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 아주 작은 수고로 생애 최정점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이승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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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는 TV 예능인 [유퀴즈온더블록]에서 '살면서 안 만나고 싶은 사람' 편에 나온 의사 이승훈이 쓴 책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의학적 지식과 내용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뇌졸중 전문의이기에 무엇보다 뇌졸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더욱 유익했다. 뇌졸중은 엄마의 병명이었다. 중년이었던 엄마는 어느날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그렇게 병원에 입원하고 보니 엄마는 뇌졸중 환자들 중에서도 꽤 젊은 축에 속했다. 지금은 뇌졸중 환자의 연령이 더 어려지고 있다고 하니 더 심각해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뇌졸중은 왜 '증'으로 끝나지 않나 늘 궁금했었는데 책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건너온 용어이기에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질병의 끝머리인 증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었다.

뇌졸중은 혼자서 절대로 생기지 않는 병이며 합병증에 의한 질환이고 위험 요인만 관리한다면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조언을 통해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뇌졸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꼭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꼭 해야 할 일은 119에 연락하고 편안히 누워 있기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우황청심환 먹기, 손가락 따기, 자가용으로 병원 가기 등이다.

당뇨를 진단하기 위해 '당화혈색소'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 스타틴을 복용할 것, 1년에 한 번 저밀도 콜레스테롤 측정, 1달에 1번 혈압 재기,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받기, 뇌MRI 주기적으로 검사하기 등 건강관리에 있어서 꼭 알아야 할 유용한 것들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책에서는 뇌졸중, 암, 감기를 포함한 코로나 19 관련 알아야 할 내용들도 많다. 증명 가능한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현직 의사 선생님이 전하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신뢰하고 조언으로 받아들인 시간이다. 병 없이 건강하게 늙어가는 건 분명 복받은 인생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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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델핀 오르빌뢰르 지음, 김두리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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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랍비의 죽음에 대한 사유는 특별했다. 삷과 죽음은 종이의 양면 같아서 어느날 불현듯 뒤집어질 수 있다. 누구라도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듯이 삶의 어느 한순간이 유한성으로 치닿게 되면 죽음이 다가오는 것이다.

여기 이 책 [당신이 살았던 날들]은 프랑스인 랍비가 마주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살아남은 사람들을 구별되는 시간 속으로 몰아넣는다'의 문장처럼 죽음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금 우리로부터 분리시킨다. 그 분리가 주는 비극은 인간이 견디지 못할 정도의 충격과 쇼크이기도 하다. 그나 그녀의 '장례식에 가보면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가 죽은 후 행해지는 의식으로도 인간은 평가되어진다.

'우리의 장례식에서 우리가 우리의 죽음으로 요약되지 않고, 그래서 우리가 살아생전에 얼마나 살아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란 글을 읽으며 깊은 공감의 끄덕임이 나온다. 죽음으로 요약되기보다는 살아생전의 삶으로 정리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항상 애도자들에게 당부한다. 그들이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건 간에 그로 인한 고통 외에도 생경한 현상을 경험할 각오룰 해야 한다고. 그 현상이란 말의 공허함과 말하는 사람들의 서투름이다'

장례식장을 가게 되면 늘 고민되는 것이 무어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하는 가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이 어려움은 죽음이라는 공포를 우리 모두가 거부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어에는 대부분의 언어처럼, 자식을 잃은 어머니나 아버지를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 우리는 부모를 여의면 고아가 되고, 배우자를 잃으면 과부나 홀아비가 된다. 그렇다면 자식을 잃었을 때 우리는 뭐가 될까? 마치 명명하지 않으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고 그 미신을 따라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입단속을 하는 것만 같다'​

위 문장으로 나는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었다. 생각치 못한 영역을 건드려 주면서 죽음을 다시 마주보며 자식을 잃는 일은 단어로조차 명명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다.

모세가 죽은 나이인 120세가 유대인들에게 절대적 지평이 되었고 간절히 이르기를 바라는 나이가 되어, 유대인들은 생일 때마다 모세를 따라서 백이십 세까지 살 수 있길 바란다는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120이란 숫자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니..유대인들은 묘지에서 죽은 자를 계승하기 위해 영원토록 기억하기 위해 무덤에 조약돌을 놓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유럽여행에서 묘지마다 예쁜 조약돌이 장식되어 있는 걸 본 기억이 나기도 한다. '무덤에 남은 이 계승자들의 흔적은 죽은 자에게 확실한 연대를 약속하는 보증처럼 보였다' 조약돌은 죽은 자와 남은 자를 이어주는 존재였다.

​랍비 오르빌뢰르가 들려주었던 친구의 죽음과 헝을 잃은 꼬마의 이야기,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체험한 여인의 경험은 죽음에 대한 자세와 인식에 대해 좀 더 밀도있는 사유를 허락해 주었다.



<츨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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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
청민 지음, Peter 사진 / 상상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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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영문인 March는 '행진하다'란 뜻이다. 봄날이 행진하듯 온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봄날이 되면 누구나 행진하듯 나아간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 매니아인 내가 가장 잘 안 읽혀지는 책이 있다면 에세이류다. 최근 마음에 드는 이 책 덕분에 가슴이 온기로 한껏 예열되는 듯 하다.

책을 읽다 책 속 문장들에 압도되어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색연필로 밑줄도 그어보고 책의 모서리를 조심스레 접어 다음 순간을 위해 표시해 둔다. 마지막으로 기록으로 남겨 언제라도 다시 꺼내 그때의 모먼트를 잊지 않게 하고 싶다.

