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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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플라톤의 대화편 ;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 서양 철학의 근간이 된 소크라테스 사상의 정수를 만나다 -

 

 

 

 

 

지은이 : 플라톤

옮긴이 : 박문재

펴낸곳 : (주)현대지성

발행일 : 2019년 11월 15일 1판1쇄

도서가 : 11,500원

 

 

 

 

 

서양철학의 근간은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그리스-로마, 중세 기독교, 르네상스 이런 순으로 이어진다 하지요. 그리스 철학에 대해 알아보니 너무나 많은 방대한 자료들이 검색됩니다. 일반 철학사에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과 이후의 철학으로 구분하고 이전을 자연 중심의 철학, 이후를 인간 중심의 철학이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소크라테스가 그리스 철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하다고 하겠죠.

 

이번 도서후기는 서양철학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분과 관련된 책이 그 대상으로 <플라톤의 대화편 >중 4작품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의 원저자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인데요. 소크라테스는 남긴 저작이 없고 그의 제자가 남긴 저작물들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그의 면모를 간접적으로 전해주고 있답니다. 책에는 현재 25편이 전해지고 있다는 <플라톤의 대화편>중에서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 <파이돈>, 그리고 <향연>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더우기 서양의 고전 원전들을 기본으로 세심하게 완역하여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인 '현대지성'에서 나온 책이라 기대가 많이 되었는데요. 책을 접하기 전까진 상당히 두터우리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얇은 편이라 좀 놀랬었죠. 그간 현대지성에서 출간되었던 책들과 비교해보면 절반도 안될 것 같은 두께더랍니다.^^

 

 

  

 

 

먼저 이 책 원전의 저자와 그의 스승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책의 '해제'에서 소개된 내용을 참고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B.C.427년경 아테네의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플라톤은 20살경 소크라테스의 문하로 들어가 제자가 되어 철학에 매진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다가 스승이 사형을 당한 이후 크게 실망하여 아테네를 떠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종파와 사상을 접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들이 그의 사상과 저작에 밑거름이 되었다 합니다. 불혹의 나이에 다시 아테네로 돌아와 '아카데메이아'를 창설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고, 이후 자신의 정치철학을 실천하고자 도시국가 시라쿠사에 갔지만 결국 실패하고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이후 기원전 347년 숨을 거둘 때까지 아카데메이아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답니다.

 

B.C.469년경 아테네에서 조각가이자 석공이었던 부친과 산파였던 모친에게서 태어난 서양철학의 창시자 중 한사람이자 최초의 윤리철학자로 평가받는 플라톤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대해서는 알려진게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젊어서는 자연철학을 탐구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여러 차례 참전하기도 했다는 소크라테스는 40세 이후 교육자로서 청년들의 교화에 힘썼다고 합니다. 그는 진리를 상대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소피스트들의 태도를 배격하고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진리로 이상주의적, 목적론적인 철학을 수립하려 했는데 말년에 정치적 문제에 휘말려서 청년들에게 궤변을 가르쳐 부패시키고 국가의 여러 신들을 믿지 않는 자라는 죄명으로 고소되었고 배심원들의 투표 결과 사형이 언도되어 기원전 399년 독배를 마시고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의 생애와 사상을 전해주는 것은 주로 그의 제자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글들이라는데요. 그 글들에 의하면 소크라테스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못생겼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탁월한 지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겁니다.^^

 

 

  

 

 

책은 플라톤의 대화편 4작품,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이 순차대로 수록되어 있고 다음으로 <해제>와 <연표>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해제>가 특히 유용하게 느껴졌던 내용이었는데요. 서양철학 전공하신 분이야 잘 아는 내용들이겠지만 저같은 일반인들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고마운 부분이죠. 이 부분 먼저 읽고 본문 읽으니까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더랍니다.~

 

 

 

 

 

책에 수록된 플라톤의 대화편 4작품들은 모두 소크라테스가 ​사형집행을 당하는 전후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 내용으로 각 작품들에 대해 약술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Άπολογία Σωκράτους, Apology of Socrates)>은 소크라테스가 불경죄와 청년들을 부패시킨 죄로 고발 당해 법정에 서게 되면서 재판정에서 자신을 직접 변론한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내용상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판결 선고 전의 변론, 2장은 유죄 선고후 변론, 3장은 사형 선고 후의 변론 내용으로 되어 있죠. 읽다 보니 지금의 재판정 모습과는 많이 다르더란 느낌이 들더랍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판 형태는 판사를 기점으로 검사가 죄를 묻고 변호사(혹은 피고인)가 변론을 하지만 책에는 판사나 검사는 보이질 않고 고발인과 배심원에게 소크라테스가 직접 변론을 하고 있더군요. 생각해보니 미국의 배심원 재판제도와 유사한 것 같기도 하네요.

