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마지막 나무가 뽑혀지고 난 후에야,

 오직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난 후에야,

 오직 마지막 물고기가 잡히고 난 후에야,

 오직 그러고 난 후에야 비로소 당신은

 돈만으로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류가 나아가야 할 가장 뛰어나고 바람직한 길은

 인간의 생명 유지와 관련된 필수적인 욕구들을

 지극히 단순하고 건전한 방식으로 충족하는 것이다.

 자신의 텃밭을 일구거나 혹은 자립성을 갖기 위한

 모든 창조적 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하나의 정치적 행위이자,

 인간의 의존도와 종속성을 이겨 내는 하나의 저항 행위로 간주된다.

                                         - 피에르 라비의 자발적 소함함 중에서 -

 

 

 

자유롭게 살기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일을 적게 하는 대신 그 일을 잘 끝내라.

진심 어린 일은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꿈이 이루어지길 원하면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작게 시작한 일이 더 위대한 결과에 이른다.

소박한 일은 성스럽다.

 

매일매일 하나하나씩

네 비밀을 천천히 쌓아 올려라.

매일매일 너는 진실해질 것이며

하늘의 영광을 알게 되리라.

- 성 프란체스코의 네 시간의 속도를 늦춰라 -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 날을 기억할께요.

창틀 위에 촛불이 까만 밤을 수 놓으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겠죠.

 

구세군의 빨간 자선냄비와 종소리, 어느 상점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캐럴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그리고 산타 모자를 쓴 작가들이 한껏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운다.

이가 부딪칠만큼 겨울 바람이 매서웠던 일요일 늦은 오후, 그 바람을 다 맞으며 남편과 으능정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한껏 들떠 보이는 연인들이 보이고, 아이를 품에 꼬옥 안고 가는 젊은 부부가 보인다. 그리고 추위 속에서 열심히 전단지를 나눠주며 노동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할머니의 안쓰러운 손도 보인다.

또,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영화 '어바웃 타임' 속 주인공처럼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한 부부도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주먹을 꼭 쥐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을 떠올린다면 그들은 언제의 크리스마스로 돌아갈까 ? 아마도 20대의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억할 것이다.

손글씨로 빼곡하게 쓴 크리스마스 카드, 수줍게 내민 선물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함께 걸었던 거리와  촛불을 켜며 즐거워했던 크리마스 케익을 함께 떠올렸다.

 

남편과 함께 보낸 18번의 크리스마스...

연애기간 3년을 포함해서 우리는 18번째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것이고, 18번째 크리스마스 케익을 아들과 함께 먹을 예정이다.

무뎌진 감정과 일상의 반복 속에서 오는 지루함 그리고 편안함을 가장한 무관심 속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새삼 서글프게 느껴졌다. 남편의 외투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함께 걸으며 어제 본 영화가 계속 떠올랐다.

나에게 오늘 주어진 시간들이 그대로 한 번 더 반복된다면... 같은 상황 속에서 나는 반드시 행복을 선택하고 행동할 것이다. 그 영화 속 주인공처럼...

주어진 상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행복을 선택하기로 한다.

남편의 손은 20대 어느 겨울 잡았던 손... 그대로 따뜻했고 한없이 너그러웠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들에게 정성스럽게 카드를 쓰고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녹색평론을 몇 년째 정기 구독하고 있지만,  종이컵의 편리함을 사랑하고, 분리수거나 재활용은 거의 엉망에 가까운 사람이 나다. 자발적 가난이나 소박함을 사랑하지만 가난으로 인한 불편을 두려워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E. F. 슈마허의 '자발적 가난'을 읽은 적이 있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성은 가질수록 더 많이 소유하기를 원한다. 특히, 나에게 책이 그렇다.

나는 이미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 지적 허영심(?)만은 끊어버리기가 너무 힘들다. 오늘도 남편과 절제하기로 약속을 하고 책구경을 했지만 도무지 참아지지 않는다.

서가에 꽂힌 파스칼 키냐르의 '옛날에 대하여'와 피에르 라비의 '자발적 소박함'을 봤을 때...도저히 갖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었다. 차라리 외식을 포기하고 책을 선택하는 것이 백 배 낫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를 서가 구석에서 발견했을 때는 반가움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물론 사고 싶은 책은 10권은 되었지만, 오늘은 정말 정말 갖고 싶은 책 3권만 구입했다.

아직은 책을 선별하는 눈이 부족하지만 나름 좋은 책을 골랐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햇다.

