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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는 소염제를 처방하지 않는다 - 통합의학의 세계적 권위자가 밝히는 염증과 치유의 메커니즘!
하비 비겔슨 지음, 박병오 옮김 / 라의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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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Doctors are more harmful than germs>이다. 즉, 의사들이 병균보다 더 해로운 존재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니 의료계는 싫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는 1994년 의사면허와 동종의학면허를 박탈당했다. 특히 '자신들의 방식으로' 치료하지 않는 저자를 좋아할 수가 없다. 저자는 현대의학과 구분하기 위해 생물학적 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건강과 질병과 치유는 하나의 과정이다. 우리는 그 과정의 서로 다른 지점들을 묘사하고 있을 뿐이다. 당신은 건강했다가 아프고, 다시 조금씩 좋아진다. 흥미롭게도 현대의학은 이 과정의 첫 부분, 곧 건강한 상태가 질환이나 질병이 되는 것에만 동의한다. 그렇지만 거기서 멈춘다. 웬일인지 당신은 건강 상태로 돌아갈 수가 없다."
저자는 먼저 수술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몸은 상처를 입고 흉터가 생긴다. 문제는 이런 손상이 잘 처리되지 않으면 영구적 장애가 생긴다는 점이다. 잘 처리된다는 것과 관련하여 자연치유와 염증에 대한 개념을 알아야 한다.
"인체는 뛰어난 자연치유 능력을 갖고 있다. 외상이 발생하면, 우리의 몸은 그것을 고립시켜서 건강한 조직으로부터 떼어놓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염증'이다. 즉 염증이란 인체가 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치유 작업이다."
수술은 필수 체액의 흐름을 방해하여 자연치유의 과정을 방해한다. 흉터조직은 염증을 가두어 치료를 못하게 막고 노폐물이 배출되는 것을 막는다. 결국, 이 염증은 장기적 염증, 만성염증이 되어 만성질환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흉터, 타박상, 약품, 감정적 요인으로 만성적으로 굳어 있는 부위, 정서적 육체적 외상 등이 염증을 고립시킨다고 말한다. 편도 제거, 치아교정, 사랑니 발치. 골절, 낭종 제거, 레이저 안과 시술 등도 다 수술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검사, 수술, 약 모두 인체의 자연치유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개입은 과정과 결과가 명확하게 정의된 구체적 조치다."
예방의학은 조기 발견을 목적으로 약물, 시술, 검사를 시행한다. 종합 건강 검진을 매년 받는 것도 비슷한 목적이다. 그런데 이런 시술이나 검사가 오히려 몸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진정한 예방은 이런 의학의 개입이 아니라 평소에 잘 쉬고 잘 먹고 물을 잘 마시는 것이다.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저자는 의료를 위하여 몸에 메스를 대는 것과 강도가 칼을 찔러서 외상을 입는 것이 몸이 느끼기에는 동일하다고 강조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다. 몸은 메스와 강도의 칼을 구분하지 않는다. 제왕절개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제왕절개도 대수술이라고 말한다. 내시경 수술도 표피에는 작은 흉터만 남기지만 안쪽에 작은 흉터들이 수도 없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한다. 저자도 모든 수술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감염성 질환이나 응급의학은 그도 인정한다. 다만, '만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암, 관절염, 심장질환, 신장질환, 파킨슨병 등에 대한 의료적 개입을 반대한다.
"정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과 의사의 칼이 몸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수술은 몸에 대한 공격이다. 필연적으로 흉터를 만들고 이 흉터들은 상처를 치유하는 염증을 가둔다. 갇힌 염증은 조직 속으로 더 깊이 자리 잡는다. 미용성형도 다른 수술과 다를 바 없다."
염증은 온갖 건강 문제의 시작이다. 저자는 염증 치료를 통하여 많은 사람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는 것을 경험했다. 현대의학은 이 염증을 제거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염증은 그저 신호일 뿐이다. 따라서 현대의학은 '치유'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질병이 없는 상태'가 목적이 된다. 현대의학은 '왜'를 다루지 않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염증 제거, 약품 등을 통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멈추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증상이 일어난 원인이다.
"염증은 전환점이다. 몸은 염증을 통해 치유한다. 즉 염증은 부상 부위를 치유하기 위해, 몸이 밖으로 밀어내려고 애쓰는 독소들을 둘러싼다. 이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염증은 갇히고, 정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염증이란 '~~염'이라는 이름이 붙은 과정(결장염, 게실염, 기관지염, 방광염 등)을 의미한다. 염증 과정은 지원되고 완결되어야 한다는 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염증을 억누르면 그 당시엔 편하겠지만, 그 대가로 문제는 몸속 깊이 고착된다."
