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20-2021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전국일주 가이드북> 2020-2021 최신 개정판이 나왔다.

여행전문가들이 뽑은 사계절 여행지 베스트 1200곳이 수록됐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상태라, 드라이브만 살짝 다녀오곤 한다.

드라이브나 여행이나 항상 가던 곳, 익숙하던 곳만 찾아가게 되는데

전국일주 가이드북을 보니 새로운 장소로 떠나고 싶어진다.

물론, 코로나19가 심각한 지금은 책보면서 눈으로만 즐겨야 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보다보면,

잘못된 정보가 많고 허위 과장 광고도 종종 보인다.

그걸 걸러서 읽자니 어렵고, 역시 기본은 책이다.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2016년 첫 출간 이후, 2020년에 세 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새롭게 생긴 여행지나 지도, 동선 등을 추가한 개정판이다.


두꺼운 책으로 보니 우리나라에 이렇게 갈 곳이 많았구나, 새삼 느낀다.

게다가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여행계획을 짤 때 참고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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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가이드북/상상출판/저자 유철상, 김충식, 신지영, 신지혜


상상출판은 여행가이드북이 많이 출판되는데 읽기가 편해서 선호한다.


전국 축제와 꽃놀이, 단풍놀이 정보,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 수록.

전국일주 여행정보를 지도로 쉽게 보기.

놓치기 쉬운 명소와 색다른 테마여행지를 추천.

지역별,관광지별 찾기 편한 인덱스 수록.

걷고, 달리고, 원포인트 휴식까지 철저한 코스 가이드 완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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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전국일주 코스 가이드북 <전국일주가이드북>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걸맞게 두툼하다. 504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에 꽉 찬 정보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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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목차를 보면..

-목차-

프롤로그/알수록 돈 버는 베스트 공짜 여행지/휴게소 베스트 맛집/사계절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꽃놀이, 단풍놀이 강추 여행지/지역별 축제정보/한국관광공사 추천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


part 1. 동해안 7번 국도(고성/속초/양양, 강릉/동해/삼척, 울진/영덕/포항, 경주, 울산, 부산)


part 2. 1번 경부 고속도로(북수원IC~신탄진IC, 옥천IC~신녕IC, 보은IC~동안동IC)


part 3. 50번 영동 고속도로(횡성IC~대관령IC, 진부IC~제천IC)


part 4. 60번 서울양양(동서)고속도로(강일IC~속초IC)


part 5. 15번 서해안 고속도로(송학IC~홍성IC, 당진IC~춘장대IC, 동서천IC~동서천, 동군산IC~고창IC, 영광IC~목포IC, 목포IC~강진무위사IC)


part 6. 25번 호남 고속도로(오성IC~공주IC, 서공주IC~익산IC, 백양사IC~동순천IC, 장성IC~고흥IC, 산̛IC~장흥IC)


part 7. 27번 순천완주선고속도로(서논산IC~정읍IC, 서남원IC~하동IC, 하동IC~사천IC)


part 8. 35번 중부고속도로(추부IC~진안IC, 생초IC~고성IC, 거제도)


part 9. 45번 중부내륙고속도로(남안성IC~동충추IC, 괴산IC~점촌함창IC, 성주IC~서마산IC)


part 10. 55번 중앙고속도로(북원주IC~제천IC, 남제천IC~풍기IC, 점촌함장IC~남안동IC, 수성IC~통도사IC)


전국지도, 인덱스(지역, 관광지)

크게 구간별로 나와있고, 세부적으로 관광지가 들어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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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나와 있어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중간에 어떤 여행지가 있는지 알기 쉽다.

지도를 보면서 계획을 짜면 여행을 다니는데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위치를 따라 코스를 조정하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계절별 꽃놀이, 단풍놀이 강추 여행지도 나와있는데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으니 알고만 있는 걸로 만족해야 한다.

