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 역사가 증명한 부의 바이블, 나폴레온 힐 성공 철학의 모든 것
나폴레온 힐 지음, 김현정 옮김 / 토네이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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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수를 받는 것 이상으로 더 크고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든 간에 운명의 수레바퀴는 그들을 지나쳐버린다. 그들이 더 많은 것을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당신은 현재의 보수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p.115)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면 직업적 안정성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p.119) 



아마 사업가이거나, 부를 얻고 싶거나, 성공하고 싶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나폴레온 힐의 이름을 한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직장 상사의 책상에서 종종 이 책을 봤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부의 고리를 만드는 분들 역시 종종 나폴레온 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곤 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그리 엄청난 책이라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를 읽으며 이 책이 왜 부의 바이블이라 불리는지 다소 감이 왔다. 물론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안에 돈을 버는 직접적인 방법은 논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폴레온 힐의 문장들을 읽으며, 이렇게 사는 사람이 가난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에는 확언들이 담겨있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책 한 권 모조리 긍정 확언으로 가득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겠으나, 그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깨달음이 꽤 크기에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자기 주도성을 개발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창의적인 비전을 유지하는 것 등은 꼭 부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지 않더라도 상당히 필요한 마음가짐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꼭 부자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삶을 사는데에 큰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아, 기억하고 싶은 말이 꽤 많더라. 


마음에 가장 크게 닿은 것은 긍정적인 마음을 기르라는 것과 창의적인 이상을 가지라는 것. 긍정적인 마음이 주는 보상은 성공, 건강, 경제의 독립, 마음의 평안, 믿음 등이며, 부정적인 마음은 가난과 고통, 혐오, 근심, 외로운 인간관계 등을 가져온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아직 삶을 많이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주변의 사람들을 볼 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이들만큼 강력한 무기를 가진 이들이 없더라. 나 역시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를 읽으며 한층 더 긍정적인 마음, 단단한 마음이 되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또 창의적인 이상을 가지라는 말 역시 마음에 크게 닿았다. 명확한 목표를 가진 이들은 결코 길을 엇갈리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 외에도 실행하는 믿음을 활용하라거나 자기 주도성을 가지라는 등의 내용이 읽는 내내 감흥을 주었다. 


성공하는 17가지 습관을 만나게 하는 책, 『나폴레온 힐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필요하신 분들이 꼭 한번 만나, 인생 명언을 얻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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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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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없는 지금은 성립될 수 없고, 지금 없는 미래는 도래할 수 없다. 과거, 현재, 미래는 그래서 한 권의 책과 같다. 다른 시간대는 모두 같은 선상에서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야 온전히 한편의 서사를 완성시킨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공유돼야 힘을 갖는다. 그 보이지 않는 에너지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가 왜 위대한지를 깨닫게 한다. (p.12) 

 

망국의 끝자락, 절박함에 숨죽이며 지구 반대편으로 달려간 사내들, 거기서 마주해야 했던 깊은 무력감 (p.178)

 

지난 책, 「뭉우리돌의 바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을 이제야 한 줄로 정리해본다면 “이 책이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 가슴 저린 역사”였다. 사실 그 책을 읽은 당시에는 마음에 일렁이는 감정이 꽤 커, 감히 무엇이라 정리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책, 『뭉우리돌의 들녘』. 그런데 『뭉우리돌의 들녘』을 읽고 나서는 '나라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셨어요'하는 마음이 너무 들어 이 감상문을 쓰는 것조차 버겁다. 내가 뭐라고, 이분들의 이야기를 평가하거나 정리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독립운동가에 사로잡혀 10년을 가까이 세계를 떠돌며 흩어진 이야기들을 주워 모으는 작가님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전작 「뭉우리돌의 바다」에서는 멕시코와 쿠바, 미국의 독립운동가들이 기록되었는데,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몰랐던 이야기들이 더 많았기에 가슴이 아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뭉우리돌의 들녘』을 읽으며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전작에 비해 익숙한 지명 등을 만나면서도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요동쳤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죄송했고, 이제라도 제대로 기억하겠다 결심했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러시아와 네덜란드에서의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모은 책으로, 연해주, 연추, 헤이그, 블라디보스톡, 하라롭스크 등의 지역 위에 흩어진 이야기들을 모았다. 내가 굳이 “모았다”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말 그대로 시간과 길 위에 흩어져, 그대로 사라져버리게 될지도 모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힘겹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때로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사진으로, 글로 담아내는 과정이 결코 수월할 리 없다. 그래서일까. 그의 사진은 때때로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감상을 남긴다. 