 

<크리톤(Κρίτων, Kriton)>은 소크라테스와 친구 크리톤간 대화들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사형 집행될 날이 임박한 시점에 크리톤이 소크라테스에게 찾아가 탈옥을 권유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왜 그러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제시하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책에 수록된 4개의 작품 중 가장 분량이 적지만 서양철학사에 있어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작품이라는데요. 정의와 불의, 그리고 정의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이 작품 읽다가 답답하단 마음이 많이 들었죠. '악법도 법이다. 그러니까 따라야 한다'라던 소크라테스의 외골수 성향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변론 내용을 보면 소크라테스 자신도 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지 잘 알고 있었더랍니다. 역시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할만 하네요.

 

<파이돈(Φαίδων, Phaidon)>은 소크라테스의 애제자인 파이돈이 친구인 에케크라테스에게 소트라테스가 사형이 집행되던 날 상황을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책에서 수록된 4작품 중 가장 철학적이라 느껴졌던 작품이었습니다. 그것은 영혼과 육체,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영혼의 불사론을 논증하기 위해 만물의 생성과 소멸의 원리를 제시하는 내용 때문인 듯 한데요. 해가 지면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실 때까지 그를 찾아온 친구 및 추종자들과 영혼불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내용들로 채워진 이 작품에서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나오게 된다는,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들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랍니다. 그 대화들을 보면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란게 어떤 것인지 감이 오더군요.

 

<향연(饗宴, Συμπόσιον, Symposion)>은 플라톤 작품 중 문학적 구성과 내용이 가장 뛰어나다 손꼽히는 작품으로 '함께 모여 술을 마신다'란 의미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앞서 본 세 작품들과는 달리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비극작가 아가톤이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축하하고자 베푼 연회에서 소크라테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연애의 신인 '에로스'를 예찬하는 대화들로 채워져 있구요. 이야기 구성상 도입부와 찬양 연설, 마무리로 구분되는데 내용 대부분이 에로스 찬양 이야기들로 이루어지고 있고, 마지막은 향연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전해줍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하나둘 술에 취해 잠들기 시작하는데 소크라테스는 그들 모두가 다 잠드는걸 보고서야 떠났고, 리케이온으로 가 몸을 씻은 후 하루의 나머지 시간을 보냈으며,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가 쉬었다는 말로 작품은 끝납니다. 밤새 이야기를 나눴단 소리인데 정말 체력 짱입니다.^^ 이야기 중 특이했던 건 '에로스(Eros)'에 대한 정의였는데요. 에로스는 그리스 신의 이름이자 사랑을 의미하는 명사로 다른 사람들은 사용하고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는 아름다움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정의하고 있더랍니다.

 

마지막에 수록되어 있는 연표는 처음 봤을때 상당히 이상하게 여겨졌답니다. 숫자가 아래로 갈수록 줄어들어 연도가 거슬러 가는 것처럼 쓰여졌기 때문이죠. 처음엔 이게 왜 이렇지?했었지만 맨 나중에 기재된 "기원전(B.C.) 표시는 생략함."을 보고 바로 이해를 했었죠.

 

 

 

 

 

소크라테스하면 누구나 떠오르는 말. "너 자신을 알라"와 "악법도 법이다"일 것입니다. 석가모니,예수,공자와 함께 세계 4대 성인으로까지 추앙받는 분이지만 어의없게도 '청년들을 타락시킨 죄'와 '신성모독죄'로 기소되어 사형선고를 받아 죽게 되었죠. 제자 플라톤은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민주주의 폐해에 크게 실망하여 유기체적 국가관을 근간으로 하는 철인정치론을 주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혹자들은 플라톤의 철학을 말하면서 "서양의 2천년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 "철학은 플라톤이고 플라톤이 곧 철학이다."라고 했다는데요. 그 정도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서양철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고 하겠죠.