다음에 코로나19가 끝나고 나면 떠나기로..^^


여행지마다 대표 사진, 관광Tip, 입장료나 주차비, 사이트 등 정보가 들어있다.

이곳 저곳 검색하지 않아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내가 가는 여행지가 어떤 곳인지 미리 알고 가면 

보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기도 용이하다.


어떻게 유명해진 곳인지, 역사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 곳인지 설명도 담겨 있다.

지역마다 추천 숙소나 추천 체험, 추천 맛집을 참고해서 여행계획을 짜도 좋겠다.


매일 집에만 있는 생활속에서 답답하지만 집에서 여행가이드북을 보니 대리만족이 된다고 해야 할까.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때가 그립다.

이 사태가 끝나고 나면 도로는 더 북적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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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뒷편에 지도와 인덱스가 나와 있는데

지역별로 혹은 여행지로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지도를 보고 일정을 짜는 재미도 느껴보고.

몇 코스 짜놓고 나중에 꼭 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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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당탕 속담이 백 개라도 꿰려면 보드게임 2 상상의집 보드게임
상상의집 편집부 지음, 이한울 그림 / 상상의집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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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초등아이와 집에서 하루종일 지내다보니, 고민이 많다.

학습을 보충해주고 싶은데 계속 공부하자고 하면 싫다고 한다.

속담, 고사성어, 나라 수도 이런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상상의 집에서 나온 보드게임 시리즈를 종류별로 다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속담이 백 개라도 꿰려면 보드게임2]가 새로 나와서 아이와 직접 해보았다.

아이는 보드게임을 통해 자연스레 지식을 쌓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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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이 백 개라도 꿰려면 보드게임2이다.

속담을 그냥 책으로 공부하려면 어려울 수 있다.

평소에 자주 쓰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꼭 알아야 한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는지 모른다.

시켜서 억지로 했으면 기억 못했을 것을.


속담 보드게임1도 재미있게 했었는데, 아이는 그 뒤로 말 중간에 속담을 넣어서 이야기를 한다.

재미있게 배워서 잘 쓰는 걸 보니, 보드게임을 제공해준 나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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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상자는 크지 않고, 내용물이 잘 정리가 되어 있다.

보관하기도 용이하다. 시리즈 별로 크기와 게임방법은 동일하다.


책자, 속담 짝 카드가 들어있다.

노란색카드와 연두색카드로 구분되어 있는데 두 짝을 맞추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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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자에는 속담이 소개되어 있다. 

속담의 숨은 뜻과 비슷한 속담, 책과 함께 읽기 등이 나와서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다.

관련 속담 책을 함께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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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10개를 깔아놓고 게임을 하고, 

조금 난이도를 높이자면 20개를 깔아놓으면 된다.

연두색 카드는 가운데에 뒤집어 놓고 주위에 노란색 카드를 내용이 보이게 깔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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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정해 연두색 카드를 뒤집는데,

뒤집은 카드가 "고양이가" 라면

노란색 카드에서 "쥐 생각해 준다"를 찾으면 된다.

먼저 짝 카드를 찾는 사람이 카드를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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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짝을 찾았다.

글을 잘 모르는 아이도 게임할 수 있다. 

울 아이가 처음에 상상의집 보드게임을 했을 때 글을 잘 몰랐는데

엄청 잘 맞췄다. 알고보니 그림을 보고 찾았던 것!


세계나라 수도, 고사성어, 속담 등 모두 보드게임을 통해 익혔다.

아이가 외동이라 나와 둘이 할 때도 있고,

아빠랑 셋이 할 때도 있는데, 여럿이 하면서 카드를 많이 깔아서 하면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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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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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이 작품은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다.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이라니 더욱 기대가 된 책이다.

예전보다 길고양이가 흔하지 않은 데도, 아이들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길고양이가 흔하지 않아서 더 그런 마음을 가진 걸지도 모르고.


