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민하는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노인 냄새'와 혐오. 다른 하나는 '대학 새내기'가 처한 어려움이다. 

오늘 유르겐 텔러 개인전을 보러 대림미술관을 향했다. 종로 일대 역을 지나 미술관이 있는 경복궁역에 도착하기까지, 소위 '노인 냄새'라고 말하는 냄새가 지하철을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이 냄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칸으로 건너 가기도 했고, 다른 노인은 큰 목소리로  이게 무슨 냄새야, 하며 친구들과 다른 자리에 앉자는 말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 네이버에 '노인냄새'를 쳐보니 관련 기사들이 몇몇 보였다. 일단 기사는 노인냄새를 개인적인 처방의 관점으로 다루고 있었다. 예컨대, 활동량이 적어 지방산 연소가 덜 되었고 그 때문에 '노네날알데히드'라는 것이 퀴퀴한 냄새를 나게 한다는 둥, 고로 샤워를 자주 하고 데오도란트를 자주 바르라는 둥의 진단 말이다. 근데 난 문제를 좀 더 사회적인 차원으로 보고 싶었다. 이것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노동' / '비노동'의 문제다.  

자신이 노동자인가, 비노동자인가라는 구분이 사회적으로 큰 압박감으로 작용하는 시대다. 그렇기때문에 노동자로 간주되지 않는 사람에 대한 혐오감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일하고 있는데, 너는 뭐하냐라는 식으로 주로 출발하는 이 문제는 시민의 경제와 감정, 그 밀착된 관계를 고찰할 수 있는 시사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주로 '비노동자'로 간주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노인은 사람들의 혐오가 가장 많이 투여될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는 경제와 감정의 관계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그리고 그 중 점점 늘어날 '혐오'라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사회 대책의 차원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까. '노인 냄새'의 문제는 그래서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냄새의 사회학'은 가능할 것인가. 나는 이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다. 

다른 하나는. 대학 새내기가 처한 어려움이다. 새내기를 다룬 책들을 대학 내 도서관에서 찾아보자. 주로 희망찬 대학생활을 하기 위한 조언 가득한 가이드북이 득실득실하다. 그런데 이런 책의 효과는 대학 새내기를 둘러싼 '긍정의 배신'이란 결과로 돌아온다. 이런 가이드북은 요즘 새내기가 처한 어려움을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않는 것이다. 1학년으로 들어와 각종 행사에 동원되고, 그들은 학교 생활을 제대로 배울 시간도 없이 바로 주요 스탭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2학년이 되면 자신의 우울한 새내기 시절을 돌아보며, 우울함을 이유로 이유 없는 '휴학'을 시도한다. 휴학은 각각의 변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 오늘날 '휴학'은 분명 정서적 전염의 성격이 있다. 내가 친하게 지내던 한 친구가 휴학을 하면, 나도 휴학을 따라 하고 싶은 심리. 이 심리는 그러나 '사회적'이다.   

2학년만 되면 슬슬 학교 행사를 비롯해 뭔가 같이 해볼 수 있는 자리를 빠지고 싶어 한다. 그러면 결국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친구들은 나중에 1학년이 된다. 1학년은 더 배울 시간도 없이 바로 전문성을 요구받고 행사는 뒤죽박죽이 된다. 3학년, 4학년은 취업 준비라는 명목으로 인해 어정쩡한 참여 상태를 유지한다. 학생총회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마냥 기쁠 수 없다. 참석한 친구들은 아직 학교 사정을 배우고 있는 1학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안건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진다.   

특히 이제 취업 압박이 1학년 때부터 시작되면서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고 나름 극복해보려 하지만, 막상 그런 극복의 자리가 마련이 되면 실천하고 싶지는 않은 어정쩡한 심리 상태가 대학 새내기부터 굳어지게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새내기의 심리를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새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학 문제를 보다 세밀하게 다룬 책이 필요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게슴츠레 2011-05-2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내기론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합니다. 이런 사회과학적 내지는 현실주의적 시선 속에서 '학생운동'이나 그것의 가능성/불가능성의 조건으로서의 '학생사회'가 제대로 인식될 수 있겠고요.

얼그레이효과 2011-05-26 07:09   좋아요 0 | URL
네.그렇겠지요..새내기 저 학교 다닐때보다 더 안타까운 생활을 하고 있더군요.

안티노네랄 2012-03-02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종은 글,, 잘봤습니다.
노인청결은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희 안티노네랄 비누,크림으로 노인냄새를 관리하세요~
아래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노인냄새(건조증/가려움/비늘제거) - 안티노네랄비누,크림
http://anti-noneral.com/front/php/product.php?product_no=3&main_cate_no=12

욕심많은태양처럼 2012-04-17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입장의 문제 아닐까요??
신세대와 구세대의 차이, 지나감은 잊어버리고 발등에 떨어진 불때문에 뒤돌아볼 여유가 없으니
다른사람의 고충을 들여다보기 힘듬아닐가요???
냄새의 사회학도 세대간의 차이?? 젊은사람은 왕성한 호르몬 냄새를 풍기니
그 또한 노인들에게 냄새로 다가오는데 그걸 모른다는거죠.
냄새물질을 제거해주면 노인냄새는 간단히 해결되는데 정보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모른다는것이 안타깝습니다.
검색창에 "시니어클린" 검색하시면 많은 정보 있습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