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EBS야! - EBS 수능 외국어영역 교재의 치명적 오류들 
정재영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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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지인이 쓴 책이다. 베네수엘라에 있을때 파일로 최종편집본을 받았다. 읽어보고 괜찮으면 리뷰를 써달라는데. 솔직한 말로 별로 쓸 생각이 없었다. 다른 좋은 책들 리뷰도 이래저래 못쓰고 있는데 '학습서'류의 리뷰까지 써야하나? 이런 마음이었다.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심심풀이로 읽어보다가..생각이 바뀌었다.  

 이 책은 영어책이 아니다. 교양서이자 논리적 사고를 키워주며 사회비판력까지 쑥쑥 키워주는 '불온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이다. 수능이 코앞인 학생들은 책 뒤에 실린 권말부록(지문 오류목록,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어휘목록, 막판 영어 공부법)정도가 막판 마무리에 도움이 될 터이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사교육 문제의 핵심은 서열화된 대학과 그 통과의례로서의 수능시험이다. 한 문제로 대학(과,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길)이 갈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시험점수와 등급에 쩔쩔매는 수험생들을 어여삐 여긴 높으신 분들이 EBS와의 연계 강화라는 해결책을 내 주셨지만 지난 몇 년간 그 '연계'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오호라 그래서 내 놓은 야심작은 70%연계와, 고난이도 문제역시 EBS에서 출제하겠다는 강한 의지! 그래서 지난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오답률이 높았던 리딩 지문 5개는 모두 EBS출신들이었고 듣기에서도 14개 문항이 EBS교재와 완전히 동일하게 출제되었다. 이 정도면 '확실한 연계'라 할만하다. 

 아니, EBS연계가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묻고싶다. 수능 외국어영역 대비는 '영어 학습'과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을 위한 것이지 'EBS 지문과 친해지기'가 아니다. 실제 6월 학평의 경우 평소 영어를 잘 하지만 EBS교재로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과, 전자보다는 영어실력이 떨어지지만 EBS교재를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간에 희비가 엇갈린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교사와 강사들은 중위권 학생들에게 "교재 뒷부분의 우리말 해석과 해설을 열심히 읽고 시험장에 가라"라고 조언하기도 한댄다. 듣기의 경우 'FM 고교영어듣기'에서 다수의 문제를 동일하게 출제해버리고 난이도도 낮아지니 듣기 만점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EBS교재만 몇 번 들으면 수능 영어 듣기 준비는 거진 되는 셈이다.  

EBS교재를 금과옥조로 여겨야 하는 현 상황에서 다른 중소 출판사들의 영어교재는 수험생들의 관심 밖이다.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신봉하는 현 정부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억압해서 결과적으로 '경쟁을 통한 발전'을 막고 있는 것이다. EBS교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당신. EBS는 무려 60만 수험생들에게 '강매'되는 책이다. 학생들 개개인에게는 '저렴한 책'일지 몰라도 결국 60만 수험생들에게 "삥"을 뜯어서 특정 기업에 몰아주는 것이다.

중소출판기업들의 도산이나 EBS독점 자체가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문제는, EBS 70% 연계로 과연 사교육시장이 줄어들었냐 하는 것이고, EBS교재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일단, 이 책의 주장은 두 질문 모두 "아니오"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EBS 독해교재들은 교재의 완성도라는 면에서 보면 지나치게 수준이 낮고, 독해 지문이 어렵다는 면에서는 수준이 너무 높다"고 한다. 저자가 지적하는 (올해 출간된) EBS교재의 '우려할 만한 4가지 특징'을 보자 

 

1. 지문이 상대적으로 매우 길다.  

2. 어휘 수준이 상당히 높다. 

3. 전문성이 높은글이 많다. 

4. 논리적 정합성이 떨어지거나 근거없이 일방적 주장을 펼치는 수준 이하의 지문 역시 많다.