내가 사는 동네는 신도시, 아파트가 주로 있는 곳이다. 나는 어렸을 때, 집을 그리라고 하면 지붕이 있는 집을 그렸다.

울 아이가 집을 그린 걸 보면 아파트만 잔뜩 그려져있다.

"집"에 대한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주거 환경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느낀다.

길고양이를 잘 보지 못하는 도시, 높은 아파트가 숲처럼 우거진 도시에 살면서

다른 동네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에도 난리 법석이다.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버린 고양이와 아파트 배경의 이야기

[고양이 해결사 깜냥 1]이다.


"어디든 갈 수 있지!

무엇이든 할 수 있지!

나는 자유롭다!"


라고 외치는 도도하고 귀여운 고양이 해결사 깜냥이 곧 우리 눈앞에 나타난다!

도도한 고양이 치고는 푸근한 고양이 그림이 귀엽다.


요즘에 읽은 동화책에서는 굴곡진 이야기가 많았는데,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그저 웃음이 나는 이야기이다.


고양이가 괴롭힘을 당해서 힘들어하지도 않고,

어려움을 겪어서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고양이 깜냥이 비를 피하러 찾아들어간 아파트 경비실 안 경비 할아버지가 조금 안쓰러운 정도였다.

잔잔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라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경비실에 하룻밤 신세를 지러 갔던 깜냥이 경비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주민들 전화를 받고

할아버지 대신 주민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다.

고양이 깜냥은 어른들 없이 단둘이 있는 형제의 집에 찾아가서 놀아주기도 하고,

층간 소음 민원을 받고, 소음을 일으킨 집에 찾아가 해결 방법을 찾아주기도 한다. 댄스 연습을 하는 여자아이의 집에 가서 고양이가 직접 춤을 가르쳐 준다. 멋지고 조용한 춤을 가르쳐 주면서 층간 소음을 해결한다.

아파트 입구에서 택배 물건을 내린 택배기사의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모두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층간 소음을 해결하는 고양이 깜냥의 재주는 놀랍다.

뉴스에 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사람이라면 신경이 곤두서있을만한 데 깜냥은 지혜롭게 해결해주니까.


머리부터 꼬리까지 온몸의 털이 리듬을 탄다. 노래가 빨라지면 흐느적 거림도 빨라진다.

소파에서 탁자로, 탁자에서 책장으로.

마치 징검돌을 밟듯이 발 디딜 수 있는 것을 딛는 춤.

아이의 발 구름 소리에

"잠깐! 발소리 거슬리네. 바닥에 깔 것 좀 없니? 매트나 이불 같은 거."라고 당당히 요구하면서 자연스레 춤을 추는 모습을 보인다.



"혹시 조수가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원래 일 같은 건 안 하는데 참치도 나눠 주시고 해서 고마워서요."

"원래 책 같은 건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좀 봐도 될까?"

"원래 같은 춤을 두 번은 안 추는데...... 하나, 둘. 예!"


원래 안 한다면서 할 건 다하는 고양이 경비원을 어떻게 안 예뻐할 수 있을까.

고양이 경비원 깜냥의 이야기는 마음을 참 따뜻하게 했다 : )


앞으로 새로운 직업을 가질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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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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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집에서 글쓰고, 책읽고, 집안일 하고, 육아를 한다.

아이는 수시로 나를 찾는다. 

책을 읽다가도 아이가 원하는 걸 들어주어야 하고, 글을 쓰다가 문제집 채점도 한다.


이런 요즘 일상이 무료했다가 

그래도 책을 읽을 시간이 더 생긴 것 같아서 애써 좋아하는 중이다.


이럴때는 어려운 책보다 에세이류가 참 좋다.

소설은 읽다가 끊기면 뒷부분이 궁금해서 못 참겠는데, 에세이는 비교적 괜찮기 때문이다.


읽다가 덮었다가 다시 읽어도 문제가 없다.


이번에 고른 책은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다.

