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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
청민 지음, Peter 사진 / 상상출판 / 2022년 2월
평점 :
3월의 영문인 March는 '행진하다'란 뜻이다. 봄날이 행진하듯 온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봄날이 되면 누구나 행진하듯 나아간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 매니아인 내가 가장 잘 안 읽혀지는 책이 있다면 에세이류다. 최근 마음에 드는 이 책 덕분에 가슴이 온기로 한껏 예열되는 듯 하다.
책을 읽다 책 속 문장들에 압도되어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색연필로 밑줄도 그어보고 책의 모서리를 조심스레 접어 다음 순간을 위해 표시해 둔다. 마지막으로 기록으로 남겨 언제라도 다시 꺼내 그때의 모먼트를 잊지 않게 하고 싶다.
작가가 말하는 패턴을 이루는 용기를 생각하며, 두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믿음도 곱씹어 본다. 무작정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은 날, 책 속 여러 밑줄 그은 문장들이 분명 힘이 되어줄 것이다. 어느새 얼룩덜룩해진 페이지마다 희망이 차오른다.
책의 부제는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이다. 그 흔적들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우리는 그렇게 순간 순간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실행시킨다. 청민 작가의 글만큼 책 속 Peter 작가의 사진도 굿 포인트였다. 글의 의미를 더해 주고 감정선을 연장시켜주는 사진의 힘도 느껴본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