 

 

가장 적은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고, 남편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는 곳..천원의 행복이 가능한 그 곳... 맥도날드에 갔다.

감자튀김 1800원, 콜라 1000원, 원두커피 1000원 그리고 아이스크림 500원... 천사커피 한잔 값으로 다양하게 먹었다. 소비를 줄이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감사와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한다.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와 생크림 듬뿍한 브레드 대신 맥도날드 감자튀김과 커피를 마셨지만 즐거웠다.

오래 전... 우리가 처음 만났을 그 무렵에는 200원짜리 학교 도서관 자판기 커피도 맛있게 마셨는데, 그 기억을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1200원짜리 콩나물 한 봉지를 사 가져와서 콩나물과 무우를 넣고 콩나물 밥을 해 먹었다.

불필요한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함께 도와가며 식사 준비를 했다. 갓지은 콩나물밥에 어머님이 직접 농사 지어 주신 깨소금과 들기름을 듬뿍 넣은 양념장을 얹어 먹었다.

그리고 매실청을 넣어 만든 양념장에 손으로 큼직큼직하게 자른 봄동과 배를 넣어 매콤하게 무쳐냈다.

몇년 전... 유명 연예인들이 일주일 동안 만원을 가지고 생활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만원의 행복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리는 하룻동안 만원의 행복을 실천해 본 기분이다.

 

따뜻하고 편안한 12월 어느 일요일 밤은 깊어간다. 아니...새벽은 깊어 간다.

 

  

 

"아름다움은 참된 인본주의로 나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양식이기에 우리는 세상이 다시 기쁨으로 충만한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지구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마음과 정신, 그리고 지성을 만족시키는 운명을 일구어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서의 아름다움은 너그럽고 공평하며 경건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움이다. 오직 이러한 아름다움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 내는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더 강력하다."

 

"풍요로움이 무조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며 때로 풍요로움과 행복은 서로 이율배반적인 관계에 놓이기도 한다. 도에 넘칠 정도로 많이 갖는 지금 사회는 오히려 존재의 욕구를 상실시키며 욕구와 좌절감을 동시에 만들어 낸다."

 

- 피에르 라비의 자발적 소박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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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16 0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종이잔을 쓴 뒤에 잘 모으기만 해도 돼요.
종이잔에 흙을 담아 방이나 사무실에 꽃그릇처럼 삼아도 되고요.
안 써야 한다가 아닌,
즐겁게 쓰는 길을 찾으면 돼요.

아아, 깨소금과 들기름이라.
어머님께서 깨를 베어 말리고 털고 그러모아
기름까지 짜는 동안 얼마나 품을 많이 들이셨을까
한눈에 그림이 나오네요 @.@ 맛있겠습니다~

착한시경 2013-12-16 02:53   좋아요 1 | URL
이 늦은 새벽...댓글을 읽는 반가움과 놀람~ 나이를 먹을수록 땅힘을 받고 자라는 먹거리들이 소중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마다 부모님이 주시는 깨소금과 들기름을 앞으로 몇 번 더 얻어 먹을 수 있을까요 ? 먼 훗날...제 아이가 자라서 결혼했을 때,,,전 이런 소박하지만 귀한 음식들을 나눠줄 수 없을 것 같아 좀 미안해져요... 제 솜씨는 별로였지만, 깨소금과 들기름때문에 맛나게 먹었답니다^^

플라타나스 2013-12-16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무엇인가를 잃어버린후에야
그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어리석음이...
내면을 피폐하게 만드는군요

영화에서처럼 우리가 다시금 과거로 갈수만 있다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아주 반드시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그때는 더욱 행복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지금 이순간이 먼미래에서 다시금
이순간으로 온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다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뿐...

이 찰나의 순간이, 이 영겁의 순간이....
미래에서 두손 불끈쥐고 가고 싶어하던
바로 그 순간인지도 모르겠어요..

