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 - 왜 인생이 행복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재영 지음 / 포르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과 인생은 부조리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빈발한다. 물론 소리를 지르고 화를 터트려도 된다. 어떻게든 뜯어고치려고 덤벼드는 것도 선택이고 뜨거운 용기다. 하지만 다른 대응책도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분노하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다. 그 또한 괜찮은 선택이고 온화한 용기다. 젊거나 늙거나 건강하거나 병들었거나 가용한 용기는 두 종류다. 뜨거운 부정의 용기와 온화한 수용의 용기. 두 용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선택지로 허용된다. (p. 172)

 

사람은 자신의 행복에 책임이 있고 인생의 행복은 생각의 질에 달려있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p.103)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이라는 날카로운(?) 제목의 책을 만났다. 어떤 경우의 '불행'이 사실은 불행이 아닌데 착각이라 말할 수 있을까 선뜻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불행도 행복도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르니 불행도 착각이라 여기면 더욱 작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은 괴로움을 극복하는 법, 상실감을 이기는 법, 두려움을 이기는 법, 슬픔을 감내하는 법,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법, 희망을 지니는 법 등에 대해 무척이나 세세히 다루고 있었다. 사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천성이 낙천적인 나는 불행하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이 책에서 크게 얻을 것이 없다고 자만했으나, 그것이야말로 착각이었고, 책을 읽으며 더욱더 현재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특히, 타인보다 많이 불행해 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도 행복도 결국 나에게 달려있으며, 그것을 바꾸는 것은 나의 작은 변화로부터 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인간은 깨지기 쉽지만, 가루가 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묶어진 내용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뭐든 잃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뭐든 다 잃게 되어 있다.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기보다 잃어도 괜찮고 그 경험이 선물처럼 값진 가르침을 줄 것이라 기대했을 때 현실적으로 평안한 사람이 될 수 있다.”(p.72)라는 말이 너무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다. 불과 몇 년 전의 나는 그 자리가 아니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마음이 부서져도, 몸이 아파도 참았다. 그런데 다 놓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 아니, 오히려 훨씬 행복해졌다. 

 

물론 지나간 시간을 어찌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내가 좋은 곳을 향해 가자 마음먹는다면,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 믿음은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다른 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단 한 줄이라도 희망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즘은 “중꺾마”의 시대가 아닌가. 남들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데, 유리 마음을 가진 이들은 그놈의 중꺽마란 말조차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사실 마음이 꺾이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나. 마음을 단단히 지키는 법을 모를 뿐이지. 그 점에서 이 책은 중꺽마가 아닌 “중다마”를 알려준다. 나의 상처를 딛고 다시 마음먹게 하는 것.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에게 '중꺽마'를 강요하는 엄마가 아닌 “중요한 건 다시 마음 먹는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물론 나에게도 그렇고. 

 

사실 돌아보면 우리가 고민하는 정도의 고통은 누구나 갖고 있고, 우리가 앓는 걱정 정도로 아픈 사람은 너무 많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것에 무너지고, 누군가는 그것을 딛고 올라선다. 힘들때마다 되뇌었던 “하느님은 내가 감내할 수 있는 크기의 고통만을 주신다”라는 말을 책으로 만난 기분이다.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은 넘어져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그래, 일어설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한 하루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6
박밀 지음 / 북극곰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인가 여수로 가족여행을 간 일이 있다. 숙소도 너무 좋고 가는 곳마다 너무 아름다워 몸과 눈이 호강했다. 하지만 어른들이 식당을 제대로 고르지 못한 탓에 어른들은 수십 가지의 젓갈과 회 등으로 배 불리 먹고, 꼬마는 가는 곳마다 맨밥에 김을 싸 먹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여수여행이 늘 아이에게 미안함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여행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여수에 또 가고 싶다”라고 하더라. 꼬마 기차들도 너무 재미있었고, 반찬도 맛있었고, 숙소도 너무 좋았다고. 그럴 때마다 “행복”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깨닫곤 했다. 

 

북극곰의 신간, 『완벽한 하루』를 읽으며 그 깨달음이 떠올라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완벽한 하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 깊은 그림책, 박 밀 작가님의 『완벽한 하루』를 소개한다. 

