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 귀찮지만 집밥이 먹고 싶어서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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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서툰 사람이 보면 좋을 요리책.

냉장고에 재료가 많이 없어도 도전해볼 수 있는 레시피 위주의 요리책.'


원래 집에서 음식을 잘 해 먹는 편이 아닌데, 코로나 19로 거의 집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요리를 한다.

매일 세 끼를 해 먹는 생활이 몇 달 지속되니 매일 비슷한 걸 돌려서 먹고 있다. 요리를 하는 나도, 먹는 사람도 지겨워진다.

흥미가 없어 잘 읽지 않았던 요리책을 펼쳤는데, 이 재료도 없고 저 재료도 없고... 읽다가 포기했다.


나에게는 냉장고에 흔히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필요하다.

이번에 상상출판에서 나온 [가정간편식]을 읽었다.

귀찮지만 집밥이 먹고 싶어서 [가정간편식]이라는 책이다.

나는 집밥이 먹고 싶은 건 아니고, 집밥을 해야 해서 필요한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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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에 다섯 가지 가정을 넘기지 않고 갖은 양념을 배제한 심플하고 건강한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 연구가 이미경의 신간이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해결할 수 있는 요리, 식사만큼 중요한 간식까지 우리 집 부엌에서 직접 만드는 진짜 가정간편식.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고민 없이 만드는 레시피를 모았다고 하니, 나 같은 사람에게 적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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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강하게, 더 맛있게 가장 간편한 진짜 집밥.

요리책을 보다가 준비과정이 어려워 보이면 그냥 하던 대로 먹던 거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다르다.

해볼 만한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리책 중에 과한 플레이팅으로 눈길을 끄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은 내가 범접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니라 부담스럽다. 

[가정간편식]은 정말,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 레시피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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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요리가 담겨 있는데, 고기별로 나눠진 목차가 보기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계량 법, 식품 보존기간, 기본양념, 재료 손질법, 재료 써는 법, 해물과 육류 손질법을 시작으로 

냉장고 속 단골 식재료 '냉파요리',  가시비 만족 '한 그릇 요리', 네 번째 식사 '간식'까지 차례로 나온다.


냉파요리는 크게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 무와 배추, 감자, 양배추와 애호박, 오이와 부추, 버섯과 두부, 달걀과 콩나물, 어묵과 묵은지로 나뉜다. 그 안에 그 재료를 이용해 만든 요리 목록이 소개된다.

나뉜 목록만 봐도 가정에서 대부분 가지고 있는 재료라는 걸 알 수 있다.


돼지고기를 보면, 제육덮밥, 돼지 간장 불고기, 국물 제육볶음, 돼지고기 순두부찌개, 삼겹살 조림 등 15개 정도의 레시피가 실려있다.

닭고기도 치킨 스테이크, 닭 가슴살 버섯 구이, 간장 닭강정 등의 레시피가 있다.

소고기는 소고기 국밥, 파채 듬뿍 얹은 떡갈비, 쇠고기 치즈 구이, 멘치 카츠 등이 소개되었다.


한 그릇 요리에는 참치 마요 덮밥, 해산물 짜장, 하이라이스, 반세오, 순대볶음, 된장 칼국수 등 한 그릇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나와있다. 요리 순서도 대략 1~4까지, 혹은 6까지 나와있어서 어렵지 않다.


간식도 마찬가지다. 

간식 재료조차도 냉장고에서 찾기 어렵지 않은 재료들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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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별로 요리시간, 주재료, 양념재료, 대체 식재료, 만드는 방법, 팁이 소개된다.

요리는 2인분 기준이다. 


특히 마음에 든 부분은 대체 식재료를 적어주었다는 것이다.

요리책을 보면 없는 재료가 많아서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햄버그 그라탱에서도 쇠고기가 쓰여있지만, 냉동실에 있는 육류라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어느 것이나 좋다고 표시를 해뒀다. 모차렐라 치즈도 없으면 슬라이스 치즈로 대체하라고 친절하게 소개했다.


굴 무챗국에는 굴을 씻는 방법까지 함께 소개해 요리에 부담을 덜어준다.

나 같은 경우는 손질을 잘 못하면 재료를 구매하질 않는다...


배추 된장 무침, 나박 물김치, 무말랭이 무침, 마요 쌈장 구이 같은 건 

누가 해주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요리인데, 꼭 해봐야겠는 생각이 든다.

