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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의문 하나'
2500년 전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활동하던 시대부터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물음에 답을 구해온 이래 지금까지 그 물음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로 뒷걸음질 한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정말 인간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가 아닌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발전하고 진보한다는 말을 믿지 않은 지도 오래다. 인간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가 아니다. 역사는 늘 쳇바퀴처럼 돈다. 어리석음이 어리석음을 낳고, 우둔은 우둔을 반복한다. 젊은 시절에는 언젠가 좋은 때가 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이제는 '그때가 좋았지'만 남았다. 후회는 기습당한 군대처럼 한발 늦고, 미망은 안개처럼 앞을 막는다. 타성의 미세먼지는 주위를 애워싸 벗어날 수가 없다."


정민 교수가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서문 중 일부다. 이런 생각은 나 혼자 자신을 자책하며 하는 생각만이 아니라는데서 위안은 삼을 수도 있지만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같은 글에서


"옛날이 답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묵직한 말씀의 힘은 시간을 뛰어 넘는다. 인간이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으므로 그때 유효한 말은 지금도 위력적이다."


라고도 했다. 이렇게 스스로를 가둔 미명未明에서 벗어날 단초도 제시한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을 그대로 안고 오늘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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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푸르름이 빛나는 것은 햇빛 때문만은 아니다. 때를 알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줄 아는 계절이 함께 있기에 더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죽은 나무가 터를 내어주고 적당한 습기에 온기마져 도움을 주니 더욱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사람사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기에 내가 빛나기 위해서는 내 안에 다른 이들이 들어올 틈을 내어주고 더불어 빛나고자 하는 마음의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 너와 내가 더불어 빛날 수 있는 전재 조건이다.

볕이 좋은 겨울날, 그 무엇도 홀로 빛나는 것이 없음을 다시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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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곳 볕은 따사롭고 짧은 머리카락을 살며시 건드리고 지나가는 바람은 온기마져 담았다. 심술궃은 겨울날의 오후가 이렇다고 북쪽 산을 넘어 품으로 파고드는 바람을 다독여줄 여유는 없다.

간신히 옷깃을 여미고는 하늘 바다에 풍덩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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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것이 혼날까 뒷걸음치는 강아지 같은 눈이다. 어제밤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내린 눈이 기다리는 마음을 안다는듯 흔적만이라도 남기고 싶었나 보다.

디딤돌 따라 조심스럽게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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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다. 올 겨울 보기에도 귀한 눈이 내리고 눈발이 제법 굵어지나 싶더니 딱ᆢ이만큼 오다가 말았다. 발자국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겨우 흔적만 남겼지만 그것도 어딘가. 이제 시작했으니 한동안 모두를 공펑하게 감싸줄 눈은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좋다 말았지만 눈은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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