며

사기를 시기하고 사랑하고 책망하다 결국 동경

하는 것이 여죄다

사기꾼의 표정은 말의 바깥에 있지 않다

그러니 詩人의 是認은 속속들이 참에 가깝다.


- 시인하다 부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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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5-24 0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혼을 담았다는 말 앞에 읽기 전 자세도 돌아보게 될 듯 합니다...

yureka01 2018-05-24 08:49   좋아요 2 | URL
뜨끔하더라구요..ㅎㅎㅎ

서니데이 2018-05-24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을 담으려면 글씨를 잘 써야겠어요.
작가 사인의 글씨가 좋아보여요.
유레카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yureka01 2018-05-25 08:51   좋아요 1 | URL
그래야 시인이죠..
글 쓰기에는 도가 일단 터야 시인자격이 있다능..ㅎㅎㅎ
감사합니다~오늘두 화이팅.~

강옥 2018-05-24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이 시인이라지요 아마 ㅎ
저는 현학적인 시는 몇줄 읽어보고 던져버려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외계어 같은 시를 왜 쓰는지 몰겄어요
고릴라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가 좋아요.
물론 그 깊이는 독자가 느끼기 나름이지만 -

yureka01 2018-05-25 08:53   좋아요 0 | URL
네 시인은 시인을 잘해야 시인이라서요.
저도 시가 어렵습니다.
사진 처럼 직관적이지 않고 상당히 은유적이라서
의미의 암호같기도 하고..
이과라서 논리를 들이대면 맞는게 없고..ㅎㅎㅎㅎ

2018-05-25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5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5-26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을 담았다는 말, 속에
자기번민과 고통의 시간들을 짐작케 합니다. 뜻깊은 선물 축하드립니다^^








yureka01 2018-05-26 21:47   좋아요 1 | URL
아고 감사합니다....
그 혼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너무 감사하죠...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이었어요.


그래서요.


자비가 우요일에 내리는 밤비처럼

촉촉히 적시며 내리시고,

또한 쏟아 내시길...


두시간 조금 못미치게

내내 걸었어요.


비 내릴 때

사진의 맛에 젖어 들기에 딱입니다.그럼요.


젖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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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3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05-23 0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날 사진 찍기 번거롭지 않으세요?
한 손에 우산, 한 손에 카메라, 삼각대.... 에휴 ㅠ.ㅠ
철망에 들이치는 빗줄기, 그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거미 한 마리
비바람 몰아치면 한 방에 훅 갈것 같은데.....

yureka01 2018-05-23 08:57   좋아요 1 | URL
네 말씀하신것과 같이
상당히 번거롭죠..
우산과 카메라가 서로 자유롭지도 못하고...ㅎㅎㅎㅎ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올 때 사진은 톡특한 느낌을 좋아해서요..
마음이 늘 사막이라서 그런지 비가오면 좋더군요.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18-05-23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의 사진을 보면서 비가 내리는 풍경이나, 물방울을 맺고 있는 솔잎, 비를 피하는 거미, 물방울에 반사되는 풍경들이 평상시와는 다르게 보이네요. 비가 와서 다르게 보이는 것은 제 마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이런 ‘비‘만이 주는 무엇인가가 있어 유레카님께서는 정처없이 걸으셨나 봅니다.^^:)

yureka01 2018-05-23 08:58   좋아요 1 | URL
네 젖어가는거..젖어 보는 거..그래서 젖고자 걸어가다보면 보이는 것들....그래서 좋더군요...ㅎ^^..

2018-05-23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3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5-23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포착이 기가 막히는군요.
유레카님 눈은 참...!

yureka01 2018-05-23 15:30   좋아요 0 | URL
역시 빛이죠..^^.
어두운 밤에도 비가 내려서 가등등 빛들이 난무로워지거든요.....

빛의 광신도라서 ㅎㅎㅎㅎ


cyrus 2018-05-23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우(雨)는’ 날이라서 ‘우요일’이네요. ^^

yureka01 2018-05-23 15:56   좋아요 2 | URL
다른 말로 루요일이라고도 해도 됩니다..하늘의 눈물 ^^..
 
