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거짓말 - 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
정철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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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뉴스와 거짓말'

- 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 ; 조작된 뉴스는 세상을 어떻게 망치는가? -

 

 

 

 

 

 

지은이 : 정철운

펴낸곳 : 인물과사상사

펴낸날 : 2019년 1월 30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인간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천부인권이란게 있습니다. 자연권이라고도 하죠. 이것은 국가권력도 침해하면 안되는 권리로 법에 의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내용을 달리하는 권리와는 구분되는 말 그대로 천부인권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기본권이 있지만 언론·출판(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기본권 중에서 가장 근간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가짜뉴스란 말이 언론과 각종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가짜 뉴스, 오보와 조작·편파·왜곡된 뉴스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했었죠. 이번 도서후기는 그러한 오보와 가짜 뉴스에 대해 실례를 들어가며 보여주는 책입니다. <뉴스와 거짓말>이란 책으로 저자는 오보를 기록하는 이유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며 비록 선배들의 부끄러운 발자취이지만 훗날 언론계 후배들이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회학을 전공하고 2010년부터 9년째 미디어 분야를 취재하고 있고 '미디어오늘'라는 미디어에서 근무하는 현직 기자입니다. 이 분이 쓴 책을 살펴보니 사회와 언론의 어두운 부분을 파헤치는 내용들의 책인 것 같더군요. 이 책의 내용도 언론계의 아픈 부분, 오보와 가짜 뉴스들을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이었죠. 그런데 오보와 가짜 뉴스의 차이가 뭔지 지금도 아리송합니다..

 

 

책은 서두 부분인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본문부인 <제1~5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마무리 됩니다. 본문부의 구성은 각 장별로 보면 오보나 가짜뉴스가 생겨나는 원인을 기반으로 분류된 것 같은데 그 장별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장. 팩트 체크는 없었다>, <제2장. 야마가 팩트를 앞서면 진실을 놓친다>, <제3장. 쉽게 쓰면 쉽게 무너진다>, <제4장. 뉴스인가, 조작인가?>, <제5장. 오보를 기억하라>

 

 

 

 

책 읽기 전에 먼저 가짜뉴스와 오보에 대한 정의부터 찾아보았습니다.​ 찾아봐도 잘 모르겠더군요.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가짜뉴스(Fake News)는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거나 아예 없었던 일을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어 유포하는 것을 말한답니다. 가짜뉴스가 크게 확산된 계기는 힐러리와 트럼프가 대통령선거에서 맞붙었던 2016년을 기점이라고 하구요. 오보(誤報, false report)는 어떠한 사건이나 소식을 그릇되게 전하여 알려주는 것을 말한답니다. 내용상 별 차이가 없어 보였죠...

 

 

프롤로그에는 오보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나옵니다. 오보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며, 피해자를 만들고,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편파 · 왜곡 보도가 대표적인 오보 유형이라고 하구요. 저자도 故장자연 사건과 관련하여 오보를 낸 적이 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이진 않지만 유력 일간지나 관공서 제공 내용을 철저하게 팩트 체크 하지 못했고 야마(기사의 핵심을 뜻하는 언론계의 은어라고 합니다)가 팩트를 앞서게 되어 그리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전문가 의견이라고 하면 왠만해선 믿게 되는게 현실이죠. 하지만 전문가가 내놓은 사항이라도 한번 송출된 기사는 돌이킬 수 없기 떄문에 확인 또 확인하는 팩트 체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답니다. 말은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앞뒤 잘라먹고 중간만 내놓아 결국 오보로 밝혀지는 경우 종종 봅니다. 하긴 연예프로그램 출연자들이나 SNS에서 종종 악마의 편집이라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요. 이것은 말 그대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인 뉴스(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죠. 이와 유사하게 언론에서도 종종 그런 경우 발생합니다. 책에선 이러한 사례 참 많이 보여주고 있죠. 이러한 오보는 '확증 편향'이라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사람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과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많이 발생된다 합니다. 확증 편향은 증거 수집에서 선택 평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포인트라는군요.

