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9 : 쿠키들의 반격 편 - 안전상식 학습만화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9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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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후반부터 재밌게 읽고 있다.

전편(48권)이 이전까지 읽은 이야기 중 가장 재밌었다.

이번 이야기도 재밌지만 마지막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 본격적인 재미는 조금 부족하다.

용안 드래곤 쿠키와 대결하기 위해 용감한 쿠키 일행은 싸울 동료들을 한 명씩 모은다.

이 과정에 용감한 쿠키가 어떤 모험을 했는지 알려준다.

읽지 않은 이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오는 내용이다.

이 시리즈를 읽다 보면 이전 모험과 동료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 나온다.


백련 드래곤 쿠키의 섬에 들어온 용감한 쿠키는 환상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이전부터 내가 수상하게 생각했던 망고스틴맛 쿠키의 정체가 드러난다.

망고스틴맛 쿠키가 이전에 순간적으로 보여준 행동이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앙고스틴맛 쿠키는 용안 드래곤 쿠키의 잠을 깨어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다른 쿠키들이 모두 죽을 수도 있다.

이 행성에는 현재 드래곤 쿠키가 셋 있다.

이때 백련 드래곤 쿠키가 다른 드래곤의 존재에 대해 말한다.

용감한 쿠키는 자신과 함께 싸웠던 두 드래곤 쿠키를 떠올린다.


용감한 쿠키는 환상 속에 잠들어 있는 동료들을 깨운다.

망고스틴맛 쿠키의 정체를 말하고, 힘을 합쳐 싸우려고 한다.

백련 드래곤 쿠키와 공존하는 다른 쿠키가 있는데 이 쿠키의 활약도 재밌다.

바닷속 물고기들이 이 쿠키의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한다.

이 정보 전달 과정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물고기에 대한 정보도 잊지 않는다.

백련 드래곤 쿠키는 용감한 쿠키 일행이 환상에서 깨어난 것을 알지만 그대로 둔다.

그리고 앞부분에 깔아 둔 몇 가지 상황들이 예상하지 못한 일을 만들어낸다.

용안 드래곤 쿠키와 싸우기 위한 아이템들이 하나씩 갖추어진다.

그래도 아직 용안 드래곤 쿠키와 싸우기에는 부족하다.


용안 드래곤 쿠키와 싸우기 위한 과정 속에 학습만화의 본질을 잊지는 않는다.

간지럽의 종류, 긴장하면 소변이 마려운 이유, 거울을 반짝반짝하게 닦는 법.

해일과 쓰니마, 식인 조개에 대한 오해, 이름과 모습이 특이한 물고기들.

이 중에서 해일과 쓰나미에 대한 설명과 식인 조개 부분은 나의 지식을 늘려주었다.

바닷속 지진 때문에 생기는 해일을 쓰나미라고 하고, 폭풍에 의한 것과 구분한다.

식인 조개는 실제 과장된 이야기란 부분도 알게 된다.

이렇게 학습 효과를 만화 속 장면마다 녹여내면서 만화의 재미와 이어간다.


마지막 50권을 앞두고 대결전의 서막을 올리는 작업을 이전부터 알렸다.

새롭게 동료가 된 쿠키들과 최강의 용안 드래곤 쿠키 무리들의 대결.

고대 유적을 통해 다른 드래곤들에게 용감한 쿠키가 남긴 전화 메시지.

망고스틴맛 쿠키가 깨워버린 바다 괴물들.

그 결과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야기 곳곳에 심어 둔 개그는 마지막 권에서도 이어질 것 같다.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 반격에 나서는 용감한 쿠키 일행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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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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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단 두 권을 낸 작가인데 전작 <이상한 집>도 급속하게 관심이 간다.

제목에서 예상한 이상한 그림과는 다른 내용이다.

내가 예상한 이상한 그림은 화가가 남긴 그림이었다.

그림을 둘러싸고 괴이한 사건이 벌어지는 기존의 소설들처럼.

하지만 이 소설은 일러스트와 화가, 신문사 편집국 직원 등이 남긴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화려하거나 괴상하거나 기이한 그림이 아니라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이 평범해 보이는 그림의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은 예상을 초월한다.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한 여자아이가 그린 그림 하나를 보여준다.

이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한다.

그리고 심리학자가 이 그림을 분석하고 해석해서 학생들에게 들려준다.

여기서 작가는 살짝 미끼를 던지고, 작은 단서도 함께 제시한다.

이어 나오는 이야기는 한 남자의 블로그 기록에 대한 이야기다.