행복한 선택의 시작은...
미래에서 바로 이순간으로 온것을 앎이 아닐까요??
착한시경님이 선택한 그 행복이....그 따뜻함이...
여기까지 전해져 오는것 같군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착한시경 2013-12-16 13:29   좋아요 1 | URL
영화속 주인공도 처음에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선택하지만...나중에는 한번의 삶에 최선을 다한답니다. 지금 행복을 선택하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을 선택하시길...플라타나스님^^

다크아이즈 2013-12-16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저도 이년 전 쯤에 샀지요. 생각보다 김이 좀 빠졌지만 그이 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요. 근데 착한시경님은 왜 반가워서 소리지르셨나요?
이 책에 대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실 것 같아요^^*

착한시경 2013-12-16 22:37   좋아요 1 | URL
특별한 에피소드보다는 제가 구입하고 싶은 책을 적어 놓은 수첩에 이 도서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반가웠어요~ㅎㅎ 언젠가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전작독서하고 싶은 소망이 있는데...늘 과도한 욕심뿐이니....ㅠ.ㅠ 즐거운 밤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3-12-16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핸드폰으로 읽으면서 공감 버튼만 눌렀습니다...
마지막 문구, 풍요로움과 행복이 항상 함께 하는 것도 아니라는 문구에서 필이 꽂혀서요.
책 욕심, 저도 너무 버리기가 힘들어요, 책 구매 중독자 같아요, 전.

콩나물 밥, 너무 맛있어보이네요.
이번 주 주말에는 저도 식구들과 콩나물 밥을 해먹고... 인증샷도 올릴래요~ ^^
 

어느 날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찾아오라고.

 

신하들은 밤샘 모임 끝에

왕에게 반지 하나를 바쳤다.

왕은 반지의 글귀를 읽고

웃음을 터뜨리며 기뻐했다.

반지의 글귀는 이러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

 

슬픔이 밀려와

그대 삶을 흔들고

귀한 것들을 쓸어 가 버리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

 

행운이 너에게 미소 짓고 기뻐할 때

근심 없는 나날이 스쳐 갈 때

세속에 매이지 않게

이 진실을 고요히 가슴에 새기라.

'이 또한 지나가리.'

 

- 랜터 월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 -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혼의 고고학자가 되어 이 보물로 눈을 돌리면, 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된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

 

그는 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 즉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독서를 하지 않는지는 금방 알 수 있으며, 사람 사이에 이보다 더 큰 구별은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우연이다. 잔인함과 자비심과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으로 가득한 감독. 그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1"에서 밑줄 그은 부분 중 일부를 옮겨 적다. -

 

화창한 햇살이 너무 그리운 하루였다. 이른 아침에는 매서운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더니, 오전부터는 하루종일 오락가락 비가 내렸다. 날씨 탓으로 기분이 우울한지, 아니면 기분이 우울해서 이 스산한 날씨가 더 못견디게 싫은건지 알 수 없다. 겨울비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따사로웠던 봄볕을 하루종일 그리워했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生氣)가 뛰놀아라.

 

-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 -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 한편이 떠올랐다. 봄의 향기와 봄의 불길, 봄의 졸음 그리고 봄의 생기를 고양이에 비유한 감각적인 시를 열심히 설명해 줬던 기억이 난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김영랑의 시처럼 에머랄드 빛 하늘을 바라보며 따사로운 햇볕을 쬐고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마음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도 있을텐데... 겨울의 흐린 하늘은 사람을 더 깊은 우울에 빠지게 하는 건 분명하다. 기분이 자꾸만 아래로 흘러가 버려 땅 속으로 꺼져 버릴 것만 같다.

대책없는 긍정과 밝음은 다 어디로 가 사라진걸까 ? 이 또한 다 지나가리, 이 짧은 문장의 힘을 믿어보기로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을 그리워해 본다.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날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우연에 기댈때도 있었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너는 잘못 날아왔다.

 

- 진동규의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

 

 

이런 날 해결해야 할 일상의 잡다한 일이 많다는 건 더없이 불행하다.

바쁜 오후 일정에 시달리던 나를 구원한 건, 유치하게도 우유와 설탕 그리고 식빵이었다.

단순하게 이 세 가지 재료를 이용해서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먹었다. 방금 따끈하게 구워낸 토스트는 달콤하고 부드러워 금새 입에서 녹았다.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를 꿀까지 발라 먹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몸이 피곤하고 이유없이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역시 단 음식이 빠른 해법이다.

몇 조각 먹고 나니 한결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가벼워진다. 삶의 무거움이 싫어 단순하고 밝게 살고 싶었으나,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삶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었나보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 자체가 무거운 것이었는데.... 무거움과 가벼움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의 순환법칙임을 깨닫는 시간들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없이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이 또한 지나가리.... 그리고 기쁨의 날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덤벼들듯 찾아오는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견디면 기쁨의 봄이 다시 찾아오겠지...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 시가 아름다워서, 시인의 마음이 슬퍼서...그리고 이 시들에 모두 공감하는 내 상황이 싫어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같은 시대를 살지도 않지만...오직 인간이라는 공통 분모 아래서 시인의 시에 이렇게 감사함과 위로를 받게 되다니...시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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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12-1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은 시작도 되지 않은 듯한데, 봄이 미친듯이 그리워집니다.
겨울의 회색빛을 저 역시 참기가 참 힘들어서요...