 

 

언제부터인가 기자가 덕후보다도 기사 정보력이나 팩트 체크하는게 많이 뒤처지고 있답니다. 책에서는 밀리터리 덕후로 밝혀진 오보가 꽤 많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한국 언론계에서 군사 관련 기사는 군사기밀이란 이유로 국방부 브리핑이나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기사 송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IT기술의 눈부신 발전 덕분으로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밀리터리 덕후(Military Mania)들이 보유한 지식과 정보력이 기자들이 작성하는 기사보다 정확한 경우가 많다는군요. 저자에게 팩트를 알려 주었던 밀덕(밀리터리 덕후) 제보자는 요즘도 자주 회사로 전화를 걸어 갖가지 오보를 알려주고 있다네요. 저자는 그 덕후를 '제보자 K'라 부른답니다..

 

 

책에서 언급되는 수많은 오보들은 주로 주요언론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주 또는 연관성 있는 기업​과 관련된 경우에는 작심하고 의도적으로 뉴스를 만들어 내는 꼴 참 많이 보았지요. 책에도 그러한 내용 꽤 나옵니다. 참. 기막힌 대한민국 언론계의 모습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기레기(기자 + 쓰레기의 합성어)>란 말이 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편파/왜곡/허위/과장된 뉴스, 즉 오보때문이라 할 것입니다. 언론인이라면 무엇보다 사실에 부합하고 정확하며 공명정대하게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해야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버리고 그저 월급쟁이로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들을 넙죽 받아 기사화하는 그런 언론인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유튜브를 활용한 1인 미디어가 득세한다 합니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가짜뉴스와 오보 또한 그 피해가 상당하다죠. 기자들이 처한 환경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답니다. 인터넷과 SNS로 초 단위로 오보를 파악할 수 있는 작금의 시대에는 그야말로 기사 작성하기도 전에 이미 상황종료되는 경우도 많다죠. 그렇다고 단독입수네 하면서 팩트 체크도 제대로 안하고 경쟁심리와 의욕에 쫒겨 앞질러 보도하는 것은 언론인의 자세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그건 기레기 저널리즘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죠. 가장 최근 세월호 참사 오보가 떠오릅니다. 전원 구출했다더니 몇시간도 채 안지나서 대부분 구조했다고 바뀌더니만 나중에는 극히 일부만 구조했다던게 엊그제 같네요..

 

 

책은 읽다 보면 화나면서 열받게 되는 경우 종종 생깁니다. 세월호 이야기는 정말.. 책에서는 기레기라는 단어가 자리잡은 시기가 바로 세월호 참사 이후였답니다. 아무튼, 대한민국 언론계에서 발생한 다양한 원인과 유형의 오보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 적극 추천합니다. 화는 좀 나지만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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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기초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35
아쿠타가와 야스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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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음악의 기초'

- 음악을 더욱 깊게 즐길 수 있는 음악 기초지식 백서 -

 

 

 

  

 

저자 : 아쿠타가와 야스시(芥川也寸志)

번역 : 김수희

펴낸곳 : (주)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발행일 : 2019년 1월 15일 초판1쇄

도서가 : 9,800원

 

 

  

 

인간에게는 주변을 느끼게 하는 다섯가지의 감각, 오감(五感)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각, 청각, 후가, 미각, 촉각, 이 다섯가지입니다. 공감각 혹은 예감이라 해서 육감이라고도 하지만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아서 흔히 오감이라고 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예민하고 민감하게 느끼는 감각은 청각이라고 합니다. 보통 시각이라고 생각하는데 민감도 순서대로 나열하면 청각,시각,촉각,미각,후각이라고 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청각을 통해 느끼게 되는 음악과 관련한 도서에 대한 서평후기입니다. 제목은 <음악의 기초>로 예전 몇번 읽고 썼던 이와나미 문고시리즈 중 하나로 가장 최근에 출간한 도서이죠. 책에는 진분홍빛의 겉표지가 싸여 있었지만 그걸 벗기면 이와나미 문고시리즈의 그 특유의 주황색 디자인이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책의 저자는 1925년생으로 1989년 사망한 일본 작곡자이자 지휘자인 분입니다. 쾌활하고 힘찬 작풍으로 유명한 작곡가라기에 어떤 분인가 알아보니 클래식 작곡 뿐만 아니라 영화음악 감독으로도 여러편 참여했었다고 나오더군요. 검색 결과 조회된 다른 이들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니 많은 이들이 이 원서를 통해 음악 이론 공부하는데 참고하는 것 같았습니다.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보기엔 내용 쉽진 않지만 음악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번 음악의 기초를 되새기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책은 <1. 음악의 소재>, <2. 음악의 원칙>, <3. 음악의 형성>, <4. 음악의 구성>, <역자 후기/색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악 공부하는데 필수적인 내용들을 핵심 위주로 구성되어 있죠. 책은 음악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로 하는 내용들로 압축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는 이론서이자 가이드북이라 하는게 정확한 말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에겐 이 책 완독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생소한 단어에서부터 복잡한 악보에 이르기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참 많았어요..

