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리커버)
고수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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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들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부쩍 요즘 들어 느껴 본다. 그것이 어떤 대상이든 지나가 버리고 나서 후회한들 되돌아 오거나 다시 만날 수 없으니 특별할 것 없다 치부하기 보단 특별할 것 없는 것들을 조심스레 눈맞춤하며 그 안에서의 무언가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가장 크다. 사랑이란 감정을 확신하지 못해 놓아버린 인연의 끈이 많았다. 여기서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붙들고 싶고 인연이란 단어 안에 넣어두고 싶은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브런치에서 큰 인기를 얻어 많은 사람들에게 숨겨진 행복과 애잔한 삶의 터치로 사랑을 받아오는 고수리 작가의 책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는 읽는 내내 잔잔한 호수가에 앉아 명상을 하며 고운 생각, 밝은 마음을 가지려는 모먼트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린 그 순간에 의미를 더하고 보태어 작은 온기로 만들어 준다. 신기하다. 그녀가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덕에 독자는 다시금 놓쳐버린 그 순간을 허망해하기보단 다시 다가올 그 순간을 기다리게 하니 말이다. 이 책은 이규태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리커버북으로 만들어져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다.

이런 그녀의 탁월한 관찰력과 감성적 능력은 아무래도 그녀의 방송작가 경력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의 베스트 프로그램이었던 [인간극장]의 작가였던 그녀의 이력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올 나간 티셔츠, 커튼 조각, 연필, 소나기, 엄마의 냉장고 등 일상 속 무수한 존재들 속 부여된 의미가 참 곱고 아름답고 눈부셨다. 화려해서가 아닌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더 그랬다.

상처 없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 안해본 인간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사랑과 상처를 하나의 세트처럼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 두 가지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정도일 것이다. 미비하나마 세상의 작은 온기를 보태고 싶다던 작가의 의도는 잘 이뤄지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조금씩 차오르는 온도감에 괜히 미소도 짓고 찔끔 눈물도 흘려 본다. 우리 모두 각자의 고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 덕분에 외롭고 힘들어도 다시 한발자국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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