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사는 예쁜 봄꽃이 피면 다시 오기로 하고 오늘은 자산동 벽화마을에 다녀왔다.
하늘 아래...첫번째 동네

겨울의 끝자락에서 좁은 골목길에는 아직도 다 타버린 연탄재 더미가 가득 쌓여있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의 담벼락에 무궁화도 피고, 민들레도 피고, 해바리기 꽃과 연꽃도 활짝 폈다. 꽃바구니에 담긴 이름 모를 꽃이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간다.
흙에 뿌리를 내리진 못했지만 햇빛과 비를 맞아 담장에서도 꽃을 피웠나 보다.

 

 

 

또...좁은 샛길 담벽에는 빨간 자두꽃과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송이 그리고 때 이른 수박이 덩쿨째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따라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표정이 잼있어 죽겠다는듯...익살스럽다.
특히 이 마을에는 꽃그림 벽화가 많아 인상적이다.
김천에서 가장 먼저 아침과 밤을 맞이 하는 달동네...

그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꽃들이 벽과 벽을 타고 이어졌다. 심심한 벽이 그림과 만나 살아있는 거리가 되었다...


비는 싫지만 소나기는 좋고
인간은 싫지만 너만은 좋다.
내가 새라면 너에게 하늘을 주고,
내가 꽃이라면 향기를 주겠지만..
나는 인간이기에 너에게 사랑을 준다.


 

요렇게 멋진 글귀도 그림과 참 잘 어울린다. 모처럼 먼 곳까지 놀러 온 맑음이도 신났고...잠시나마 메이플 세계를 잊은 민규도 즐거워 보인다.

부실한 캠코더로 열심히 우리를 찍으러 다니는 남편은 혼자 VJ특공대 놀이에 빠졌다.

그래도 민규는 아빠의 놀이에 나름 맞춰주려 노력하고~나는 렌즈를 열심히 피해 다녔다...아~앞으로 당분간 VJ놀이가 계속될꺼 같아 살짝 불안할 뿐이다.

한동안 DSLR에 빠져 열심히 찍사를 하더니...이제는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야 한다며  캠코더로 동영상을 찍는다.

 


벽화마을을 한바퀴 돌고, 김천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중국만두'에 갔다.
너무 허름해 보여서~문 앞에서 살짝 망설였는데...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손님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그리고 주문을 해 놓고 차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는데...맛을 보니 기다려 사 올만 곳이다.
중국 화교 부부가 하는 직접 운영하는 만두집인데...메뉴도 만두와 찐빵 두 종류 뿐이다. 남편은 손반죽을 해서 만두피를 밀고, 아내는 배추와 돼지고기 소를 넣어 만두를 빚는다.
그리고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무쇠솥에 연실 뜨겁게 만두를 쪄 낸다.
느끼한 맛이 없이 달고 너무 맛있다. 양념간장도 특이하고 양도 푸짐하다.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먹는 동안에도 포장 손님이 너무 많아서 살짝 정신없이 먹어야 하는게 단점이지만... 이렇게 맛있는 만두를 우리 동네에선 맛볼수 없으니 이 정도는 감수하고~ 참 맛나게 먹었다.
더 날씨가 따뜻해지면 중국만두가 또 먹고 싶어서 다시 와야 할 것 같다.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나들이였다. 봄이되면 왠지 집에서 주말을 보내는게 너무 아쉽다. 오늘처럼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찾아... 담 주에도 봄바람 쐬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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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04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시경님께서 올려 주신, 푸른 벽의 진달래와 너무나 예쁘고 환상적인 벽화들 덕분에 이 밤 너무 행복합니다~^^ 제 맘에 아름다운 봄이 벌써 활짝, 핀 것 같군요.^^
ㅎㅎ 중국만두도 참 맛있어 보이네요.
착한시경님! 좋은 밤 되세요.*^^*

착한시경 2013-03-05 01:23   좋아요 0 | URL
방명록에 남겨주신 글을 오늘 봤네요^^제 안부를 궁금해 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는게 신기하고 고마웠어요~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구요~꾸준히 와서 글만 읽다갔답니다..늘 좋은 시 올려 주셔서 늘 감사히 읽고 있어요~
 
행복한 진로학교 - 7인의 멘토가 제안하는 직업 찾기 발상전환법 행복한 진로학교 1
박원순 외 6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진로문제...참 식상하지만 한 아이의 부모로써 피해갈 수도 없다. 내가 알고 경험한 것들로 아이의 진로나 꿈을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닌지...고민이 많았는데~이 책이 나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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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우울할 때...등산을 간다는 친구, 쇼핑을 한다는 친구, 술을 마신다는 친구, 수다는 떤다는 친구...등등 나름대로 각자의 다양한 방법으로 우울을 극복한다.