 

그의 사진을 감상하며,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 공간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곤 했다. 특히 '다시, 블라디보스토크'에 실린 사진들은 더욱 그랬는데, 텅 빈 벌판에 서서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또 그보다 훨씬 이전에, 척박한 삶이었을 분들은 그 벌판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훔쳐야 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 가장 오래 바라본 사진은 자유시 참변 터 사진이었다. '치유'는 상처를 마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다 했던가. 이제야말로 우리는, 과거를 온전히 바라보고 극복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선 그의 말처럼, 뼈아픈 과거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래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인정하기에 아프고 힘들다고 등을 돌린 후, 이제는 점점 잊어가는 이들을 '소환'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시간도 품도 결코 녹록히 않은 작업을 기꺼이 해내는 그 덕분에, 우리는 국외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 '영웅'으로 인해 더 유명해진 '단지'에 대해 읽으며, 가늠해보지 못했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단지는 효의 실천보다 나라의 존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 아닐까. 그것은 효를 사사로운 감정으로 밀어내 그 자리에 독립이란 두 글자를 채우는 일·(P.89)”이라는 말을 읽으며, 어쩌면 그들이 끊어냈던 것은 삶과 가족에 대한 미련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봤다. 

 

독립운동가들은 거사에 임하기 전에서야 통성명을 했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름까지야 몰랐겠느냐 만은 서로조차 서로를 몰라야 했기 때문인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다는 것을 알고 서로라도 기억해주기 위함인지 알 수 없지만,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감사의 대상'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은 슬픔을 너머 부끄러운 마음까지 든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렇게 세월에 묻히고, 시간에 빛바랜 이야기들을 먼지 털어 고이 담아낸다. 

 

고단할 그의 발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그가 훨씬 더 오래도록 전 세계의 뭉우리돌을 모아주면 좋겠다. 그래서 이름 없이 잊힌 분들이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다. 『뭉우리돌의 들녘』을 덮으며 가만히 다짐해본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잊지 않겠다고,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는 엄마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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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5 : 지하 마왕과 한량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5
황석영 지음, 홍원표 그림 / 아이휴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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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노총각 로망 모음”이었던 황석영 선생님의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4권 우렁각시 편에 이어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5권 '지하 마왕과 한량'을 다 읽었다. 벌써 5권째 읽는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인데, 평소보다 더디 읽은 이유는 우리 아이에게 이 민담은 다소 낯선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민담의 매력은 더욱 진하게 느끼게 된 터라, 이번에는 리뷰도 리뷰지만 민담의 매력을 소문내보고자 한다. 

 

1. 다정한 말투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에게 상상력과 교감, 친밀감 등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아이들이 하는 말,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요”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집에서도 예외는 아니기에, 유치원과 학교를 오가는 길은 늘 아이와 “한 문장 이야기”를 만들며 걸어 다녔다. 그뿐인가, 잠들기 전에는 “엄마의 잠자리 동화”를 무려 7년째 연재 중! 탄탄하지도 않은 엄마표 이야기를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면 이야기에서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긍정적인지를 깨닫게 한다. 이 친밀감 넘치는 '우리 집 표 이야기'에 가장 가까운 맥락이 민담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집에서 수없이 복사하고 재창조하는 문학이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민담 자체가 주는 푸근함과 친밀감을 느끼고 여러 장면을 상상하며 창의력을 향상하기도 한다.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5권을 읽으면서도 한량을 응원하고, 지혜를 내보기도 하며 아이는 또 한 뼘 자라났다. 

 

2. 타고난 이야기꾼의 나라, 대한민국! 