중학교 때 보았던 고양이 시... 다시 읽으니 참 좋네요.
호동그란... 심상이 참으로 예뻐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게요. 제게도 들려주고픈 문구입니다.
저희 함께 힘내는 하루였으면 합니다.

착한시경 2013-12-13 10:32   좋아요 0 | URL
정말 한판 싸울 듯한 기세로 겨울이 몰려오고 있어요...아마 제 기분이 그렇겠죠,,겨울이 무슨 죄가 있을라구요..사실 전 겨울도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이 겨울이 너무 싫고 봄이 정말 정말 그립네요...
같이 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같이 힘내고 화이팅해요^^

플라타나스 2013-12-1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지나가겠죠???
이 아픔도 슬픔도.....결국은 지나가겠죠?
반드시 지나가리라 믿지만....
현실의 고통은 영혼까지 짓밟히고 있네요..
그렇지만 새벽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며...
이 아픔을 견디겠습니다..이 영혼에 빛을 발할때 까지요...
착한시경님 감사합니다...

숲노래 2013-12-15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순 우유와 식빵으로
몸을 살리고
찬찬히 하루를 아름답게 누리셔요~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영혼의 횃대에 걸터앉아,

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네

결코 그칠 줄 모르고,

 

모진 바람이 불 때 더욱 감미롭고,

참으로 매서운 폭풍만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뜻이 감싸 주었던

그 작은 새를 당황하게 할 수 있을 뿐.

 

나는 아주 추운 땅에서도,

아주 낯선 바다에서도 그 노래를 들었네,

허나, 아무리 절박해도, 희망은 결코,

내게 빵 한 조각 청하지 않았네.

 

- 에밀리 엘리자베스 디킨슨의 희망은 날개 달린 것 -

 

나무를 버팀목 삼아 살아 가던 나뭇잎들이 땅 위에 떨어져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늘에서 눈으로 내려오더니 막상 세상에 떨어질 때 모양새는 비가 되었다.

계절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곳에 집이 있다는 것은 도시에 살면서 우연히 얻어지는 축복이다. 삭막한 아파트 단지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산이 있다는 것에 언제부터인가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면서 세월과 나이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산으로 떨어진 눈은 비가 되지 않고 본디 모습대로 눈이 되어 산에 쌓인다. 산은 무엇이든지 본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지켜주는 넓은 아량을 지녔다. 하루종일 동양화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진 산을 바라보며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이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낮은 곳에 서서 그 산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봄 날....어느 새벽녁

불면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 시간, 창문을 열면 온 세상에 아카시아 향이 춤을 춘다. 벚꽃이 꽃비를 뿌리며 지나간 자리에는 아카시아 향이 너울거리며 퍼져 나간다.

그리고 봄이 지나 여름이 오면 산은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마음껏 자기를 내세워 보인다. 마치 이제 대학에 입학한 재기발랄한 신입생을 보는 듯하다.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에 몰입한 20대의 모습을 나는 여름 산에서 만난다. 

그 열정이 지나간 자리에는 허무와 깊은 성찰이 남는다. 하지만 가을 산은 쓸쓸하면서도 포근하며 성숙의 단계를 거치면서 깊어지고 아름다워진다. 가을산이 그러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겨울 산 앞에 마주섰다.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히 꺼내 읽었다.

"언어를 바꾸면서 나는 내 인생의 한 시절과 결별했다" 모국어인 루마니아어를 버리고, 사유한 모든 것을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어로 옮겨놓은 샤르트르 이후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라는 작가 소개가 눈에 띈다. 가을에 이 책을 몇 장 뒤적거리다가 그대로 책꽂이 버려두었는데 오늘 이 책이 갑자기 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목차와 상관없이 마음에 와 닿는 제목을 찾아 읽으면 된다.

