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 -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기적의 '눈 그림'
히라마쓰 루이 지음, 김소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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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

- 누구나 보기만 하면 눈이 좋아지는 기적의 시력 개선법! -

 

 

 

 

 

지은이 : 히라마쓰 루이(平松 類 ; ひらまつ るい)

옮긴이 : 김소영

펴낸곳 : 쌤앤파커스

발행일 : 2019년 9월 2일 초판1쇄

도서가 : 12,800원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체 능력이 점점 감퇴되어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꾸준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젊은 시절의 체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몸 여기저기에서 불편해지는 것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게 됩니다. 저 역시 언제부터인가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캔음료에 새겨진 글씨들은 확대해서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든 그런 상황이 되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나이들어 가면서 가장 먼저 안좋아진다 느끼는게 눈인거 같습니다. 저도 그랬었지만 주변 지인분들 얘기 들어봐도 40대 중반부터 노안(老眼) 오더라는 분이 거의 대부분이더군요. 시력은 한번 저하되면 다시 좋아질 수 없다는게 상식이었기에 그러한 상황에 적응하면서 지금껏 살아왔는데요. 그런데 시력 회복이 불가능한게 아니더라고 합니다.

이번 후기는 시력 회복과 시력을 유지하게 하는 방법과 내용들을 설명해주는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란 제목의 도서가 대상입니다. 처음 도서 제목을 접했을 땐 약장수 얘기 같은 내용의 책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을 입수하여 읽어보았죠. 책에 나오는 방법을 며칠 밖에 해보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한달 정도 꾸준하게 해보면 그 효과가 어느정도인지 확실히 알 수 있겠죠.

 

 

 

 

 

이 책의 저자는 1978년 일본 아이 치현 다하라시 출생의 의학박사이자 안과전문의입니다. 저자 소개 내용에 따름 일본 전역에서 저자에게 진료를 받고자 많이 찾아 온다던데 40대 초반이란 나이의 의사에게 그럴 수가 있나 싶더군요. 일본 사이트 들어가 찾아 보니 꽤 다양한 정보들이 나오던데요. 여러가지로 보건데 저자가 근무한다는 병원의 특성상 고령자 진료 경험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 같고 그가 집필한 도서들을 살펴봐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책들이 대부분인 걸 봄 그 분야의 전문가는 맞는 듯 합니다.

 

 

 

 

 

책은 <프롤로그>, <Part 1. 증명된 시력 개선법의 발견>, <Part 2. ​드디어 실전! '가보르 아이'를 해봐요!>, <Part 3. 눈은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 <특별부록>, <에필로그>, <참고문헌/저자소개>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20여 페이지에 불과하여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책에 수록된 '가보르 패치'를 가지고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필요한 부분만 복사해 그것만 들고 다니면서 훈련해도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가보르 아이(Gabor Eye)>라는 훈련법입니다. 해외에선 'Gabor Patch Eye Training'이라 표기되는 이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두뇌의 시각영역을 단련하여 시력을 개선하는 방법으로서 그 매커니즘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 원리에 대해서 책은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카메라와 비교하여 보여주니 바로 이해가 되더군요. 하지만 들어본 적 없던 내용이기에 해외 사이트에서 찾아봐 사실확인부터 해보았죠. 꽤 많은 정보가 검색되더랍니다. 인상적이었던건 선명하지 않은 사진을 프로그램을 통해 선명하게 보정할 수 있는 것처럼 두뇌의 지각능력 훈련으로 시력 개선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카메라의 매커니즘이 사람의 시각을 가지고 개발된 것이기에 이런 식으로 비교되는가 봅니다. 여러가지 찾아본 내용들을 보건데 아직은 이 훈련법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많은 듯 합니다.

 

 

 

 

 

'가보르 아이'는 뇌 기능을 개선하여 뿌연 그림을 보정하는 힘을 단련시켜 주는 방법으로 특정 무늬에 '가보르 변환'이란 수학적 처리를 통해 나타나는 모양이라는 '가보르 패치'를 가지고 합니다. 책에는 총 28장의 가보르 패치가 수록되어 있는데 28일간 하루 한장씩 가지고 하는거랍니다. 그 방법이 마치 아이들 놀이 같이 느껴지는데 줄무늬 모양이 같은 걸 찾아내는 것이 전부더랍니다. 해보니까 그리 어렵진 않지만 꾸준히 하는게 관건일거 같습니다. 하루에 1번, 3~10분 정도 하라는데 하루에 두번 이상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고 있으며, 너무 많이 한다고 해서 부작용이 생기지는 않는다 하네요.

