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이 없어 눈을 감지 못합니다.


그래서 보기 싫은 것도 봐야 했지요.


눈꺼풀은 참 별거 아닌데 눈꺼풀이 없으니


별의별 것들이 다 보이지요.


암흑과 마주하면 시뻘건 공포를 봐야 했습니다.


안과 밖


생과 사가 전부 보입니다. 


보기 싫은 것이 눈앞에 있을 때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눈꺼풀이 없어지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지요.

 

 

오멸의 은유와 통찰을 


영상으로 써 놓은 


마법처럼 아픈 영화


.


누군가는 꼭 봐야 하며


어떤 이에게는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


.


떡 먹고 가야지,


그래도 먹고 가자 


먼 길 가는데


.



눈꺼풀을 없애가며 봐야만 하는 것


.


.


#영화#이야기#오멸#감독#눈꺼풀#캐리어에담긴바닷물은아이들의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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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달리게 되면 옆 사람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달리면서 바람을 느끼는 것도, 머릿속의 생각을 나열하는 것도, 음악을 듣고 기호화 시키는 것도 전혀 할 수 없다. 같이 달리는 사람의 속도에 맞추어서 달리다보면 마동이 유지하고 있던 자신의 패턴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달리는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그런 부탁을 하는 것이 마동으로서는 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동체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마동이 하는 작업이 어떤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일전에 회사에서 같이 달리고자하는 직원의 부탁을 끝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여서 같이 달렸다가 낭패를 보았다. 아마도 그는 마동이 일을 마치고 달리기 때문에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을 했던 모양이었다. 며칠을 그 직원의 속도에 맞추어서 달리다보니 마동은 자신의 페이스를 찾을 수 없었다. 음악도, 상상도 전혀 할 수 없게 되어버려 며칠이 지난 다음부터 직원을 놔두고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 직원은 옆에서 뒤로 쳐졌지만 뒤쳐진 대로 그 사람 나름의 패턴으로 조깅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조깅에 대해서 차근차근 알아 가면 된다. 하지만 그 직원은 달리는 것은 탁구나 배드민턴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같이 달려주지 않았다고 그 다음 날부터 마동을 이상하게 몰아갔다. 몰아가는 소리는 회사의 사람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좋은 소식은 퍼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나쁜 소문은 파도처럼 한순간에 사람들을 휘몰아 덮친다. 그리고 생명이 달린 눈덩이처럼 점점 부풀어 간다. 아이러니가 있다면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소란이 싫어서 조깅을 할 때 그냥 말없이 혼자 달리는 것이다. 그 직원은 마동에 대해서 안 좋은 기억만은 간직한 채 서먹해졌지만 마동은 그런 것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해도 같은 사무실을 쓰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분야도 달랐고 입사해서 잠시 인사정도 정도 하는 사이인데 급격하게 살이 쪄 버리는 자신의 몸매 때문에 마동에게 부탁을 해 온 것이다.

 

요즘도 간간이 같이 달리고자 하는 사람이 있는데 마동의 입장에서는 참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달리기가 좋은 이유 중 또 하나는 몸매가 드러나는 운동복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을 하기에 촌스러운 정장바지에 와이셔츠를 입고서 일을 하고 있다. 정장바지라고 해서 다 촌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마동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사무실 직원들은 마동에게 정장이 꽤 잘 어울린다는 말을 했다. 정장이 타인보다 잘 어울리는 이유는 조깅 때문이라고 마동은 생각을 했다.

퇴근 후 조깅을 할 때에는 낯 동안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지인이 옆으로 슥 지나친다고 해도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평소의 마동의 모습을 없애고 진짜 마동의 모습을 찾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른으로 진입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려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자 창업을 하거나, 세계 일주를 한다거나, 어떤 것에 도전을 하기도 한다. 마동은 매일 저녁이면 변이를 하는 것이다.

마동에게는 정장이 딱 두 벌이 있다. 여름에는 당연하지만 정장의 윗도리는 입지 않고 와이셔츠만 입고 출근을 한다. 사무실의 남자직원들은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고르고 골라 게 중에서 질 좋은 정장을 구입한 듯한 정장을 입고 있다. 대체로 그런 모습처럼 보인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새롭게 입사한 신입직원들은 맞춤형 정장을 입고 세련미를 뽐내며 일을 한다. 하지만 신입직원이 근래에 좀체 입사하지 못하고 있고, 입사를 했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사정이 좀 복잡하지만 자신이 알아서 나가는 경우도 있고 계약서 위반도 있다)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인지 대부분 회사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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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니 라방의 연기를 좋아한다. 