순서를 정해 읽어야 하는 것보다는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

 

 고통을 자제하면서 억지로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하는 사람들은 혐오스럽다. 눈물이 뜨거운 것은 고독 속에서 뿐이다. 죽는 순간 친구들에게 둘러싸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마지막 순간을 과감히 맞이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눈물이 뜨거운 것은)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13쪽에서 -

 

고통이란 외부의 어떤 것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정신적 고독의 상태이므로 비교는 아무런 의마가 없다. 그러나 고통을 혼자 겪는다는 사실에는 큰 장점이 있다. 만약 인간의 정신적 고통이 얼굴에 충실하게 나타난다면, 즉 내부의 괴로움이 외부로 옮겨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 그래도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 ? 손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는가 ? 만일 감정의 강도가 표정에서 그대로 읽힌다면,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고통의 척도)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20쪽에서 -

 

 

최근 나로 인해 가까운 사람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에밀 시오랑은 책에서  고통의 크고 작음을 나누는 일은 불가능하며, 인간은 각자가 절대적이고 끝없다고 믿는 자신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각자가 느끼는 고통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짐작할 뿐이다.

 

아주 작은 상처가 돌이킬 수 없이 벌어져 우리 존재 전체를 피투성이로 만들 때, 그때서야 고통이란 혼자 겪는 것이기 때문에 밖으로 들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안에 쌓여 있는 고통의 독성이 화산처럼 분출한다면 온 세상을 중독시킬 만큼 충분하지 않겠는가 ?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21쪽에서 -

 

결국 상처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었지만,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더 큰 아픔과 상처는 막을 수 있었을텐데... 인간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실수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깨닫게 된다.

 

슬픔은 넘쳐 흐르는 상태가 아니라, 서서히 가라앉아 사그라지는 상태이다. 대개 슬픔 한숨이라고 말하지 슬픈 고함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열정을 지나치게 소비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깊은 허탈감이 각인된 체념과 상실감만이 남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성취하고 나면 우리는 슬퍼진다. 얻었다기보다는 잃었다는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슬픔은 삶이 탕진될 때마다 생긴다. 잃는 것이 클수록 슬픔의 정도가 심하다.

- 에밀 시오랑의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72쪽에서 -

 

깊은 심연 속에 갇혔다가 다시 나온 기분이랄까 ?

시간 속에서 모든 일들이 과거의 기억이 된다면 지금 받은 상처의 빛깔은 좀 더 옅어지게 될까 ?

차분하게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책이다. 하지만 죽음, 우울, 슬픔, 절망, 좌절 등 대체적으로 어두운 감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읽고나면 좀 더 슬퍼진다.

하긴 슬플 때 차라리 슬픈 영화를 보며 한바탕 울고나면 속이 후련해지듯이...오히려 이런 책들이 마음의 평화를 주는데는 더 도움이 된다.

 

 

미셸 우엘벡의 국내 번역 책을 구입하는 중이다.

소립자, 공공의 적들, 어느 섬의 가능성, 투쟁 영역의 확장, 지도와 영토... 분량상 가장 가벼워 보이는 투쟁 영역의 확장에 먼저 도전해 본다.

마음은 소립자를 먼저 읽고 싶으나, 우엘벡의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하니 먼저 투쟁 영역의 확장을 읽어 보기로 했다.  소립자를 읽기 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늘 생각하지만 작가들은 계속 책을 쓰고, 출판사들은 계속 책을 만들어 내고...독자들은 끝없이 쏟아져나오는 책들 중에 좋은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하는 즐거운 고통에 빠져 산다.

 

당분간은 조용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고통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책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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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나스 2013-12-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왜냐하면 곧 찬란한 태양이 우리의 마음을 비춘다는
희망과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그러한 기회는 우리의 상처난 영혼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지 않을까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착한시경 2013-12-12 22:43   좋아요 0 | URL
해뜨기 전 새벽은 시련인 동시에 희망이기도 한 것 같아요^^
최근에 고난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생각하게 되네요... 좀 힘든 시간이지만 분명 더 멋진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어봐요~ 감사하고 편안한 밤 되세요~

미스코리아 뚱 2013-12-12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뜨기전이 가장 어둡다,,좋은글,,잘 읽고 갑니다,,감사요^^

착한시경 2013-12-12 22:43   좋아요 0 | URL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읽어보세요^^ 아름다운 문장들의 너무 많아서 귀한 책이랍니다.

마녀고양이 2013-12-1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라는 제목이 퍽 마음에 들어서 저도 구입을 망설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입했는지, 안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방바닥에 책이 엄청나게 쌓여있는데, 요즘 기억이 너무 오락가락합니다. ㅠㅠ. 그저... 착한시경님의 페이퍼에서 좋은 글을 읽고 가네요.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책을 읽으시나봐요...

