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에 메기 큐가 빌런으로 나왔던 1편에 이어 후속 편이 나왔다. 생각 없이 보기에 좋다. 액션도 화려하고, 도심지의 카체싱도 있고, 파리와 런던을 오가는 액션 코미디를 보여준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초반에는 블링블링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난다.

1편의 가족이 그대로 나오며 막내가 좀 컸다. 마크 월버그는 2편에서도 액션배우답게 액션을 펼치는데, 마크 월버그가 2017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였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할리우드 배우들 중에서도 돈이 많은 부자인데 마크 월버그가 돈이 많은 이유는 액션 배우보다는 제작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도 제작이 쉽다고 했다. 액션은 너무나 힘들고 또 힘들고 자꾸 힘들지만, 코믹 액션은 또 좋으며 제작은 재미도 있고 돈도 왕창 벌어들일 수 있다.

2편에서도 액션을 펼친다. 2편의 빌런은 [유 돈 노우 존 스노우]의 존 스노우였던 키트 해링턴이다. 1편에서 댄은 자신의 신분을 싸악 세탁하고 가족과 단란하게 살고 싶었지만 그만 이러쿵저러쿵 사건에 휘말리면서 가족이 킬러라는 아빠의 존재를 알아 버렸다.

2편의 빌린 에이단은 댄의 이복동생으로 아버지의 비즈니스를 차지하려고 범죄를 저지르고 그걸 막는 이야기다. 댄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는 아무튼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지고 있고 프랑스의 대저택을 보며 [저기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같은 말을 하고 아이들은 어이없어한다. 도대체 아빠가 어딜 봐서 저런 대저택에서? 같은 코믹한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이 영화도 액션코믹이기는 하지만 아버지가 된 댄의 고충을 이야기한다.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같이 보내고 싶지만, 성인이 되어서 대학교로 떠나버린 딸은 그러기를 싫어하고, 아들도 곧 가족의 품을 떠나려고만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딸이 자취를 하는 런던의 집으로 갔더니 벌써 남자 친구가 샤워를 하고 있고 댄은 아버지로 황당하고 화가 난다. 열심히 달려와서 여기까지 오면 가족은 저만치 달아나고 만다. 댄은 자신의 옛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지만)를 만나 그런 고충을 틀어 놓는다.

가족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민이다. 아버지가 힘들다고 가족 앞에서 너희들 때문에 힘들다고 할 수만은 없다. 마크 월버그는 다작을 하는 배우로 주로 코미디나 액션 코미디를 해서 2급 배우로 알려졌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마크 월버그는 즐기고 있다. 정점을 찍는 순간 밑으로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만 같다.

가족 중심의 이야기를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코믹하면서 강력한 액션을 보여준다. 굉장한 재미는 아니지만 다 같이 앉아서 보기에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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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바닐라 스카이인데, 무슨 말일까 예전에 생각을 했었다. 바닐라 스카이는 데이빗이 바라는 바닐라 색감의 세계를 의미한다. 문득 바닐라색이 궁금했다. 바닐라는 난초과의 풀을 말하는데, 꽃의 색감이 하얀과 노랑의 중간색정도다.

그런 색감의 하늘이 펼쳐진 하늘, 어쩌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주인공 데이빗은 바랄지도 모른다. 2001년도 영화로 영화 속 톰 크루저, 페넬로페 크루저, 카메론 디아즈는 너무나 젊고 예쁘고 멋지다.

페넬로페의 미소는 여자남자 할 것 없이 빠져들어갈 것만 같고, 길고 늘씬한 카메론 디아즈도 데이빗과 함께 죽기 위해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보여주는 발가락, 발톱마저 젊고 예쁘다.

데이빗은 자신의 잘생긴 얼굴을 감추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여자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도 현실과 꿈의 경계를 헷갈려하고, 자아와 사랑 사이에서 선택이 어렵다.

완벽한 인간은 있을지 모르나 완전한 인간은 있을 수 없다. 왜? 인간이니까. 인간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기 때문이다. 그 구멍으로 물이든 뭐든 새어 나간다.

초반에 라디오 헤드의 [에브리씽 인 잇츠 라잇 플레이스]가 흘러나온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이빗의 마음을 대변한다. 이 노래는 23년에 나온 영화 [크리에이터]에도 등장한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고 싶었던 조슈아는 마야를 다시 만나서 원래대로 돌리려고 한다.

영화적으로 초반에 톰 크루저가 뉴욕의 한 복판에 혼자만 있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 같으면 1, 2억 정도의 비용으로 그래픽으로 깜쪽같이 처리를 하면 되지만, 2001년도에는 그럴 기술이 없어서 뉴욕시에 13억을 지불하고, 스텝과 장비사용비 7억을 합쳐 20억을 쏟아부어 새벽 한 시간을 빌려서 촬영을 했다.

