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역 이옥전집 1 :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완역 이옥 전집 1
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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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은 자신을 경금자(絅錦子)라 칭한다. 絅은 홑옷, 錦은 비단을 뜻하니 곧 화려한 옷을 가리기 위해 그 위에 홑옷을 덧입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재주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옥은 문재는 빼어났으나 행정업무처리 능력은 어리버리 했던 모양이다.

이옥의 과거 시험 답안지의 문체가 괴이하다고 여겨 정거停擧(유생에게 주는 형벌의 하나. 얼마간의 연한 동안 과거에 응시할 자격을 정지시키는 것)를 명했던 정조는 충군으로 명령을 바꾼다. 정거를 당하게 되면 과거에 다시 응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조는 이옥이 편적된 읍에 명하여 과거에 응시할 휴가를 주라고 배려한다. 황공하고 감격하여 울기까지 한 이옥은 다시 서울로 와서 과거에 응시하였지만 정조는 ‘초쇄’가 심하다고 하여 또다시 좀 더 먼 곳으로 충군을 명한다. 경상도 삼가현에 편적하고 다음해 2월 초시에서 수석을 하지만 임금은 이옥을 꼴찌로 강등시킨다. 국법에 수석이든 꼴찌든 충군된 자가 한번 과거에 붙으면 죄를 용서해준다고 하였는데 그 삼가현에 옮겨둔 적을 다시 서울로 옮기지 않아 용서는커녕 삼가현으로 다시 끌려가 죄수처럼 몇 개월을 빌어먹다시피 보내다가 1800년 다시 과거를 보러 돌아오는 길에 사면 소식을 듣는다. 30대 후반을 욕되고 비참하게 보낸 셈인데 부친상까지 당하여 ‘거적자리에서 흙덩이 베개를 베고 울부짖으며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했다. 해배이후 이옥은 과거를 그만두고 글쓰기에 전념한다.

이옥 전집 1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는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부(賦)/서(書)/서·발(序·跋)/기記/논論·설說·해解·변辨·책策이 그것이다. 賦는 지금의 시와 같다. 개구리, 거미, 벼룩, 나비 등의 자잘한 동물과 흰 봉선화, 초룡(포도)등 식물에 관한 시 뿐만 아니라 규장각을 거하게 칭송하는 규장각부, 판소리 한마당 같은 삼도부 등도 있다. 특히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쓴 <흰 봉선화를 읊은 부>는 겨울 새벽에 내린 서리처럼 맑고 아름답다. <거미를 읊은 부>와 <벼룩을 읊은 부>는 논리가 정연하고 호기롭고 거침없으며 그 표현들이 과녁의 중심을 정확하게 파고드는 화살 같다.

 
마치 은바늘로 터진 솔기를 꿰매는 듯

재빨리 살갗을 파고드는데,

장미꽃에 잘못 부딪혀

붉은 가시에 살갗이 찔린 듯

피와 신경이 놀라고 자지러져

사람으로 하여금 배겨내지 못하게 한다.

 

벼룩이 사람을 물었을 때의 상태를 형상화한 글이다. 어렵게 벼룩을 붙잡아 손톱 밑에서 꿈틀거리며 살려는 생각이 남아있는 벼룩을 꾸짖는 장면은 이렇다.

너는 미물로서

침상과 자리에 모여 사는구나.

마침 나는 천성이 게을러서

석 달 동안 소제를 하지 않았으니

목마르면 땀을 마실 수 있고

굶주리면 때를 빨아먹을 수 있다.

 

<주자대전> 한 질을 암송하여 몇 페이지 몇 째 줄에 무슨 구절이 있는지 정확히 기억했다고 하고 문장이 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문이재도의 문장론을 주장한 정조가 이 글을 보았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이래놓고는 이옥은 또 비단에 꽃을 수놓 듯 페르시안 카펫보다도 더 화려한 <규장각부>를 적었다.

서書는 편지글을 말한다. 과거 준비를 위해 서울에서 머물 때 교유한 인물로 여겨지는 최구서에게 보내는 편지가 한통 실렸다.