철도의 1113일째 열애 중이라고 누가 적었군요.. 참 예쁘네요.
여행 가고 싶어지는군요.^^

착한시경 2013-12-12 22:45   좋아요 0 | URL
군산...철길마을에서 찍은 사진들이랍니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아, 그냥 관광지가 되었지만 나름대로 운치있고 좋았어요~ 저두 기찻길에 새겨놓은 글이 참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왔어요... 113일이었다면 사진으로 안 찍었을텐데 1113일을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을 그들의 사랑이 너무 예뻐서...사진으로 담아왔죠^^

키재기 2013-12-1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저의 경험으론 그 어둠이 자신을 잘 드러내 주더라구요.자신과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 되시길...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착한시경 2013-12-12 22:48   좋아요 0 | URL
이육사의 시처럼 서릿발 칼날진 위에 서서,,, 한발 재겨 디딜틈 없는 상황에서도 눈을 감고 생각하면 희망의 무지개가 있는 것 같아요...물론 이육사는 조국의 광복을 꿈꾸며 그 시를 썼겠지만...시는 독자 입장에서 다양하게 해석하는거니까요~
눈을 감고 봄을 그리고 희망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

숲노래 2013-12-1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때문에 힘들 사람도,
또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 나도 없구나 하고
날마다 새롭게 느껴요.

서로 다른 빛으로 거듭나는 길에서 만나
서로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흐름이네
하고 느끼곤 해요.

군산 기찻길에는 저렇게 낙서도 하네요.
하기는, 저것도 재미난 놀이일 테니까요~
 

 

 

 

 

 

 

 

 

 

 

 

 

 

 

 

(탄방동 카페 '엘리먼트 랩'에서 마신 핸드드립커피 케냐 AA)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않고 김치냄새가 좀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불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 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여도 좋고 남성이여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을 그 많은 구경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 두곳, 한 두가지만 제대로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겨질 자신이 돼 있을껄...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라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바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테고, 내가 더 예뻐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속 침대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에 더 매력을 느끼려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베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그도 그럴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시킬때는 여왕처럼 품위있게, 
군밤은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때는 백작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위해 하기싫은 일을 하지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않고 살고자 애쓰며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들려줘도 
그는 날 주책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꼽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추가루가 끼었다고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여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 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

 

(친구가 준 수제 크리스마스 쿠키...)

 

지초와 난초의 교제라는 뜻으로, 벗 사이의 맑고도 고귀한 사귐을 일컫는 말...지란지교를 떠올리는 하루였다. 연이어 계속되던 추위가 주춤하고 오늘 낮은 제법 따스한 기온을 느낄 수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까지 비추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들이었겠지만, 이제 초겨울이니 포근한 기온에도 만족해야 한다.

한동안 환한 햇빛을 본 적이 없어 우울하다는 친구의 말을 떠올려 보니, 화창한 하늘을 본 기억에 아득하기만 하다.

높고 맑은 하늘, 따뜻한 기운을 몰고 오는 바람 그리고 마음까지 비춰줄 것 같은 투명한 햇살이 좋은 가을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복잡한 생각 속에 우왕 좌왕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내가 오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오래된 수필을 떠올린 것은 사랑하는 두명의 친구들때문이다. 나이가 같거나 비슷한 사람을 친구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친구의 범주 안에는 들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한명은 나와 다섯 살 차이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여섯 살 차이가 난다.

하지만 나와 가깝고 오래 사귄 사람을 친구라고 일컫는다면 그들은 가장 귀한 벗들이다.

흔히들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친구를 만들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 두명은 친구들은 모두 30대에 만나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있으니 특별한 인연임에는 틀림이 없다.

 

친구 사이에 진정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일은 쉽지 않다. 많은 시간 속에 신뢰가 쌓여야 하고, 치졸한 이기심과 시기, 욕심을 버려야만 가능한 일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법인데,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조건없는 사랑과 우정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우정을 이야기하는 글이나 노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깊은 우정을 나누는 일이 쉽지 않음을 뜻하고. 모든 인간은 그런 우정을 간절히 바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에게 내면의 소통이 가능한 친구들은 내 삶의 가장 큰 축복이며 자랑이다.

신은 나에게 큰 고민과 시련을 주셨지만 동시에 그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도 허락하셨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을 괴로워했을까 ? 홀로 극복할 수 있었을까 ? 

나를 염려하고 위로 했던 목소리들...한 순간도 나를 외롭게 만들지 않았던 그들의 배려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고마운 일이다.

