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풍경들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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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라져 가는 풍경들>은 고양이 작가 이용한이 15년 동안 발로 찾아낸 옛 풍경들에 대한 기록집이다.

마을 기록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더욱 끌렸던 책이다.

내가 마을을 기록하는 이유는, 사라짐 혹은 변해가는 과정이 자료화되지 않아 안타까웠던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그렇다.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어느 순간 끊겨버리기 마련이다.

마을의 풍경도 그렇지만.

종종 시골에 남겨진 빈 집들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면 남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사라져 가는 풍경들>의 저자 이용한은 "내가 목도한 숱한 풍경이 시간의 무덤에 묻히기 전에 이렇게 기억의 창고에 하나씩 저장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옛날 것에 대해 내가 지켜갈 것도 아니면서 누군가가 지켜주기를 바라는 건 허망한 희망이지만, 나도 지키지 못할 것을 누군가에게 지키라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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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듯 우리는 시간 앞에서 슬퍼할 겨를이 없다."

시간은 붙잡아둘 수도 없고, 변화를 막을 수도 없다. 다만, 안타까운 마음까지는 어찌하지 못하겠다.

나도 그런 마음으로 마을을 기록하고 있다. 

전통 방식이 지금 보면 참 불편하고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될 수 있다. 충분히 그럴만하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을 끝까지 하고 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기계로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짚신을 삼거나, 새끼를 꼬거나, 맷돌을 사용하는 등의 일들이 이제 대부분 사라졌다.

그런데 그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더라도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우리네 문화 속에는 삶이 담겨 있고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왼 새끼를 꼬는 이유, 짚신을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던 시기 등은 당시의 삶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어서 필요 없다 할지 모르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우리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뭘까.

레트로 경향이 확장되는 이유를 책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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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를 보면 

1. 옛집 풍경

-초가, 샛집, 너와집, 돌너와집, 굴피집, 흙집, 귀틀집, 투막집, 고콜과 화티, 화로, 아궁이와 부뚜막, 굴뚝, 거적문과 뜸, 주저리, 김치광, 연자방아, 디딜방아, 맷돌과 확독, 장독대 등

2. 그 밖의 풍경들

-뒷간, 고무신, 세간, 왼새끼, 짚신 삼기, 설피와 전통스키 설매, 앉은뱅이 썰매, 닭둥우리, 다래끼와 종다래끼, 바가지, 등잔, 조리, 키, 호롱기 탈곡과 도리깨질, 극젱이와 호리

3. 명맥을 잇는 사람들

-초막, 소달구지 농사꾼, 떡매, 베 짜는 사람, 무명과 명주, 죽물, 한지, 쌀엿, 소곡주와 홍주, 메주, 손곶감, 옹기, 숯가마, 대장간, 죽방렴, 독살, 뻘배잡이

4. 마을문화

-오지마을, 인제 마장터, 시골길, 다랑논, 뱃사공과 줄나룻배, 섶다리, 나무다리, 집안 신, 성주, 조왕신, 서낭당, 곳집, 짐대와 벅수,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당산제, 줄끗기 놀이, 연평도 풍어제, 위도 띠뱃놀이, 당신상, 풍장형 가묘, 초분

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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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다니면서 옛날 집을 보았고, 세간들을 보았다. 

오래된 것임은 분명한데 대체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몰랐던 것이 많았다.

<사라져 가는 풍경들>을 읽으면서 다시금 기억을 떠올려봤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집도 생각나고.

사진으로나마 남겨 둘 걸...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지금도 남아있긴 할까, 이미 허물어져 버리진 않았을까.


나는 서울에서 쭉 살아서, 초가나 흙집, 옛날에 쓰던 물건을 잘 모른다. 그런데도 자꾸 관심이 간다.

나는 써보지 못했지만, 사라지면 아쉬울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책을 통해 지나간 시간을 떠올려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을 기록으로 남겨두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면 '지금'이 그리워질 때가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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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 - 정채봉 산문집
정채봉 지음 / 샘터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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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좋은 책을 만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정채봉 20주기 기념 산문집 <첫 마음>이 그랬다. 책을 받아들었을 때부터 왠지 설레었다. 정채봉 작가님이 세상을 떠나시고 20년 뒤 나온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천국에서 출간한 책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말씀이 딱 들어맞는 책.