서序·발跋 은 지금으로 말하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듯하다. <묵토향> <묵취향>뿐만 아니라 <노자를 읽고>,<초사를 읽는 법>, <주자의 글을 읽고>등 책을 읽고 난 후의 독후감도 있다. 노자, 초사, 주자 등을 읽기는커녕 보지도 못한 내가 무어 할 말이 있겠냐마는 이옥의 글은 비유에 능하고 막판 뒤집기에 유의해야 한다.

기記는 말 그래도 일상을 기록한 글이다. 신기한 이야기나 소풍간 이야기에서부터 심지어 충군을 명령받고 삼가현에 가며오며 적은 글도 있다. 그가 경유한 여정도까지 상세히 나와 있다. 이옥의 심신의 고단함을 헤아리노라면 엄숙해지고 혀를 내두르며 경탄해야 마땅하겠지만 나는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삼가현의 적을 서울로 옮겨두는 것을 잊었듯이 이옥은 자기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깜빡 깜빡 잊었던 건 아닐까해서다.

논論 설說 해解 변辨 책策은 말 그대로 이다. 곡식을 계량하는 말(斗)에 대해 논하고 북관기생의 한밤중 통곡의 의미를 논한다. 과거 급제자에게 촉규화의 형태를 취한 꽃을 내려주는데 본받을 만한 것도 쓸모도 없는 것의 모양을 왜 본 땄는지 설하고 진정한 군자란 어떠해야 하는가 설한다.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를 해하며, 강철(짐승이름)에 대해 변하고 과거시험장의 고쳐야할 점을 책한다.

조선시대 다양한 글의 갈래를 직접 읽으며 내 깜냥으로 가늠해보았다. 기억을 헤집거나 도움을 받고자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나 그냥 두기로 한다. 형식을 고려하지 않으면 아마츄어라고 말하더라마는 옛날의 이옥에게서 본받아야할 것은 그 형식이 아니라 정신임을 명심해두기로 한다. 정신에 대해서는 전작을 다 읽고 난 다음에라야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옥의 전집 5권 중 3권을 마련했다. 값이 적지 않았으나 책을 읽고 나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하고많은 독자중의 하나일 뿐인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이 책을 번역한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와 출판사에게 독자로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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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완전 탐나는 걸요~
이 사람이 정조때의 인물이라는 것도 재미있구요.^^

반딧불이 2010-11-01 15:56   좋아요 0 | URL
저도 예상외로 재미있어하고 있는 중이에요. 박지원과는 전혀 다른 글맛을 느끼고 있어요.

넙치 2010-11-0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말이 외국어보다 더 낯설게 다가와 잘 읽게 되는데;;;
인용문과 반딧불이님 조목조목한 글을 읽으니 저도 용기를 내서 읽어야겠어요.
좋은 책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반딧불이 2010-11-01 15:57   좋아요 0 | URL
저같은 아무 생각없는 사람도 번역자들의 수고로움을 감사하고 있으니 따로 용기를 내실 필요는 없으실듯 해요.

글샘 2010-11-0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옥의 글 같은 것을 '소품문'이라고 하는데 정조때 '문체반정'이라고 소품문을 못쓰도록 강제하기도 했지요. 박지원의 글들은 오픈되지 않았던 것이었답니다. 이옥의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블로그질에서 묻어나는 자유로움이 <왕조의 굳건함>에 금을 가게 한다는 선견지명으로 막았던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바가지로 벼락 막기일 뿐이었습니다.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죠.

반딧불이 2010-11-02 01:03   좋아요 0 | URL
네에..막았던 막혔던 저는 이옥의 생김생김이 궁금해서 못견디겠습니다.

cyrus 2010-11-0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알라딘에서 보기 드문 연속 리뷰인가요? ^^
올해가 끝나면 끝날수록 읽고 싶은 책들이 수두룩하지만,,
반딧불이님이 소개하신 이옥 전집 1권은 읽고 있답니다ㅎㅎ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 못 읽어도 이옥의 글을
음미하면서 읽으렵니다.

반딧불이 2010-11-02 01:12   좋아요 0 | URL
아..지난번에 쓴 것은 이옥의 글을 읽고 취해서 토한 것으로 페이퍼로 분류해야하는 건데 제가 실수를 했어요.

사이러스님..저한테 낚이실줄은 전혀 몰랐는걸요.~ 즐거운 낚임이셔야할텐데말이죠. 후반부에 연못에 대한 글이 나오는데 전 그 짧은 글을 읽으면서 시대를 앞서도 너무 앞서간 모더니스트였다고 깔깔거렸답니다.

