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너무도 아름다운 나머지 나는 늘 그가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가 날 어떻게 바꿔놨는지 간단히 말하라면 이렇게 말하겠다. 그로 인해 나는 라디오의 온갖 거지같은 노래들을 따라 부르게 되었다고. 그가 날 사랑했을 때나, 사랑하지 않았을 때나.
-<사색의 부서> 중에서

“If someone had described this novel to me, I would never have read it,” 
"만약 다른 사람한테 이 소설의 얘기를 들었다면, 난 절대 읽지 않을 것이다." 
작가 제니 오필 자신의 말이다. 그 만큼 이 소설의 운명은 어두웠다. 그러나 결과는 2014년 뉴욕타임즈 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작가로서의 새로운 입지를 구축하게 되었다.

스물 아홉에 한 편의 소설을 낸 여자.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또 남편의 외도를 알게되는 일련의 사건과 감정, 순간을 조각조각내며 자아와 가정, 관계의 붕괴와 맞선다. 일상의 균열을 예리하고 의식하며 가족이라는 울타리 너머 우주를 사색하는 '그녀' 혹은 '아내', 또는 '엄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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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트 하루프의 <밤에 우리 영혼은>(뮤진트리, 2016.10)은 인생을 거의 다 살아낸 노년의 남녀가 등장합니다. 

각기 배우자와 사별하고 변함없을 노년을 보내는 두 남녀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11월에 선보이는 제니 오필의 <사색의 부서>는 마치 <밤에 우리 영혼은>에 등장하는 두 남녀의 각기 다른 젊은 시절을 연상케합니다.




가정생활의 매끈한 표피 아래엔 무수히 많은 굴곡과 틈새가 존재합니다.

자신만의 삶을 꿈꾸던 여자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어머니로, 

타인의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배반의 가능성을 지닌 연약한 사랑, 불확실한 미래. 봉합의 불가능성은 실존의 위기로 다가옵니다.

결혼과 가정생활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사건들, 그 익숙한 서사의 통속성은 '사색'의 힘을 빌어 그 통속성을 벗고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관찰합니다.

남편의 외도마저 사색하게 되는 여자, 

지속해야 할 삶을 위해 섬세하고도 지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사색하고

자신만의 명징한 언어로 굴곡과 틈새를 메워나가는 '아내' 혹은 '그녀'.


조각난 삶의 파편을 끌어 모아 하나의 우주를 만들고, 삶의 지속성을 고통스럽게 수긍하는 사색하는 여자

<사색의 부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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