오이 비트 소박이는 특히 물이 좀 생기게 담그면 국수도 말아먹을 수 있다니...


지금 냉장고가 꽉 들어차서 음식이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인데.

냉파 도전을 해야 할 때인가 보다.


요리를 좋아하는 9살 딸도 쉽게 이해된다고 하니 함께 만드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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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은미 옮김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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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인기 드라마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원작 소설을 읽어봤다.

책 제목은 드라마 제목과 같다.

한창 동화만 읽다가 오랜만에 소설을 집어들었다. 책 제목이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책을 읽을 때 주인공이 나같이 느껴질 때, 그 주인공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주인공은 36세 독신여성, 14년 동안 있었던 회사에 지쳐 그만두었다.

그리고 고용센터에서 조건에 맞는 일을 추천받아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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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감시하는 일

제2화 버스 음성 광고를 제작하는 일

제3화 쌀과자 봉지 뒷면을 기획하는 일

제4화 포스터를 붙이러 돌아다니는 일

제5화 커다란 숲속 오두막에서 하는 간단한 일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 된다.

1년동안 다섯가지의 일을 경험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정말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걸 느끼고 있는 요즘, 나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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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좋아하는 일에 배신을 당하면

한순간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죠."

주인공은 일에 지쳐서 그만두었지만 일을 안할 수는 없다.

최대한 사람과 적게 부딪히는 일을 고르지만 작은 관계 안에서도 마음이 흔들린다.

일과 자신을 분리하고 싶지만 어느새 깊이 들어가버리고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그런 상태.

딱 꼬집어서 이유를 말하기는 그렇지만 퇴사를 하고, 다시 일을 한다.

"그러니까 일에 대한 보람은 충분히 있었는데 장애물이 끼어드는 바람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고 일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씀이지요?"

...중략...

"과도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하다보니 예기치 못한 곳에서 훅 치고 들어오면 정신적인 타격이 커서 자신감이 깎이더라고요."

번아웃증후군.


주기적으로 일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도 자주 찾아오는 현상이다.

급격히 타올라서 뭘 하다가 훅 떨어지면서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는 경험이 자주 찾아온다.

지금도 그런 시기인데, 책을 읽으니 얼마나 공감이 가던지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420쪽의 꽤 두꺼운 책이지만 정신없이 읽었다.


아직 많은 일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새로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게 많다.

쉬운 일은 없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일이 되면 더이상 좋아하는 일이 되지 않고,

그렇지만 놓을 수 없다는 것까지.

일의 종류가 다르고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터질 지 아무도 모른다.

내게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남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일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를 추천한다.

일에 열중하지만 쉽게 지쳐버리는 내가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일의 의미, 자신과 일의 관계를 돌아보는 이야기.

사회라는 우주에서 마음을 흔드는 일을 계속하며 자신이 있을 곳을 찾는 공감 직업소설.

번아웃증후군을 겪는 주인공이 5가지 직업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함께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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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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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매력을 진작부터 느끼고 있었는데, 실천까지 이어지기란 쉽지 않다.

나 혼자 사는 집이 아닐뿐더러,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채움의 욕구가 멈춰지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요즘은 더 그렇다.

제일 잘 채워 넣지 않았던 음식을 한창 채워나갔다. 코로나 19로 외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한번 마트를 갈 때마다 잔뜩 사들고 왔던 것이다.

꽉 채운 냉장고를 보면 답답했다.

한창 집에서 음식을 해 먹자가 지쳐 배달음식을 먹을 때면, 많은 플라스틱 용기에 또 한번 답답했다.


어떻게 해야 가볍게 살 수 있을까.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제목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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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정말 재밌게 그려졌다. 띠지 표지에는 너저분한 모습, 표지는 깨끗한 모습.

정말 꼭 필요한 물건만 두고 깔끔한 삶을 원한다.