 

 상대적으로 긴 지문과 어려운 어휘는 영어공부를 힘들게 하고, 전문성이 높은 글이나 수준 이하의 지문들은 우리말 해설과 해석을 읽고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힘든 난감한 상황을 만든다. 이런 지문들이 많은 교재에서 70% '연계'된다면 EBS교재는 '달달 외워야'하는 '교과서'가 되고 수능영어공부는 '학교 내신'처럼 '외워서 푸는 시험'이 되어버린다. 학교 '교과서'는 오랜 제작기간과 이중 삼중의 검토, 검정을 통해 만들어 지지만 EBS교재는 매년 '전면 교체'되어야 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동안 시간에 쫓기며 만들어진다. 공동 저자, 감수 등으로 올려진 이름은 수두룩하지만 과연 제대로 검토되었는지 의문스러운 '실수'들이 너무 많다. 단순한 오/탈자의 문제가 아니라 need to를 want to로 해석한다든지,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기엔 지나치게 전문적인 지문을 선정한다든지 등등 교재 제작에 있어 '기본적인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책에서 70%를 내겠다고? 

수능, 은 이미 치뤄낸 사람이나 대학에 진학할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겠지만.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모든 에너지를 입시에 쏟는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는 절실한 문제다. 그리고 '수능'이전에 행해지는 교육들은 '수능'을 잘 치뤄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직 사고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적절한 논리력과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함도 목적이다. 그런데 우리 EBS교재는 이런 지문들로 공부를 하라고 강요한다. 

   
 

 공정함에 대한 요구는 당신의 대인 관계에 스며들어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수능완성 유형편 p24)  

 급진적 이슬람 테러조직들이 빈곤으로 고통 받는 국가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절망감을 자극하여 결국 미국의 파멸을 추구하는 폭력 집단에 대해 호의를 보이게 할 수 있는 에이즈 전염병을 인지하고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중략)...이 끔찍한 질병의 추가적 확산을 막는 것을 도움으로써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아프리카에 안전하게 은신할 곳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수능특강 p.18)

 
   

마음속에 떠오르는 말. "님, 차라리 그냥 조선일보 사설을 교과서로 삼지 그러세요?" 

 

스피노자의 사상을 인용한 지문, 에이젠슈타인의 작품에 관한 지문, "영화 기법에 대해 아는 것이 영화 감상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라는 요지의 예시로 히치콕의 작품을 드는 지문, '변연계', '뇌간'등의 전문적인 단어를 주석없이(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쉬운 단어인 '대뇌 피질cerebral cortex'은 친절히 주석을!)포함한 글로 두뇌구조를 알아보자는 지문 등등. 우리말 해석을 봐도 갸웃갸웃한 지문들로 영어공부를 하자는 건 어떤 논리일까?  도저히 수능 수준이라고 볼 수 없는 단어들을 "수능 필수 단어"코너에 버젓이 실려 놓는 분은. 혹시 자신의 어휘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일까? 설마 어려운 글과 어려운 단어로 영어공부를 하면 학생들의 영어실력과 교양이 쑥쑥 동반성장 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은 아니겠지! 

책 안에 재미있는 설문조사가 있다. <수능특강>의 단어 중 과도하게 어려워 보이는 수능 비기출 어휘 목록으로 서울대 인문대 어문계열, 서울대 의예과, 경희대 한의학과 학생들에게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설문조사를 한 것. 결과는?  정답률 17.5%. 50%를 넘긴 학생은 불과 네 명. 이 학생들은 아마도 수능 외국어 영역 1등급 상위권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런 학생들조차 거의 알지 못하는 단어들로 수능 대비 교재를 만들어 공부를 하랜다. 현 정권이 신봉하는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 하에서는 자연 도태되고도 남을 교재다. 그런데 학생들은 어쩔수 없이 구매를 해야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단어를 외운다. 대충 만들어도, 문제가 엉망이어도 60만 수험생의 '필수 교재'니까. 참 편한 책장사다. 

