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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은미 옮김 / 샘터사 / 2020년 5월
평점 :
일본 NHK인기 드라마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원작 소설을 읽어봤다.
책 제목은 드라마 제목과 같다.
한창 동화만 읽다가 오랜만에 소설을 집어들었다. 책 제목이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책을 읽을 때 주인공이 나같이 느껴질 때, 그 주인공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주인공은 36세 독신여성, 14년 동안 있었던 회사에 지쳐 그만두었다.
그리고 고용센터에서 조건에 맞는 일을 추천받아 일을 한다.


제1화 감시하는 일
제2화 버스 음성 광고를 제작하는 일
제3화 쌀과자 봉지 뒷면을 기획하는 일
제4화 포스터를 붙이러 돌아다니는 일
제5화 커다란 숲속 오두막에서 하는 간단한 일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 된다.
1년동안 다섯가지의 일을 경험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정말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걸 느끼고 있는 요즘, 나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어느 날 좋아하는 일에 배신을 당하면
한순간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죠."
주인공은 일에 지쳐서 그만두었지만 일을 안할 수는 없다.
최대한 사람과 적게 부딪히는 일을 고르지만 작은 관계 안에서도 마음이 흔들린다.
일과 자신을 분리하고 싶지만 어느새 깊이 들어가버리고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그런 상태.
딱 꼬집어서 이유를 말하기는 그렇지만 퇴사를 하고, 다시 일을 한다.
"그러니까 일에 대한 보람은 충분히 있었는데 장애물이 끼어드는 바람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고 일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는 말씀이지요?"
...중략...
"과도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하다보니 예기치 못한 곳에서 훅 치고 들어오면 정신적인 타격이 커서 자신감이 깎이더라고요."
번아웃증후군.
주기적으로 일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도 자주 찾아오는 현상이다.
급격히 타올라서 뭘 하다가 훅 떨어지면서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는 경험이 자주 찾아온다.
지금도 그런 시기인데, 책을 읽으니 얼마나 공감이 가던지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420쪽의 꽤 두꺼운 책이지만 정신없이 읽었다.
아직 많은 일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새로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게 많다.
쉬운 일은 없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일이 되면 더이상 좋아하는 일이 되지 않고,
그렇지만 놓을 수 없다는 것까지.
일의 종류가 다르고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터질 지 아무도 모른다.
내게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남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일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를 추천한다.
일에 열중하지만 쉽게 지쳐버리는 내가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일의 의미, 자신과 일의 관계를 돌아보는 이야기.
사회라는 우주에서 마음을 흔드는 일을 계속하며 자신이 있을 곳을 찾는 공감 직업소설.
번아웃증후군을 겪는 주인공이 5가지 직업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함께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