드니 라방이 좀비로 분한 영화가 2018년도에 나와서 찾아서 봤다. 


프랑스식 좀비 영화.




드니 라방의 모든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유명한 홀리 모터스의 드니 라방도 광인의 드니 라방도, 영화 속에서 이렇게 소름 돋게 연기를 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기적이라 생각했다. 


드니 라방과 레오 까락스.




그 둘은 커피와 담배 같은.




드니 라방의 퐁네프의 연인들을 잊을 수 없다.




추하고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미성숙한 사랑


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결한 사랑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던 그 옛날.




그리하여 


내가 하는, 추한 마음의 사랑도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줄리엣 비노쉬와 드니 라방의 연기는 미쳤었다.


신들린 연기, 영혼이 미셀과 알렉스가 되어 버린 밑바닥의 처절할 수 없는 처절한 연기.


인간은 그들을 버렸어도 신은 그들을 품었었다.




미친놈처럼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며 그것이 진짜라고 믿어 버렸던 오래전.




그 영화는 진짜였고, 드니 라방은 진짜 알렉스였다.




날 것의 사랑,


추하디 추한 사랑,


슬프기에 너무나 아름다워 다가갈 수 없는 사랑


드니 라방을 통해 알게 되었다.




태양처럼 뜨거운 사랑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여름밤처럼 짧기만 하다.


그리고 하루를 들여 그 사랑을 기억한다.


하늘은 파랗고 회색이고 어둡지만,


그 외에 레오 까락스와 드니 라방은 하늘이 무채색이라는 것도 알게 해 주었다


.


.


.




#영화#이야기


#프랑스영화#드니라방#퐁네프의연인들


#우리는삶의일정부분은영화에신세를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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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동 입장에서 혼자서 달리기 좋은 이유는 스코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경기로써의 달리기는 치열하고 수치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지만 혼자서 하는 조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누군가와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운동이 조깅이다. 경쟁을 굳이 해야 한다면 자기 자신을 이기고 그 선을 넘어야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동은 오늘도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숨이 차오를 때까지 달리는 것이다.

오늘처럼 낮 동안 비가 많이 내린 날은 그나마 밤에는 시원한 편이어야 하지만 오늘은 많이 무더웠고 습한 날이며 치누크 때문에 몹시 기이한 기분이었다. 언젠가부터 마동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조깅 같은 운동이 좋았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축구를 하거나 농구를 하거나 상대가 있는 배드민턴 같은 운동을 좋아하지만 마동은 시큰둥했다. 상방교류가 있는 운동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사람들은 상대방과의 교감도 되고 누군가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호하지만 마동은 전혀 그런 점에서는 아니었다. 공을 찬다거나 던진다거나 콕을 친다거나 하는 운동은 아무래도 상대방을 신경써야한다.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라고 하겠지만 상대방과 같이 하는 운동이라면 나만 생각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아주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마동에게는 그런 운동은 맞지 않았다. 상대방이 아프다거나 다른 일 때문에 같이 못하게 되는 경우가 두려울 수도 있지만 늘 같이 운동하던 상대방이 없을 때, 처음으로 돌아가서 혼자인 운동에 다시 집중하는 것이 힘이 들었다. 그저 묵묵히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땀을 쏟아내며 달리는 것이 마동에게 딱 맞는 운동이며 마동이 좋아하는 운동이다.

이 시간이 하루 중에서 가장 상쾌한 시간이었다. 마동이 매일매일 조깅을 하여 체중이 불지 않는 몸매를 유지하니 사무실에서 같이 조깅을 하기를 원했던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조깅을 같이 한다는 것만큼 난처한 일은 없다. 달리는 행위를 같이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책을 읽는 것과도 비슷하다. 독서는 어쨌든 혼자서 하는 것이다. 부인과 한 침대에 들어도 결국에 잠은 혼자서 드는 것처럼.

조깅도 그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마라톤을 준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페이스메이커가 곁에서 페이스조절을 해주겠지만 조깅정도는 마라톤과는 다른 것이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 분명 달리는 속도나 자신의 신체가 감당하기에 어울리는 코스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아직 파헤쳐지지 않는 미지의 덩어리다.