담백한 일상을 꾸미는 미니멀리스트 신미경 작가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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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게 있어 내 하루는 더 충만해진다."

나답게, 단단하게, 흔들림 없이 꾸려가는 담백한 일상 기록.


잔 1개, 책 1권, 포근하고 가벼운 이불 뭐 이런 미니멀 라이프다.

생활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글로 남겼다.


최소 취향의 삶이란 뭘까?

"내게 필요한 것만 골라서 최소한의 규모로 만든 일상.

적지만 바르게, 그리고 단단하게 꾸린 내가 좋아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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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일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행복이자

흔들리는 나를 지탱하는 힘이다."


내 영역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견고한 취향이 탄생하고, 

나의 방향대로 움직이는 삶을 지향한다.

말은 쉬울 것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나조차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산다.

흘러가는 대로, 주어진 대로 움직이는 삶을 산다.

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건 없다. 그냥 의욕 없이 살 뿐.


책을 읽으면서 나의 취향을 만져보자.


작가를 지탱하는 힘은 두 가지다.

"적게, 바르게" 

작가의 취향을 읽다보면 의욕이 바닥이었던 사람이라도 조금 달라지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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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차례

프롤로그

1. 최소 생활 주의자:적게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기

잘 자고 일어난 아침/일광욕 식사/채소의 맛/풍수 인테리어를 아십니까/사소한 백업 키트/그림엽서 컬렉터/홀로지만 두 몫을 하고 있어

2. 하나뿐인 스타일: 결국 스타일만 남았다

오래 입기/다시 시작하는 스타일링/스토리를 담은 보석 하나/실크 스카프를 목에 두른 슈퍼 히어로/모직 양말을 신어야 겨울이 온다/미래의 나를 만난 날

3. 앞으로의 몸과 마음: 일단 움직인다

마흔에는 날개를 달고 싶다/목이 길어 기쁜 사슴/헤엄의 추억/저녁 무렵 파자마 요가/목욕하러 갑니다/전망 좋은 곳에서의 마사지/숲에서 즐기는 점심/유해한 세상에 덜 신경 쓰며 사는 법

4. 조금은 가볍게 일하기: 최소한 나를 만족시키는 일

얀테의 법칙/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행복에 붙은 가격표/장래 희망은 예술가/클라우드 서핑/ 남들의 휴가

5.짧은 지적 유희, 끝없는 지적 갈망: 나를 키우는 지적 일상

여행과 종이 신문/비블리오바이불리/홀딱 반한 만화책/영화가 알려준 어떤 미래/서재 없는 사람의 서재/끝나지 않은 공부

6.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어울리기: 나에게 매몰되지 않는 고독

탄산수와 마들렌/우연히 들른 식당/남의 동네 명예 주민/ 놀이의 연대기/ 무작정 배우는 요리/환대의 이유.하루에 하나씩 저금하는 사소한 친절/커피를 안마시는 사람/내가 좋아하는 사람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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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작가는 처음부터 그랬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가지고 싶은 물건을 손아귀에 넣는 순간 느끼는 성취감. 돈을 버는 건 언제나 어렵지만, 물건을 사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견디며 돈을 벌 이유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가장 손 쉬운 기분전환.


어느 순간 물건을 저장하기 위해 넓은 집의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가진 부동산의 크기는 어떤 욕심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작다는 걸 알면서 변화가 왔다.


나도 한창 물건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크게 비싼 건 아니지만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문구류 등 작은 거라도 사면 기분이 좋았다.

아홉 살 딸도 어느 순간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 천 원짜리 장난감이라도 하나 손에 쥐면 정말 좋아한다.

예쁜 옷과 신발을 갖추면 기분이 좋다.

대신 집안 살림에는 미니멀을 격하게 추구하는 편이다.

음식도 최소, 물건도 최소를 원했다. 나 혼자의 살림이 아니라 쉽진 않다.