맥시멀 리스트의 무작정 일상 변화 도전기

"내 옷장을, 집을, 인생을 구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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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이 같이 들어가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자꾸 따라하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 유튜버 에린남의 단순한고 기분 좋은 미니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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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한 이유

챕터1. 물건을 비워내다

저 같은 사람도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을까요?/냉큼 얻어 온 물건들의 결과를 오답 노트하기/주방에 들어가기 싫다/수납 장을 함부로 집에 들이지 마시오/입을 옷이 없는 이유/옷은 많은데 좋아하는 옷은 없다/마음 같아서는 옷장을 통째로 버리고 싶지만/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물건 비우기/ 물건을 비울 때 스스로 해보면 좋은 질문/중고 거래에 발을 들이다/좋아하는 물건이라도 관리를 못 한다면


챕터2. 버려지는 쓰레기도 줄이고 싶어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내딛는 한 걸음


챕터3. 미니멀 라이프마저 비교를 하다니/미니멀 라이프. 나의 구세주!/집으로 들이기 전, 물건과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했다/내 옷장에는 더 이상 아무 옷이나 들어갈 수 없다!/미니멀 라이프 이후 얻게 된 뜻밖의 자유/어쩌나 보니 미니멀리스트 부부/미니멀리스트 부부가 되고 달라진 점


챕터4. 다시 채우는 시간

2주간 궁극의 미니멀 라이프/목표는 캐리어와 배낭, 기내용 가방 하나에 내 짐을 전부 넣는 것/집을 구하고, 새로 채우기/빈티지 미키 마우스 시계/인터넷 쇼핑몰 VIP를 포기하다/물건보다 소중한 관계가 있다/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챕터5. 내일을 위한 중심 잡기

물건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스티브 잡스처럼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싶은데/미니멀리스트 유튜버가 되다/나의 생활에 맞게 살아가는 중입니다/삶의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은 내 몫의 여행 짐을 싸는 것


에필로그. 그래서 집안일이 할 만 해졌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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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움직이기 싫은 날이었다. 침대에 누워서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를 펼쳤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미니멀리스트로 돌아선 작가.

나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예전에는 물건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물건이 많아질수록 일로 연결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분명 설거지한다는 것을 말린 사람은 나였는데, 까맣게 잊고 남편에게 못되게 굴었다. (중략) 문제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거였다."

"살림살이는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만큼 금세 불어났고, 동시에 할 일도 그만큼 늘어났다."


정말 공감이 간다.

프롤로그에 쓰여있는 이야기다.


물론 물건을 최소한으로 가지고 있으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모조리 없애는 게 맞는 것도 아니다.

미니멀리스트가 정해진 규칙이 있는 건 아니다.


있어야 할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을 구분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무엇보다 미니멀리스트가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 중 하나는 환경문제 때문이다.

무심결에 쓰는 일회용 비닐봉지가 너무 많았고, 플라스틱 용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마트만 다녀오면 쌓이는 플라스틱 용기에 죄책감도 느껴졌다.



모든 건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움직여야 오래간다.

책을 읽으면서 내 식대로 미니멀라이프를 즐겨보려 한다.


물건 말고 다른 걸로 인생을 채워보자는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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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왜 왔니? 샘터어린이문고 60
황지영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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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있는 응어리를 꺼내놓는 이야기.


[우리 집에 왜 왔니?]는 아이들의 성장을 그렸다.

얼마 전에 [도개울이 어때서!]라는 책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는데, 둘 다 황지영 작가의 동화다.

원래 동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황지영 작가가 쓴 동화는 정말 술술 읽게 된다.

한자리에 앉아서 160페이지 가량을 끝까지 쭉 읽었다.


일인칭시점의 동화인데, 한별이라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한별이는 소심하고 부끄럼이 많은 아이다. 

아이들의 심리묘사가 굉장히 잘 되어있는데, 일인칭 동화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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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왜 왔니?] 

주황색 테두리 안에 앉아있는 두 여자아이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궁금했다.


내가 새 책을 꺼내면, 9살 아이가 훑어보곤 한다.

특히 재미있는 책은 신기하게도 먼저 알아보는 재주가 있다. 이 책 역시 아이 눈에 마음에 들었다.

책을 들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고, 우리 집에 왜 왔니? 노래를 부르면서, 표지만 보고도 좋아했다.

노래 때문에 동화 제목을 이렇게 지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00꽃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책에서는 뭘 찾으러 왔는지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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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도 주황색 사각 테두리가 있었는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 안에 아무 그림도 없이 여자아이가 고개를 파묻고 있다.

주인공 한별이 일 것이다.


"어느 날부터 그 애가 우리 집에 놀러 오기 시작했다.

대놓고 막을 수도, 왜 오냐고 물을 수도 없는 상황.

'나'와 '그 애'사이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심리전"


네가 왜 우리 엄마 앞에 앉아 있어?

네가 왜 내 머리끈을 했어?

네 앞에 왜 불고기가 있어?