 

우리의 주인공 그렁이는 오늘의 할 일을 계획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도 일정표와 TO DO LIST를 무척이나 부지런히 챙기는 사람이라 그렁이의 모습에서 웃음이 피식 났다.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꼼꼼히 하루 계획을 세우지만, “가는 날이 장날”인 것일까. 그렁이의 계획과는 달리 계획과 달리 버스를 놓치고, 우산을 챙긴 것과는 전혀 다르게 햇살이 쨍쨍했다. 그뿐인가. 케이크는 품절에 떡볶이집은 정기휴일까지! 우리 그렁이의 하루는 온통 “뜻하지 않게”, “생각과 달리”로 가득한 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완벽한 하루』 아닌가! 마음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뜻하지 않은 하루만 보여줄 리 없지. 우리의 그렁이는 버스를 놓친 덕분에 운동 삼아 걸으며 건강을 챙겼고, 우산 덕분에 뜨거운 햇빛을 가릴 수 있었다. 케이크 대신 구매한 모자는 너무 멋졌고, 떡볶이 대신 먹게 된 김치전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거야. 김치전이 더욱 맛있어지라고 비까지 내려주니, 뭐야 이거야말로 진정한 『완벽한 하루』 아닌가! 이 책을 읽는 내내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하루도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 있음을, 때로는 뜻하지 않은 것 사이에서 새로운 행복과 기쁨을 발견하게 됨을 배울 수 있었다. 『완벽한 하루』를 읽으며 아이도 나도 온 마음이 따끈따끈해졌다. 

 

아이와 뜻하지는 않았지만, 행복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며, 우리가 지나온 많은 날이 모두 눈부시게 소중함을 깨달았고, 앞으로도 생각지 못한 변수를 만날 때에 짜증이나 슬픔이 아닌 설렘과 행복으로 바라볼 눈을 가지길 바라게 되었다. 

 

『완벽한 하루』는 내용만으로도 깨달음과 생각이 많아지지만, 일러스트 역시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표지에서부터 마치 문구점에서 산 장난감처럼 플라스틱판을 벗어난 그렁이가 우리를 향해 웃고 있는데, 표지를 포함한 거의 모든 페이지가 심플한 일러스트와 단조로운 색 사용으로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무척 다채로이 변화기 때문에 그렁이의 심리에 대해, 상황에 대처하는 그렁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완벽한 하루』를 읽으며 그렁이가 이럴 때 어떤 기분일지, 만약 우리가 이런 상황을 만난다면 어떤 마음일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하루가 더욱 소중하게 반짝임을 깨달았는데, 아이의 나이나 성장에 따라 대화의 내용도 달라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완벽한 하루』는 아마 오래오래 우리의 대화 고리가 되고, 마음을 다독이는 위로라 되리라 생각했다. 또 행복한 하루는 완벽하지만, 완벽한 하루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당신의 오늘은 『완벽한 하루』였는가. 아니, 『행복한 하루』 였는가. 부디 당신의 매일매일이 『행복한 하루』이길 바라며- 지혜와 여유가 가득한 힐링그림책, 『완벽한 하루』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자섬에서 생긴 일
홍미령 지음, 최서경 그림 / 고래책빵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딱 한 글자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물론 가능은 하겠지만 무척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일기나 독서감상문도 '쓰기'로 쳐준다면, 어느새 30년째 무엇인가를 쓰며 생각하는 것은 “짧고 굵은 한 줄”이 한 페이지 쓰기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그림책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이 해냈다. 한 페이지에 한 글자. 심지어 “아야어여오요우유~”, “가나다라마바사~”로. 

 

그 재주에 질투가 나는 완벽한 그림책,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을 소개한다.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은 한글의 기본구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기에, 이제 막 말을 시작하고 한글놀이를 하는 꼬꼬마부터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림의 숨은 '뉘앙스'를 찾는 묘미를 아는 어른까지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먼저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은 일러스트가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오동통 볼살에 덥수룩한 머리, 곰돌이 푸 옷을 뺏은 듯한 착장을 한 돼지와 보기만 해도 장난기 넘치는 청록색 원숭이가 나란히 독자를 맞이한다. 그들을 따라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면 속표지에서부터 등장하는 “아야어여오요우유~”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진짜 모자처럼 생긴 모자 섬의 약도(?)를 통해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를 상상하는 재미도 있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신다면 아이가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볼 수 있도록 속표지도 충분히 바라보시면 좋겠다. 