파고세운닥나무 2010-11-0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옥은 흙덩이 베개를 뱄군요? 성경의 야곱은 집을 나와 돌베개를 뱄다고 하던데요.
그 야곱이 죽기 전 이집트왕 앞에서 자신의 인생이 130년을 떠돌았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옥은 자신의 인생을 어찌 정리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반딧불이 2010-11-03 09:58   좋아요 0 | URL
이옥이 어떻게 자기 인생을 정리하는지 눈여겨 보며 읽겠습니다. 야곱과 비교하니 재미있어지는걸요.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끝난(?) 성균관 유생 이야기였나, 그 드라마나,
저번에 나왔던 "이산" 같은 드라마로
요즘 정조 이야기가 각광을 받는 것 같던데,
이옥의 불우함을 보면서 역시 정조 시대에도 피해자는 있었다는 느낌을 받네요.
"패관의 문체"가 왜 세태를 흐트러트린다고 정조로 하여금 판단하게 했는지,
21세기를 사는 저로서는 그건 잘 모르겠네요.

반딧불이 2010-11-03 16:50   좋아요 0 | URL
정조는 아무리 개혁군주라 해도 왕이었고 주자학자였어요. 왕권을 위협받는자로서 정통성을 확보하는것이 최우선이었겠죠. 자신의 왕권을 보호해주는 사상의 갑옷으로 주자학을 사용했구요. 그런데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놓을만큼 감각적이고 감상적인 소품문은 글을 읽은 사람들을 감상에 젖게 했을테구요. 자신이 추구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경박한 풍조에 빠져들게 된다고 여졌지요. 이것을 왕의 지배적 사고나 권위에 대한 저항이라고 봤을거에요. 그러니 탄압을 아니할 수 없었을테구요.

이옥을 불우하다 하시지만, 제 생각은 좀 달라요.정조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옥을 읽고 있지 못했을거에요. 비록 이옥이 원하는대로 관직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집안은 물고기 천마리가 노닐 정도의 연못을 만들정도로 부유했어요. 그러니까 관운은 없었지만 문운은 있었던 거죠.
 
완역 이옥전집 1 :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완역 이옥 전집 1
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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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환절기라고 답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과 여름과 가을의 건널목이 좋다. 둘 중에서도 고르라면 나는 당연히 후자를 고르겠다. 그러니까 요즈음과 같은 때다. 파장이 많이 짧아지긴 했지만 태양은 여전히 여름의 그것처럼 따갑고 바람은 완연한 가을이다. 절기로 치면 추분에서 한로 상강 지나 입동 직전까지이다. 나는 이때쯤 일 년 중 최고의 정신적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같다. 평생을 저질체력으로 손가락질 받아온 몸뚱어리는 일찌감치 제쳐두고 말이다. 나는 거의 이 환절기에 취하다시피 사는 것 같은데, 아무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나의 증세가 조금이나마 호전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무엇에 취한다는 것. 그것이 일이든 취미든 도박이든 가끔은 부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중 가장 부러운 남자를 최근 만났다. 이 남자는 묵향에 취해서 묵향을 토하며 살았던 남자다. 그의 이름은 이옥. “붓 끝에 혀가 달렸다.”고 그를 극찬한 사람도 있었지만 문체반정으로 정조에게 콕 찍혀 일생을 아웃사이더로 살았던 남자다. 한미한 무반계의 서족이라는 출생도 한 몫 했겠다. 하지만 그는 초시에 응시하여 수석을 차지하고서도 그의 글이 격식에 어긋난다고 꼴찌로 밀려나고 군역에 복무하는 충군의 벌을 받았다.


나는 처음 이 남자를 도서관에서 주워왔다. 그러니까 동네 도서관에서 책 정리를 한다고 필요한 책이 있으면 가져가라는 공지가 떴고 나는 거기 가서 『담배, 연경의 모든 것』을 가져왔다. 몇 년 동안 책꽂이에 죽은 듯이 박혀있더니 그가 책의 향기에 취한 탓인지 내가 환절기에 취한 탓인지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다. 

