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바닷속 유니콘 마을- 2022 우수환경도서
케이티 오닐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2년 01월 13일에 저장

학교에서 살아남기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2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2년 01월 13일에 저장

화이트 버드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21년 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2년 01월 13일에 저장

웬델- 마음의 얼룩을 지워 주는 마법 같은 친구
브레나 섬러 지음, 임윤정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21년 08월 19일에 저장



3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또 이사 가요! 꿈터 어린이 33
이규희 지음, 한수진 그림 / 꿈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가족의 이야기, 또 집에 대한 이야기다. 집에 얽힌 사연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주 공감할 것 같다. 나도 그런 편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야기 전개상 위기는 있지만 그건 상황 때문이지 인물 때문은 아니다. 등장인물이 모두 착하다.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잘살면 잘사는대로 다 착하다. 그리고 주인공 은영 은비 자매와 부모님도. 어쩜 그리 말을 해도 이쁘게 하는지. 하나같이 배려인 긍정인들이다. 친구들까지도. 난 현실성 없는 설정을 보면 거슬리기 때문에 이런 설정에 불만을 품어야 마땅하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다행스럽고 행복한 마음? 현실은 이렇지 않은걸 알면서도 그냥 좋았다.

건설기술자인 아빠와 분식집에서 일하는 엄마는 빈손으로 시작한 사람들이기에 지금껏 셋방살이를 전전한다. 아파트는 당연 꿈도 못꾸고. 단독주택 반지하, 기와집 문간방, 덥고 춥고 좁은 옥탑방을 거쳐 지금의 진달래빌라 101호로 이사왔다. 지금껏 살던 집들보다는 넓고 좋은 듯했다. 그런데....

집이 산밑이고 지은지 40년. 벌레가 많다. 아무리 틈을 막고 약을 놓아도 소용없다. 으윽... 내 기준에선 정말 최악이다. 절대 못살아~~~ 하지만 은영이네 가족은 그런대로 견뎌나간다. 그뿐만 아니라 여름 홍수때는 침수까지.... 묵묵히 수습하는 엄마 아빠는 요즘 사람 같지가 않다. 생각해보면 나도 과거에는 무슨 일이 닥치든 그러려니 했던 것 같은데 갈수록 그게 안된다. 은영이네는 어려움을 함께 견디면서 미래의 집에 대한 꿈도 함께 꾼다.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 올라가는 집값을 보면 이런 꿈도 부질없고 짜증날 것 같다. 나는 10여년 전 집주인이 전세를 올려 부르는 바람에 갑자기 대출받아 집을 샀는데, 당시 원망했던 집주인을 찬양해야할 지경이 되었다. 그때 구입했던 집값은 지금 전세값에도 훨씬 못미치기 때문이다. 전세값 대출은 더 힘들고 막막한데 계속 올라가는 그걸 갚고 있을 생각을 하면 아득하다. 그러니 은영이네가 꾸는 꿈을 보는 기분이....ㅠㅠ

은영이네 반 친구들의 집 이야기도 나온다. 은영이가 부러워하는 아파트에 사는 다솜이, 아빠 사업이 망해서 할아버지랑 단칸방에서 지내는 건후 등... 위에서 말했듯 착하게 설정된 인물들 때문에 어떤 집이든 장점도 단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다가 은영이네의 꿈이 이루어져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곳은 물론... 서울같은 대도시는 아니었고, 아파트도 아니고 아빠가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집이었다. 아빠가 기술자니까 가능했다. 예전부터 느끼던 거지만, 기술자가 최고야~~~ 몸쓰는 일이 진짜 일이다. 완전 젬병인 난 자립이 안되는 사람. 자라나는 세대들이 이런 직업을 많이 선택하면 좋겠다.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좁은 집에서 바닥에 상펴고 밥을 먹어도, 대화와 웃음이 있는 가정이 행복한 가정이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지나친 양극화와 사다리차기는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재미나고 은영이네 가족이 사랑스러워서 좋았지만 사회가 개선되어야 이런 모습을 더 흔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피릿 베어 카르페디엠 7
벤 마이켈슨 지음, 정미영 옮김 / 양철북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폭 업무를 오래 담당하시고 학생, 학부모 상담 쪽으로도 동료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시는 선생님께서 이 책을 강추하는 글을 쓰신 걸 봤다. 내게도 필요한 내용일 것 같아 사서 읽었다. 그 선생님이 어떤 포인트에서 추천하시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경험이 편협한데도 그걸 가지고 아이들을 함부로 재단한 적이 많았다. 부끄럽게 생각한다. 사실 교직경력이 30년이 다 되어가니 경험이 적다고는 볼 수 없지만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진 않았다. 특히 극단에 몰린 삶을 들여다보는 경험은 거의 해보지 못했다. 극악한 인간을 경험해본 적도 거의 없다. 있다면 방송이나 건너 들은 이야기 정도.... 그런데도 사람은 긍정적인 사례보다 부정적 사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생존 본능이 아닐까라고도 생각한다. 그래선지 나는 용서보다도 징벌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가 있는 것 같다. 상상 속에서만... 실제로 누구에게 징벌을 내려본 적은 없다.