그런데 나에게도 코로나로 인해 신발을 신을 일이 줄어들면서 변화가 생겼다.

나를 치장하는 것에서 해방된 느낌이랄까.

조금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어떻게 다시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작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컵이 꼭 짝을 이뤄야 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옷은 기준에 충족하는 일상복을 추구한다.

천연소재일 것, 유기농 면, 울보다는 캐시미어, 구두는 아웃솔과 인솔 모두 가죽 소재, 

클래식하고 단순한 디자인, 몸이 지나치게 크거나 달라붙은 옷은 제외할 것,

상의보다 하의에 더 신경쓸 것.


그러니까 싼 거 몇 벌만 사서 입는 생활이 아니다.

집에 있는 옷을 무작정 정리해서 미니멀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최소 취향'이다. 

내게 필요한 것만 골라서 최소한의 규모로 만든 일상.

작가의 단단한 삶을 따라가다 보니 나를 점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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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로나로 인해 소중한 걸 많이 깨달았다.

평범한 생활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 알았다.

집에 있으면서 내 생활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밖에 나가지 않으면 무척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견딘다.


그런데 '일광욕 식사'를 못한다는 건 견디기 힘들다.

날이 좋을 때, 음식을 싸서 공원에서 먹곤 했다.

아이가 주로 밖에서 먹기를 원했다. 


"소풍 가서 먹는 김밥이 확실히 더 맛이 있는 건, 음식 맛이 특출나서가 아닌 '야외'이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날에는 창가에서라도 조금의 볕이나마 쬔다. 특히 우울한 날에 밥보다 필요한 건 햇볕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좋은 식재료를 골라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일상 건강법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한 그릇 밥에 내 식대로 간편하게 먹는 한 끼.


"소박한 찬에 볕이 드는 자리에서 밥 먹는 순간에 느끼는 이 감정이 행복 아닐까 싶다가도 왜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걸까 궁금해진다."


허전함을 채우는 데서 행복을 찾았지만, 그건 행복을 찾는 방법이 아니다.

내 소소한 생활 속에서 나의 방식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집 밥도 싫었고, 햇볕을 느끼려는 마음도 갖지 않고 살다가

요즘은 내 식대로 차려먹는 밥도 편해졌고, 산책의 즐거움도 알게 됐다.



작가가 '적게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기'라는 생활 철학을 만든 것처럼 나 역시 나만의 생활 철학을 만들고 싶다.

집에 오롯이 붙어 있어야 하는 이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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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아깝잖아요 - 나의 베란다 정원 일기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인영 옮김 / 샘터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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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좋아진 점을 구지 꼽으라면, 책을 읽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도 아이도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사서 읽는다.

직접 보고 고르지 못해 아쉽긴 하다. 책의 표지를 보고, 넘겨보는 재미를 포기해야 하니까.

그렇지만, 요즘에는 마음만 먹으면 서평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과 책을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하는 빠른 배송이라 좋다.


신간 중에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햇볕이 아깝잖아요]_나의 베란다 정원일기


제목에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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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신발 신을 일이 거의 없어졌다. 

계절은 봄으로 바뀌었고, 옷차림의 변화도 필요하다.

그런데 편하게 다니지를 못하니 햇볕이 정말 아깝다.

'해'가 이렇게 고마운 존재였다는 걸 새삼 느끼고 산다.


아무튼 이런 생활 속에서는 가정에서 하는 취미 생활이 최고다.

나는 책을 읽는 게 좋았다. 
[햇볕이 아깝잖아요]는 말그대로 베란다에서 정원을 가꾸는 이야기다.

저자는 '야마자키 나오코'다. 일본의 흔한 여자 이름 나오코+콜라의 합성어 '나오코라'라는 필명이다.

사람을 사귀는 데 서툴러 정원을 가꾼다고 한다. 

소설, 에세이 작가로 활동중인데 이번 작품은 자신이 가꾸는 정원 이야기이다.