“이상하다! 먹은 누룩이 아니고, 책에는 술그릇이 담겨있지 않는데 글이 어찌 나를 취하게 할 수 있겠는가? 장차 단지를 덮게 되고 말 것이 아닌가! 그런데 글을 읽고 또다시 읽어, 읽기를 삼 일 동안 오래했더니 꽃이 눈에서 생겨나고 향기가 입에서 풍겨 나와, 위장 속에 있는 비릿한 피를 맑게 하고 마음속의 쌓인 때를 씻어내어,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이 즐겁고 몸이 편안하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에 들어가게 한다.” <墨醉香序 이옥전집1권, 268쪽>  

책을 어떻게 읽으면 눈에 꽃이 피고 향기가 입에서 풍겨 나온단 말인가? 위장 속에 있는 비릿한 피를 맑게 하고 마음속의 때까지 말끔히 씻어내는 책읽기의 경지라니! 마치 알코올이 모세혈관을 광포한 말처럼 달려 나가 혈관을 확장하고 심장을 펌프질 하고 뇌세포를 마비시킨 다음 지금까지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사람을 퀵 배송한 다음에야 느낄 수 있는 기분일 것 같다. 아무것에도 취해보지 못한 내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시여(詩餘)는 사(詞)이지, 술이 아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것을 ‘취(醉)’라고 이름 붙이니, 그 글이 사람의 폐부를 적시고 사람의 정신과 영혼을 흥겹게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마치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자가 그 누구인들 취하지 않으리오. 나도 이제 진실로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취하게 되었다.
크게 취해서 취함이 극에 달한 자는 반드시 토하게 되는 것이니, 마치 옛날에 이불에 토했다는 것과 혹 수레에 토했다는 것이 그 예이다. 그런데 나는 술이 있어서 취하면 토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니, 나의 주벽이 그런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읽고서 이것을 지은 것은 또한 내가 취하여 토한 것이다. <묵토향의 앞에 적는다, 이옥전집1, 270> 


술 마시고 토하는 일은 나도 잘 할 수 있다. 소주 세 잔, 막걸리 두어 잔, 맥주 두어 병 정도면 아주 공손한 자세로 변기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몸과 정신을 취하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토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지구상의 모든 이에게 추파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는 그 흔한 알코올마저도 자기로 하여금 취하는 것을 내게는 허락하지 않으니 술에게서조차 버림받은 나는 그가 정조에게서 버림받은 것을 은혜 입은 광신도처럼 찬양해야할 판이다.

토하는 것은 진실로 취한 사람의 보통 일인데, 위가 약하거나 결벽증이 있는 자는 남이 토하는 것을 보고 또한 그 때문에 토하기도 한다. 나는 남들이 나의 이 <묵토향>편을 보고 땅바닥에 손을 짚고 꽥꽥 구역질을 하지 않으리라고 말할 수 없다. < 묵토향의 앞에 적는다. 이옥 전집1 271)

중국여행길에서는 아침에 호텔에서 주는 흰죽 한 그릇만 먹고 4박 5일을 버틸 만큼 위도 부실하고, 아이들이 젖을 먹고 게우면 나도 같이 토악질을 할 만큼 결벽증(근데 이거 내가 아는 결벽증이랑 다르잖아?)도 있다. 지금 내가 두어 시간 만에 휘둘려 쓴 이 글이 이 옥의 토사물을 보고 내가 땅바닥에 손을 짚고 꽥꽥 구역질을 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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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10-25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보니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보관함에 담아갈게요.
환절기, 건널목, 건너다... 이말에 사로잡히네요.
이게 길을 건널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딱 제게 오는 것 같아요.

반딧불이 2010-10-25 23:39   좋아요 0 | URL
음주교정에 이어, 음주스크랩은 아니시죠?
농담이었어요~ ㅎㅎ

프레이야 2010-10-26 19:16   좋아요 0 | URL
헤헤 음주는 아니었고 그 뒤에 밤늦게 했어요ㅋ

비로그인 2010-10-2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취하는 글이네요 ㅋㅋ
환절기를 좋아하고 술 몇 잔이면 불콰해지지만 취해본 적 없고...
반딧불이님의 체질과 제 체질이 많이 닮았네요 ㅎㅎ

"마치 알코올이 모세혈관을 광포한 말처럼 달려 나가 혈관을 확장하고 심장을 펌프질 하고 뇌세포를 마비시킨 다음 지금까지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사람을 퀵 배송한 다음에야 느낄 수 있는 기분일 것 같다."

