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팔씨름>
"어린이 독자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책이라고 하는데,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특히 각각의 캐릭터가 인상 깊다. 내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은 아이들과 그 움직임
작위적이지 않은 스토리도 좋았고, 튼튼한 구성도 마음에 들었다.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았는데, 특별하게 느껴지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아이의 팔씨름 대결, 응원하는 쌍둥이,
동화 제목 옆에 놓인 라면 봉지와 라면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작가는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센 아이와 약한 주인공 아이의 모습을 팔씨름을 통해 풀어냈다.
주인공은 쌍둥이 동생을 통해 변화되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인공은 끝까지 자신의 표현을 했으며, 그렇다고 센 친구를 무시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주인공의 입장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마음의 성장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제7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탄탄한 힘과 뭉클한 감동이 전해지는 동화집"
책 안에는 대상 수상작 <팔씨름>과 2편이 더 수록되어 있는데, 솔직히 세 편 다 좋아서 무엇이 더 좋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작가 특유의 힘이 느껴지는 동화책이었다.
나를 괴롭히던 친구와 벌이는 운명의 대결 <팔씨름>
가족을 잃은 손녀와 할머니의 매콤한 화해 <눈물 줄줄 떡볶이>
남겨진 대상을 용기 있게 돌보는 아이들 <성배를 찾아서>
이렇게 세 편이 수록되었다.
<팔씨름>은 주인공아이가 힘 센 아이에게 당하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동생 쌍둥이의 역할이 참 재미있다.
뭔가, 쌍둥이는 끊임없이 주인공을 정신없게 만들고 화가 나게 하는데, 밉지가 않다.
부산한 행동 속에 튀어나오는 말 한 마디가 주인공을 움직이게 했기 때문이다.
힘 센 아이가 쌍둥이에게 윽박을 질러도 개의치 않는다. 힘 센 아이가 주인공에게 함부로 대하는 걸 보고 그냥 넘기지 않는다.
결국 쌍둥이 덕분에 주인공의 행동은 변화했다.
주인공이 힘 센 아이에게 뻔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야기가 끝났더라면 재미가 떨어졌을 것이다.
함께 라면을 먹는 모습으로 걱정하던 마음은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주인공이 용기를 얻었더라도, 학교에 가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현실에서는 그렇다.
그런데 한 냄비에 젓가락을 푹 담그고 함께 먹는 모습은 어쩐지 마음을 편안하게 했따.
<눈물 줄줄 떡볶이>는 내가 가장 마음에 든 이야기다.
가족을 잃은 주인공에게 남은 건 새 할머니뿐이었다. 새 할머니는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주인공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주인공은 새 할머니에게 벽을 쌓아두고 있었다.
둘 사이가 오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눈물을 흘리며 먹은 떡볶이는, 눈물을 용인해주는 도구였을 뿐이다.
"혓바닥이 마비돼서 말을 못하겠다. 남은 얘기는 천천히 하자."
아주 매운 떡볶이. 남은 떡볶이 하나를 둘이 나누어 먹고, 떡볶이 때문에 이야기는 끊겼다.
떡볶이로 인해 끊었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은 충분히 알았다.
주인공과 새 할머니는 오해 속에 빙빙 돌다가 떡볶이로 입안이 얼얼해지고, 떡볶이를 핑계 삼아 가까워졌다.
어른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다.
멀어진 사이를 회복하는데 쉬운 방법이 없다. 다가서기엔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 매개체를 떡볶이로 활용했다는 점이 좋았다.
<성배를 찾아서>는 재개발 동네의 이야기다.
차례차례 마을은 비어가고, 부모들은 일을 하느라 바쁘다.
그런 동네에 사는 약한 아이에게 강아지는 더 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주인공은 처음에 꽤 쌀쌀한 태도를 보이지만,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도모르게 바뀌는 과정이 예쁘게 그려졌다.
많은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아이, 언젠가 자신도 떠나야 하는 걸 알지만 강아지의 거처를 고민하는 아이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야생화 같은 향기로운 동화, 라는 추천사가 어울리는 동화.
화단에 핀 꽃보다 산과 들에서 핀 야생화가 아이들에게 더 필요하다.
이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시련을 겪어도 내년을 기약하는 야생화같은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