오컬트 동호회 후배 구리하라가 알려준 사이트에 접속해서 그 기록들과 사진을 열심히 읽는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남편의 일상 기록이다.

하지만 그 남편의 아내가 죽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후 남긴 마지막 멘트가 서늘하다.

후배를 만나 사사키는 아내가 남긴 사진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낸다.

이것이 진실인지는 말하지 않고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한 엄마가 아이가 마구 그린 그림 때문에 화를 낸다.

잠시 후 화를 풀어내고 아이와 사이 좋게 지낸다.

엄마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자신은 동네 슈퍼에서 시간제로 일한다.

아이 유타의 아버지는 몇 년 전에 죽었다.

유타가 그린 집 그림에는 아이가 배운 한자가 적혀 있다.

물론 어려운 한자는 아직 적을 수 없어 가타가나로 적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6층에 구름 같은 모양이 있다. 이번 이야기의 수수께끼다.

엄마가 일어나니 유타가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집에도 도착하지 않았다.

이때 유타가 그린 그림을 두고 엄마와 어린이집 교사의 생각이 엇갈린다.

그림을 두고 심리학자의 해석이 얼마나 자의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이 모자를 뒤쫓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존재, 엄마의 불안감.

이전 이야기와 이어지는 듯한 이름과 상황이 두 이야기를 연결해준다.


이 작가는 문장에 아주 섬세한 트릭을 집어넣었다.

2장에서도 그랬지만 3장 도입부는 읽는 도중 몇 번을 다시 읽었다.

살해당한 미술 교사의 마지막 그림을 둘러싼 해석에 아주 중요한 단서가 있다.

잔혹하게 살해당한 미술 교사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과 감정은 현실적이다.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으로 용의자가 있지만 알리바이가 있어 쉽지 않다.

경찰 수사가 멈춘 후 그에게 은혜를 입은 제자가 다시 조사를 시작한다.

그의 조사에는 자신의 감정이 담겨 있는데 현장에 와서 교사가 남긴 그림에 위화감을 느낀다.

어떻게 그린 것인지는 알아내었지만 그 마지막 유작의 의미는 몰랐다.

그리고 누가 그를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 마지막 이야기가 나온다.


한 편 한 편이 단편소설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 단편들을 이어주는 이름이 나오면서 하나로 연결되고 앞에 나온 의문들이 풀린다.

마지막 장에 오게 되면 그 서늘한 살인과 의지가 섬뜩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살의 앞에 자신의 생명을 내놓고, 숨기고자 한 마음이 울림을 준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주변의 헛소문과 질투 등이다.

한 번 엇나간 길을 바로잡는 것은 보통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멋진 구성과 섬세하게 풀어낸 문장과 장면 등은 그의 탁월한 솜씨를 보여준다.

한 동안 이 작가의 작품은 계속 주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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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기 소년소녀 - 미래 과학과 고대 마법으로 두 세계를 구하라 스터디 픽션 시리즈
고호관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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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이력을 보면 많은 sf소설을 번역하고 단편들을 썼다.

과학과 수학의 책들도 번역하고 저술한 목록이 보인다.

이 소설도 스터디 픽션 시리즈 중 물리 편이다.

딱딱할 수도 있는 물리학을 sf와 고대 마법을 엮어서 재밌게 풀어낸다.

만약 고대인들이 현대에 오면 현대의 과학 기술이 만들어낸 물건들이 마법처럼 보일 것이다.

작가는 마법세계에서 온 프릴라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는 일들을 다른 시각에서 보게 한다.


아주 먼 미래인 30세기의 우주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류는 광속을 넘어 초광속으로 우주를 항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대 물리학의 한계를 넘어 우주로 인류가 진출한 것이다.

무한대의 우주로 진출한 인류는 다시 현대와 같은 에너지 부족 문제에 부딪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랙홀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얻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로저 펜로즈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초신성 폭발이 필요하다.

이 폭발을 보기 위해 지구 출신 소년 유안과 태유가 우주선을 타고 갔다.


유안의 과학을 신봉하고, 태유는 마법의 존재를 믿는다.

유안의 우주선에 마법진을 그렸는데 초신성 폭발 이후 갑자기 소녀가 나타났다.

현대의 언어로 대화가 불가능한 소녀다.

과학의 도움으로 통역이 조금씩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 소녀가 마법세계에서 왔고, 이름이 프릴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의 세계는 하셀리온이란 흑마법사에 의해 파괴 중이다.