 

서양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네 감정과는 잘 맞지가 않는건지 집중이 잘 안되고 겉도는 느낌이 종종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소크라테스 스스로 자신을 변호하는 말과 친구의 탈옥권유를 거절하기 위해 이유를 제시하는 대목, 죽음을 앞두고 친구와 추종자들과 나누는 대화 등 눈여겨 볼 만한 곳들이 참 많아 집중이 잘되더랍니다. 말로만 듣고 요약된 내용들만 읽어보다가 번역서 전문을 직접 읽어보니 당시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참 좋은 책이라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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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클래식 2 -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이지 클래식 2
류인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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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이지 클래식 Ⅱ'

-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

 

 

  

 

지은이 : 류인하

펴낸곳 : (주)42미디어콘텐츠

발행일 : 2019년 12월 2일 초판1쇄

도서가 : 19,800원

 

 

 

클래식(Classic). 사전적 의미로는 '일류의', '규범적인', '고전의', '고전' 등의 의미가 있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일반적인 의미는 서양의 전통적 작곡기법과 연주법에 의한 음악을 뜻하는 '클래식 음악'일 것입니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클래식이란 말은 단순히 음악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보통 '클래식 음악'으로 알아듣는게 일반적입니다. 생각해 보면 유명한 음악가들의 아름다운 음악들을 클래식이라 하지, 유명한 화가들의 명작 그림들을 클래식이라고 하진 않지요.

 

그러한 클래식에 대하여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3년 전 출간되었던 책의 속편 성격으로 출간된 도서로 제목이 <이지 클래식Ⅱ>인데요. 1편의 23인에 이어 2편에는 17인의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이채로운건 이들도 클래식 음악가에 포함되는건가 싶은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비교적 근래의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과 레너드 번슈타인(Leonard Bernstein)이 바로 그들입니다. 저자는 서양고전음악이라고 하는 것에 명확한 범주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흐름으로 나누는 것보다 음악적 특징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는데 이건 개개인의 선호도이니 각자 판단할 몫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팟캐스트 기획자 겸 PD이자 작가, 진행자이라는 분으로 음악과 무관한 미디어를 전공하신 분입니다.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 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일하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클래식을 듣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자칭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방송국에서 나온 뒤 시작한 팟캐스트 <이지 클래식>을 운영하면서 관련 자료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클알못에서 클잘알(클래식 잘 아는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다 합니다. 저자가 집필한 책 내용을 보면 적어도 클알못이라고는 할 수 없는 분 아닌가 싶네요.^^

 

책은 가곡의 왕 슈베르트로 시작하여 20세기 미국의 명지휘자이자 작곡자인 레너드 번스타인까지 총 17인의 음악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가들을 다시 크게 3개의 장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1. 클알못에서 벗어났다면 알아둬야 할 음악가들>에서 슈베르트, 파가니니, 슈트라우스2세, 드뷔시, 라벨, 엘가를 들고 있고, <2. 클알못에서 클알잘로 가기 위해 알아야 할 음악가들>이라 해서 베를리오즈, 말러, 스트라빈스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그리그, 시벨리우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 클알잘이라면 섭렵해야 할 음악가들>에서는 브루크너, 버르토크, 쇤베르크, 거슈윈, 번스타인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구요. 책을 읽다 보니 뒤로 갈수록 잘 모르는 음악가들이 많아지던데요. 게다가 제가 알고 있는게 수박 겉햝기식 수준이란걸 절절하게 느껴지더랍니다..

 

 

  

 

 

이야기는 해당 음악가가 만든 곡이 영화에 사용된 OST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것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동일한 형식의 컨셉이지요. 영화 이야기로 시작되어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음악가의 대표음악과 추천음악, 그리고 QR코드로 추천음악 공연을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바로 추천음악의 공연을 볼 수도 있다는게 흥미는 물론 음악감상의 재미까지 줍니다.

 

 

  

 

 