 이 책을 읽고 감동했던 것은, "EBS교재들이 엉망이다"라는 폭로 자체 보다는. 어떤 부분이 왜 부적절한지 성실하게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있다는 것. 범주의 혼동으로 인한 오류, 이랬다 저랬다 논리적인 일관성이 없는 지문들, '유사성과 대조', '반복과 귀납'의 차이를 무시한 연결사 문제 등등. 올해 시험을 봐야하는 학생들은 이 책 까지 볼 시간적/심리적 여력이 없겠지만 내년, 내후년에 수능을 볼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다. 책 뒤에는 '엉터리 교재로 스마트하게 공부하는 법'이란 타이틀로 <수능특강>,<수능완성>의 오류목록 + 절대로 수능에 나올 수 없는 단어 목록 + 비기출 어휘 중 중요한 단어와 그렇지 않은 단어들의 구분 표가 실려있다. 올해 수험생들에게 이 권말부록만 복사해서 나눠줬으면 좋겠다.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EBS연계가 아이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가"의 문제를 살펴보자. 일단 사교육비는 개인간의 현금거래가 많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접근하기 곤란한 지점들이 있다. 2011년 2월 정부는 2010년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전체 인구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총액 감소는 별로 의미가 없다. (EBS교재 구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이는 사교육비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단다.)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정부의 발표가 뻔뻔하다는 자유선진당의 논평이 책에 인용되어 있다.(p.197) 그렇다면 'EBS교재에서 70% 연계'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문제를 푸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문의 출처 보다는 체감 난이도가 더 중요하다. '교과서 연계율 100%'인 학교 내 시험은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을까? 위에서 살펴 보았듯이 EBS교재 지문들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논리가 뒤죽박죽이거나 여타의 이유로 우리말 해설과 해석을 봐도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교재다. 독해만 해도 총 지문이 1000개가 넘는데, 학교에서 교과서를 무시하고 EBS교재 강의를 한다고 해도 소화하기 벅찬 분량이다. 학원가에선 "EBS 총정리 단기 특강" 등 EBS교재를 대상으로 한 강의들을 열고 학생들은 EBS교재를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강사를 원한다. 이 정도면 "사교육의 좋은 친구 EBS"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 말미에는 '언어 영역' 비문학 문제 형식으로 한국 사회 교육문제에 관한 두개의 지문이 있고, 적절하지 않은 추론을 골라내는 세 문제가 있다. 세 문제의 정답은 모두 현재 '사교육 감소'의 명목으로 정부에서 실시하는 대책들이다.  

"프랑스의 대학 입학시험인 바깔로레아를 프랑스 국영교육방송 교재와 연계 출제하면 프랑스의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다" 

"수학능력시험에서 각 과목 만점자가 1% 나올 수 있도록 출제하면 사교육은 줄어든다" 

"학원 수업 시간을 통제하고 입시제도를 바꾸고 영어 공교육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면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겠군" 

 

저자랑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마침 E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 민주당 의원이 이 책을 들고 EBS측을 공격했는데, 그에 대한 기사는 그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투데이'와 극소수 인터넷 신문에만 올라왔더랜다. 오호 이게 말로만 듣던 '차단'이구나. '서평'에 대한 의무감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던 순간이었다. 현재까지 십 수년간 사교육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 '사교육 감소'의 신성한 의무를 띠고 강림하신 EBS교재에 대해 이런 책을 쓴다는 현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하긴 한국사회는 워낙 다이나믹 기상천외한 일들이 난무하는 사회니까.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서평의 90%이상은 책의 내용들을 요약한 것이다. 그러니까, '서평'이라기 보다는 '발제문'에 가깝다. 그럼에도 나름 '수준있는' 알라딘 서재에 올리는 것은. 조금이라도 이 책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EBS교재가 사실 이렇답니다. 얼마나 황당합니까?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런식으로 반복되어야 하는 걸까요?" 나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바꿔나갔으면 좋겠다. 교육문제는 수험생과 부모, 교육계 종사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중의 하나라고 인식하는 당신,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2011-10-17 14:24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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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밤. 아주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고 싶었어요 ㅎ 

오늘의 동반자는. Noa Dori라는 여인 버전의 The sound of silence 이지요. 드O전 님 추천으로 산 "여행자의 노래" 시리즈 2번 씨디 10번 수록곡 ㅋㅋ 곁들이로 하루종일 귀에 감기는 빗소리와, 언더락 참이슬 정도 ㅎ 

  

내달 7일에, 대략 3개월 잡고. 베네수엘라 ㅡ 남미 위쪽에 붙어있는 나라예요 ㅎ ㅡ 에 가려고 해요 ㅎ 어쩌다보니 팔자에 없는 긴(?) 여행을 하게 되었네요 ㅎㅎ 정말 그냥 어쩌다 보니. 내가 살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그 가능성을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불쑥 들어서 말이예요 ㅎ 

  