 

사람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본디 악한 인간도 있다고 한다. 어떤 연쇄살인범은 쾌락으로 살인을 자행했고, 교도소에 갇혀 더 이상 살인을 할 수 없게 되자 그 금단증상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의 문제는 뇌의 문제일까? 어쨌든 대단히 드문 특수한 경우일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양심을 발견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꽤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을 사회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 책이 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가능성 뿐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 완악해지고 부드러워지는, 분노에 불타고 해소되는 원리를 잘 알려준다고도 생각한다. 그 과정에 심히 공감하기도 하고 그 변화가 좀 갑작스럽게 느껴지거나 대사가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이야기니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빠른 변화를 보일 수도 있고 결국 끝까지 안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정도면 납득되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콜 매슈스라는 청소년이 있다. 온갖 비행 끝에 동급생을 죽기 직전까지 폭행해서 법정에 섰다. 그에게 징역형 대신 회복을 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는데, ‘원형 평결 심사를 통해 1년간 무인도에서 생활하며 고난을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자는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를 돕는 어른들에게도 싸가지없게 구는 콜을 보면 그냥 감옥에 처넣지 뭐하러 애쓰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의 분노의 근원을 보면 슬퍼진다. 고고한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행한 폭력, 그리고 그걸 외면한 어머니. 주변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기에 더욱 두려워진다. 가정폭력은 자녀의 정서를 무너뜨리고 철저히 짓밟는다. 그가 고통에 흐느끼다 눈을 들어 먹잇감을 발견한 순간, 그 대상은 이유도 알 수 없는 희생양이 되어 새로운 폭력에 짓밟힌다. 이 책의 피터처럼. 그의 부서진 몸은 완전히 회복될 수 없었고 두통과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몇차례 자살시도까지 하게 된다. 이토록 상황이 망가졌는데도 회복은 있을 수 있을까? 용서가 가능할까?

 

콜을 보니 인간은 변하긴 변한다. 하지만 그 변화의 시점은 다르다. 물체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더 큰 힘이 가해져야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변화도 그런 것 같다. 문제는 그 시작점까지 가는 에너지가 너무 클 경우, 대다수는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나다. 그런 힘든 사례를 겪은 적은 없지만 나의 평소 성향상 그럴 것 같다.ㅠㅠ

 

그 큰 에너지를 이 책에서는 만들어냈다. 한 청소년의 갱생을 위해서 시간과 노력과 마음을 투자한 두 어른(에드윈과 가비)의 수고가 대표적이다. 그 뒤에 숨겨진 이들의 수고, 그리고 원형 평결 심사의 절차를 실행하는 시스템도 그 에너지에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콜 본인이 죽음의 문턱까지 간 극한의 상황에서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느끼는 체험을 했다는 것. 진심으로 뉘우쳤다는 것. 콜과 피터가 직면하고 마주봤다는 것. (둘이 섬에서 만남. 그걸 허락하고 피터를 데려온 부모님도 대단하다 생각했음)

 

우리 사회도 이런 걸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움직임이 시작될 때까지의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콜의 사례에서 봤듯이 한 사람의 친절 정도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에드윈과 가비, 그리고 그 배후의 여러사람들처럼 협업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에 지혜를 모으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읽으면서 몇군데 표시해놓은 문장이 있는데 그 중 한 부분만 덧붙여본다.