"삶을 비추는 투명한 언어, 정채봉"

"덴마크에 안데르센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정채봉이 있다.-정호승(시인)"


정채봉 작가님 책 다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문장이 이 정도로 좋을 수가 있구나,라는 걸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다.

뭐랄까, 책 한 장 넘길 때마다 아까웠던 기분. 조용한 곳에서 나 혼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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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봉 작가님은 1973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분에 <꽃다발>로 당선되어 등단하신 분이다.

동화작가이기도 하고,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도 만들었다.

간암이 발병한 와중에도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 동화집 <푸른 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출간하였다.



샘터에서 얼마나 신경을 써서 출간했는지 느껴질 만큼 책의 디자인 또한 뛰어났다.

책장을 열면 가운데 초록 빛이 도는 종이를 썼다. 그리고 폰트도 마음에 들어서 무슨 폰트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첫 마음>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슬픔 없는 마음 없듯

마음 밭의 풍경/'나'가 '나'에게/창을 열라/마음의 문을 열고/미안한 시간/저녁 종소리/모래밭 능선 위의 한 그루 푸른 나무/물질을 티끌로 보아라/마침표와 첫 마음


-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

단비 한 방울/눈을 감고 보는 길/새 나이 한 살/바다를 생각하며/간절한 삶/마음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지요/생명/엽서 다섯 장/'순간'이라는 탄환/당신의 정거장


-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

내가 사랑하는 것들/사라지지 않는 향기/할머니/돌 베고 잠드는 생/흙이 참 좋다/몸의 녹슬기/참 맑다/작은 것으로부터의 사랑/꽃보다 아름다운 향기/별 하나의 위안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가을비/물을 생각한다/꽃과 침묵/그리운 산풀 향기/낙엽을 보며/새벽 편지/채송화를 보며/풀꽃/열일곱 살 소녀가 막 세수하고 나온 얼굴 같은 땅/가을날의 수채화/눈 속의 눈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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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으면서 펜을 들었다. 좋은 문장에 줄을 치고, 적어 놓고 싶었다.

이야기 하나하나 참 좋아서 읽고 또 읽고, 해야 했다.


모래밭 능선 위의 한 그루 푸른 나무 이야기는

인생길에 대한 내용인데, 지금 우리가 겪는 공황 중에서도 마음의 공황 역시 경제 공황 못지않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럴 때 어린아이의 마음이 우리를 구원해 줄 거라고.

이런 불황에 감동 깊은 이야기, 옛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도 코로나 19로 모든 부분에서 공황상태이지 않은가.

나는 요즘 유독 책을 많이 읽고 있어 정채봉 작가님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이 간다. 특히 동화책에 마음이 가는 이유가 그것이 아니었을까.



미안한 시간 이야기 역시 참 좋았다.

좋은 이야기를 뽑자면, 책 내용을 모두 꼽아야겠지만 유독 내 시선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시간 이야기였다.

작가님의 가까운 인척이 암 투병을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유행가 가사가 나를 두고 한 말인듯싶네."

그래서 작가님은 참 열심히 살지 않았냐며 회사를 일으키고, 자식들도 잘 키웠다는 말을 전했더니.

"나한테 너무 미안해."라고 했다는 것이다.


좋은 시간을 나한테만 너무 인색하게 살았다며.

정말 지금 해오고 있는 일이 정말 나를 위한 일인가?를 생각해보게 했다. 나보다도 바깥을 위해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 않느냐는 말이 인상 깊었다.



당신의 지금은 어떤 시간인가?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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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책과 필사 노트가 함께 왔다.

좋은 문장을 옆에 적어볼 수 있도록 구성된 노트였다.


간단하게 필사를 하면서 다시 책을 열어 전문을 읽어보고, 또 필사해보고...