하루에 십만 명이 다니는 뉴욕시를 새벽 한 시간 정도 멈추게 하려면 당시에는 그렇게 해야 했다. 거기에 이런저런 서류를 작성하고 계약을 체결해야만 이런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온 시간은 1분 정도다.

영화는 페넬로페 크루저 때문에 19금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생각난다. 소설 속 주인공도 현실과 정신의 두 세계를 양립한다. 나중에 결국 하나의 세계를 택해야 하는데 정신의 세계를 선택한다.

그 세계는 그림자가 없고, 마음을 잃은 채 살아가야 하지만 가능성을 본다. 현실의 세계에서 육체가 죽더라도 또 다른 세계, 일각수가 있는 그 세계에서는 영원히 지낼 수 있다. 마음을 잃은 채 살아가야 하지만 도서관의 그 여성과 함께 라면 흔들리지만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데이빗이 느끼는 병 같은 환상은 25년이 지난 현재 많은 사람들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봐도 재미있을 영화 [바닐라 스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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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경이롭다. 특히 3화의 원 테이크신은 그야말로 경이 그 자체다. 성인 여자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과 함께 드러나는 불안이 공존하는 제이미의 모습. 불안 속에는 어른에게 덤빌 수 없다는 소년 특권의 상실과 함께 여자라는 존재에게 선택받을 수 없는 존재의 각인이 양립한다.

공포를 가할 수 있다는 자신과 이것밖에 할 수 없는 고통을 동시에 보여주는 제이미의 모습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시리즈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경이롭다. 영화적 기법과 영화적 문법이다.

시리즈는 4화까지로 구성되었는데, 한 회 한 회 독립적인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봄에 볼 때에는 원 테이크라 조마조마하면서 봤다. 그냥, 이거 도대체 어떻게 찍은 거야? 하면서. 이게 가능해? 와. 이러면서 봤다.

감독은 딱 한 번 VFX를 사용했다고 했다. 원테이크니까 한 시간 분량은 한 시간 동안 촬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3화 같은 경우 일주일 동안 11번을 촬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얼굴 근육의 변화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11번의 촬영 중 제일 좋은 것으로 사용했는데, 그게 마지막 11번째 촬영을 한 것이라고 한다. 감독이 어디에서 VFX를 사용했냐면 2화에서 라이언이 창문을 뛰어 넣어 갈 때 연결을 위해 사용을 했다고 한다.

그 외에는 전부 원테이크다. 원테이크의 장단점이라면 과거를 보여 줄 수 없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1화 후에 몇 개월, 몇 개월 지난 후의 일을 회차로 보여준다. 그래서 중간의 비어 있는 시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보는 이들의 상상력에 맡긴다.

4화에서 이 정도 시간이 흘렀으니 온 세상이 다 알아버린 사건으로 집 안은 쑥대밭이 되었겠구나, 누나는 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겠구나, 어딜 가나 살인자를 둔 아버지, 엄마 같은 말이 따라다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말 경이로운 건 이야기다. 현실 속에서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특히 요즘에 일어나는 10대 청소년들의 우경화의 이야기다. 부모는 아이의 방에 있는 내 아이가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숏폼, 쇼츠에 노출된 채 거기에 빠져들어가는 아이에 대해서는 무방비다.

어떤 언어를 쓰는지, 어떤 댓글을 달고 문자를 보내고, 사용하는 이모지의 뜻이 뭔지 부모는 전혀 알지 못한다. 형사와 형사의 아들이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난다.

1화 첫 장면에서 바지에 오줌을 지릴 정도로 너무나 유약하고 소년이기만 했던 제이미의 모습은 3화에서 소년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성인 여자에게 공포를 줄 수 있다고 믿는 모습을 보여주며, 거기에 성인 여자에게 비아냥거리며 자신의 발 밑에 두려고 한다.

이런 모습이 쇼츠나 숏폼에 노출되어 한 없이 빠져들어 도파민이 터지는 매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지금 유튜브에 많이 떠도는 영상 중에는 초등학생이 경찰서에 잡혀 갔는데도 경찰에게 쌍욕을 하면서, 경찰에게 니가 어쩔 건데? 같은 모습의 영상이 있다. 공권력이 아무런 제재도 하지 못한다.

[소년의 시간]은 전 세계적으로 육천만 명이 넘게 시청을 했다. 시리즈 속 인셀이 현실의 주위 10대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어서 아직 보지 않았다면 빨리 클릭을 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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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문세가 예전처럼 오전에 라디오 디제이를 한다. 날이 너무 좋았던 날에 이문세가 오늘 같은 날은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김밥 싸들고 소풍을 가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일 년 중 가장 좋은 계절이고, 그 속에 서 있다. 역사 속에 서 있으면 사실 알아채기가 힘들다. 어릴 때 소풍을 가면 김밥과 사이다였다. 소풍은 당일이 다가오기 일주일 전부터 두근거리다가, 소풍 전 날에 도파민이 터진다.