   

(카페에 장식되어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사람을 알기보다는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또한 나의 인간관계가 풍요속의 빈곤이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소박한 관계를 꿈꾼다.  

 

셋이 함께 만나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빨간색 코트와 책 그리고 늙어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최근 함께 구입한 김운하의릴케의 침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진지한 책의 내용을 자기 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내거나  혹은 자신의 경험대로 각색해 버리는 한 친구 때문에 정신없이 웃었다

 

특히, 나는 이런 특별한 재능을 지닌 친구를 사랑하는데 그 이유는 그녀의 꾸밈없는 웃음때문이다. 어떤 고민도 그녀와 나누면 웃음이 되어 버리는데 난 그 가벼움을 사랑한다. 울면서 찾아가도, 헤어질 때는 꼭 나를 웃게 만드니...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그리고 11년을 늘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이 나를 바라봐주는 또 한명의 친구...

나는 그녀의 변함없는 마음과 이성적인 판단에 늘 감탄하고 놀란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는 그녀는 언제나 내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준다. 그 판단의 밑바탕에는 나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담겨 있음을 잘 알고 있으니 그 마음이 고맙다.

 

 

함께 점심을 먹고, 한끼 밥 값만큼 하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다.

사투리에 웃고, 빨간 매니큐어에 웃고, 곰보다 못한 모성애를 운운하며 웃었다.

파 다듬는 일과 다듬은 파를 사는 일 중 나는 다듬은 파를 사는게 어울린다며 웃었고,

고난 4종 세트에 대해 이야기 하며 웃었다.

그리고 내 독특하고 대책없는 가치관에 다들 이제 익숙해져 그냥 웃어 버렸다.

시간이 흐르며 모든 것들이 즐거운 웃음의 소재가 되니 이것도 참 재미있는 일이다.

 

헤어지며...다음 만남에는 속이 쓰릴 만큼 매운 칼국수를 먹고, 커피를 마시자는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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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많이 하면 반드시 필요 없는 말이 섞여 나온다.
원래 귀는 닫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입은 언제나 닫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돈이 생기면 우선 책을 사라.
옷은 해지고, 가구는 부서지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위대한 것을 품고 있다.

행상의 물건을 살 때는 값을 깍지 마라.
그 물건 다 팔아도 수익금이 너무 적으니
가능하면 부르는 그대로 주라.

대머리가 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라.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보다
머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더 관심 있다.

광고를 다 믿지 마라.
울적하고 무기력한 사람이
광고에 나오는 맥주 한 잔으로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면
세상은 이미 천국이 되었을 것이다.

잘 웃는 것을 연습하라.
세상에는 정답을 말하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
그때에는 허허 웃어보라.
뜻밖에 문제가 풀리는 것을 보게 된다.

텔레비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마라.
그것을 켜기는 쉬운데,
끌 때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낭비는 나쁘다.
돈을 많이 쓰는 것과
낭비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불필요한 것에 인색하고
꼭 써야 할 것에 손이 큰 사람이 되라.

화내는 사람이 꼭 손해 본다.
급하게 열을 내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이
싸움에서 지며, 좌절에 빠지기 쉽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주먹은 상대방을 상처 주고 자신도 아픔을 겪지만
기도는 모든 사람을 살리기 때문이다.

-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들 -

 

 

 

대전 구도심...대흥동 문화의 거리

프랜차이즈 카페가 대세가 되어버린 요즘, 대흥동에 가면 아기 자기한 인테리어와 컨셉을 가진 개인 카페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둔산동처럼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정형화된 카페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소소한 재미들이 가득하다. 특히 카페 주인이 긴 시간동안 공들여 수집했을 법한 그림이나 작은 소품들을 구경하는 것은 덤으로 얻어지는 즐거움이다.

모모제인, 쌍리, 느린나무, 햇비, 청청현... 친구들과 가볍게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카페들이 많은 곳, 그곳이 대흥동 문화의 거리이다.

아직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예쁜 카페들이 많으니 당분간 커피와 친구를 만나기 위해 그곳에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평일 오전, 친구와 대흥동에서 점심 약속을 하면 나는 언제나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다.

친구를 만나기 전에 잠깐 은행동 알라딘에 들려 책을 구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를 만나면,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스마일 칼국수에서 들깨 가루 담뿍한 칼국수와 달착지근한 유부를 넣은 김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 한적한 카페에서 여유롭게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아들은 기말고사를 핑계로 친구와 독서실에 가고, 남편과 함께 시내로 외출을 했다.