 

그리고 요즘 나는 살짝 우울하다

이번 주에도 읽지도 못할 책들을 구입해 버렸다. 알라딘 서재에 소개된 책들 중에 리뷰나 페이퍼를 보다 보면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 도저히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사실 특별히 일상의 변화는 없지만... 매사 심드렁하고 지루하고 울컥하고... 뭐 그런 기분이 든다. 그래서 자꾸 여행에 관한 책에 눈이 간다. 여행 에세이는 그동안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구입이 잦아졌다. 오늘도 커핑여행과 남미여행기인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세계 시골마을...시골기행을 구입했다.

 

오랫만에 그림책과 몇 권의 시집도 담아 왔다.

 

그 중 가장 기대되는 책은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이다. 박스를 풀자마자 제일 먼저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기쁨으로 승화된 슬픔 이진아 도서관 편이 마음에 아프게 와 닿는다.

 

미소 짓는 집이 있다.

분노로 찡그린 집이 있다.

눈물 흘리는 집이 있다.

즐거움으로 들썩이는 집이 있다.

 

저기,

마음을 품은 집이 있다.

그 집이 내게 이야기를 걸어왔다.

 

생각해 본다.

 

우리 집은 어떤 집일까 ?

전운이 감도는 폭발 직전의 집이 있다.

사춘기 아들과 격하게 갈등하는 엄마의 한숨으로 무너지기 직전인 집이 있다.

깊은 밤... 잠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해가 뜨는 동시에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는 집이 있다.

물론 개학이 되면 임시 휴전에 들어갈 것이다.

이 밤의 평화를 즐기면서... 체력을 비축하고 정신을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사춘기 아들과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하지만 난 늘 밀린다)

아들 역시 방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잠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잠 잘때만 천사 같은 모습이다)

얼마 전에 아들 심리학이라는 책을 구입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데... 마음을 품은 집을 읽고 나면 독파할 예정이다. 밑줄 치면서...열심히 읽어보겠다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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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2-23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들 중에서 일곱 권이 있네요.^^
'마음을 품은 집'이 저도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집에 대한 책들을 좋아하는데, 함성호의 '당신을 위해 지은 집'과
김진애 '이 집은 누구인가', 최범석의 '여행자의 옛집'도 좋았어요.

착한시경님!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착한시경 2013-02-23 21:28   좋아요 0 | URL
저두 건축 관련한 책 좋아요...김진애와 서윤영, 함성호 책은 읽어봤는데..최범석책은 아직 못 읽어봤네요~담에 한번 읽어볼께요^^
오늘 서점에 갔는데... 자꾸 시집에 눈에 가요^^ 너무 많아서 쉽게 고르지 못하겠더라구요..벌써 창비와 문지 시선이 300권을 넘었더라구요~시집을 뒤적이다 결국엔 박남준의 산문집인 '스님,메리크리스마스'를 사왔어요...
시간되시면 시집 몇 권만 꼭 추천해주세요^^

appletreeje 2013-02-23 22:01   좋아요 0 | URL
어머~! 저도 오늘 박남준님의 '스님, 메리크리스마스' 샀는데요.
박남준 시인의 책은,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와 '적막' '꽃이 진다 꽃이 핀다'를 가지고 있어요.
착한시경님과 저는 왠지 같은 책을 많이 공유하는 것 같아 더 기뻐요.
내일이 보름인데 오곡밥과 나물은 맛있게 드셨는지요.^^
착한시경님! 좋은 밤 되세요.*^^*
 
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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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넓은 집으로 이사했다니 정말 놀랍다. 진정 책의 고수들의 이야기라서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책을 다 읽고 그들이 권하는 책 중 몇권을 구입했다. 책을 통해 다른 책을 알게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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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사람들 - 서럽고 눈물 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5
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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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기획한 예비 언론인들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사회에 나와서도 소외되고 고통 받는 자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현실을 알려주길 바란다. 외면했던 현실이 아팠지만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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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2-20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추천만 누르고..바뻐서 댓글을 못 달았어요.^^;;
저도 이 책을 읽고 참 아팠어요.
그래서인지 이제는, 텔레마케터에게 걸려오는 전화만이라도 부드럽게 응대하려
노력해요. 이 책은 다 읽고 사회복지학과 학생에게 선물로 주었지요.

착한시경 2013-02-20 22:47   좋아요 0 | URL
벼랑에 선 사람들, 4천원인생...이런 책들 읽으면서~마음 아팠고 한편으로는 나는 그들보다 행복하구나~많이 가졌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기적인 제가 싫어 또 한번 절망했던 기억이 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