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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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은 사진을 이른바, 보도 사진이나 다큐 사진 혹은 기록 사진만 봤나 보다. 주구장창 사진에 대한 비판은 딱 그런 사진에만 머물러 있다. 심미적 사진도 있고, 초현실주의적 사진도 있는데 다른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 전쟁에 대한 사진 이야기다. 손택 자신이 사진찍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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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8-05-23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어서 추가 :

손택 자신도 사진 쫌 찍었더라면 어땠을까? 대부분 사진 비평가들은 그들 스스로가 사진을 찍은 분들은 없었다. 비비안 마이어처럼 아무런 저술도, 사진 발표도 심지어 전시회조차 하나도 없이 오로지 주구장창 카메라와 필름으로 자신의 사진만 찍은 작가의 사진은 봤을까?

물론 안다. 전쟁에 대한 사진으로 소모성 연민에 대한 비판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류가 선사시대 이후로 부터 오늘날 까지 단 하루도 전쟁이 없었던 적이 있었는가? 어떤 전쟁에서도 인간이 인간에게 향한 전쟁의 잔악함과 참혹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가.

사진이란 매체가 전쟁이란 피사체에 더 다가서다 보니 잔악함이 들어 났을 뿐이다.물론 전쟁도 멀리서 보면 잔인함이 대부분 보이지도 않을 것이고 실감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인간이 전쟁을 완전이 없앨 수 있을까. 결국 인간의 잔악성은 탐욕과 욕망에서 끝임없이 싸우는 그 본질을 먼저 따져 물어야 한다.

나 또한 사진 찍어 왔지만, 사진이 역사에 영향을 일부 미치기는 했으나 인간의 싸움에 대해 그렇게 결정적인 파급효과가 적다. 사진으로는 아무리 고발하고 비참함에 대해 인간의 싸움을 말릴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은 사진이 없었더라도, 전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쯤은 다 안다. 알면서도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할까. 그것은 사진 탓이 아니다. 손택은 전쟁 사진만 미워햇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진이 꼭 보도사진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거....

한 해에 전쟁터에서 종군 사진 작가들이 취재하다가 목숨을 잃는 수가 얼마인지, 따져 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왜 그런데 그들은 목숨을 걸고 언제 총알이 날아와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 현장에서 총대신 카메라를 들었을까.
인간의 증오와 분노가 비단 사진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찍지 않는다면 모르고 넘어 갔을 일들. 그런 현상에 대해 인간은 이제 무심코 사진 한 장으로 물끄러미 잔인함을 바라 본다.

사진은 현상에 대한 전쟁에서 무력감의 확인일 뿐,
사진은 모든 전쟁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stella.K 2018-05-23 15:14   좋아요 1 | URL
이러실 것 같으면 정식 리뷰를 쓰시지.
100자는 훨씬 넘지 않습니까?ㅋㅋ

yureka01 2018-05-23 15: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처음엔 간단하게 100자평만 하려 했는데 100자로는 부족해서

약간 덧대다 보니..길어졌어요....

2018-05-23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3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05-23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비평가들이 그런 것 같던데요.
실제로 자신은 작품을 창작한 적이 없는, 그저 비평으로서의 비평
문학 비평가들도 문학 작품은 없잖아요. 비평은 창작과는 다른 장르.
그래도 비평을 읽는 게 창작 과정에선 꼭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객관적인 시선이랄까, 작가 입장에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 입장의 시선도 중요하니까.

yureka01 2018-05-23 08:56   좋아요 0 | URL
다른 예술적 분야는 대부분 자신도 직접 활동을 하면서 비평을 하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사진은 좀 하찮은 것이라서 그런지 사진 않찍어도 비판은 늘 있어 왔거든요..
하기야 카메라만 있으면 다 찍을 수 있으니 비평도 그 분야에 종사하지 않아도 할 수 있나 봐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