여태까지 받은 책 부록 중 가장 좋은 부록이 아닌가 싶다.

필사 노트를 다 쓰고 나면 내 나름대로 또 필사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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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홈카페 - Coffee, Non Coffee, Fruit, Dessert
김도희 지음 / 샘터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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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길어지면서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최대한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자 집에 이것저것 갖춰 놓고 지낸다. 

외식이 어려우니 집밥만 먹으려고 하고, 사람들과 만날 일이 없으니 카페를 갈 일도 없어졌다.


나는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마시는데 집에 머신기를 들여놓고도 주로 아메리카노, 라테만 만들어 먹었다.

제일 간편하기도 하고 다른 커피 레시피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커피숍에 가면 주로 아인슈페너, 카페모카 등을 마시는데 집에서 못 해 먹으니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런 사람을 위해 나온 책이 <지금, 홈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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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하다.

카페에서 먹었던 커피, 음료, 디저트를 집에서 직접 만들면서 인스타를 통해 공유를 했다.


책에는

때론 진하게 때론 부드럽게-coffee

색다르고 특별한 맛과 향-non coffee

건강하고 상큼한 과일 음료-fruit

기분까지 좋아지는 달콤함-dessert

로 나뉘어 레시피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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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에 필요한 기본 도구와 재료, 에스프레소 샷, 크림 만들기, 과일청 만들기 등을 소개했다.


-커피는

아인슈페너, 크림라테, 큐브라테, 썸머라테, 아포가토, 마블링라테, 에그커피, 말차샷라테, 달고나커피, 말차슈페너, 바다라테, 버터플라이피라테, 브라운치즈라테, 크림모카, 크림오레그랏세, 자몽비앙코, 커피젤리라테, 흑임자라테


-논 커피는 

초콜릿라테, 냉침밀크티, 달고나밀크티, 흑당밀크티, 오레오쉐이크, 쑥크림라테, 옥수수라테, 메론소다, 딸기제티라테, 인절미라테, 죠리퐁스무디, 초콜릿카푸치노, 말차프라푸치노, 블루소다, 자색고구마라테


-과일음료는 

블루베리스무디, 키위에이드, 수박주스, 자몽허니블랙티, 레모네이드, 패션후르츠에이드, 메론라테, 복숭아라테, 리얼딸기우유, 딸기판나코다, 딸기에이드, 딸기말차라테, 딸기크림라테, 애플시나몬티, 토마토바질에이드, 자몽에이드, 모히토에이드, 뱅쇼


-디저트는 

크렘브륄레, 브라우니, 로투스아이스박스, 바스크치즈케이크, 레몬파운드케이크, 흑임자파운드케이크, 얼그레이파운드케이크, 플레인스콘, 레몬스콘, 복숭아레어치즈케이크, 티라미수, 초콜릿마들렌, 르뱅쿠키, 당근케이크, 프렌치토스트, 잠봉뵈르


의 레시피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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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가 복잡하지 않아서 시도해볼 만하다.

재료는 대략 우유, 에스프레소나 일반 커피, 생크림 등이 기본이며, 종류에 따라 추가된다.

대부분 기본으로 갖추어 두면 쭉 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이라 책을 보고 기본 재료를 갖추면 좋을 것 같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취미생활도 늘고 있다.

홈카페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취미를 즐겼으면 좋겠다.

코로나 19를 잘 이겨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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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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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년 1월호를 받았다.

2020년 12월에 받는 다음달 잡지를 항상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새해를 맞이할 준비는 아무 것도 되어 있지 않은데.

매달 받아보는 잡지는 나의 다음을 준비하게 했다.


새해를 맞아 샘터 잡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규 기사가 생겼는데, 다시 희망을 말하리, 오늘 읽는 고전, 드라마 작가의 마음 산책, 취준일기라는 페이지가 새로 들어온 것이다.

그중 가장 눈길이 가는 기사는 드라마 작가의 마음 산책이었다.

박희 드라마 작가의 글인데, 제목은'삶의 의미를 가르쳐준 서울역 노숙자들'이었다.