정원이라 하면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베란다 한 켠에 식물을 가꾸는 일이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대단한 취미 생활도 아니다.

"베란다는 세계의 축소판, 그 작은 공간에 우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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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통해 생과 죽음을 응시하며 남들과 다른 삶을 열망했던 젊은 작가는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항상 식물 키우기를 실패했다.

작은 다육이 하나, 그렇게 쉽다는 선인장 하나도 제대로 가꾸지 못한다.

식물을 잘 가꾸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변화가 생겼다.
단순히 '식물'이라기 보다, 다르게 생각했더라면 잘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아이 학교 숙제로 봉선화를 키운 적이 있었다.

나의 전제는 '나는 식물을 잘 못 키워.'였다.

말 그대로 점점 시들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아이의 관찰일기 속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저자는 식물을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본다.


식물이 줄기를 뻗는 모습을 보면서 내 몸의 구조에 대해 생각한다.

꽃잎이 하나둘 피는 모습을 보면 인간도 이렇게 진화했구나, 공감한다.

벌레 먹은 흔적을 보며 지구의 모양도 이런 식으로 변해왔겠다고 상상한다.

베란다는 세계의 축소판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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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베란다 정원일기_햇볕이 아깝잖아요

차례를 보자.


1. 경치를 빌리다.

2. 첫 독립, 첫 식물

3. 움직이는 것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4, 사계절 정원 식사

5. 태풍이 불던 날

6. 아주 오랫동안 여행하기 위해

7. 쓰레기를 심다.

8, 기형을 사랑하는 마음

9. 흙 속의 작은 씨앗을 찾으며 나이를 먹는다.

10. 씨앗의 시간

11. 세상의 솎음질에 익숙해진다는 것

12. 싹이 트는 기쁨

13. '컴패니언 플랜트'의 세계

14. 녹색 커튼

15. 내가 편애하는 장미

16. 다시, 버섯의 계절

17. 겨울 생활

18. 베란다여 안녕

19. 밤의 정원 옆에서

-그 이후의 이야기




저자가 식물을 가꾸어 나가는 이야기,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난 내용이라 그런가?

별다른 생각하지 않고 읽어도 좋은 책이었다.

집에만 있는 요즘 같은 날, 소파에 앉아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정말 식물을 키우는 행위에 흥미가 없지만, 잠깐은 '다시 키워 볼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 내용 중에서

"힘들 때는 잎을 떨구고 가만히 있으면 될까.

인간에게도 괴로운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절대 죽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다독여보는 건 어떨까."

라는 글이 있다.


어쩜, 코로나 19로 힘든 우리들에게 딱 맞는 구절일까.

저자가 식물을 돌볼 겨를이 없어서 식물은 초록에서 갈색으로 바뀌던 때가 있었다.

올리브 나무가 당연히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두 달 정도 지나 올리브 나무를 다시 베란다에 내놓았는데 놀랍게도 초록색 잎이 돋았다는 것이다.


올리브 나무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잎을 떨궜던 거다.

겨울잠에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햇볕을 느끼면서 삶이 시작되었음을 알아채고 눈을 뜨고, 잎을 틔웠다.


저자는 "힘들 때는 잎을 떨구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다. 인간에게도 괴로운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언젠가 다시 따뜻한 볕이 들고 선선한 바람이 다정하게 찾아올 테니,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손에 쥐었던 욕심을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면 된다."라고 말했다.


현실이 힘든 탓에 저자의 글은 내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해준다.

모든 사람이 지금 힘든 시기니까.

나무가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쓰기 위해 잎을 떨구는 것처럼...

나도 잠시 그렇게 지내봐야겠다.


지금이 제일 힘든 시기 같지만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닐 것이고

이겨내고 나면 다시 햇볕을 느끼는 시간이 찾아오리라.

 

햇볕이 아깝지만, 다음에 다시 올 햇볕을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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