 

그래 뭘 배웠니?”

용서하는 거요. 화를 내는 건 누군가에게 저를 맘대로 쥐고 흔들라고 송두리째 내맡기는 거예요. 용서하는 건 제가 다시 제 감정을 추스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 “아직이요. 아직도 뭔가 부족해요. 후회나 용서로는 채워지지 않는 게 있어요. 피터를 돕는 길을 어떻게든 찾아봐야겠어요. 그걸 찾아내야만 저 자신도 완전히 치유될 수 있는 거죠. 그렇죠?”

피터의 치유를 도우려면 네 뇌리에 살점처럼 들러붙어 피를 말리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단다. 그애한테 끼친 해를 보상하지 않으면 그게 네 목숨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못살게 굴 거야.”

그런데 제가 피터를 도울 수 없다면 어쩌죠?”

그렇다면 피터 대신 다른 누군가를 도와야겠지.”

 

이렇듯 인생에 공짜는 없다. 책임 안 져도 되는 인생은 없는 것이다. 관성의 법칙처럼 나다운 결론을 내리며 리뷰를 마친다. 이 책의 속편도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모나는 아빠를 사랑해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11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트레이시 도클레이 그림, 김난령 옮김 / 열린어린이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도서관이 방학 중 휴관이라고 해서 급히 몇권을 빌려나온 중에 이 책이 있었다. 책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고 작가 이름만 보고 집어들었다. 비벌리 클리어리. 헨쇼 선생님께의 작가네. 게다가 뉴베리아너상 딱지까지 붙어있으니 믿고 읽으면 되겠지 생각했다.

 

수상작 치고는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무게감 있는 책에만 상을 주라는 법은 없으니. 제목에서 느낌이 오다시피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다. 나온지 10년이 넘었긴 한데, 원작은 그보다 더 전인 것 같지만..... 그래도 아득한 먼 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제 다시 돌아갈 일 없는 날..... 하긴 최근 1,2년 사이에도 세상은 너무나 달라졌으니.

 

엄마, 아빠, 언니, 동생으로 구성된 라모나네 집은 평범한 서민가정이다. 아빠는 직장에 나가고 엄마는 시간제 일을 하고 딸들은 학교에 다니고. 가끔씩 슈퍼버거에서 외식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그 평범한 행복은 아빠의 실직으로 위기에 빠졌다.

 

언니 비저스는 사춘기라 까칠하지만 밖에서는 제 할 일을 잘하는 야무진 학생이다. 반면 라모나는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말괄량이 삐삐 정도로 극단의 캐릭터는 아니지만 하여간 어른들 눈에는 꽤 골칫거리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 이 가족이 아빠의 실직이라는 가정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신들의 욕구를 표출하고 조정해가는 과정이 평범한 듯 대단하다. 대단하다는 건 나라면 그러기 어려웠을 것 같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엄마. 아빠를 대신해 전일제 직업에 뛰어든 엄마는 늘 피곤하다. 하지만 일을 마치고 들어와서 집안에 벌어져 있는 작은 사고들에 웃어주는 여유를 갖고 있다. 왜 그런 걸 요구하냐고, 엄마 개인의 삶은 어디 있냐고 항의한다면 할 말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자기 편한대로 하고 대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 엄마는 애를 많이 썼다. 특히 라모나가 성탄절 연극에서 철없게도 의상이 필요한 양 역할을 맡아왔을 때, 엄마가 도와줄 시간이 없다는 점을 알려주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함께 준비해 주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엄마로서 부끄러웠다. 일만으로도 피곤한데 그까짓게 뭐라고 일거리를 더 만드냐면서 화를 낼 만도 한데.... 자식을 키우면서 어느 정도의 노고는 감수할 각오를 하는게 맞다고 본다. 내가 꼰대라서인지도 모르지만. 아니 내가 왜? 내 삶은 어디있어? 라고 화를 내는 엄마들을 보면서 조금 안타까운 적도 있었다. 당신 삶이 뭔데. 자식과 함께 하는 삶은 당신 삶이 아니야? 원래 가장 소중한 곳에 시간과 노력을 쓰는 법이잖아. 그정도 노력도 하기 싫다는 거야? 반면 너무 자식에게 매달려 모든 것을 거는 것도 건강치 못하다. 그 적정선을 찾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이미 지나온 길, 후회도 되는 그 길이지만 다시 걷는다면 라모나 엄마의 긍정적 열심을 본받고 싶다.