그간 제작된 영화들을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클래식 음악들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음악가를 모티브로 한 영화야 당연한 것이겠지만 클래식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영화에서도 클래식이 사용되어 더 빛을 본 영화도 참 많다고 하지요. 책에는 <독일 낭만파 오케스트레이션의 자존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서 보여주고 있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예가 그러해 보였는데요. 명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사적으로도 불후의 명작이긴 하지만 그 영화 도입부의 시퀀스 장면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조화는 정말 압권이었죠. 처음 그 장면 보았을 때의 충격과 감동, 제겐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랍니다. 아. 그리고 이 분은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의 가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별개 가문의 일원이랍니다. 슈트라우스(Strauss)라는 성씨는 동일하지만 우리나라의 김씨, 박씨, 이씨처럼 흔한 성씨일 뿐, 전혀 관련이 없다네요.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걸 꼽으라면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 작곡가, 엘가>의 인생사입니다. 1857년 영국의 우스터 지역에서 태어난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는 아버지에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거의 독학으로 음악적인 부분을 터득했다고 합니다. 그의 유명한 곡에는 <위풍당당 행진곡>과 <사랑의 인사>라는 피아노 독주곡이 있는데요. 그중 약혼선물로 작곡하였다는 <사랑의 인사>는 다양한 편곡으로 연주되고 있는데 현재는 바이올린 소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답니다. 이 곡을 선물받은 그의 아내 캐롤라인 앨리스 로버츠는 시와 산문집을 펴낸 문학가답게 <바람 부는 새벽>이란 화답시를 썼다고 하는군요. 무엇보다 놀라운건 그는 아내만을 평생 사랑하고 살아가다가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창작활동을 접고 함께 살던 집까지 처분한 채 고향으로 내려가 은둔의 세월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예술가들 일생을 살펴보면 복잡다단한 연애사가 으례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의 이러한 인생의 마지막 부분이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거 같습니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내용은 핀란드 민족의 영웅인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ous)의 내용 중 안익태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1865년 당시 러시아제국의 자치구 중 하나였던 핀란드 대공국에서 태어난 시벨리우스는 1899년 핀란드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연극에 붙일 곡을 작곡하였고 그는 이 곡을 약간 수정하여 교향시 <핀란디아>로 발표하였답니다. 그런데 이 곡이 안익태의 <한국환상곡>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동일 선상에 놓고 많이 비교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곡의 구조면에서는 비슷하다 볼 수도 있겠지만 작곡한 배경이나 작곡가의 일생을 살펴 보면 비슷한 행보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2000년에 발견된 안익태가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고 <한국환상곡>을 지휘한 영상이 실은 1942년 만주국 10주년 기념음악회였고, 그 때 연주한 곡도 <한국환상곡>이 아니라 <만주환상곡>이었다는 것이 2006년에 밝혀졌으며, <한국환상곡>에 쓰인 멜로디와 같은 부분이 <만주환상곡>에도 존재하는 등의 예를 들면서 말입니다. 안익태가 친일행적을 지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게 저자의 생각인 듯 한데 결론은 지어지지 않았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튼, 씁쓸한 이야기죠..

 

 

  

 

 

1장과 2장, 각 장의 이야기가 끝나면 마치 공연처럼 <Intermission>이라 하여 우리나라 클래식 공연과 관련된 깨알같은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장 뒤에는 우리나라의 <지역 거점 공연장과 오케스트라>가​, 2장이 끝나고는 <국내 클래식 음악 축제>에 대해서 수록되어 있었죠. 생각 외로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클래식 공연장이 있었다는게 좀 놀라웠습니다만 주로 수도권에 집중된 듯 합니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도 같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책은 클래식 음악가 ​17명을 통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1편 보다도 더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것 같았구요. 클래식 청취가 지루하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더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알고 듣는 것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듣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쉽고 가볍게 클래식을 접하고픈 분들에게 특히 추천할만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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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포천 힐링여행 - 박종희가 들려주는
박종희 지음 / 한국폴리애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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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박종희가 들려주는 가평,포천 힐링여행'

- 청정 도시 가평,포천의 산과 강, 마을을 담다 -

 

 

 

  

 

지은이 : 박종희

발행처 : (주)한국폴리애드

발행일 : 2019년 11월 7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서울 수도권에서 가까운 경기도 가평과 포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대해 잘 안다고 하는 지역이라지만 정작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르는 곳 투성인 곳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가평하면 수상레저 장소나 계곡 정도로만 떠올리고 포천하면 산정호수부터 생각나는 곳이니까요. 물론 시간을 들여 더 자세히 생각해 봄 그간 가보았던 곳들 생각나겠지만 여튼, 금방 떠오르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고장인거 같습니다. 저만 그런걸 수도 있겠지만요.ㅎㅎ

 

이번 도서후기는 그러한 가평과 포천의 명소들을 자세히 보여주고 소개하는 <박종희가 들려주는 가평/포천 힐링여행>란 제목의 도서입니다. 그렇다고 여행가이드북은 아니구요. 읽으면서 제가 느꼈던 느낌상으론 에세이에 가깝다 여겨졌지요. 책 읽다가 책에서 보여주는 그 곳으로 그냥 지금 떠나볼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죠.^^ 뭐 주어진 환경이 있으니 일상을 팽개치고 그럴 수는 없었지만 여유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1960년 경기도 포천 운천리에서 출생하였다는 저자는 기자생활을 오래하신 분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을 어디선가 본 듯 했었는데요. 저자 소개 내용을 보니 2선의 국회의원에 의원 시절 여당 대변인과 원내 부총무를 역임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TV방송 같은데서 스치듯 보았던게 떠올랐나 보네요. 그런데 그러한 정치인이 이런 류의 책을 냈다는게 좀 의아했죠. 지금의 저자는 30여 년의 수원생활(정치인생활)을 청산한 뒤 고향인 포천에 귀향해 정착했고 이제는 가평과 포천의 비경과 명소들을 글로 담아내 온 국민에게 전파하겠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답니다, 기자로서의 끓는 피를 표출하겠다는 이야기 같았어요.^^