작가가 말하는 패턴을 이루는 용기를 생각하며, 두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믿음도 곱씹어 본다. 무작정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은 날, 책 속 여러 밑줄 그은 문장들이 분명 힘이 되어줄 것이다. 어느새 얼룩덜룩해진 페이지마다 희망이 차오른다.

책의 부제는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이다. 그 흔적들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우리는 그렇게 순간 순간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실행시킨다. 청민 작가의 글만큼 책 속 Peter 작가의 사진도 굿 포인트였다. 글의 의미를 더해 주고 감정선을 연장시켜주는 사진의 힘도 느껴본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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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전쟁 -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클라우스 도즈 지음, 함규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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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지켜보며 지금이 2022년이 맞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더불어 폴란드와 국경을 마주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폴란드로 피난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반도국가이자 분단되어 있는 한국의 국경에 대한 생각도 새삼스레 해보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국경전쟁]은 국경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책이다. 책이 아니었다면 국경은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한과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있는 나로선 눈에 보이는 물리적 국경이 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라고 표현하는 [국경전쟁], 이 책은 지정학의 권위자인 영국 출신의 클라우드 도즈가 쓴 책이다. 책에서는 '이제 세계는 더 이상 자연적으로도 인위적으로도 경계선에 따라 나누어질 수 없고, 정보와 물자와 사람이 자유롭게 오고 가면서 더 편리하고 더 싸고 더 다양한 상품과 스타일을 만끽하는 생활을, 하나의 인류로서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세계는 변화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인류는 국경전쟁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자유롭게 열어 두었던 국경이 재앙의 불씨가 될줄은 우리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이다.

독일 여행 시절 베를린 장벽이 있었던 작은 흔적을 바라보며 한 나라를 갈라 놓았던 것이 정작 이 작은 돌덩어리로 남겨졌단 것이 놀랍기만 했다. 국경은 군사주의, 테러, 기후변화, 이민 그리고 팬데믹 등에 의해 이슈화되고 있다. 제한과 확장, 따돌리기와 내쫓기 등이 이뤄지는 국경은 혼란의 도가니가 되기도 하고 인도주의적 인류애를 목격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니 우리는 국경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책은 다양한 국경 이야기로 가득하다. 수중 국경, 스마트 국경, 우주 국경, 바이러스 국경 등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국경에 대한 이야기와 국경과 결부된 지역적인 영토분쟁, 기후변화에 따른 국경의 위기 등 국경의 문제까지 접근해 국경에 대해 9개 부문에 걸쳐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

내가 경험한 국경은 불편함이었다. 중국 여행을 하다가 홍콩으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타고 간 버스에서 내려 심사를 받았던 경험, 짐을 이고 지고 다시 다른 교통수단으로 이동해 힘들게 국경을 통과했던 경험 등은 그저 국경은 불편하고 번잡스러운 대상이었다. 그와 반면 유럽 여행 시 독일에서 체코로 넘어갈 때는 그전에 중국에서 겪었던 혼란이 아닌 부드럽게 이어지는 국경을 경험했다. 여권만 확인하면 되는 무언가 하나로 연결된 국가들 사이의 편리함이랄까! 이렇듯 국경은 상황과 지역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 존재였다.

이동하고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국경은 기후변화로 인해 재설정을 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하며 복잡한 문제들로 인해 국가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로 취급받게 된다. 책을 통해 우주 공간의 국경 문제와 수중 국경 문제를 인지하고 나니 국경전쟁이란 말이 상당히 피부에 와닿는다. 개방과 폐쇄, 쌓기와 허물기를 반복하며 충돌과 화합의 장소가 되는 국경의 새로운 양상을 가감없이 마주한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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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리커버)
고수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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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들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부쩍 요즘 들어 느껴 본다. 그것이 어떤 대상이든 지나가 버리고 나서 후회한들 되돌아 오거나 다시 만날 수 없으니 특별할 것 없다 치부하기 보단 특별할 것 없는 것들을 조심스레 눈맞춤하며 그 안에서의 무언가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가장 크다. 사랑이란 감정을 확신하지 못해 놓아버린 인연의 끈이 많았다. 여기서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붙들고 싶고 인연이란 단어 안에 넣어두고 싶은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브런치에서 큰 인기를 얻어 많은 사람들에게 숨겨진 행복과 애잔한 삶의 터치로 사랑을 받아오는 고수리 작가의 책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는 읽는 내내 잔잔한 호수가에 앉아 명상을 하며 고운 생각, 밝은 마음을 가지려는 모먼트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린 그 순간에 의미를 더하고 보태어 작은 온기로 만들어 준다. 신기하다. 그녀가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덕에 독자는 다시금 놓쳐버린 그 순간을 허망해하기보단 다시 다가올 그 순간을 기다리게 하니 말이다. 이 책은 이규태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리커버북으로 만들어져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다.

이런 그녀의 탁월한 관찰력과 감성적 능력은 아무래도 그녀의 방송작가 경력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베스트 프로그램이었던 [인간극장]의 작가였던 그녀의 이력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올 나간 티셔츠, 커튼 조각, 연필, 소나기, 엄마의 냉장고 등 일상 속 무수한 존재들 속 부여된 의미가 참 곱고 아름답고 눈부셨다. 화려해서가 아닌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더 그랬다.

상처 없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 안해본 인간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사랑과 상처를 하나의 세트처럼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두 가지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정도일 것이다. 미비하나마 세상의 작은 온기를 보태고 싶다던 작가의 의도는 잘 이뤄지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조금씩 차오르는 온도감에 괜히 미소도 짓고 찔끔 눈물도 흘려 본다. 우리 모두 각자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 덕분에 외롭고 힘들어도 다시 한발자국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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