인체는 독소가 발생하면 밀봉하고 상해를 치유하려고 염증을 만든다. 치유가 끝나면 그 성분들을 분해해서 재활용한다. 문제는 이 성분들(노폐물)이 제 때 제거되지 않으면 몸에 쌓이며 정상적인 순환계에도 들어가게 되고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염증을 하나의 과정으로 인정하고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 증상을 치유 과정의 일부로 보는 것이 바로 동종요법이다. 염증을 놔두지 않고 갇히게 만드는 의사들이 만성질환의 원인이고 결국 의사들이 병균보다 더 해롭다고 말한다.
"특정 형태의 의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일 것이다. 바로 거대 제약회사와 보험회사, 의사협회다. 현대의학은 건강관리에 있어 하나의 접근법일 뿐이다.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 분명 이것은 가장 오래되지도, 가장 많이 입증되지도, 가장 믿을 만하지도, 심지어 가장 효율적이지도 않다!"
저자는 1900년까지 의과대학의 43%가 동종요법을 가르쳤다고 말한다. 그런데 제약산업과 현대의학의 등장으로 동종요법은 설자리를 서서히 잃게 된다. 지금 동종요법은 카이로프랙틱, 정골의학, 침술 의학, 영양학, 마사지 요법, 자연의학 등에 적용되었다고 덧붙인다.
염증을 멈추게 하는 소염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몸이 스스로를 돌보는 것을 막으며 염증이 고립되고 독소가 해소되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소염제를 사용하면 당장은 통증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아프고 염증이 생기면 몸을 보살피고 휴식을 취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우리는 약을 찾고 수술을 하려고 한다. 이는 오히려 치유를 방해하고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감기이다. 감기약을 안 먹으면 7일 만에 낫고 감기약을 먹으면 일주일 만에 낫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 의학은 온몸을 전일한 존재로 본다. 각 사람마다 고유의 생체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 사람의 살아온 모든 흔적이 고스란히 육체에 남아 있다. 외상, 자세, 식사 등의 물리적 요소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 등도 포함된다. 몸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같은 외상이라도 흉터가 남기도 하고 회복되기도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진료를 할 때 개인사를 듣는 과정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진료 시간이 5분이 넘지 않는 한국 병원에서는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세균에 대한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현대 의학은 세균이 인간의 몸에 침입하여 질병을 일으킨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는 박테리아는 오히려 생체환경 균형을 지키는 일을 돕는다고 말한다. 박테리아는 몸의 균형이 깨지면 신호를 보내고 반응을 일으킨다.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것이 현대의학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위에서 보듯이,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더불어, 의사들은 의료소송을 두려워해서 방어진료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과잉 검사로 사람들은 불필요한 방사능에 노출된다. 또한 의사는 때로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때로는 뭔가를 시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저자는 입의 구조가 온몸의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임에는 몸의 나머지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감각기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입은 스트레스 영향이 맨 처음 나타는 곳이라고 덧붙인다. 그래서 구내염이 생기면 가능하면 쉬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구내염이 자주 생기는 편인데, 그때마다 알보칠을 발랐던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되기도 했다.
치과 치료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 저자는 치아를 뽑고 뼈를 깎는 행동은 저작활동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턱뼈를 약화시킨다고 말한다. 사랑니를 뽑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랑니의 각도가 어쩔 수 없어서 발치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영구치를 빼면 몸의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염증이 생긴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치아미백은 이의 보호막을 없앤다. 저자는 치주 질환과 심장질환이 관련된다고 언급한다. 근관(신경) 치료는 박테리아를 가두는 가장 큰 원인이다. 영구치 하나를 뽑으면 그 부분의 부비강과 머리뼈가 약해진다고 경고한다. 더불어 충치는 스트레스로 약해지면 악화된다는 사실도 놀랍다.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자세가 좋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이는 온몸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등 척추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긴장은 뼈와 근육 장기들을 잡아당기고 긴장이 지속되면 통증이 나타난다.
"생명도 과정이고, 질병도 과정이다. 그리고 치료도 과정이다. 이 개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만성질환이 빠르게 혹은 즉각적으로 호전될 수는 없다."
여기까지 다 읽고 나면 난감할 수도 있다. 이미 신경치료도 했고 여러 수술을 한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의 몸이자 당신의 삶이므로 당신이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