 

 

  

 

 

책은 형식상 서론,본론,결론으로 되어 있습니다. <책머리에>, <1장~15장>, <맺는말>, 그리고 <부록>들이죠. 본론에는 대주제로만 해도 총 15장에 이를 정도로 많은 곳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자생활 오래 하신 분답게 맛깔스런 글과 함께 많은 사진들로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지요. 대주제를 살펴보면 테마 별로 분류되어 있는데 그 테마는 산과 계곡, 한탄강, 산정호수, 성당/절, 마을, 시장, 수목원, 박물관, 양조장, 연인/가족관광지, 온천, 축제, 체험, 맛집이었죠. 그런데 '한탄강'과 '산정호수'가 별도의 장으로 따로 분리되어 있는게 좀 특이하게 보입니다. 아마도 저자 고향인 포천의 대표적 명소이기에 그렇게 분류한게 아닌가 생각되었죠.~

 

 

  

 

 

개인적으론 <1장 산>과 <2장. 계곡>, 그리고 <5장. 성당/절>과 <8장. 수목원>에 특히 관심이 많이 갔고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사실은 맛집 빼곤 다 관심이 갔었죠.ㅋㅋ 아무래도 여행 떠나면 주로 찾게 되는 곳이 자연을 보다 잘 느낄 수 있는 곳이거나 평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호하다 보니 그런거 같습니다.

 

 

  

 

 

글의 내용을 읽다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보던 형태처럼 느껴지던데 어느날 신문보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죠. 신문 칼럼에 종종 나오는 '여행지 소개 칼럼'과 그 형식이 매우 흡사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독성이 매우 훌륭할 수 밖에 없겠죠. 책에도 저자가 기자 시절때 취재하고 작성한 소개 기사 사진이 수록되어 있더랍니다.~

 

 

  

 

 

책에 나오는 산 중 운악산에는 몇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산 정상을 밟았던 건 아니고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현등사까지 가보았죠. 그때 묵었던 가평 방면에서 오르는 운악산 등산길 초입에 있던 산바라기 펜션과 칼국수가 끝내주던 해암식당, 지금도 잘 있으려나 궁금해지더랍니다. 그 두곳 모두 한 부부가 운영하는데 원래는 강화 석모도 보문사 근처에서 식당과 펜션을 운영했었지만 운악산에 와보고는 홀딱 반해서 운악산 입구로 가게와 펜션을 몽땅 이전하고 눌러앉았다 했었었죠. 그 정도로 산 풍경이 아름답다는 사장님 얘기에 현등사까지 올라갔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그곳에 또 가보고 싶어지네요.ㅎㅎ 이런 류의 여행에세이는 못 가본곳 살펴 보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가보았던 곳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게 더 좋은거 같습니다.~

 

 

 

 

운악산 현등사 후기   https://blog.naver.com/hkscsh89/221058506784

 
 

 

책의 마지막에는 포천과 가평의 맛집 100곳과 민박/펜션/체험농원 100곳, 산과 계곡 70곳, 박물관에 대한 정보들을 표로 보기 쉽게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과 계곡의 위치는 알겠는데 연락처는 무슨 의미인지를 도통 모르겠기에 알아보니 관할 지자체 소관부처 전화번호과네요.^^ 이게 알아두어야 할 정도로 필요한 정보인가 싶었지만 아무튼, 그 내용 중 일부 발췌해서 여기 올려 봅니다.~^0^~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곳을 방문하려면 적어도 몇 년은 걸릴거 같습니다. 매일 여행갈 수도 없거니와 주말마다 시간 여유가 있으란 보장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소개하는 비경과 명소 중 눈여겨 두었다가 기회가 생기면 눈도장을 찍는 것도 필요할 듯 싶습니다. 모르면 모르는데로 떠나아름다운 정경을 느껴보는 여행도 나름 좋지만 알면 아는만큼 보이고 눈에 들어 오는 여행길 또한 나름의 묘미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그러한 점에서 그 필요성을 충족시켜 주는 참 좋은 에세이이자 가평과 포천의 명소 소개 책자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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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스승의 글과 말씀으로 명상한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서평후기] '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마음의 티끌을 쓸어주는 산사의 풍경소리 같은 명상록 에세이 -

 

 

 

 
 

지은이 : 정찬주

펴내곳 : 다연

발행일 : 2019년 11월 20일 초판1쇄

도서가 : 15,000원

 

 

  

 

 