사실 우리 선조들은 대부분이 이야기꾼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책과 활자가 그렇게 발달할 수 있었을까? 그 피를 이어받은 황석영 선생님께서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유기적인 이야기로 재미를 가득 준다. 우리 아이들 역시 이야기꾼의 핏줄을 타고 태어났는데, '기록으로 남기기'를 좋아하는 교육의 현실 탓에 원고지에 적히지 못한 이야기는 인정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고 뚝딱 글을 쓰라고 하면 쓸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민담 등을 듣고, 스스로 이야기해보기도 하며 이야기꾼의 면모를 키워다가 보면 가르치지 않아도 문장력을 가진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3. 우리의 정서와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사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민담의 가장 큰 매력! 물론 허구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배경을 현실을 반영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기저에는 우리의 정서와 문화가 담겨있다. 이 역시 위와 같은 맥락으로, 학교에서 시험 볼 나이에 딱딱하게 배우기보다는 편안하게 듣고, 보다 보면 거부감없이 느끼고 익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5권에서도 과거의 복식, 집 모양, 말투 등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 

 

4. 선조들의 지혜에서 삶의 태도를 배우다.  

우리 민담의 바탕에는 권선징악 등의 교훈이 깔려있다. 물론 그래서 때때로 극단적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하나, 세상은 권선징악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나. 어릴 때부터 선조들의 지혜를 배운다면 우리 아이들이 배울 거리가 무척 많다. 또 혹평을 받는 부분들은 “현대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으로 교육할 수도 있으니 조금만 시각을 바꾸면 다양한 학습이 가능해진다. 

 

오늘은 민담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여기에 덧붙여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은 황석영 선생님 특유의 따뜻함과 흥미진진함을 포함하고 있어, 한층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처녀들을 가두는 무시무시한 마왕은 좀 무서웠지만, 용기와 지혜로 마왕을 물리친 통쾌함은 아이도 속 시원해 하더라. 매 권을 읽으며 아이의 지혜도 쌓여간다. 새로 첫 장을 연,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6권에서는 목 도령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더욱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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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5학년
김담이 지음, 이주미 그림 / 오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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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남자 50미터 달리기 5학년 표준은 7초 05였다. 이번엔 표준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표준이 미치지 못하는 학생은 어떻게 되는지 알지?” (p.69)

 

다겸은 이름을 얻었지만, 올해의 5학년, 복제 인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간도 아닌 주제”에 해당하는 아이로 추락했다. 소년 11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p.78) 

 

 

아이에게 주는 책은 꼭 내가 먼저 보려고 노력한다. 아이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도 맞지만, 아이가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아이에게 주어도 되는가 고민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물론 그럴 겨를도 없이 빼앗기는 책도 있다) 『올해의 5학년』 역시 내가 먼저 만났는데, 책을 읽은 후 한동안 멍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올해의 5학년』은 눈높이아동문학상에서 동화부분 대상을 받은 책으로, 아이들이 뇌를 국가가 관리하는 한편 복제 인간을 양성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서 만나게 되는 다겸이 역시 복제 인간으로, “올해의 소년·소녀”로 선발되어 '5학년의 대표'가 된다. 혹시 따온 문장에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맞다. '학년 대표'는 무엇인가를 잘하거나 모범이 되는 아이가 아닌, 그 학년의 기준점이 되는 학생으로, 다른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사실 이 부분에서부터 나는 마음이 답답해졌다. 이게 상상에 기반한 이야기지만, 이미 우리 현실에서 수없이 만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옆집 아이보다”, “누구 집 아이보다”라는 수많은 잣대가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기에 『올해의 5학년』 같은 책이 쓰였다고 생각하니 조금 슬펐다. 

 

무엇보다 슬펐던 것은, 아이들이 다겸이에 대충하기를 종용한다는 것. 표준이 내려가면 다른 아이들의 기준점이 내려간다는 말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도 늘 경쟁 선상에서 마음을 쓰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어 안쓰러웠다. 또 나와 다른 친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도 복잡한 감정이 들게 했다. 