유안과 함께 지구에 온 그녀에게 과학은 마법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자신의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이 세계에는 마력이 없어 그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세계에서 온 프릴라는 과학을 설명하는데 좋은 도우미가 된다.

그녀에게 마법처럼 보이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물리학을 이용한다.

로봇은 골렘으로, 텔레비전은 투영마법으로, 초광속 여행은 텔레포트 같이 이해한다.

빛과 비슷한 속도로 날아가면서 생기는 시간의 상대성도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다양한 물리학을 소년들의 모험 속에 풀어놓으면서 빠르게 진행한다.

흑마법사의 정체를 둘러싼 진실 여부와 이들을 쫓는 흑마법사.

우주에 그려진 거대한 삼차원 마법진 등은 아주 재밌는 발상이다.

로봇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는데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은 과학이다.

이렇게 과학과 마법이 공존하면서 재미를 배가시킨다.


우주라는 공간을 지우고, 마법 등을 없앤 후 소년소녀의 모험으로 읽어도 상관없다.

과학 만능주의와 블랙 유니버스의 대립은 현재 우리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고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 등이다.

과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그 문제를 잠시 지연시킬 뿐이다.

그렇다고 이전과 같은 세계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아니다.

여기에 쫓고 쫓기는 모험과 새로운 동료와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용기가 곁들여진다.

마법을 믿지 않은 현대인과 그 마법을 보여주고, 자신들이 믿는 과학자의 정체를 밝혀낸다.

많지 않은 분량이고, 적당히 과학을 녹여내었고, 전형적인 전개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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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클래식 라이브러리 8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순배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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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라이브러리 8권이다.

이 책은 와일드가 처음 구상했던 원고를 번역한 것이다.

잡지사에 제출한 후 검열을 거치고 출간된 초판본과도 다르다.

이전에 나온 번역본들은 대부분 개정판이었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첫 구상본이 13장이고, 개정판이 20장이란 것이다.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성적 함의의 수위 등이 있지만 이 부분은 바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른 판본과 바로 비교하는 바에 의하면 도리언이 처음 사랑했던 여인과 관련된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인물은 크게 세 명이다.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 그의 초상을 그린 바질 홀워드, 바질의 친구 헨리 워턴 경 등이다.

바질과 도리언의 동성애 관계가 무수정판에서 조금 노골적으로 나와 있다고 한다.

솔직히 지금 기준으로, 번역자의 노력에 의해 즉각적으로 느끼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미 이 소설에 대해 여기저기에서 들은 적은 있다.

개정판에 시빌 베인의 분량을 늘린 것도 아마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녀의 죽음이 있은 후 바질이 그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 변화가 생긴다.

실제 도리언 그레이가 저지른 악행의 결과가 초상화 속에 반영되는 것이다.


도리언 그레이와 헨리 워턴 경이 처음 만난 장소는 바질의 화실이다.

바질은 도리언의 초상화 마지막 작업 중이었다.

바질의 최고 작품이 완성되었고, 도리언은 이 그림처럼 영원히 아름답기 기원한다.

수줍음 많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는 어느 순간 헨리의 말에 휘둘린다.

편협하고 타락한 삶으로 길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물론 시빌 베인과의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영원한 아름다운 젊음을 자신의 초상화에 넘긴 후 그의 삶은 이전과 많이 다르다.

그가 저지른 악행의 결과는 바로 초상화에 그대로 새겨진다.

당연히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초상화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


도리언의 도덕심과 후회를 억누르는 역할은 헨리 워턴 경이 한다.

실제 와일드는 바질이 실제 자신의 모습이고, 헨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한다.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존재라고 한다.

이 셋을 어떻게 결합하는 가에 따라 그의 모습은 바뀐다.

도리언과 바질을 연결하면 당연히 동성애적인 모습이 부각된다.

헨리와 도리언이 연결되면 바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 속 모습이 된다.

헨리가 도리언에게 주장하는 내용들은 정말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남성우월적이다.

순진했던 도리언에게 그의 존재는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다.

물론 어느 순간 도리언이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마지막 두 장이다.

자신의 도덕심을 자극한 바질을 죽이고, 그의 시체를 처리하는 문제에서 나온 행동이다.

살인은 우발적일 수 있지만 시체 처리는 완전히 자신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다.

이 시체 처리를 위해 협박까지 하는데 이런 협박이 처음은 아닌 듯하다.

이처럼 그는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어 간다.

놀라운 반전은 이런 그가 도덕과 양심을 잠시 회복한 일이다.