우리나라 종교 지도자로서 추앙받는 분에는 몇분이나 계실까요? 해방 이후와 종교를 초월하여 존경받는 분으로 한정한다면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성철스님, 법정스님 등 몇몇 분이 금방 떠오긴 하죠. 아마도 방송과 언론을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만 종교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제게도 기억이 날 정도라면 존경받는 종교지도자가 맞을거라 생각됩니다. 신앙심 깊은 종교인이라면 저보단 많은 분을 떠올릴 것도 같네요.^^

 

이번 서평후기는 '무소유'란 수필집으로 잘 알려지신 법정스님에 대한 책으로 스님의 재가제자라는 분이 법정스님의 글과 말씀을 통해 엮어낸 에세이가 그 대상입니다. 리뷰어스클럽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접하게 된 참 좋은 내용의 책이었죠. 책 뒷면에 보면 "마음의 티끌을 쓸어주는 산사의 풍경소리 같은 명상록"이라 쓰여 있는데요. 수록된 스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주옥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시인분은 스님의 말씀들이 "바로 스님의 사리이며 영혼의 보석이 아닐수 없다"라 했구요.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공감 가지 않은 내용도 있었긴 하지만 찬찬히 돌이켜 보면 다 뼈가 있는 말씀들이었습니다.

 

 

  

 

 

먼저 법정스님에 대한 약력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932년 해남에서 태어나신 법정스님은 1956년 통영의 미래사에서 효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1959년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승려 자운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고 합니다. 1970년 후반 송광사 뒷산에 직접 지으신 작은 암자 불일암을 짓고 수도정진하셨고, 1994년부터는 순수 시민운동 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이끄셨으며, 1996년에는 대원각을 시주받아 이듬해 길상사로 고치어 개창하셨답니다. 2003년부터는 강원도 산골에서 무소유의 삶을 사셨는데 그러던 중 폐암이 발병하였고 78세가 되던 2010년 3월 길상사에서 입적하셨습니다. (출처 : 두산백과)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저자는 1983년 작가로 데뷔하였고 샘터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법정스님의 책을 만들면서 그 인연으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는 분입니다. '재가제자(在家弟子)'란 승려가 아닌 속인인 불제자를 말한답니다. 스님으로부터 무염(無染)이라는 법명을 받았다는 저자는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에는 법정스님의 말씀과 함께 삽화가 같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그 삽화들을 그리신 분은 지금 제주도 해녀를 소재로 한 그림동화 작업중에 있답니다.

 

 

  

  

 

 

책은 <추천의 말/작가의 말>, <1부 명상. 스님의 공감언어>, <2부 명상. 스님의 공감법어>, <3부 명상. 스님의 명동성당 특별강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말에도 나와 있듯이 스님의 말씀과 글에는 일관된 사상이 있어 그 사상에 공감하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것 같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풀,벌레,돌멩이 등과 같은 유무정물(有無情物)에는 그 생명의 가치가 같다는 생명 중심 사상이라고 하구요. 저자는 스님의 산문집 중에서 스님의 사상이 드러난 구절들을 뽑아 책으로 엮고자 스님께 여쭈었는데 무언의 승락을 얻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은 계속 미루어졌고 이제서야 명상록을 완결짓게 되었답니다.

 

 

  

 

 

각 부의 첫페이지가 무척이나 고운게 참 마음에 듭니다. 그 형태를 보고 있으면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데요. 삽화의 배치도 무척 중요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부의 제목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스님의 말씀이 적혀있는데요. 읽다 보면 학창시절 교내방송을 통해 많이 들었던 '명상의 시간'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만 그런걸까요? 생각해보니 '명상의 시간'에서 들었던 그 내레이션과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얼핏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도 같네요. 여하튼, 그 말씀들 여기 적어 봅니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고통을 불러오는 원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통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입니까? 모든 것을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욕망과 아집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외부에 가득 차 있는 우주의 생명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소유물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스스로를 우주적인 생명으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맑은 가난, 청빈입니다."

 

 

  

 

 

글은 '마중물 생각'과 '스님의 말씀과 침묵', '갈무리 생각'이란 순서로 좀 낯설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서론/본론/결론과 유사한 형식이라 보여지는데 내용을 보면 '마중물 생각'은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언급하는 저자의 에피소드들이 주 내용이고, '스님의 말씀과 침묵'은 마중물 생각에 어울리는 법정스님의 말씀이나 산문집에 수록된 구절들이었습니다. '갈무리 생각'은 앞에 나온 두 파트를 종합하여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이었구요. 인상적인 좋은 내용과 말씀들 참 많이 나오지만 그중 삽화와 함께 간략하게 표현된 부분만 극히 일부 발췌해 올려 봅니다. 