 

하지만 어두운 감정만 있다고 말하기엔 『올해의 5학년』은 꽤 희망차다. 『올해의 5학년』에서 '우수한 아이'로 선발된 학년 대표들은 다음 해가 되면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러나 다겸이는 여느 복제 인간과 다르다. 햇살의 감촉을 즐기기도 하고, 우정을 쌓아가기도 하며, 시험을 망치기도 한다. 결국, 그런 '인간다움' 덕분에 다겸이는 대표의 자격이 박탈될 위기에 처하기도, 다른 복제 인간들처럼 사라질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결국은 '뇌 바이러스'를 이겨낸 아이임이 밝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열쇠가 된다..

 

사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올해의 5학년』을 읽게 해도 괜찮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이 책은 반드시 아이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아이를 점수로 줄을 세우지만, 아이들이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스스로 기준을 판단할 수 있다면 더 지혜롭게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나와 다른 기준을 가진 친구라고 해서 배제하는 것이 아닌 그 친구의 선택으로 인정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올해의 5학년』을 꼭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주변에 소년 11호가 있다면 따뜻하게 손을 내밀 수 있길 바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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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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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인 순응이 무섭습니다. 저는 치열하게 삽니다. (p.193)

 

셰익스피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오늘날과 많이 달라졌을까요? 운명의 진보는 위대한 사람들에게 달려있는가요? 사람들의 처지는 파라오 시대보다 지금 더 나아졌나요? (p.147)

 

그리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아무도 구름이 오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위에 검고 부어오른 게 있었죠. 그리고 그것은 세상 모든 사람이 우는 것처럼 쏟아집니다. 눈물처럼요. (p.137) 

 

삶이란 흘러가 버리고 마는 것 같지만, 그런데도 무언가를 향해 매듭짓기 위해 나아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화 중에도 자기만의 독백으로 빠져들었던 인문들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면 그들이 연결한 희미한 선이 보이고, 옅은 행복과 희망의 기운마저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요. (p.186)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처음 읽었을 때 감히 그녀가 가졌던 생각이나 아픔과 절망을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녀와는 별개로 나는 나만의 깊은 절망을 느꼈다. 그때만 해도 무척이나 강렬히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기에 먹을 걱정 없이 글을 쓸 '자기만의 방'을 가지지 못하리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손톱을 물어뜯게 했던 것 같다. 한참이나 지나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야 버지니아가 촘촘히 기록해간 문장들에 대해 감탄했다. 내가 좀 나아졌기 때문인지 어른이 된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비로소 이해했던 것 같다. 

 

다시 시간이 한참 흘러,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이라는 책으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손끝에 감성이 묻어나올 것 같은 표지 색과 쓸쓸해 보이는 버지니아, 문장의 기억이라는 감각적인 제목에 매료되어 당장에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호기롭게 펼쳐 든 것과는 달리 나는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빠르게 읽지 못했다. 책이 어려웠냐고? 천만에.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문장이 많아 적어가며 읽느라 오래 걸렸다. 만약 나처럼 사심을 담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금방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다. 그렇지만 부디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느리게 읽으시면 좋겠다. 그녀의 문장을 한 줄 한 줄 읽어보고, 역자가 살을 붙여준 내용들을 천천히 음미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읽으며 앞으로는 단순히 필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을 옮겨적은 이유를 짧게라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원래도 문장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에 대한 나의 감상을 기록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좋아하는 문장을 만나고 읽고 소화하며 기록된 과정들은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나아가 타인에게도 그 감동을 전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버지니아의 문장보다 역자의 문장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것은 온전한 이해가 아니라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 “어떻게 살 것인가”, “초월적인 존재를 사랑하게 되다” 등에 담긴 내용이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삶은 이어진다.”에 담긴 문장들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특히 버지니아가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일순간 표면으로 떠오른 조각들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문장을 읽는데 울컥하는 마음이 들 만큼 공감이 일었다. 그 문장은 나에게 “찢기고 부서져도 소중한 나의 순간들”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센텐스에서 다음 「문장의 기억」에서 누구의 문장을 전해줄지 무척 기대된다. 바쁘고 버거웠던 1월이었지만,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나의 깊은 저 어딘가까지 위로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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