거쳐서 아는 현지인은 있지만. 직접 아는 사람 없는 그곳에 ㅡ 더욱이, 저의 스페인어 회화 실력은 정말 안습이라지요 ㅠ ㅡ 가면. 아마도 외로움과 심심함에 지쳐. 자꾸 자판을 두드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만. 그게 그저 '넋두리'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랄까요 ㅎ 아는것도 없고 경험도 없는 제 눈에 뭐가 보이겠냐마는. 그래도 조금이나마 시야를 넓히고 싶다는 욕심 ㅎㅎ 그래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무언가 나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없을 때 ㅡ 혹은 없다고 '믿고' 싶을 때 ㅡ 일단 질러보고 싶다는 욕심 ㅎ 참 대책없는 생각이긴 하다만. 어쩌겠어요. 그래 보고 싶은 걸 ㅎ 

 

얼마 전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읽으며 뒤늦은 감동을 했답니다 ㅎ 쨌든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고ㅡ 그이는 남자였고 저는 여자이고. 차이를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결정적으로. 그이의 삶에 대한 열정과 태도가 너무도 부럽더이다. ㅎ 전 글 재주가 없어 그만한 기록은 남기지 못하겠지만. 확실히 자극은 되더라고요 ㅎ 나름 마음으론 '자유로운 영혼'지망생인데 ㅎㅎㅎ  

읽는 순간에는, 아! 꼭 리뷰를 써야지, 했는데. 역시 귀차니즘을 당할 열정은 아니었나봐 ^^ 

 

아무튼. 그래요. 나, 무사히 살아(!) 돌아오라는 격려가 받고 싶었던 거야 ^^ 해 주실 거지?



 
 
마노아 2011-06-24 01:06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무려 3개월이란 말입니까? 잘 결정했어요. 대박 부럽고 멋져요. 다녀와서 깨알같은 이야기 쏟아내도록 해요. 준비할 게 많겠어요. 많은 것 보고 배우고 건강히 돌아오도록 해요! ^^

순오기 2011-06-24 01:42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오랜만이네요.
여행이라니~~~ 그저 부럽네요.
신나는 모험, 즐거운 여행, 행복한 시간 누리시길... 후기도 기대합니다!^^

고고씽휘모리 2011-06-24 08:56   댓글달기 | URL
제이드님 첫째는 건강 둘째는 안전 ^^;;
아 남미에 다녀온 선배가 너무 아름답다고 경탄을 하더라구요.
유럽 여자애들이 지 몸만한 배낭매고 잘만 여행다니 맛난거 많이 먹고 좋은 인연 많이 만들고 오세요. 트렁크에 넣어서 저도 좀...ㅎ

보고싶어요. ^^

다락방 2011-06-24 10:08   댓글달기 | URL
오와, 제이드님. 무사히 잘 다녀와요. 베네수엘라, 라니. 전 생각지도 못한 나라. 대단해요. 잘 다녀와요. 잘 다녀오고, 다녀와서 그 이야기들 다 풀어놔줘요.

아프락사스 2011-06-24 11:32   댓글달기 | URL
아, 드디어. 그간 익힌 스페인어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거네.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열정이 부럽기만 할뿐. 중남미는 비행기 표값이 비싸서 한 번 가면 장기로 다녀와야 한다고 하더라구. 잘 다녀와.

LAYLA 2011-06-24 15:36   댓글달기 | URL
아 부러워요~~~~!!! 재미있는 이야기는 공유해주셔야 해요^^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뜬금없이 이벤트라니 ^^;;; 

 

 

제가 배우고 있는 한의사 선생님께서 책을 내셨어요. 전 출판되기 전 원고 상태부터 봐왔는데.  

제가 배우고 있는 선생님 글이니 더 좋게 보이는 면이 분명 있겠지만서도 

요즘 나오는 시시껄렁한 우울증 관련 책들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제 강력한 추천!! 

  

 

 

 

 

 

 

 

 

 

 

 

바로 요놈인데요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선물 하고 싶은데 

이왕이면 관심있는 분들한테 선물하는게 더 좋잖아요? ^^ 

그래서... 

읽고 싶으신 분들.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개인적으로 보내드릴게요! 

