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즐거움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음악에 관한 한 우리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은 우리 주변 도처에, 우리가 인식하든 못 하든, 자의적으로 또는 배경음악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지성은 물론 신체적 삶에서도 큰 역할을 하죠. 우리가 일하고 휴식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방식에 깊이 관여합니다. 우리를 웃거나 울게 만들고, 주위 사람들과 유대감을 맺도록 돕고, 병에서 회복되도록 돕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노래들은 그저 삶의 배경에 깔리는 사운드트랙만이 아닙니다. 한 소절의 리듬이 지난 시간의 감정과 사람들을 한꺼번에 소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음악은 때때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는 징표가 되기도 하고요.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듣는 음악만으로 우리의 성격과 성장 배경과 심지어 나이가 얼마인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음악은 왜 우리에게 그토록 심오한 영향을 미칠까?”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음악을 옆에 끼고 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음악이 뇌에 적절한 자극을 제공하고 아울러 즐거움도 선사하는 멋진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음악에는 물론 뇌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기능들이 있죠. 예컨대 강력한 감정 자극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유쾌한 음악을 들으면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서 긍정적으로 기분이 바뀐다고도 합니다.

 

우리의 뇌는 과도한 자극도 부족한 자극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복잡할 때는 조용한 음악을 선호하게 되고, 삶이 지루할 때면 자극적인 음악이 뇌를 간질입니다.

우리는 종종 신체 활동에서 에너지를 얻고 집중력을 끌어올리려고 음악을 사용하고, 기분 전환용으로 음악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도 음악을 듣습니다. 때로는 상황의 의미를 강조하려고 음악을 사용하기도 하죠. 결혼식이나 서양의 장례식에서 그 용도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뇌는 어떻게 음악을 감정으로 바꿀까요? 음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심리학의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음악의 다양한 쓰임새를 과학적 실험의 증거들로 설명하고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음악이 우리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존 파웰의 신작

출간 후 지금까지 독자들로부터 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의 저자 존 파웰이 6년 만에 발표한 신작입니다. 전작이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과학적으로 풀어쓴 글이었다면, 이 책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에서는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이 느끼는 의미, 감정, 취향, 음악에 대한 반응, 음악성등이 핵심입니다. 전작은 음향학의 주제들, 이번 책은 음악미학의 심리학적 측면을 다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에서 저자는 음악이 왜 우리에게 그토록 심오한 영향을 미칠까?” 하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이루어진 심리학적 연구와 사회학적 연구를 파고듭니다. 음악 심리학의 모든 면을 들여다보고, 음악이 어떻게 아기가 엄마와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고, 어떻게 와인의 맛을 다르게 인식하게 만드는지, 마트에서 느린 음악이 나오면 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지를 밝히고,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의 감정에 주목하며 음악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일반적인 음악이론서들과 다른 점은 저자가 음악의 감정 표현이나 해석을 과학적으로 풀어내고자, 수많은 사례들을 분석해서 여러 질문들에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조가 행복을 불러오고 단조가 슬픔을 일으킨다는 단순한 인식에서부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정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까지, 음악이 감정에 미치는 여러 원인들을 살펴봅니다.

 


 

특히 저자는 연주가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몇 가지 실험 결과들로 설명합니다. 악보대로 연주하든 즉흥적으로 연주하든 연주가는 음악의 정서적 효과를 최대로 살리고자 여러 가지 기법들을 활용합니다. 그들은 다양한 해석으로, 강조로, 타이밍으로, 연주법으로, 세기로, 음색으로, 때로는 실수조차 활용해서 우리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요리합니다. 어찌 보면 수백 년 전에 그저 종이 위에 그려진 악보였을 뿐인 것에 인간의 감정을 불어넣는 것은 연주가들인 셈이죠.

 

이렇듯 음악 연주에 감정을 싣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하며 저자는 거장의 연주와 무덤덤한 컴퓨터 연주의 차이가 무엇인지, 사람이 어떤 소리를 더 가슴에 와닿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치를 설명합니다. 음악의 감정 표현, 해석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려 한 좋은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음악을 잘 활용하여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세상을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가 즐거이 해야 할 숙제가 아닐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