 

『모자 섬에서 생긴 일』이 더욱 완성도 높게 느껴지는 것은 정말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 배경도 크게 없고, 글씨도 없다. 조연이 군데군데 등장하기는 하나, 텅빈 배경에 주인공들만 등장하는 페이지도 무척 많다. 그런데 그것이 허전함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몰입을 위한 비움처럼 느껴진다. 한 페이지에 한 글자, 어떤 페이지는 아예 아무 글씨도 없지만, 『모자섬에서 생긴 일』은 한 페이지페이지 많은 이야기를 가득 담은 느낌이다. 배경이 없는 대신, 주인동들의 표정변화나 시선의 이동을 통해 독자들을 더욱 책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래서 이 책은 할 수 있는 한 느리게, 천천히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장점이 너무 많지만, 그래도 『모자섬에서 생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읽는 사람마다 달리지는 한글자의 매력”이다. 딱 한개의 글자로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자체가 너무 재미있는데, 이것을 읽는 사람의 환경이나 배경에 따라 그 글씨가 주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은 이제 막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도, 그림책 속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는 어른에게도 보석같은 그림책이라 되리라 확신한다.  

 

읽은 내내, 아니 덮고나서도 그 익살스러운 캐릭터와 기발한 문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자꾸만 『모자섬에서 생긴 일』을 꺼내보았다. 첫번째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반복해읽으며 느끼기도 하고, 조금 더 맛있게 읽어보고자 노력하게 되기도 했다. 

 

일러스트부터 내용, 참신함까지 고루 갖춘 완벽한 그림책, 『모자섬에서 생긴 일』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에 서툰 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 겁니다 - 마음의 문이 저절로 열리는 속 깊은 대화법
강현식 지음 / 한밤의책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대가 알아듣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소통에서 오회를 최소화 할 수 있죠. 자신이 들었을 때 좋은 말이라도, 상대에게는 불편한 말이 될 수 있으니까요. (p.247)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느낌이 드시나요? 금전적으로 성적으로, 혹은 심적으로 지치고 소진된다고 느끼시나요?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느끼시나요? 이럴 경우는 그간 상대가 했던 행동을 돌이켜 보세요. 만약 나만 일방적으로 베푸는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면, 당장 관계를 끝내셔야 합니다. (p.171)

 

 

강사들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기분 나쁘게 듣지마~”다음에는 늘 기분 나쁜 말이 따라온다는 것. 그래서 기분나쁘게 듣지 말라는 말을 덧붙여 굳이 기분 나쁜 말을 하기보다는, 기분 나쁘게 할 말을 뱉지 않는 게 좋다는 말. 사실 우리는 대체로 가까운 사이에게 그 “기쁜 나쁘게 듣지 말아야 할 말”을 한다. 가까운 사이가 상처받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가장 상처주지 말아야 할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거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도 대화를 하는 것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신간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에서는 대화는 곧 감정이라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면 대화도 자연스레 좋아진다고 말한다. 대화를 잘하는 것이 감정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를 읽으며 반대로 생각하면 때로 답이 나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는 일단 소제목들이 뼈를 때린다. 이기려는 습관이 관계를 망친다, 옳은 말이 더 상처준다, 말할 줄 안다고 말이 통하는 건 아니다, 말에 감정이 담기면 칼이 된다, 내용에만 집중하면 진심을 놓친다, 말이 아니라 마음을 듣자 등 제목만 들어도 궁금해지는 내용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더욱이 한 파트당 4~5장 가량으로 이루어져있어 짧은 시간에 읽기 좋고, 필요한 내용을 찾아읽기도 좋으니 관계를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인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에서 가장 집중해어 읽은 부분은 “말에 실린 감정을 꿰뚫어보자”였다. 지난 몇달간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사람 사이에서 놀라워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며 보내는 중이기에 다시 관계에 대해, 맺음에 대해 생각하던 중이었던터라 이 부분에 더욱 마음이 가더라.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를 읽는 내내 말주변이 없는 타인을 원망하고 힘들어하기보다는 내가 그의 감정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편이 더욱 생산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화에 서툰게 아니라 감정에 서툰겁니다』는 누구나 한번쯤 느낄 대화의 어려움, 소통되지 않는 대화 등에 대해 무척 상세히 풀어주었기에, 한 번 쯤 읽어본다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분량도 크게 많지 않고 내용도 쉬워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것. 이 책을 통해 답답한 마음이 다소 해소되시길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미의 초등생활 상담소 - 좌절내구력 강한 아이로 키우는
조선미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꾸고 싶은 아이의 말 습관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라.