 

실업급여를 받고 구직을 하며 집에 있는 아빠. 부정적이 되고 폐인되기 딱 좋은 상황. 살짝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중심을 잡으려 애쓴다. 결국은 공백을 잘 이겨내고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 시간동안 집에서 딸들과 부대끼는 모습은 재미있었다. 특히 금연을 놓고 실랑이하는 모습이. 애연가인 아빠에게 그럼 아빠는 담배 살 돈은 어디서 났대요?” 라는 언니의 말은 아주 큰 도발일 수도 있었는데. 보통은 사소한 상처가 파국까지 치닫기도 하는데 말이다. 아빠의 금연을 위한 딸들의 대작전은 귀여웠다. 이 책을 아이들과 읽을 수 있다면 흡연예방교육은 이것으로 퉁쳐도 될 것 같다.ㅎㅎ

 

그리고 주인공 라모나. 정신없는 사고뭉치. 하지만 그건 끊임없는 시도, 도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니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라모나 때문에 골치아프고 라모나 때문에 일거리가 생기고. 그렇지만 라모나 때문에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도 사실이다. 교실에도 이런 아이가 있다. 맘 속으로 저런 웬수.’ 라고 말하지만 절대 미워하지는 않는 아이.

 

이런저런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마지막에 성탄절 공연으로 끝맺는다. 엄마가 만들어준 양옷을 입고 무대에 오른 라모나를 보여주며. 이 공연 장면이 내게는 아득히 먼 옛날이야기 같았다. 코로나 전에도 성탄절 분위기는 점점 따스함을 잃어갔지만 코로나 이후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 우리가 추억하던 일들을 우리는 다시 볼 수 있을까? 말 그대로 추억으로 박제되어버린 것일까?ㅠㅠ

 

일시적이긴 하지만 궁핍에 빠졌던 한 가정이 자신과 서로의 감정을 잘 조율하며 터널을 통과하고, 그 터널시기도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 팀이 되어 역경을 헤치는 가족의 모습은 아무리 소소해도 감동이 있다. 부모님이 읽고 자녀에게 권해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번째 노란 벤치 - 2021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34
은영 지음, 메 그림 / 비룡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말 마지막 문장이 평범하면서도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고 느낀다.

그 온기 속에서 아이들이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세상은 아이들에게 온기를 주는 세상일까.

교실을 가지고 얘기해본다면, 나 어릴적 아침부터 나무와 조개탄을 배급받아 난로를 피우던 교실은 손가락이 곱을 정도로 추웠다. 지금은 온풍기 버튼 하나면 금방 훈훈해진다.

그때는 선생님이 무서웠다. 선생님 명령이 법이었다. 지금 선생님들은 대체로 부드럽고 명령보다는 권유형 문장을 사용한다. 하지만 왠지, (과거가 아름다운 원리 때문인지는 몰라도) 온기는 그때가 더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세상은 서늘하다. 냉기가 지배하는 세상이랄까. 아마 갈수록 더 그럴 것 같다.