작가가 취재 기자 근무 시절 우연히 낸 '서울역 노숙자 르포 취재안'으로 취재를 가게 되고, 관찰 취재부터 그 안의 삶에 들어간 이야기가 쓰여있었다. 내가 글에 관심이 갖던 건 작가의 취재 내용이 아니었다. 물론 안 좋은 시선으로 보던 서울역 노숙자에 대한 기억도 떠올랐다. 서울에 살 때, 종종 볼 수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는 했다. 

작가는 그 기사를 마감하고 노숙자들의 모습을 그린 시나리오를 썼고,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되었다.

지금 신춘 앓이를 하는 사람이 많은 때다.

내내 준비했던 글을 꺼내어 응모를 하고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작가 지망생들.

박희 작가의 글을 보니 신춘을 위한 취재는 아니었다. 우연히 취재를 하고 마음이 가게 된 글감을 찾아 썼을 거라고 짐작한다. 그 취재가 자신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에 시나리오에도 드러났을 것이다. 심사평에서 '따스한 인간애를 생동감 있고 유쾌하게 그렸다'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먼저 내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인데 요즘 정체되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글도 잘 써지지 않는다. 코로나 19의 영향이 크다. 주변을 돌아봐도 생동감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샘터 월간지를 읽으면 정체되고 늘어지는 감정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된다. 내가 생활하는 영역은 작은데, 샘터에서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힘듦에서 극복을 해가는 과정, 소소한 에피소드 등을 읽을 때면 나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난히 힘든 겨울을 모두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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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는 편지 쓸 때 행복해 2 - 숲에게 편지를 써요 샘터어린이문고 63
기타야마 요코 지음, 이홍희 옮김 / 샘터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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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쯤인가, [해피는 편지 쓸 때 행복해] 1편을 보고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면서 여태까지 아이에게 받았던 편지가 생각나고 

나도 예전에 편지를 적었던 기억이 떠올랐었다.

게다가 강아지 해피가 편지 쓰면서 느끼는 감정과 답장을 보내고 기다리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해피는 편지 쓸 때 행복해 2] 숲에게 편지를 써요 편을 읽으면서

또 한번 기다림에 대해 생각해봤다.



기다림에 서투른 사람이 많다. 이제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다는 게 어색해질 지경이다. 

그만큼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에 살기 때문에 어쩌면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정도다.


나도 기다리고 있는 소식이 있는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

즐거운 상상을 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쪽으로 이어질 때는 축 처지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데 [해피는 편지 쓸 때 행복해]를 읽으니까 조금은 내 생각을 바꾸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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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는 숲, 나무, 강, 곰, 달개비꽃, 하늘에게 편지를 썼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행복한 강아지는 누구와 헤어진 다음에 떠오르는 말이 많아서 편지를 쓴다고 했다.

처음에는 숲님이었다.

강아지는 때때로 숲에 놀러 가기 때문에 숲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무엇이 있어야 숲이고, 무엇이 없어야 숲이 아닌지 가르쳐 줄 수 있냐고 질문도 했다.

해피가 보낸 편지에 대한 숲의 대답이 참 의미가 있다.


"꽃이 피어 있지 않으면, 꽃이 피어 있지 않은 숲이고, 

동물이 없으면, 동물이 없는 숲이야.

그런데 나무가 없으면, 숲이 아니지."



사람에게도 각자 뭔가 없어도 그대로의 나이지만, 꼭 있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래야 '나'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숲에게 그것이 나무였고, 나에게는 무엇일까.


해피의 생각에는 숲의 마음은 나무였다. 


해피는 나무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다. 그래서 나무에게 편지를 쓴다.

[해피는 편지 쓸 때 행복해 2] 숲에게 편지를 써요는 편지와 답장 모두 따뜻한 이야기로 담아 낸 책이다.



웃음이 지어지는 삽화와 해피의 움직임, 각기 다른 그림 우표를 보는 재미까지.



읽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 있다.

아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기도 하고, 마음이 얼어있는 어른에게도 좋은 책.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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