 

 

  

 

이 책의 일본의 원서가 처음 나온게 1971년인 것을 보면 꽤 오래전에 출간된 음악 기초 이론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음악을 전공한 분이라면 모를까 음악의 이론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낯설고 어려운 수준이라 느껴집니다. 저 역시 초등/중등 교육시절 배웠던 음악의 기초수준 밖에 모르기에 이 책의 내용 따라가기가 무척 버겁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초중고교 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지식내용이 나오면 반갑더만요. 어려운 내용만 있는게 아니라는 얘기죠.

 

 

  

 

 

 

음악은 우리 일상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문화 중 하나라 할 것입니다. 버스 타고 가거나 차를 몰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래에서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듣는 여러 장르의 음악들, TV나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OST(Original Sound Track) 등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접하는 음악 참 많습니다. 저처럼 한때 LP, CD, MP3 수집하는 매니아도 많구요. 하지만 음악의 기본적인 이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사실 음악이론이나 기초지식이 없어도 음악감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긴 하죠. 그건 모든 문화 장르에서도 공통적일 거라 여겨집니다. 다만, 좀더 음악에 대해 잘 알아보고 싶거나 기초부터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만한 게 없을거라 여겨지네요. 심층적으로 음악 기초를 다져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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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연탄
윤인기 지음 / 아우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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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집 나간 연탄'

- 섬세한 상념의 조각들을 감성의 틀 위에 눌러 담은 에세이 -

 

 

 

 

 

지은이 : 윤인기

펴낸곳: 도서출판 아우룸

발행일 : 2019년 1월 17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추운 겨울이 가고 곧 봄이 올 것만 같은 날씨입니다. 예전에는 봄철에 몰려오는 반갑지 않은 황사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미세먼지라 해서 시도 때도 없이 경보발령이 울려대고 있곤 하죠. 미세먼지 입자에 포함된 성분들에는 인체에 좋지 않은 독성들이 많다던데요. 입자크기가 워낙 작아서 페포에 도달할 수 있기에 그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합니다. 그 발생요인은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매연 등이라는데 예전 시커먼 매연 내뿜는 차량이나 연탄을 많이 사용하던 시절에는 미세먼지가 없었나 싶더군요.

  

이번 도서리뷰는 <집 나간 연탄>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떠오른게 바로 앞에 말한 미세먼지 발생요인에 대한 의문점이었어요. 이 책은 환갑을 바라보는 중년의 남성이 쓴 에세이로 인생여정길 중 노년에 접어드는 남성분의 글이란게 곳곳에서 많이 느껴지는 그런 수필집이었습니다. 불현듯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란 구절로 유명한 '너에게 묻는다'가 떠오르네요. 

 

저자는 1960년 서울생으로 영문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분입니다. 이 분에 대한 정보는 아무리 찾아봐도 검색이 되질 않아 알 수가 없었어요.. 