 

 

  

 

 

책에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것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분 참 많지요. 저자는 자신의 산방을 찾는 손님들 중 무소유가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합니다. 그럴때 저자는 2종류의 답을 한다고 하는데요. 초보불자에게는 "군더더기를 갖지 말고 살라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두 개를 갖지 말고 하나만 갖고 살아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로 답하고, 불교공부가 좀 깊어 보이는 분에게는 스님께서 저자에게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한답니다.

 

"나도 없는데 하물며 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나도 공하고 내 것도 공하다는 도리를 알아야지. 그것을 말하기 위해 무소유란 말을 만들어낸 것뿐이다."

 

알듯 모를듯한 말씀이었는데요. 법정스님의 다른 말씀을 찾아서 보니 그제서야 이해가 좀 됩니다. 문장해석 능력이 많이 떨어졌나 보네요..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무소유는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유보다 값지고 고귀하다.​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법정스님은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란 법어처럼 선문답 같은 말씀을 남기시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기신 말씀들을 보면 고요함 속에서도 칼날같은 말씀들이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도, 깨우치게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책에는 이러한 스님의 좋은 말씀이 한가득이구요. 법정스님과 연관된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어 몇권 읽어보았는데 이 책이 그 중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도서 제목에도 알 수 있듯이 살아가면서 괴롭고 힘들 때,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삶에의 인생응원가가 필요하신 그런 분들께 권독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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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세자들 - 왕이 되지 못한
홍미숙 지음 / 글로세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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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왕세자들'

- 조선 왕세자들의 눈물을 훔쳐보다 -

 

 

 

  

 

지은이 : 홍미숙

발행처 : 글로세움

발행일 : 2019년 11월 1일 초판1쇄

도서가 : 16,000원

 

 

 

우리나라 마지막 왕조는 조선입니다. 일제에 의해 국권이 침탈되기 전에 잠시 대한제국이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보통 합쳐서 조선왕조 시기라 하지요. 1392년 건국된 이래 한반도를 다스렸던 조선왕조는 모두 27명의 왕이 승계하면서 518년간 지속되었답니다. 그런데 이 시기 동안 왕이 되지 못한 왕세자들에 대해 자세하게 풀어낸 책이 출간되었답니다. 서평단 모집을 통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읽기 쉽고 자세한 내용이 인상적인 책이었죠. 제목은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왕세자들>로 폐세자와 요절한 왕세자, 단명한 왕세손 등 총 14명의 비운의 인물들에 대해 저자가 답사하고 추적한 이야기들로 채워진 도서입니다.

 

저자는 1959년 경기도 화성 출생의 여류작가로 1995년 수필로 문단에 데뷔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수필을 통해 작품활동을 주로 하신 분이었는데 요즘은 역사공부를 하면서 역사책을 쓰고 있다는군요. 저자가 집필한 역사주제의 책들을 살펴보니 2015년 이래로 지금까지 총 4권을 집필하셨던데요. 도서제목들을 보니 이 책처럼 조선왕실 이야기 중에서 우여곡절이 있는 것을 주제로 한 책들이었습니다. 

 

책은 <서문. 왕위 서열 1위가 물거품이 되어버리다니...>로 시작하여 <1장. 폐세자의 삶이란 억울하기 짝이 없나니>, <2장. 요절한 왕세자를 만나다>, <3장. 폐세자 된 후 복위된 왕세자>, <4장. 대한제국 최초이자 유일한 황태자>, <5장. 단명한 왕세손> 등 총 5장의 본문과 <글을 마치며. 간추린 조선왕조 이야기>로 글은 마쳐집니다. 하지만 부록으로 이어지는 내용들이 꽤 유용한 자료인데요. '조선왕계도'와 '조선의 왕릉 42기, 원 14기, 대원군 묘 3기, 태조의 4대조 왕릉 4기'의 정보, '조선왕릉 상설도'까지 자세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조선왕조에서 처음으로 왕위에 오르지 못한 왕세자는 누구일까요? 그것은 바로 조선을 건국한 태조(이성계)의 8번째 아들이었던 의안대군(이방석)이랍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태조는 첫번째 왕후(원비)에게서 출생한 6명의 장성한 아들이 있었음에도 두번째 왕후(계비)인 신덕왕후 강씨에게서 태어난 막내 이방석을 불과 11세가 되던 해 왕세자로 책봉했답니다. 조선 건국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방원(태종) 등 이복형들이 이를 두고 볼리가 만무하겠죠. 결국 왕자의 난이 일어나 이복동생들(방번,방석)이 전부 살해되는 참극이 일어납니다. 책에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저자들이 답사한 각종 자료 사진들과 함께 자세하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어요.