 

그 이유를 연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하는 이야기도 그것이다. 각각이던 존재들이 이어지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의 작은 전구들처럼 하나하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깜빡 깜빡. 그 깜빡임이 아름다운 책이다. 전류는 강하지 않고 빛의 세기도 별것 아니다. 하지만 불꺼진 트리와 반짝이는 트리는 완전히 다른 존재다. 그 전선이 연결되는 공간을 작가는 아주 감각적이고 예쁘게 설정해 놓았고, 그걸 제목으로 삼았다. <일곱 번째 노란 벤치>

 

이 책 1부의 제목은 평범한 수식이다. 4-2-1=1. 이 수식은 지금 지후의 상황을 알려준다. 지후네 4식구 중 엄마 아빠는 바쁜 사정으로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 그래서 남은 두 식구, 즉 할머니와 지후는 이 노란 벤치에 곧잘 오곤 했다. 지금은 지후 혼자 앉아있다. 할머니마저 돌아가셨기 때문.

 

하지만 지후는 이 노란 벤치에서 여러 존재들과 연결된다. 가장 먼저 봉수. 한쪽 눈 주변만 까매서 해적을 연상시키는 외모의, 마치 웃는 것 같은 표정으로 사람을 반기는 개다.

다음은 해나. 겁없고 당당한 태도로 지후를 여러번 위기에서 구해준다. 이렇게 멋진데 학교에서는 친구가 없다고....

그리고 할아버지. 길잃은 봉수의 임시 보호자. 사연을 들어보니 봉수는 지금은 세상에 없는 할아버지 동생의 이름.

유모차 할머니. 유모차에 아기는 없다. 혼자 걷기 힘드셔서 유모차에 의지해 공원을 산책하신다.

검은 모자 아저씨. 말없이 공원을 돌기만 해서 좀 무섭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알고보니 아저씨라기보단 형이었고, 좀처럼 말을 하지 않게 된 사연은 참 슬프다. 가정에서 홀로 상처받으며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지후네 아랫집 18층 아주머니. 지후가 사촌동생에게 마귀할멈이라 말할 정도로 못된 인상이다. 하지만 가장 큰 반전을 가진 인물.

 

그리고 악역도 한 명 있다. 그게 현실적이다. 세상엔 확률적으로 악인도 꽤 있으니까. 동물을 학대하는 아저씨. 그가 개들을 함부로 다루는 장면에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그 마수가 봉수에게도 뻗치는데, 그때가 이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라 하겠다.

 

에필로그에서 보여주는 <일곱 번째 노란 벤치>는 흐뭇하고 따스하며 안정감 있다. 4-2-1=1의 수식은 이제 바꾸어야 할 같다. 이 책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으셨지만 이 따스함의 근원은 마지막 1, 즉 할머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할머니의 보살핌, 그리고 지후를 재우며 조용히 말씀하셨던 할머니의 확신에 찬 말씀이 지후를 지탱하고 서게 했다.

작고 여려 보이지만 속이 깊고 강한 아이야.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

그동안 바빴던 엄마는 돌아가신 할머니께 고마워하겠지만 이런 것까지는 모를 것이다. 이런 사랑을 주실 할머니들도 점점 줄어들어가는 것 아닐까 모르겠다. 그 연결도 다 끊어져가는 사회니까 말이다.

 

귀찮음이냐 외로움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워낙 귀찮은 걸 싫어하는 성격 탓에 차라리 외로움을 선택하지 뭐.’ 라는 생각이 강했다. 요즘 사람들의 그런 생각이 아이들을 ‘1’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연결을 끊어버리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잔인한 짓. 코로나로 이 단절은 더욱 심해지고만 있으니 어쩌면 좋을까.

 

이 책은 글작과와 그림작가가 힘을 합쳐 독자들에게 온기를 보내주려고 애를 쓰는 느낌이다. 만화를 그리신다는 그림작가는 세상의 따스한 색을 모아 일곱 번째 노란 벤치와 그 주변의 정경을 그렸다. 가끔씩 들어있는 만화 페이지도 정겹고 재밌다.

 

이 책에는 뭔가 대단한 이야기가 들어있진 않지만 소소한 인물들과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모여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담아냈다. 아이들과 함께 읽다보면 각기 어떤 부분에선가는 크게 공감할 것이다. 주인공 지후의 학년인 4학년, 그리고 에필로그에 나오는 1년후 5학년 아이들 수준에 가장 적절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