읽어 보시고. 책 내용이 맘에 드시면 서평 써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아 물론 의무는 아닙니다. 책이 본인과 맞지 않는다 싶으시면 그냥 책 서재 한켠에 꽂아두시고 훌훌 손 놓으셔도 되요~~~ 

 

행여나! 제가 뭐 개인정보를 입수해서 나쁜 일에 쓸 거라는 의심은 하지 말아주시길... ㄱ-   

 

 

제가 아직 학생인지라 (2월에 졸업해요! ㅎㅎ) 아주 많은 분들께 선물해 드리지는 못하지만 

제 서재가 인기 서재도 아니고 ^^ 더욱이 글 쓴지도 오래라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이 얼마 안되실거 같기도 하고.. 

뭐 적당한 선에서 이벤트 내리긴 할건데. 관심 있으시면 주저 말고 댓글 남겨주세요~ 

저와 평소에 일면식이 없으셔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알라딘 서재 님이라면 뭐..   

  

 

 

p.s 아무도 댓글 안 남겨 주시면...저 상심해서 울지도 몰라요 ㅠ

 



 
 
고고씽휘모리 2011-01-19 12:13   댓글달기 | URL
이제 졸업준비 하느라 많이 바쁘겠어요 ^^
울면 안되니까 일단 일빠로 댓글 ㅎㅎㅎ

해피뉴이어 예쁜 제이드.

Jade 2011-01-19 17:08   URL
와우 세심하신 휘모리님! 감사요 ^^ 휘모리님도 해피뉴이어!!

차좋아 2011-01-19 12:39   댓글달기 | URL
오제이드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ㅎㅎㅎㅎ
휘모리님이 먼저 인사했으니 울리는 없겠지만 웃으시라고 나도 댓글^^

Jade 2011-01-19 17:08   URL
히히히 향편님 오랜만이어요. 요즘은 무슨 차를 즐겨 드시려나~

Forgettable. 2011-01-19 14:11   댓글달기 | URL
제이드님! 언제나 바쁘신 듯 했는데 요즘은 특히나 더 바쁘시겠군요. ㅠㅠ
저 진짜 받고싶은데 ㅋㅋㅋ 해외배송이 비싸니까 나중에 한국가서 받아야겠어요. :)

Jade 2011-01-19 17:09   URL
아하하 요즘은....바쁘진 않아요 ㅋㅋㅋ
헛 저도 보내드리고 싶지만...책 한권을 해외배송하기엔......^^;;;;

한국오시면 꼭!! 챙겨드릴게요 :)

2011-01-19 14:42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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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9 17: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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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9 14:57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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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9 17: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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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5 1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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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9 19:49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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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9 2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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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1-20 02:15   댓글달기 | URL
졸업 준비하시느라 바쁘시겠네요.요즘 한창 여러모로 우울한데 이 책 보고 고칠수 있을까용^^

2011-01-20 06: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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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4 2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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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풍경 2011-01-23 17:5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에서 책을 사다가 들어왔습니다. 좋은 글들 천천히 읽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저도 책 갖고 싶은데 이렇게 자취 남겨도 될는지요?^^

2011-01-23 2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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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3 19:39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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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3 2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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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5 14:44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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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8 15:24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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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02:23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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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6: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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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0 1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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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2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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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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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23:38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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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2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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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2 0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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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설아 2011-02-20 16:16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경향신문에서 이 책이 소개된 것을 보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현직 중학교 교사입니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을 자주 대하면서
인간의 마음 상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원래 심리학 분야에 관심이 많기도 합니다.
사춘기 학생들의 경우 경중의 차이만 있을 뿐
우울증(혹은 우울감)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으로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그런 길잡이를 얻고 싶어서 이 책 저 책
읽어보는 편입니다. 제 전공이 윤리 도덕이다 보니 서양철학지식 측면에서
책을 읽고 인간 마음과 정신을 알아가고 있는데 요즘 뭔가 한계를 느꼈습니다.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이벤트 중이시라면 한 권 보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2011-02-19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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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9 13:24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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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23: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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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21:05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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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23: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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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1 11:13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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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 2011-03-08 18:21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Jade 님,
책 잘 받았습니다.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아스트로
* 집 주소 뒷부분 106동 1205호로 바로잡아주세요.