 

책은 총 개의 8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일 처음 나오는 에피소드의 소제목이 그대로 책 제목으로 선정되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에피소드들의 내용들을 보면 60~70년대 성장했던 이들이 많이 겪었었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겨울에 연탄 들여놓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입학식이나 졸업식 때나 되어야 맛볼 수 있었던 자장면과 학생들 통학용으로 발행된 회수권 이야기(토큰 얘기는 없던데 그게 좀 아쉽더군요), 대학시절 남성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했을 빨간 구두 아가씨 이야기와 직장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월급날 월급봉투 이야기와 퇴직을 꿈꾸며에 나오는 이야기 등 중장년층이라면 공감 갈 내용들이 참 많았습니다. 한데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대체적으로 저자가 남성이라 그런지 대부분이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공감할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부부와 학부형, 결혼을 앞둔 부모의 입장에서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도 꽤 나옵니다. 

  

저자에 비해 10년 젊은 저에게 있어서도 많은 공감을 불러오는 내용들 참 많았습니다. 하나 공감가지 않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건 명품유감이었지요. 10년 가량의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돌이켜 보고 회상해 보는 그 내용들이나 중년에 들어서 체험하게 된 많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저와 느끼는게 그다지 차이가 없더라는 것이 좀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제가 블로그에 기록 남겼던걸 세월이 지나서 다시 보게 됨 이 책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구요.

  

책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장년층에게는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과거를 회상해보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그런 책이라 생각됩니다. 지나온 세월의 흔적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잊혀지기에 더욱 소중한거 같네요. 앞으로도 계속 기록 남기는 작업을 지속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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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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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바벨탑 공화국'

- 욕망이 들끓는, 욕망의 충족에 미쳐 있는 바벨의 시민들 -

 

 

  

 

 

지은이 : 강준만

펴낸곳 : 인물과사상사

발행일 : 2019년 2월 11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언제부터인가 '헬조선'이란 단어가 쓰여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일반화된 단어 같습니다. 누구에게는 천국이지만 누구에겐 지옥이라는 대한민국! 삼포세대에서 이제는 N포세대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암담한 미래 밖에 준게 없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라 여겨집니다. 지금의 젊은이들에겐 금수저 물고 태어나지 않는 한 연애,결혼,출산,취업,내집 마련은 꿈도 꾸기 어려운게 대부분의 현실이라고 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번에 쓰고자 하는 건 한국이 어찌하여 헬조선이란 말이 일상화가 되었는지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고찰하고 분석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는 <바벨탑 공화국>이란 도서의 후기입니다. 입맛이 써질 수 밖에 없는 내용이지만 저자는 왜 우리나라가 이러한 사회현상을 불러왔는지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이 수긍되던 내용이지요.

 

저자는 한국 사회의 이슈들을 나름대로의 시각과 통찰을 바탕으로 공론화해 온 분이랍니다. 현재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저자는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기반으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들에 대해 저술 활동을 해왔고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의미 있는 반향을 불러 온 지식인이라는군요. 저자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책들을 저술해 왔다는 것은 검색을 통해서도 쉽게 알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책은 <머리말. 왜 한국은 '바벨탑 공화국'인가?>, <제1장. 왜 고시원은 타워팰리스보다 비싼가? - 초집중화>, <제2장. 왜 '지주들의 소작농 수탈'은 여전히 건재한가? - 부드러운 약탈>, <제3자. 왜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하는가? - 젠트리피케이션>, <제4장. 왜 '사회'는 업속 '내 집'만 있는가? - 게이티드 커뮤니티>, <제5장. 왜 '휴거'라는 말이 생겨났는가? - 소셜 믹스>, <제6장. 왜 한국은 야비하고 잔인한 '갑질 공화국'이 되었나? - 전위된 공격>, <제7장. 왜 '무릎 끓리기'라는 '엽기 만행'이 유행하는가? - 학습된 무력감>, <제8장. 왜 지방민은 지방의 이익에 반하는 투표를 하는가? - 소용돌이 정치>, <제9장. 왜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파멸'인가? - 지방 소멸론>, <제10장. 왜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치는가? - 기방분권의 함정>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만 보더라도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대충 감 잡을 수 있지만 읽어보니 전혀 다르게 생각한 내용들이 많더군요.