조깅이 건강학 적으로 인체에 좋다고는 하나 조깅이 맞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다.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범죄자들의 통계를 통해서 그들의 심리를 파악할 뿐이지 그들의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없으니 비슷한 범죄에 대해서 확실한 소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마동은 달리면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거나 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열거해 놓기를 좋아한다. 후자로 가면, 하나씩 죽 줄을 세워 늘어놓는다. 그러면 그것대로 하나의 기호가 되어서 노래와 함께 정리되어 있다가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 하나씩 꺼낼 수 있다.

 

주위에서 매일매일 하릴없이 보일정도로 마동이 달리는 행위의 결과가 오직 몸매를 유지하고 다이어트만을 보고 달린다면 결과를 얻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마동은 생각했다. 마동은 사람들에게 좀 더 본질적으로 달리는 것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언젠가는 그렇게 말하는 날이 올 것이다. 달리는 행위를 진정 좋아하고 즐기지 않으면 그것은 또 다른 모양새의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도 모르고 회사의 직원이 같이 달리기를 바랐던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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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레시피의 초반에 추억의 오므라이스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 맛에 죽음을 앞둔 부자 노인은 감격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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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박찬일의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를 보면 시칠리아에서 송아지 내장 햄버거를 먹는 일화가 있다. 주인과 대화를 나누며 왜 시칠리아에 송아지 내장 햄버거가 있냐고 물으니 “음, 시칠리아는 가난했으니까, 고기는 먹을 수 없고, 값이 싼 내장으로 햄버거를 만들 수밖에. 그게 시칠리아의 음식이지” 등심 같은 구잇감은 부자에게 내어주고, 내장으로 곰탕을 끓였던 우리 민들중의 음식과 흡사한 것이 시칠리아의 내장 햄버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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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계 술맛 기행의 저자 니시카와 오사무는 우리나라 낙지에 대한 추억도 있다. 젓가락으로 집었더니 접시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빨판이 즉시 뺨 안쪽에 달라붙는다. 이가 닿을 수 있도록 뺨을 일그러뜨려 힘주어 씹는다. 씹을 때의 촉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쾌하다. 접시 위에서는 짧게 토막이 난 낙지의 다리가 한 마리 긴 애벌레처럼 여전히 꿈틀거린다. 블랙 유머 같은 느낌이 든다. 가나지와에서는 그릇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투명한 빙어를 산 채로 먹어본 적이 있지만 그보다 몇 배는 더 유머를 느끼게 하는 음식이다.

죽어도 다리에 남아 있는 신경의 꿈틀거림으로 생존을 항변하는 ‘죽은 낙지’의 블랙 유머다.

맛이라는 건 역사와 추억으로 기억된다. 음식 속에는 음식이 단단히 가지고 있는 시간과 시간이 지니는 역사와  그 역사를 이루는 개개인의 추억이 강하게 쌓여 있다.

 

리틀 포레스트 겨울 편에 낫토 떡을 먹는 이치코는 그 맛에 어린 시절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어렸던 이치코는 처음으로 낫토 떡을 만들어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처음 먹어본 설탕 간장이 들어간 낫토 떡.
자신이 만든 떡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같이 먹었던 추억.
행복했던 기억이 낫토 떡에 단단하게 들러붙어 있기에 그 맛을 추억하고 감동해버린다.

 

삼대 천왕에 나왔던 하니도 시장에서 만든 고로케를 먹고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 때문인지 이후에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지만, 하니는 그 고로케에서 대형 제과점에서 맛볼 수 없었던,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었던 고로케의 맛을 몸이 기억하게 되었다.
시장표 고로케를 먹고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만큼은 생각보다 몸이 앞서 그 맛을 추억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당연하지만 그런 음식이 있다.
외가의 큰 외숙모가 매년 담가서 보내주던 김치가 그렇다.
외가의 좋은 토양과 물에서 자란 배추로 잘 익어서 그런지 김치는 몹시 깊은 맛이 난다.
하지만 큰 외숙모는 머리 수술을 받고 나이가 많아서 병원에 있기에 이제 그 김치를 맛볼 수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몇 년 동안 맛보지 못했던 김치가 날아왔다.
외숙모는 병원에서 잠시 잠으로 간 일이 있었는데 그때 김치를 담갔다.
교과이가 내 김치를 좋아하는데,라면서 마지막일지 모르는 김치를 보내주었다.
음식을 먹고 행복한 얼굴이 되는 건 행복한 추억이 그 맛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일까



#영화#영화이야기#마지막레시피#기린의혀의기억

#리틀포레스트#겨울#하시모토아이#낫토떡

#삼대천왕하니의맛추억

#추억의절반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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