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매운 고추처럼
2월은 힘든 달이죠
생각도 경비도 들 만큼 들고요
신춘을 위한 새 궁리도 해야 해요
잔설이 주차장에서
조금은 어설픈 낮잠을 자네요
자동차들도 이제는
강추위를 면하게 되었지요
겨우내 잉태해온 생명을
나무들과 흙은 출산해내야 합니다
작년과는 조금 다른 목숨들,
하지만 애교 떨며 선 보이겠지요
지진하고 한 번 만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흔드는 이유는 무엇이며
언제쯤 얼마나 움직일 건지??
은근히 창피해 하면서도
지금은 지진 피난 배낭 안 가진
친구나 친척은 없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없다
살아서 무언가 도움 될 만한
좋은 기회가 오게 될까
어린 아이를 살리거나 위험을 미리 알리는 일
정신 차리며 조용히 그 순간을 느껴나 볼까
냉수가 땡기면 풀린 날씨
뜨거운 전통차가 먹히면 혹한
감각과 입은 참 간사해서
이렇게 잘도 알아낸다
다용도실 세탁기
꽝꽝 얼었던 기계지만
온도계 눈금이 오르면
전처럼 품 안에서 빨래들을 돌릴 거야
말소리가 부드러워지면
뭔가 부탁할 일이 있는 게지
들어주기 겨우면 이 쪽에서는
벅벅 긁어대는 소리가 나간다
[출처] 느 낌|작성자 봄내
몸은 집 마음은 천릿길
기차에 올라 양산으로 달린다
하지만 가더라도 그만 드러눕고 말 걸
잠자코 소퍼를 지킨다
창원 태생인 빈이는
서울 추위를 못 견딘다.
경남 동창들도 눈을 신기해 했지
그렇다면 두만강은 얼마나 더 추울까
자리잡고 사는 곳에 따라
바람도 눈도 참는다
35도 기온이 이어지는 이국의 땀도 견디지
사람의 피부는 정녕 요술쟁이다
조연은 늘 2선에 서지
주연처럼 스포트 라이트는 못 받고..
정녕 사주팔자라는 게 있는가
죽어서도 내내 조연의 프로필은 뒷전이지
누구는 너무 요란하고
그 다른 누구는 진짜 찬 바람이지
사는 듯 마는 듯 그림자처럼
시간을 죽이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가네
더 긴 망각이 흐르면
주연들의 사진도 어딘가로 숨고
우리는 항상 현역만을 상대하네
화려하게 튀는 제 1선의 스타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