며칠 동안 갈등이 있어 서운했던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일상의 잔잔한 평화의 시간이 찾아 왔다. 

먼저 알라딘에 새로 들어온 책들을 구경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서점 나들이를 하지만 놀라운 것은 늘 새롭게 구비되는 많은 중고책들이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정말 끼리끼리 많은 사람들이 알라딘에 모였다.

사라진 책들의 도서관, 장미의 이름, 옥탑방으로 올라간 칸트, 차마 그사랑을, 아주 철학적인 오후 그리고 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가 내 서재로 왔다.

특히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를 아름다운 명화와 함께 읽어볼 수 있게 구성된 이 책을 보는 순간,,, 내가 이 책을 사기 위해 오늘 알라딘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만큼 반가웠다.

홍차와 마들렌드 과자 그리고 기억속에 이끌려 찾아간 어린 시절....나에게 아직 만남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내가 죽기 전에 꼭 한번 완독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이다.

언제쯤...푸르스트는 나를 만나줄까 ?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으니 잠잠히 기다릴 뿐...

  

 

 

 

성모초등학교 바로 앞쪽 큰 길가에 위치한 카페 블러쉬....

도로변 2층 주택을 개조해 카페를 만들었다는 이 곳은 1층과 2층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었다. 은은한 조명과 세련된 그림 그리고 포근한 무릎 담요가 준비되어 있는 1층 세미나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있는 로스팅 기계, 작고 앙증맞은 도자기 인형들, 2층으로 올라는 나무 계단과 벽에 장식된 독특한 강아지 그림들도 눈길을 끌었다.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마당을 보니 왠지 모를 쓸쓸함에 마음이 착잡해졌다.

오늘 구입한 책들과 가방 속에 넣어온 강신주의 '감정수업',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1'까지 꺼내 놓고 두서없이 책을 넘겨 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뭔가 계획하는 책읽기보다는 그냥 마음가는대로 느낌이 오는대로 책을 보게 된다.

특히, 이렇게 서점에 다녀온 날은 더욱 그렇다.

특정 책에게 내 마음을 다 주고 싶지 않아서... 고르게 한번씩 넘겨 보는 것으로 내 마음을 대신한다.

 

 

 

 

아메리카노와 브레드...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책

무엇보다 나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나의 가족

 

남편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책과 삶 그리고 오래된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해결 못할 일들을 시간이 해결해 주는 일들이 가끔 있다"는 어느 시인의 말에 우리는 공감했다.

 

"해결하려 서두르기 보다는 한걸음 물러서라"

시간의 여유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 한적한 카페에 마주 앉아 잠잠하게 책을 읽었다.

 

 사랑이란 무엇보다도 먼저 기쁨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기쁨의 감정은 "인간이 더욱 작은 완전성에서 더욱 큰 완전성으로 이행할 때" 발생하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 결여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더욱 충만해진다는 감정이 바로 기쁨이다 

 - 강신주의 감정수업 중에서 -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 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어 있어 눈에 뜨지 않는다.  

-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 중에서 -

 

 

 

 

 

 

 

책을 읽다 발견한 아름다운 문장들, 특히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문장들을 나는 사랑한다.

강신주의 책은 언제나 화통하고 직설적이라 시원스럽고 그 안에 철학적 깊이까지 있어 좋다. 느긋하게 보낸 일요일 오후... 며칠만에 찾아온 평화는 따뜻하고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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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3-12-0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페에 가 있고 싶어지네요..^^ 비도 오는데..

착한시경 2013-12-09 14:41   좋아요 0 | URL
네,,,대전도 하루종일 우울하게 비가 내려요~ 이런 날은 따뜻한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딱 좋을 것 같네요... 즐거운 오후되세요^^

프레이야 2013-12-10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시경님, 대전에도 어젠 비가 내렸군요. 일요일에 따스한 카페에서 독서와 대화를 즐기시다니 참 여유롭고 행복해 보여요. 시간이 해결해주는 게 있다고 예전엔 몰랐는데 요즘 그 진리에 공감하며 삽니다. 책탑 중 장미의 이름도 보이네요. 다시 읽고싶어지는 책들 중 하나죠. 오늘도 좋은하루~~~

착한시경 2013-12-10 10:01   좋아요 0 | URL
어제 하루종일 비가 내렸어요... 대부분의 일들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데,,상황에 따라 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짧은 시간에 해결되기도 하는것 같아요..
그냥 책을 보면서 견디는 중... 장미의 이름은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요^^ 프레이야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