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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산을 넘는 동안 숨도 쉬지 못하고 집중한다. 무엇이 그리 서러워 붉디붉은 그 품을 물들었을까. 그 무엇으로도 위로하지 못할 시름에 겨운 마음에 제 속내를 빼닮은 붉은노을의 핏빛을 더한다.

낮보다 더 긴 밤으로 이어져 깊은 한숨으로 머물 나와 내 이웃의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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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뿌옇기만 하던 하늘에 꽃이 피었다.

이제부터 다시 꾸는 꿈에 달이 커가듯 마음도 따라 부풀어갈 것이다.

잠깐 피는 하늘의 꽃 그대도 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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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笑聲未聽
鳥啼淚難看
꽃은 웃어도 소리를 들을 수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을 보기 어렵다

*추구집推句集에 실려 있는 한 구절이다.
환청일까. 꽃의 웃음소리 뿐 아니라 제잘거림도 듣는다. 피기 전부터 피고지는 모든 과정에서 환하고 따스한 온기를 품고 있는 웃음소리가 있다. 단지, 주목하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칠 뿐.

어디 꽃 피는 소리 뿐이랴. 새 우는 소리, 해와 달이 뜨고지는 표정, 안개 피어나는 새벽강의 울음에 서리꽃에 서린 향기까지도 생생하다. 하니, 어느 한 철이라고 꽃 웃는 소리가 없을 때가 없다. 

다 내 마음 속에 꽃피는 세상이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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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인의 마음에 기대어 안부를 묻는다. 첫서리 내렸다.
안밖으로 어수선한 세상 그대, 옷깃 마음깃 잘 여미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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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실볕이 참으로 좋다.
얼마만에 햇볕인가. 그립다 그립다 노래를 불렀더니 맑고 투명한 하늘에 가실볕이 참으로 좋다. 윗지방엔 눈도 오고 찬서리 내렸다지만 이곳은 아직 무서리 내리기 전이니 귀하기만 한 볕이다. 옷속으로 파고드는 바람 등지고 볕바리기하며 부족했던 광합성을 한다. 

소나무 붉은 수피에 가실볕이 꽃으로 피었다. 가슴 활짝 열어젖히고 그 볕 통으로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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