어떤 행동에 대해 뭔가 반응을 보이면 그 행동을 줄이기 어렵습니다. 스위치를 눌러도 불이 안 들어온다면 우리는 그 스위치를 더이상 누르지 않겠죠. 누르면 불이 들어오니까 누르는 거죠. 다시 강조하지만, 스위치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P.113) 

 

지적하는 만큼 칭찬해주라. 

적어도 지적하는 만큼은 칭찬을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엄마는 '작은' 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적에 큰 것, 작은 것이 어디 있나요. 아이에게는 똑같이 지적일 뿐입니다. (P.163) 

 

 

어느덧 아이가 학교에 간 지 1년이 되었다. 조바심으로 시작했던 학교생활. 어쩌면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보다, 학부모가 되는 내 걱정이 더 컸다. 하지만 학부모 면담을 하는 날, “찹쌀이는 사랑을 아주 많이 받고 자란 것 같고, 그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아이 같습니다. 요즘 사랑받은 아이는 많지만, 사랑을 나누는 애는 드뭅니다.” 물론 어느 학부모에게나 칭찬을 해주시겠지만, 그 어떤 칭찬보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이의 부족한 점보다 좋은 점 먼저 봐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덕분에 나도 지난 1년간, 우리 아이의 강점을 먼저 보려 노력할 수 있었다. 2학년을 앞두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조선미 교수님의 신간,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를 읽으며 또 한 번, 아이의 강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주기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어 기쁘다.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는 “좌절내구력”이 강한 아이로 키운다는 소재를 품고 있다. '좌절내구력'은 쉽게 말해, 불안과 어려움을 겪었을 때 단단하게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을 살수록 사회성지수가 지능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에, 아이의 사회성과 사회생활, 사회적 습관들에 중점을 둔 이 책이 더욱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더불어 아이의 공부 감각과 마음의 질병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 

 

전반적으로 얻을 게 많은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였지만, 특히 집중하여 읽은 부분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할 사회적 습관”이었다. 어린아이에서 초등학생으로 성장하는 아이를 두고 부모도 아이도 혼란을 겪는다. 유치원 때는 해주던 것을 이제 혼자 하라고 한다거나, 유치원 때는 허용하던 것을 아이에게 넘겨준다거나 하는 것들에서 말이다.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 것, 시간에 맞춰 교실에 들어가는 것, 도와주는 사람 없이 급식을 먹는 것 등 1학년 아이들은 새로이 배워야 할 것이 너무도 많지만, 어쩌면 학습보다 중요한 것이 이 태도라고 생각하기에 지난 1년간 아이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 들 때도 많았다.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를 읽는 내내 이 책을 작년에 읽었더라면-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아이가 스스로 습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방법부터 아이에게 부모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는 법 등 무척이나 도움 되는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었기 때문. 그래서 1학년 입학을 앞둔 엄마들에게 예쁜 책가방을 사는 것보다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를 먼저 사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겨우 1년 선배 학부모지만, 반짝이는 가방은 며칠 지나지 않아 더러워지지만, 우리 아이에게 가르친 좋은 습관은 평생을 간다는 것은 이제 겨우 알게 된 것 같다.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의 5부인 “아이의 마음 질병” 역시 많은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폭력을 겪은 아이를 돕는 법, ADHD나 자폐스펙트럼장애, 발달장애나 소아정신과 약물 등에 대해서 무척 꼼꼼히 다루고 있었던 것. 그 외에도 아이의 공부 감각을 키우는 방법이나 숙제나 시험에 대한 마음가짐 등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어 무척 좋았다. 

 

무엇인가를 “잘”하는 것보다 때로 “안”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게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이 되어서 배울 수도 없고, 하루아침에 배울 수도 없는 능력. 그래서 어릴 때부터 '소통'하는 법도, 나를 지키며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야 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능력을 가르치는 비법서가 아닐까 싶다. 

 

아이의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꼭 『조선미의 초등생활상담소』를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린다. 물론 2학년, 3학년 등 새 학기를 앞둔 부모님들께도 추천해 드린다. 분명히 이 책은, 어제보다 나아진 아이를, 나를 만들어줄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