왜, 왜 자꾸 내 자리를 넘보는 건데......!



한별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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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내가 모둠장이라니

2. 우리 집에 온 예빈이

3. 작전 실패

4. 내 자리야

5. 헤매고 헤매고

6. 풍덩!

7. 돌이 굴러온 이유

8. 출구로 가는 길은, 있다.


주인공 한별이는 뭐든지 잘하는 여자아이 예빈이, 장난이 심한 남자아이 유석, 지원과 한 모둠이 됐다. 게다가 모둠장까지 맡게 된다.

한별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누리와 단짝이다. 

한별이 엄마는 누리 할머니와 함께 마을 도서관 작은 카페에서 일한다.

누리 할머니는 웰다잉 강의를 듣고 와서는 복수 노트를 쓴다.


복수 노트라길래 처음엔 조금 섬뜩하기도 했는데, 한 번쯤 써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쁜 일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 일을 놓지 못한다.

주인공 한별이도, 누리 할머니도 그런 성격이다. 나 역시도 비슷한 사람이다.

할머니의 복수 노트에는 이미 저세상으로 간 사람도 많다. 할머니는 다 찾아가서 사과를 받고 웰 다잉하겠다고 했다.

나쁜 일을 마음에 가지고 있어봤자 본인만 힘든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는 건 이겨낼 방법을 몰라서겠지. 그걸 잘 해결하는 방법 역시 동화를 읽으면서 배웠다. 


소심한 한별이네 집에서 예빈이와 단둘이 과제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예빈이가 조금 이상하다.

한별이네 집을 본인 집처럼 생각하고 한별이 엄마에게도 싹싹하게 군다. 한별이는 점차 불편한 눈으로 예빈이를 바라보지만, 말을 꺼내지 못한다. 

누리 할머니가 한별에게 한 조언이 내 마음에도 새겨진다.


"옛말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고 그러지만, 마음속에 있는 말은 새도 못 듣고 쥐도 못 듣고 옆에 있는 사람도 못 듣는 거다. 너무 쌓아만 두지 말고 말하고 살자, 응?"


누리 할머니 역시 한별이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복수 노트에 써놓은 어릴 적 친구를 찾아간다.

한별, 누리, 예빈도 복수 여행에 따라간다.


누리 할머니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한 메시지다.

그 메시지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 간다.

누리 할머니에게도, 한별에게도, 예빈에게도 필요한 점이었다.


각기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있는 응어리를 어떻게 꺼내놓는지 동화에 담겨있다.

자신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변화하는 과정까지.

책을 읽는 아이들도 그 메시지를 받아 갔으면 좋겠다.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정확하게 내 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것.

 

감추고 있지 말고 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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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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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와 25년 상담전문가가 나누는 지혜롭고 명쾌한 인생 문답 책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은 다른 심리 책과 확연히 다르다.

5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이자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근후는 듣는 사람 마음으로 읽어주세요라고 여는 글을 썼다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 따라 다르게 들리니그 마음으로 읽으라는 것이다.

한국 분노 관리연구소 소장 이서원은 이근후 교수에게 인생과 관계를 주제로 즉문즉답을 하여 책을 써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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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질문과 답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일방적인 답이 아니라 크게 묶은 대화 형식이라고 해야 어울릴 것 같다이서원 소장이 질문하고이근후 교수가 대답하는 형식인데 읽으면서 이게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 맞나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편견일 수도 있지만사고방식이 포괄적이고 열려 있어서 놀라웠다더 놀라웠던 건 교수님은 1935년생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살면서 답답했던 것과 이해하지 못했지만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두루 훑어준다세대 차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이 또한 편견이었다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사고방식이 문제였던 것 같다.

 

코로나 19로 모든 일에 예민하고 지쳐있다이런 비슷한 다른 책들은 일방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 공감이 가질 않았는데이 책은 읽으면서 상담 받는 느낌이 들었다내 이야기를 꺼낸 게 아니라 책을 읽었을 뿐인데 꼭 내 속을 조금씩 꺼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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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면 공감 가는 내용이 많다.