2012-03-16 17:53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50개월동안 쓰던 슬라이드 핸드폰을 버리고 

18살때부터 쓰던 011 번호도 아낌없이 버리고 

저도 오늘부터 i-Phone 유저가 되었답니다 ㅎㅎ 

 

스마트폰, 은 고사하고 터치에 조차 익숙하지 않아서 좀 버벅대고 있긴 하지만 -_- 

 

스마트폰 고수님들. 이런저런 유용팁좀 하사해 주시길...ㅎㅎㅎㅎ



 
 
yamoo 2010-09-18 00:47   댓글달기 | URL
하하, 감축드립니다!!!

아프락사스 2010-09-18 09:55   댓글달기 | URL
오! 나도 어제 습득하고 배우는 중인데. 일단 아이폰 추천 어플 검색해서 대량으로 깔아놓고. ^^ 어제 한 25개쯤 깐듯.

다락방 2010-09-19 13:03   댓글달기 | URL
나 아이팟 유저.(아이폰 아님) Jade님 나랑 카카오톡 할 수 있겠다요. 카카오톡 깔았어요? ㅎㅎ

순오기 2010-10-09 02:16   댓글달기 | URL
내가 너무오랜만에 들렀네요.ㅜㅜ
잘 지내요?
핸펀 011==>010으로 바뀌고 뒷자리는 그대로일까...
확인차 문자라도 보내봐야겠다.^^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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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관련된 에세이 혹은 소설들은 대개, 사람을 설레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심지어 이별후 겪는 에피소드들까지. 헤어진 다음에 떠올리는 추억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예쁘게 윤색되는지. 내가 겪었던 사랑-이별의 추억도. 대개는 좋은 기억들로 덧칠되어 있다. '사랑'의 과정속에 겪었던 수많은 갈등과 굴곡. 이별후 그 기억을 떨쳐내기까지 지내야 했던 숱한 잠 못이루던 밤들의 기억ㅡ 소위, 다시 들춰보고 싶지 않은 기억들은 마음 밑바닥에 꾹꾹 눌러 밀봉된지 오래.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사랑, 에 관한 기억 보다는. '그의 부재'를 견디는 기록. 쪽이 더 적절하다. A를 만나는 기간동안 아니 에르노에게 시간은 'A의 있음과 없음'의 오직 두 종류였으니.

책의 처음과 끝은 이렇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렸을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잇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번도 없고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규정하고 있는 아니 에르노는 데뷔이후로 줄곧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써왔다. 물론 다른 소설가들도 스스로를 모델로 한 작품들을 많이 쓰지만, 아니 에르노의 소설은 자서전과 자전적소설,로 분류하기엔 '뭔가 다른'무엇이 있다. 스스로를 객관화 시키기. 감정을 증폭/축소시키거나 미화하지 않고 '감정'그대로 서술하기. 그것도 단소정한하게.  

   
 

 내가 단어들에 부여하는 이미지는, 이미 말했듯 돌과 칼이예요 - 칼 같은 글쓰기 p.116

예를 들어 <탐닉>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나의 내면 일기를 다시 읽으면서 그것이 그 시절 내 모습이었고 어쩌면 많은 측면에서 여전히 내 모습이기도 한 여인의 이야기임을 아는 것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글쓰기가 일종의 육화처럼, 다시 말해 체험에 속하며 '나'에 속하는 어떤 것이 전적으로 나라는 개인 바깥에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난 글을 쓰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 이미, 텍스트 속에 있는 것이 나의 질투심이 아니라 그냥 질투심일 뿐이라는 사실을 느꼈고 또 의식하고 있었어요.즉 그 감정이 추상적이면서도 느껴질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는, 그리고 아마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것임을 느꼈던 거죠. 하지만 그러한 질적 변화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글쓰기에 의해 생성되죠. 내 거울을 들여다봄으로써가 아니라, 자신의 바깥에 있는 어떤 진실을 탐구하는 글쓰기 방식을 통해서 말이죠. 그리고 그 진실은 나 개인보다, 나 개인의 근심보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근심보다 더 중요합니다. - 칼 같은 글쓰기 p.149~150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 나눈 불륜의 기록. 르노도 상을 수상했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는 중년 여작가의 이미지와는 별로 어울릴것 같지 않은 열정적 사랑, 질투, 집착, 그리고 A와 나누는 '강도높은' 섹스들. (통상적인 소설이라면 체위에 대한 끈적한 설명이 덧붙겠지만 이 책에는 '그와 ~한 체위로 섹스를 했다'정도에서 끝난다.) A를 기다리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절한 기다림과 끝없는 불안의 단어들.  