개정판에서는 이 사이에 상당한 분량을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자신의 초상화를 찢는 것이다.

알고 있고, 예상한 결말로 이어지지만 서늘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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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일상신비 사건집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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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앤솔로지다.

‘일상신비’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코지 미스터리를 다룬다.

이 모음집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무거운 듯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어떻게 보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다.

사건이 아닌 사고로, 혹은 장난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사건들이 나온다.

다섯 명의 작가 중 기존에 읽었던 작가는 단 한 명, 범유진뿐이다.

다른 네 명의 작가들은 그들이 참여한 단편집만 겨우 알 뿐이다.

같은 작가들이 참여한 <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도 같이 출간되었다.


범유진의 <달면 삼키는 안다정>은 가장 안정적인 단편이다.

게으르지만 단 것만 먹으면 그 에너지로 잠시 활발해지는 인물이 안다정이다.

어릴 때 먹은 초콜릿과 달달한 빵은 그녀를 제빵사로 만든다.

하지만 손 부상 후 단맛을 잃었다가 친구의 동네 빵집 허실당에서 그 입맛을 찾는다.

즉시 채용, 알고 보니 친구가 허실당 주인의 아들.

이 빵집의 유명한 빵은 모두 김 명장이 개발한 것들이다.

이런 빵집에 프렌차이즈에서 제품 개발 협업 요청이 들어온다.

담당자와 회의하는 도중 담당이 메탄올 중독 현상을 보이고, 김 명장이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학창 시절 친구의 사건을 해결한 전력으로 탐정 역할을 배정받는다.

작은 도시의 이권, 빵집 내부의 알력, 약간은 쉬운 트릭 등이 재밌게 진행된다.


그린레보의 <내 세상의 챔피언>은 슬픈 현실을 다룬다.

한 향토 사학자의 말로 시작해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을 보여준다.

동네 사랑방 같은 카페, 서로 너무 다른 자매.

승승장구한 후 서울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언니.

특별한 재능도 열정도 끈기도 없어 보이는 동생.

술 취해 동생에게 5만 원을 팁처럼 준 노인을 쫓아간 후 전기충격으로 실신한 노인.

그 노인의 나쁜 손버릇, 동네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부자.

사건 해결을 위해 탐정이 된 자매. 그리고 공중전화 박스에서 발견한 단서.

하나의 사건 속에 담긴 중의적인 이야기들과 좌절과 연대. 마지막 문장이 아주 인상적이다.


김영민의 <작당모의 카페 사진동아리의 육교 미스터리>는 재밌지만 아쉽다.

사건이 처음 예상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왠지 모르게 너무 쉽게 봉합되는 느낌이다.

짝사랑하는 동창의 부탁으로 과거 사건 재조사를 의뢰받은 화자.

불충분한 단서, 막막한 조사. 하지만 사건 현장을 본 후 생각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 단편에서 사진동아리가 모이는 카페는 상당히 재밌다.

새로운 신입의 통통 튀는 행동, 뭔가 다음에 다른 무언가 생길 듯한 분위기.

아마추어의 재조사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 등도 현실적이다.


박하루의 <돌아다니는 남자>는 보고 싶은 데로 보는 사람들 이야기다.

인구 20만 명이면 그렇게 작은 도시가 아닌데 그렇게 설정했다.

이 도시 이곳저곳에서 보이는 그냥 서 있는 남자.

중학생 둘이 이 서 있는 남자의 정체를 밝히려고 한다.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고, 이 남자를 제각각 다른 시선에서 해석하고 이해한다.

여기에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향토 사학자는 다른 이야기에서도 등장한 인물이다.

중학생들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이야기들은 재밌고 한 편의 우화 같다.


장마리의 <둘리 음악 학원 신발 실종 사건>은 소문과 연대 이야기다.

정확한 명칭은 두리 음악 학원이지만 만화 ‘둘리’외 비슷한 발음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이 학원에는 며칠 동안 원생들의 신발이 사라진 사건이 네 건 있었다.

신발은 잃은 아이들은 신발을 잃어도 찾아도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당연히 부모들은 학원의 폭력이나 왕따 등을 걱정한다.

그러다 한 원생이 다른 음악 학원으로 옮기고, 위기감이 고조된다.

원장은 알바에게 사건 해결 시 보너스를 약속하며 수사를 의뢰한다.

현실적인 문제들과 아이들의 알 수 없는 행동들.

마지막에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은 멋진 우정과 연대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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