동감입니닷!!^^

반딧불이 2010-10-25 23:41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후와님도 저질체력??? ㅋㅋ
이거 자꾸만 후와님이 궁금해지는데요.

cyrus 2010-10-2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옛 글을 읽으면 참 좋은거 같습니다.
외국의 시랑 그 읽는 분위기와 느끼는 정서도 다르니까요.
그러고보니 저도 한시 안 읽은 지 꽤 됐네요.
세계문학작품만 읽다보니 참...-_-
반딧불이님의 글을 읽고나니, 한국고전문학들도 읽고 싶어지네요,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도 이옥 전집이 있던거 같기도 해서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ㅋ

반딧불이 2010-10-25 23:46   좋아요 0 | URL
처음 읽을 땐 '사랑스러운 찌질이'라고 불렀드랬는데 아무래도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이름짓기를 다시해야할 듯해요. 책값이며 분량이 묵직하니까 도서관 가시면 한번 훑어보세요. 정말 재미있는 아저씨여요.

양철나무꾼 2010-10-26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랑스러운 찌질이'가 더 맘에 드는 걸요~
이옥도 궁금하지만,전 이 가을 님도 좀 궁금합니다.^^

반딧불이 2010-10-26 12:37   좋아요 0 | URL
하는 짓을 보면 찌질이가 분명한데..글을 보면 찌질이라고 할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이름을 붙여주는건 상당한 애정의 표현인데 마땅한 이름이 없어서 고민에요.

이옥은 도서관에서 금방 궁금증을 해소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저에 대한 궁금증은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 저도 고민이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0-26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문학 전공수업을 들으며 이옥의 이름을 들은듯도 해요. '소품문학'과 관련해서요.
벽사 이우성 문하의 제자들이 번역을 했군요? 고전문학은 정말 순교자적 정신으로 번역을 하는 분야지요. 품이 많이 들지만, 알아주는 이도 없구요.
겨울 날씨네요. 전 감기 들어서 병원에 잠깐 들렸답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반딧불이 2010-10-26 12:40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 이 책을 번역하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싶더라구요. 번역이 없었더라면 이 아름다운 글들을 한편도 못봤을거 아니에요.
정말 오랜만에 저를 흥분시키는 글을 발견해서 감기는 근처에도 못오고 있습니다. 근데 이맘때쯤이면 감기정도는 한번 앓아주시는 것도 계절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어요? 그래야 겨울을 건강하게 나실 수 있으실테니까요. 너무 심하게 앓지는 마시구요.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어볼까 했는데, 가격이 만만치가 않네요.
속물이라고 불릴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도서관에 들여놔 달라고 신청해야겠네요 ^^;

반딧불이 2010-11-03 16:52   좋아요 0 | URL
속물이라니요. 당치도 않은 말씀! 저도 책값내는데 손이 벌벌 떨리던걸요~ 이거 사느라고 다윈평전을 못사서 저도 도서관에 구입요청했놨어요. 근데 요청하나마나 가서 한번 들여다보면 아마 밑줄긋고 싶어서 또 사고 말거에요.

도란도란 2010-11-1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반딧불이님!^^ 알찬 블로그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반딧불이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리플 남기고가네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반딧불이 2010-11-22 12:35   좋아요 0 | URL
네..감사합니다만 저의 관심분야는 아니네요.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넙치 2011-01-1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반딧불이님 리뷰 봤더니 밑줄 그은 곳이 똑같아요!ㅎ
반딧불이님 저질체력도 완전 공감.ㅋ