 

 

 

 

 

 

머리말에는 바벨탑 공화국이란 말에 대해 저자가 생각하는 의미가 나옵니다. 그것은 인간들 사이에서 더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 위해 각자도생형 투쟁을 하게 되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발행하는 탐욕스런 서열 사회의 심성과 행태, 그리고 서열이 소통을 대체하여 불통 사회로 변화한 현 세태를 가리키는 은유이자 상징이라는군요. 바벨탑이라고 하니까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초고층 빌딩들을 얘기하나 싶었는데 읽어보니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있긴 하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더 많은 심각한 내용들이 줄줄이 이어져 나옵니다..

 

 

 

 

저자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회적으로 발행하는 문제들의 원인에는 서울로 모든 것이 집중되는 것 때문이라 보는 것 같습니다. 책에 나오는 모든 파트의 근본 원인에는 모두 서울 초집중화가 바탕에 깔려 있어 보이기 때문이죠. 왜 고시원은 타워팰리스보다 비싼가?란 질문에 대한 원인분석을 보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일자리로 인해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들이 임시적인 주거지로 이용하는게 그 원인이랍니다. 모대학 건축학부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3.3㎡(1평)의 월세는 11만6천원인데 동일 규모의 고시원 월세는 13만6천원이고, 고시원의 80%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있다는데요. 이것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소요되는 다양한 자원들이 모두 서울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서울로 집중되는 자원들로 대학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초집중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서울의 대학 정원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면서 지방으로의 이전을 유도하는 정책이 있답니다. 그런데 정부가 추진한 대학 정원 감축을 보면 75%가 지방대에서 이루어졌고 입학정원 3천명 이상의 서울의 대학 9곳은 2013년 대비 2018년 365명(1.1%) 감축되었답니다. 오히려 SKYE는 의학전문대학원의 의과대학 전환으로 정원이 늘었다 하구요. 그런데 희한한건 이러한 조치에 대해 지방에서 큰 반발이 나오지 않더라는겁니다. 그것은 '내 자식은 서울로 보내면 된다'는 생각 때문일거라 하구요.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서울에 있는 대학과 지방대 중 선택하라고 하면 누구나 서울에 있는 대학을 선택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당연한 논리라 여겨집니다. 하긴 정부기관,공기업들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 하니까 퇴사하겠다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다는 뉴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심리가 엿보입니다. 서울에 있어야지 밀려나면 안된다라는 심리말이죠..

 

1960년대만 해도 전신전화취급소 조차 하나 없었던 '강남'은 1976년 시작된 명문고들의 강남 이전으로 그 열풍이 시작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답니다. 강북의 많은 명문고들이 정부의 강권 혹은 자발적으로 강남 8학군으로 이전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치열한 대학입시 전쟁의 선봉으로 떠오르게 되었다는게죠. 강남의 살인적인 부동산 가격 폭등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합니다. 부동산 투기는 1980년대부터 본격화되었는데 올림픽 직후인 1988~89년이 정점이었다는군요. 1989년에는 무려 32%나 올랐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동산 가격 폭등은 서울의 이야기이지 지방에는 해당없는 이야기라는게 중요하다네요. 이로 인해 비수도권의 소득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심화되었답니다. 이것을 저자는 '부드러운 약탈'이라 칭하고 있구요.

 

책에는 이외에도 생존권과 주거권, 미래성장동력을 파괴하는 젠트리피케이션, 외부와 단절시키는 폐쇄적 아파트 단지(게이티드 커뮤니티), '개천에서 용난다'로 상징되는 왜곡된 능력주의와 갑질문화, 서울 초집중화로 파생된 지방 소멸론, 강남구 독립 시위 사건으로 대변되는 지방분권의 함정 등 많은 서울 초집중화로 야기되는 바벨탑 공화국의 수많은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왜 지금과 같은 구조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수많은 요인 중 일부라도 알아보고픈 분들에게는 권독할 만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제 경험으로는 읽다 보면 의문점도 생기지만 수긍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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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 클럽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13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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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30-50 클럽'

- 세계 최빈국에서 30-50클럽 7번째 국가로 진입한 대한민국 -

 

 

 

  

 

지은이 : 홍상화

펴낸곳 : 한국문학사

발행일 : 2019년 2월 8일 초판1쇄

도서가 : 6,000원

 

