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도처의 성당에서 비발디의 곡들이 울려 퍼지는 베니스, 브람스가 여름마다 머물며 명곡들을 작곡했던 스위스 툰 호수, 매년 6월이면 바흐 페스티벌이 열리고 그 바흐의 음악을 부활시킨 멘델스존이 활동한 라이프치히, 도시 곳곳에 베버의 영혼이 깃들어있는 바로크의 도시 드레스덴,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드레스덴 거리의 피아니스트


음악의 혼이 살아 숨 쉬고 일상에 예술이 스며있는 유럽 음악 도시 기행. 피아니스트 엄마 조현영이 아이와 함께 그 도시들을 천천히 걸으며, 위대한 음악가들의 발자취와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간다.

 

음악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는 피아니스트 조현영. 자신이 공부하고 생활한 독일의 쾰른과 라이프치히, 그리고 여러 유럽의 음악도시를 다시 찾아 클래식 음악가들과 그들의 음악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번 유럽 음악 도시 여행이 소중한 것은 그녀의 어린 아들과 함께 하기 때문.

 


엄마이기 이전에 음악 공부하는 학생이었던 자신의 모습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고, 음악이 자신의 삶에 끼친 무한한 에너지가 아이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하며 아이에게 음악의 아름다움과 힘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엄마의 마음이 애틋하다.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들끼리 함께 음악 듣고 음악 이야기하고 궁금한 점 묻고 나누는, 그런 느낌으로 음악에 관해 이야기한 책. [피아니스트 엄마의 음악 도시 기행]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이 태어났거나 살았거나 세상을 떠난 도시들을 천천히 걸으며, 그곳에 깃든 위대한 음악가들의 예술혼을 느껴보고, 그곳에서 꼭 들으면 좋을 음악을 애써 찾아 듣고, 그 느낌을 아이와 공유하며, 그 순간들을 기록해서 우리에게 클래식 음악이 주는 선물 같은 감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베를린 필하모니 콘서트홀


첫 여행지는 저자의 제2의 고향인 독일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괴테를 만나고, 이어서 작은 도시 만하임으로 향한다. 그곳은 서양음악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만하임 악파의 태생지이자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모차르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이델베르크에서는 음악에의 꿈을 접지 못해 결국 법학 공부를 포기한 슈만의 청춘시대를 느껴보고, 그곳에서부터 동쪽으로 쭉 이어진 괴테 가도를 따라 바흐의 도시 라이프치히로 간다. 클래식 음악의 성지이자 도시 전체가 서양 음악사의 살아있는 현장인 라이프치히는 특히 저자가 유학하며 음악을 공부했던 곳.

 

라이프치히의 게반트 하우스


바그너가 태어나고 괴테가 파우스트를 구상하고 멘델스존이 생을 마감하고 바흐의 <마테 수난곡>이 사후 최초로 전곡 초연된 그곳에서 저자는 바흐를 공부하게 된 계기와 바흐의 가치와 철학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이야기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늘 예기치 못한 걱정들을 맞닥뜨리게 하지만, 여행은 서로를 더 알아가기엔 최고의 기회인 법. 모차르트가 태어났고 아버지와 함께 유럽 각지로 연주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머물렀던 잘츠부르크와 19세기 예술의 메카 빈에서 저자는 신동 모차르트와 슈테판 성당 소년 합창단과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이들을 만나며, 아이만의 소소한 감정들과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 때로 충돌하는 것을 경험하고, 아이의 눈에 맞춰 엄마의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기도.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는 빈 사람들 - 오페라 극장 앞


이 책을 읽다 보면 물의 도시, 베니스의 상인의 무대. 건축 비엔날레의 도시 베네치아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고향, 베네치아라는 것을 기억하게 되고, 언젠가 툰 호수에 가게 되면 그곳에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를 꼭 들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음악이라는 주제를 확실하게 붙잡고 여행을 한 기록이고, 여행으로 또는 글로 흔히 접하지 못하는 드레스덴라이프치히만하임툰 호수등 음악사의 관점에서 중요한 장소들을 소개해주고, 딱 그곳에서 들으면 좋을 음악까지를 엄선하여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피아니스트 조현영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전공 실기 전문 연주자 과정(Diplom),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서 최고 전문 연주자 과정(Konzertexamen) 학위를 취득했다. 음악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쾰른 국립음대에서 피아노 교육학 과정(Instrumental Paedagogik)을 수료했으며, 귀국 후 16회의 독주회와 다수의 실내악 연주회를 열었다.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실기 및 예술철학음악교육학을 강의했고, 현재는 온오프를 막론하고 다양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현영의 피아노 토크(2016)가 있고, 현재 예술 강의 기획 아트 앤 소울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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