도형이는 우리 반은 아니었지만 같은 동네였다. 동네에서 같이 자란 도형이는 여자애로 소풍날에도 김밥을 못 싸 올 때가 있었다. 도형이는 아빠만 있었는데, 아빠는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갔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셨기 때문이었다.

도형이는 털팔이 같은 성격이라 그런 거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김밥을 뺏어먹으면 되니까. 김밥을 먹으려고 도시락을 열었을 때 김밥은 여기저기 부딪쳐 모양이 찌그러졌다. 하지만 도형이는 두 개씩 집어 입에 넣었다. 나도 질세라 한가득 김밥을 입에 욱여넣었다.

그러다 목이 막히면 사이다를 마셨다. 사이다 쟁탈전 역시 치열했다. 김밥과 사이다는 잘 어울린다. 김밥을 입에 가득 넣고 사이다를 마시면 입 안이 소풍이었다. 둘이 서로 놀려가며 김밥을 먹고 사이다를 마셨다. 도형이는 묘한 아이로, 나와 동생이 집에서 아직 자고 있을 아침에도 가끔 우리 집에서 엄마와 함께 초파일에 김밥을 말았다.

부스스 일어났을 때 도형이가 접시에 김밥을 잔뜩 올려서 들고 왔다. 발로 나를 차면서 티브이를 보자고 했다.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도형이와 함께 김밥을 먹으며 티브이를 봤다. 김밥을 먹고 냉장고에서 사이다를 꺼내 마셨다. 당시에는 그게 행복인지 몰랐다. 도형이는 가족처럼 스며들었다.

우리 집에서 뭘 하든 이상하지 않았고 같이 어울려 저녁도 먹고 그렇게 지냈다. 도형이는 늘 씩씩했고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든든했다. 그런 도형이가 우는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때 도형이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그날이 지나고 도형이는 여전히 씩씩했지만, 나는 내내 마음에 걸렸다.

도형이는 나를 위해 옆 동네 남자애들에게 대들기도 했었다. 그때 도형이가 아니었으며 나는 그 애들에게 해코지를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도형이가 울고 있을 때 위로 한 번 못해줬다. 말해야지 말해야지 했지만 도형이는 어느 날 이사를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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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에 나오는 넷플 오리지널 애니메숑으로 재미있다. 보면 여러 영화들이 스쳐 지나간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슬럼버랜드]다.

거기서도 꿈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며 침대를 타고 다니는데, 이 영화에서 남매도 침대를 타고 비슷한 여정을 한다.

또 크리스마스 영화들, 폴라익스프레스도 생각나고 또, 암튼 여러 영화들이 스쳐간다. 6살 터울의 남매 이야기다.

누나와 동생이 꿈속 세상으로 가서 샌드맨을 찾아 완벽한 가족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이야기다. 누나 스티비와 남동생 엘리엇은 여느 집안의 남매처럼 우당탕탕이다.

누나와 함께 하고 싶지만 누나는 싫다. 그러다가 어느 날 샌드맨이 모든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적힌 그림책을 발견하고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하루는 동생 엘리엇이 누나의 꿈에 나타나는데 같은 꿈을 꾸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남매는 꿈속으로 들어가 여행을 하는데 만만찮다.

이런저런 모험을 하고 나중에 동생과 손을 잡고 합을 넣으면 무시무시한 몬스터도 물리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하여 마지막에는 뭉클함이 올라온다.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좋다.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팝이 나온다. 사실 완벽한 가족이란 있을 수 없다. 완벽한 가족이란 무엇일까.

화목하게 지내는 게 완벽한 가족인데, 화목하다는 건 가족의 누군가는 양보를 한다는 말이다. 자식을 위해 부모가 양보를 하던지, 부모를 위해 자식이 양보를 하던지.

누나, 오빠를 위해 동생이 양보를 하던지, 동생을 위해 형이나 누나가 양보를 하던지. 그러나 마냥 양보만 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 삐끗거리게 된다. 가족이니 삐끗함이 친구보다 더 아프고 고통스러울지 모른다. 남매가 완벽한 가족을 만들어 달라고 모험을 떠난 이유가 엄마아빠의 불길한 긴장감으로 헤어질 거라는 불안이 스티비를 덮쳤기 때문이다.

스티비는 12살이지만 방관자 어린이가 아닌 해결자로 나서게 된다. 그리고 조력자 동생이 있다. 무너져가는 현실을 제대로 돌리려면 꿈속 샌드맨을 이용하는 것이다.

무의식 세계는 현실의 불안이 만든 세계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등장하는 캐릭터들부터 이야기까지 재미있는 영화 [인 유어 드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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