 

우리나라의 현재 경제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예전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이 되었다며 선진국의 문턱을 넘었네 하면서 언론에서 요란하게 떠들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국제금융 외환위기, 일명 IMF사태라는 국가부도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지만요. 최근 읽은 소설 <30-50 클럽>에 따름 우리나라는 2018년말에 '30-50 클럽'에 들어갔다더군요. '30-50 클럽'이란건 좀 생소했는데요. 이것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이고 인구 5천만명 이상이 되는 국가들을 말하는 것으로 한 국가가 높은 수준의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1인당 국민소득은 물론 적정 수준의 인구경쟁력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라 합니다. 여기에 들어간 국가는 일본(1992), 미국(1996), 영국(2004), 독일(2004), 프랑스(2004), 이탈리아(2005), 대한민국(2018) 총 7개국이라는군요. 궁금해서 30-50클럽에 대해 알아보니 IMF에서의 자료와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조금 차이가 있더랍니다.

 

 

저자는 1940년생으로 명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주립대학 경영대학원을 다녔지만 1989년 장편소설 '피와 불'로 등단한 소설가입니다. 등단하기 전까지는 한국컴퓨터라는 회사에 1974년부터 1989년까지 15년간 직장생활을 했다는군요. 문예지 '한국문학' 주간과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를 2005년까지 겸임했답니다.

 

 

대담의 주제별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핵심은 한국과 미국, 중국, 그리고 북한이라는 각 국가들의 상황과 그들간 역학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 내용이었습니다. 순서는 <제1부. 한국의 국가 지도력, 미국을 뛰어넘다:1691~2016>, <제2부. 세계로 뻗는 한국,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2017~2018>, <제3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 사이 한국의 선택은?>, <제4부. 미·중간의 '경제전쟁'과 한반도 비핵화의 길>의 차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김교수와 홍작가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된, 좀 특이한 형태였습니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대담기록이라 하는게 더 어울릴 것 같은 모양새였는데요. 책 표지 도서제목 위에 <홍상화 소설>이라 쓰여 있으니까 소설이라고 여기지, 형식이나 내용상으로 보면 소설이라 하기에는 좀 그러했습니다. 제1장의 프롤로그에는 이 글이 어떻게 쓰여진 것인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1박2일 동안 무창포에 친구와 머무르며 나눈 대화를 기억나는대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포멧의 글이 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러한 형식 때문에 읽다 보면 그들이 바라보는 사회관과 세계관이 어떠한 지 알 수가 있게 되더군요. 같은 사건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시각, 다른 견해로 표출될 수 있다는게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특이한 것은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많이 나온다는 것인데요. 미국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유대인의 부(富)에서 나온다 합니다. 예전부터 시사월간지에서 종종 보았던 대목이 생각났는데 우리나라 무기도입사업 관련 내용으로 미국 방위산업계에서 유대인들의 영향력에 대한 내용이었죠. 책에서는 미국의 주류언론과 법조계, 정치무대도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니 놀라울 뿐이죠. 생각해보면 미국 사회에서 유명인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유대계라는게 생각나더군요..

 

 

책에서는 2015년 중국 정부에서 발표한 '중국 제조 2025'라는 그들의 국가발전 마스터플랜이란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것이 중국이 최근 5년간 저지른 중대한 실수 6가지 중 하나라고 여기고 있는데 이로 인해 서방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견제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더군요. 나름 수긍이 가는 대목이지만 중국을 이끌어가는 지도층이 이렇게 진행되지 않을거라 오판했다는게 쉽게 이해되진 않았습니다.

 

 

책은 이외에도 한국과 주변 국가들간 처해진 상황에 대하여 그 원인과 동기들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순 없지만 그러한 시각에 대해서도 나름 새겨두고 곱씹어 둘 만한 내용이라 생각되더군요. 아직도 대한민국은 주변 강대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반도 주변의 정세에 대해 그 원인과 과정을 추론해 보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오더군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만 비운의 역사는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되기에 이 책과 같이 과거 사건을 통한 현 상황의 분석과 형세 판단은 필수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의미가 있다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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