반딧불이 2011-01-19 15:29   좋아요 0 | URL
이럴땐 하이파이브 해야되는데 말이에요. 근데 넙치님도 저질체력이세요?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중1 소설 (최신판)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시리즈
류대성 외 엮음 / 창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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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총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심리와 갈등, 정서와 분위기, 역사적 상황이라는 각각의 주제아래 4편씩을 묶었다. 작품을 읽으면서 눈여겨 보아야할 주제들이다. 주제에 맞게 작품이 잘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심리와 갈등’에 실린 4편은 모두 가슴이 뭉클한 이야기들이다. 아이들은 이현주의 <육촌형>을 가장 좋아했는데 그 이유가 폭력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이 매를 맞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인지 때리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인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정서와 분위기’에 있는 단편들에서는 각 편마다 전라도 강원도 등의 사투리가 등장한다. 전성태의 <소를 줍다>는 농촌을 배경으로 찰진 전라도 방언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이 전라도 사투리가 외국어보다도 더 낯선 모양이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을 영어로 한다. 한 녀석은 7번을 읽었고 마지막에는 소리 내어 읽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좀 이해가 되더라나....... ‘소’하면 생각나는 것이라곤 스테이크 밖에 없다는 아이들이다. 온갖 힌트를 주며 침대위에 신경증 환자를 눕혀놓은 프로이드처럼 추궁을 했더니 간신히 광우병과 촛불 얘기도 나온다. 아이들은 길거리에서 핸드폰이면 몰라도 소를 어떻게 주워오며 왜 주워 오느냐고 되묻는다. 또 한 녀석은 아들이 소를 주워왔으면 그냥 아무 말 말고 키우면 되지 왜 그걸 되돌려주지 못해 안달이냐고, 도무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단다. 이런 아이들에게 <워낭소리>를 보게 했더니 한 장면도 이해할 수 없었고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며 이런 영화를 보게 한 내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

‘역사적 상황’이라는 주제 하에 묶인 <수난이대>, <학>, <기억 속의 들꽃>은 한국전쟁이 배경이고 함께 묶인 <진구네가 겪었던 그해 여름 이야기>는 70년대 산업화시대의 도시빈민의 이야기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당시의 시대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서 소설로만 읽기에는 안타까운 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에겐 <라이언 일병 구하기>같은 전쟁영화가 훨씬 더 현장감 있게 다가가는 모양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소설은 소설이고 현실은 더욱 소설 같다는 반응이다.

아이들에게 읽은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쓰게 하면서 작가소개를 곁들이라고 시켰다. 나는 작품 앞에 간단하게 적혀있는 작가소개나, 가지고 있는 책에 실린 연보를 참조하라고 덧붙였었는데 아이들은 모두 네이버 지식인을 이용했다. 작가 윤흥길에 대해서는 지식인 검색에 안 나온다고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고 한다. 사용자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아이들을 통해 네이버 지식인의 폐해를 맛보는 것은 씁쓸했다. 

이 시리즈를 읽힌 일차적인 목표는 시, 소설, 수필 등의 각 장르의 차이를 이해하고 각 장르별 독서의 방법을 나름대로 경험해보게 하는 것이었다. 문학작품을 통해 당대를 이해하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생각해보도록 하려던 것은 한참 뒤로 미루어야 할 듯 싶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Teaching is Learning이라는 말이 내게는 거의 진리처럼 느껴진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기성세대라는 것을 절감하면서 이 아이들이  나와 같은 기성세대의 가치관이나 통념에 저항하는 청년으로 자라나기를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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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4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0-10-25 09:10   좋아요 0 | URL
ㅎㅎ 저 국어교사 아니에요. 그러니 띄어쓰기 맞춤법 이모티콘 남발 하셔도 아무 상관없어요.
외국에서 살다온 제 조카녀석과 같은 조건에 있는 친구녀석이 함께 읽었어요.

2010-10-25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5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0-10-25 09:15   좋아요 0 | URL
선생이 말뜻 그래도 먼저태어났다는 뜻이라면 몰라도 직업은 아니에요. 근데 저와 공부하는 녀석들은 학교 안 가고 그냥 저랑 공부해서 검정고시보겠다는 넘도 있어요~ ㅋㅋ

허전하고 헛헛하셨다는건 그만큼 애정이 많으셨던 게지요..

라로 2010-10-2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도 가르치시는 군요!!
화상으로도 가르치신다면 제 아이들도 부탁드리고 싶네요~.^^;;
그나저나 잘 지내시죠??

반딧불이 2010-10-25 15:51   좋아요 0 | URL
어 나비님 어디다녀 오신거에요? 근데 이 잘생긴 남정네는 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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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만족, 클릭 소리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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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깔끔하고 재질도 좋은데 어댑터와 마우스 넣을 공간이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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