 

   
  그 사람은 "당신, 나에 대해 책을 쓰진 않겠지"하고 말했었다. 나는 그 사람에 대한 책도, 나에 대한 책도 쓰지 않았다. 단지 그 사람의 존재 그 자체로 인해 내게로 온 단어들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 사람은 이것을 읽지 않을 것이며, 또 그 사람이 읽으라고 이 글을 쓴것도 아니다. 이것은 그 사람이 내게 준 어떤 것을 드러내 보인 것일 뿐이다. - p.73  
   

 이 책을 씌여질 당시의 아니 에르노의 일기는, <탐닉>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탐닉> 을 읽다보면. <단순한 열정>이 그저 자기 마음 가는대로 끄적여 놓은 글을 출판한 것이 아니라 짧고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장들로 씌여졌음을 알 수 있다. <탐닉>은 일기이므로ㅡ 집착과 불안의 강도와 빈도가 훨씬 잦고, 훨씬 더 밑바닥까지 내려간다는 느낌이 있지만 <단순한 열정>은 총 74페이지밖에 안되는 짧은 글 (더구나, 곳곳에 여백도 많다. 여백이 말하는. 침묵의 효과!) 임에도 강한 임팩트를 준다. <단순한 열정>을 읽고 아니 에르노에게 편지를 쓰고, 만나서 5년간 그녀의 애인이었던 필립 빌랭이라는 청년(무려 33세 연하!)은 거의 비슷한 글쓰기 방식으로 그간의 일을 <포옹>이라는 소설로 발표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포옹, 은 '솔직하기'만 하고 <단순한 열정>의 단소정한함은 갖추지 못했다. 필립 빌랭은 그 연애기간동안 <단순한 열정>의 주인공 A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있었고, (5년의 연애를 끝내게 된 계기도 아니 에르노의 지갑에서 우연히 떨어진 A의 사진이었다.) <포옹>은 그 불같은 질투와 열등감의 흔적, 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지만. 질투심에 대한 묘사는 아니 에르노의 <집착>이 훨씬 뛰어나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수 있지?"에 속하던 행위들이, 어느새 "아 누구나 그럴수 있구나!"로 바뀌는. 남의 일인줄만 알던 행동과 감정들이 어느새 내 것이 되는 과정에 대한 기록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와 <탐닉>. 이렇게 단 두권의 내면일기 만을 출판했어요. 이 일기들은 모두 십 년 전의 씌어졌고, 실제로 그 기간에 살았던 삶은 이미 각각 <어떤 여자>와 <단순한 열정>이라는 자전적 이야기의 대상이 되엇지요. 이 두가지 상황 - 십년이라는 유예기간과 그 기간에 상응하는 책의 존재 - 가운데, 후자가 일기를 출판하도록 부추긴 좀 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유예기간도 중요하겠죠. 그 세월이 내가 나의 일기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볼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요. 이것은 '나'를 다른 존재로, 다른 한 여성으로 생각하고 그 시기의 맥락에서 벗어나 분출되는 감정을 초월함으로써, 나로 하여금 글쓰기가 생산해내는 진실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일기를 출판하는 것은 먼저 나온 텍스트를 '작용하게'하고, 그것에 어떤 다른 조명을 비추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게 열어줍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열정>과 <탐닉>의 경우처럼, 열정의 두 가지 '버전'앞에서 독자를 뒤흔들어놓을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말이죠. 긴 버전은 그날그날 현재의 모호함 속에서 씌어졌고, 다른 버전은 좀더 간략하고 정화된 것으로서, 열정의 리얼리티에 대한 묘사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일기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텍스트보다 더욱 격렬하고 노골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를 감출 권리가 내겐 없다고 느껴요. 루소가 말했던 것처럼 "모든 조각을 제공해야"합니다. 작품의 폐쇄성이 지닌 신화적 성격 또한 깨뜨려야 하고요. - 칼 같은 글쓰기 p.50~51  
   

  

보통 책 뒤 표지에 인용된 언론의 평가들은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 뒤표지의 인용문들은 마음에 든다. 