 

1장 불안하고 상처받은 마음 관리

유독 불안을 잘 느끼는데 비정상인가요?/욕심 없이 사는 게 가능한가요?/미워하는 사람이 용서가 안 돼요/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오래가나요?/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2장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다

자존감을 가지고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걸까요?/열등감을 해소하고 싶어요/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다 모으면 내가 되는 걸까요?/어떻게 해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DF요?/창의성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장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열심히 사는데도 왜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까요?/재미없는 공부를 왜 해야 하나요?/재미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뭔가요?/나 자신이 싫은데 남과 잘 지낼 수 있을까요?/나에게 자연은 무엇인가요?/세상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나요?

 

4장 가족 간에도 거리가 필요하다

3대가 모여 살아도 괜찮을까요?/정 때문에 멀어진다고요?/혼자 살아도 괜찮은 건가요?/결혼하지 않아도 될까요?/가족에게는 왜 말조심을 안 하게 되는 걸까요?/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데

 

5장 아이는 부모가 허용하는 만큼 자란다

게임만 하는 아이를 보면 속이 탑니다/ 2병이 왜 생기는 걸까요?/ 유 없이 반항하는 자식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가 가족을 대표해서 앓는다고요?/ 이에게 아빠가 왜 필요해요?

 

6장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부부

부부로 산다는 게 뭘까요?/우리 부부는 말이 통하지 않아요/자기만 아는 사람과 어떻게 같이 살죠?/바람을 왜 피우는 걸까요?/부부는 서로에게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졸혼도 괜찮은 걸까요?

 

7장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왜 다들 내 말을 안 듣는 거죠?/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높은 자리에 가면 사람이 달라지는 걸까요?/남녀 차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강아지를 키우면 뭐가 좋은가요?

 

8장 관계가 풀리면 일도 풀린다

갑질 때문에 죽겠어요/걸핏하면 지각하는 직원 어떻게 고치나요?/하는 일이 적성에 안 맞는데 그만둬야 할까요?/회사가 마음에 안 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좋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요?/듣기 싫은 이야기도 들어야 리더다

 

9장 오늘이 행복한 이유

우리 인생을 몇 단계로 나눌 수 있을까요?/사랑이 뭘까요?/돈이 있어야 행복할까요?/품격 있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SNS를 보면 나만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행복하게 사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책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보면 어디다 적어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

불안을 잘 활용하면 예술가도 될 수 있고시인도 될 수 있어요내 불안에 대해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웃어주세요그게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마음 편한 방법입니다.” 22p

 

나와 나를 비교하라”65p

열등감을 가진 사람이 많다그런데 자신과 거리가 너무 먼 사람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 흠모의 대상이라고 한다. ‘같은 업종끼리 비교하라.’는 조언이다열등감을 건강하게 잘 활용하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자꾸 나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를 하니 속상하고 힘들어지기만 한다과거의 나오늘의 나나와 비교를 하면 건강한 우월감과 건강한 열등감을 가질 수 있다.

SNS를 하면서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이 제법 많다그걸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한다. SNS에는 불필요한 정보도 많은데 내가 다 소화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내가 필요해서 하면 반은 재미있다“ 104p

누구를 위해서 하는 공부는 아예 재미가 없지만내가 필요해서 하는 공부는 반은 재미있다는 것이다공부뿐 아니라 다른 일도 마찬가지로 적용해볼 수 있다나는 역사 공부에 흥미가 없었는데글을 쓰면서 내가 역사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힘들지만 재미있다다만 교과서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보고 찾아보는 재미에서 즐거움을 느꼈다는 사실이다효과도 물론 더 좋다.

 

정을 앞세우면 갈등이 따라온다.” 140p

예를 들어부모가 자식한테 뭘 가져가라는 정을 일방적으로 주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자식은 원하지 않는데 왜 가져다주냐고 할 수 있고부모는 가져다주는 정을 몰라준다고 섭섭해한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사람이 한이 많은 이유도 정 때문이란다정에 대한 문제로 갈등이 생기고응어리가 쌓이고 한이 되는 것.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울분을 푼다는 것에 대해.

마음의 돈도 줬어야 한다.”270p

눈에 보이는 돈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돈이 있는데 바로 마음의 돈이다.

칭찬과 격려가 해당한다.

 

 

마음의 상처를 소소한 일상의 기쁨들로 덮으며 사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

상처를 덮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연습이 필요하다오롯이 나를 위해서.

 

남의 행복을 따라 한다고 내가 행복해지지는 않아요.

내가 느끼는 즐거운 마음이 행복인 거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내가 즐겁다면 행복입니다.“

 

힘든 시기지만, ‘를 중심으로 가 즐거운 일을 찾고 싶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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