 

 

   

 

 

두번째로 왕위로 오르지 못한 왕세자는 세종대왕으로 인해 폐세자가 되었던 태종의 장남인 양녕대군(이제)이고, 세번째는 세조의 의경세자(이장)입니다. 책은 폐세자, 요절한 왕세자, 폐세자 후 복위된 왕세자, 단명한 황태자와 왕세손으로 묶어서 쓰여져 있는데 순서대로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간단히 내용 요약한 것도 포함시켜 봅니다.

 

 

첫번째. 의안대군 이방석(1대 태조의 8남. 이방원에 의해 폐위된 뒤 살해)

두번째. 양녕대군 이제(3대 태종의 적장자. 폐위된 후 3남 충녕대군(세종)이 왕세자 승계)

세번째. 의경세자 이장(7대 세조의 적장자, 첫번째 추존왕(덕종), 왕세자로 책봉된지 2년 만에 요절(20세)하여 동생 해양대군(예종)이 즉위)

네번째. 폐세자 이황(10대 연산군의 적장자, 중종반정으로 연산군과 함께 폐위된 뒤 사사)

다섯번째. 순회세자 이부(13대 명종의 적장자, 왕세자로 책봉된지 6년 만에 요절(13세)하여 중종의 서손 하성군(선조)이 즉위)

여섯번째. 폐세자 이지(15대 광해군의 적장자, 인조반정으로 광해군과 함께 폐위된 뒤 자살)

일곱번째. 소현세자 이왕(16대 인조의 적장자, 청에서 8년만에 풀려나 귀국했으나 2개월 만에 의문사(33세)하여 동생 봉림대군(효종)이 즉위)

여덟번째. 효장세자 이행(21대 영조의 서장자, 추존왕(진종), 왕세자로 책봉된지 3년 만에 요절(10세)하여 이복동생인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가 즉위)

​아홉번째. 의소세손 이정(21대 영조의 손자, 사도세자의 장남, 2세 때 왕세손으로 책봉되었으나 1년 만에 요절, 동복동생인 정조가 즉위)

열번째. 사도세자 이선(21대 영조의 서차자, 추존왕(장조), 효장세자 사후 7년후 출생, 2년 뒤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28세때 뒤주에 갖혀 죽어 아들 정조가 즉위)

열한번째. 문효세자 이향(22대 정조의 서장자, 왕세자로 책봉된지 2년 만에 요절(5세)하여 이복동생 순조가 즉위)

열두번째. 효명세자 이영(23대 순조의 적장자, 추존왕(문조), 왕세자로 책봉된 뒤 대리청정까지 했지만 22세에 요절, 아들 헌종이 즉위)

열세번째. 의민황태자 이은(26대 고종의 7남, 영친왕, 대한제국 최초이자 마지막 황태자이며 고종과 의친왕과는 이복형제)

열네번째. 황세손 이진(26대 고종의 손자, 의민황태자의 장남, 대한제국 유일한 황세손이나 출생 1년도 안되어 요절)

 

 

부록으로 수록된 내용 중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것은 조선의 왕릉과 원, 대원군 묘에 대한 자료였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죠. 저자는 북한에 자리하고 있는 정종과 정안왕후 김씨의 후릉과 태조의 원비 신의왕후 한씨의 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답사를 마쳤다 합니다. 조선왕실의 무덤은 모두 124기가 남아 있다는데요. 왕릉이 42기, 원이 14기, 묘가 64기, 그리고 태조의 4대조 왕릉 4기가 그것이랍니다. 참고로 조선왕족의 무덤은 왕과 왕비의 경우 '능(陵)', 왕세자와 왕세자빈, 왕세손, 그리고 왕을 낳은 후궁 등의 무덤은 '원(園)', 폐위된 왕과 왕비, 왕을 낳은 대원군 부부외 왕족의 무덤은 '묘(墓)'라고 칭했답니다.

 

 

  

 

 

책은 조선왕실에서 왕위에 오르지 못한 왕세자와 왕세손들 이야기를 자세하고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직접 답사한 왕릉과 원, 묘들의 자료와 사진들은 물론이고 그와 얽힌 각종 사료들이 책에는 빼곡히 수록되어 있지요. 묘지가 어디인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연산군의 아들 이황과 광해군의 아들 이지의 이야기에서는 비정한 권력투쟁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구요. 여성분이니만큼 맛깔스럽게 표현하는게 역사라 하면 지루해하는 분들에게는 나름 괜찮게 읽힐 것도 같네요. 책을 참고로 왕릉 답사하는데에도 꽤 쓸모가 있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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