 

   
 

단정하고, 간결하고, 차가운 문장들. 화해도, 양보도, 심리분석도 없다. 정확한 단어들만이 있을 뿐이다. 정확함에 대한 열정, 완전무결한 단호함 속에서, 아니 에르노는 그 어느때보다 훨씬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다. - 르 몽드 

아니 에르노의 어조는 보기 드물게 간결하고 꾸밈이 없다. 그녀는 보여주되 설명하지 않는다. - 르 피가로

 
   

 

 심리학에서는, 스스로의 감정, 마음상태를 글로 써보는 것이 치유의 일종이라고 말한다. 아니 에르노의 글들을 읽으며, 어쩌면 나는 내 일기장에조차도 충분히 솔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는 그녀에게 일종의 해방구였고, 그렇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솔직해 졌을'것이다. 그럴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써 낼 수 있었던 것이고. <단순한 열정>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인데, "노출증 환자"취급이나 "소설이 아니라 외설적인 포르노 수준"이라고 폄훼하는 것부터, 마치 자기 얘기를 보는것 같다며 치유받은 열성팬들까지. 이 짧은 텍스트를 읽고 감동받고 무언가 '치유되는'느낌을 받은 독자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텍스트의 존재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이 글을 쓸때 아니 에르노는 48~50세. A의 나이는 36~38세. 한국에서 40대 후반의 이혼 여성이라면 이런 불같은 사랑을 나눌수 있을까? 물론 작가고 교수라는 아니 에르노의 사회적 지위도 있겠지만 '프랑스'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같다. 단순한 열정 이후 사랑을 나눴던 필립 빌랭과는 무려 33살 차이였는데! (한국에서라면 밝혀지는 순간 사회적 매장이 아닐까 싶은 조합이지 않나!) 간간이 그녀에게 수작 걸어보려는 다른 남자들 이야기들도 나오고. 아니 에르노라는 이 작가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열정적이다. 죽을때까지 평생 사랑할 수 있는 건 축복중의 축복인데 말이지. 이 여자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어쩌면 필립 빌랭과 헤어진 후에도 또 다른 사랑에 빠졌을수도.

이 책 덕에 <탐닉>, <집착>, <칼같은 글쓰기>를 내리 읽었다. 보너스로 필립 빌랭의 <포옹>까지. 간만에 정신줄 놓고 마구 빠져드는 독서였고, 읽고나서의 느낌도 좋았다. 소설가 김탁환은 <천년습작>에서 "아니 에르노의 책을 곁에 꽂아두고 간간이 자세를 가다듬으라"고 했다. 대부분의 좋은 책들이 그렇듯. 이 책들 역시 읽을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얻을수 있을듯한 느낌.

 



 
 
다락방 2010-09-01 15:08   댓글달기 | URL
저도 [포옹] 보다는 [단순한 열정] 쪽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단순한 열정] 보다는 Jade님의 리뷰가 더 좋네요.
저는 이 책 에서의 아니 에르노의 솔직함이 지나쳐서 거부반응이 좀 생기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친구는 그 지나친 솔직함이 좋다고 했지만 말이지요.

Jade 2010-09-01 23:12   URL
히힛 역시 다락방님이 최고! ㅎㅎ

솔직함이 거부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여자라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ㅎ

알리샤 2010-09-01 21:53   댓글달기 | URL

`프랑스`라는 배경,하니 프랑스는 행동의 자유가 가능하지만 생각은 남과 같이 해야하고, 독일은 행동은 남들처럼 해야 하지만 생각의 자유는 무한하다고 했던 모옴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네요.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몸 아저씨의 장편도 읽어보세요. 제이드님 마음에도 꼭 드실거에요.^^


Jade 2010-09-01 23:13   URL
모옴 아저씨가 서머싯 몸을 가리키는 거겠지요?! 알리샤님 추천이라니 봐야 겠군요 ㅎㅎ

yamoo 2010-09-03 00:18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갖고 있는뎅...거의 다 읽고 조금 남은 상태에서 한 켠으로 밀어놨는데, 어디로 사자렸는지 모르겠다는...리뷰보고 막 찾고 있는데..오리무중 이네요..ㅎㅎ

리뷰를 보고 얼른 다 보려고 했는뎅..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