 

 

 

 

 

'가보르 아이' 훈련법을 요약해서 설명하는 내용이 책 겉표지 날개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매일 하지 않아도 괜찮다면서 꾸준히 하라네요. 지금까지 이틀에 걸쳐 두개의 가르보 패치를 가지고 해보았는데 큰 효과는 아니지만 조금은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모니터를 보면서 업무를 보고나서 침침해졌던 눈이 이 훈련법을 하고 나니까 좀 선명해지는 것 같더군요.

 

 

 

 

 

이 방법 외에도 눈을 좋아지게 하는 비법으로 몇가지 더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건 <Part 3>의 내용들로 모두 6가지가 나오고 있는데요. '핫 아이'와 같이 잘 알려진 방법도 있지만 '운무법'이라는 생소한 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6가지를 간단히 약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투시 트레이닝 : 글씨가 쓰여진 일반용지(광택지는 안된다고 함)를 뒤집어서 흐릿하게 보이는 글자를 읽는 훈련

시야 회복 트레이닝 : 가보르 패치를 이용하여 시야를 점점 넓혀가는 훈련

원근 스트레칭 : 2m 이상인 먼 목표물과 30㎝ 떨어진 가까운 목표물을 번갈아가며 반복해서 보는 훈련. 노안에 좋다고 함

핫 아이 : 타올이나 아이 시트, 손을 따뜻하게 한 후 눈에 덮어서 눈 주위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

시금치 : 눈 건강을 지키는데 효과적인 루테인이 다량 함유된 시금치를 하루 2줌 정도 섭취하는 방법

운무법 : 도수가 맞지 않은 돋보기 안경을 끼고 2m 정도 떨어진 곳을 10분 정도 본 후 돋보기 안경을 벗는 방법으로 이렇게 하면 먼곳을 봄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데 일부러 그 상태를 만들어 초점근육조절을 이완시키는 방법. 노안/근시 개선과 눈의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라 함

 

이중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건 원근 스트레칭이라 여겨집니다. 제 경우 일하다가 잠시 쉴 때 수시로 하던 방법이기도 하구요. 일단 책에 나오는 가보르 아이 훈련법 28일간 꾸준하게 해봐야겠습니다. 효과가 좋았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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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웨이 - 전 세계를 사로잡은 콘텐츠 기업의 모든 것
빌 캐포더글리.린 잭슨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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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후기] 디즈니웨이(Disney Way)

- 전 세계를 사로잡은 콘텐츠 기업의 모든 것 -

 

 

 

 

 

지은이 : 빌 캐포더글리, 린 잭슨

옮긴이 : 서미석

펴낸곳 : (주)현대지성

발행일 : 2019년 8월 5일 1판1쇄

도서가 : 16,800원

 

 

전세계적으로 만화영화(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유명한 회사 여럿 있습니다. 일본에는 지브리 스튜디오와 토에이 애니메이션, 선라이즈가 대표적이고, 미국은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픽사가 대표적이라 생각되는데요. 그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회사는 바로 1923년 설립된 월트 디즈니(Walt Disney)입니다. 그전에도 설립된 만화영화제작사가 있다고 하지만 유명세를 떨치는 회사중에는 가장 오래된 회사 맞지요.

이번 서평후기는 이러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콘텐츠 기업 디즈니의 경영전략과 기업문화를 참고로 회사를 성공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언하고 있는 <디즈니웨이>라는 제목의 도서로 '도요타웨이'나 '픽사웨이'와 같은 경영서적이랍니다. 그렇기에 책에는 디즈니와 관련된 내용들이 경영전략과 같은 내용들 위주이고 디즈니의 역사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는 미미하게 나오더랍니다. 이 부분이 좀 아쉬웠죠..

 

책은 2명의 공저자가 집필하였는데 한명은 컨설턴트이자 혁신전문가로 창의적인 기업들을 연구해 온 분이고 다른 한명은 조직개발 및 교육시스템 전문가로 20년 넘게 활동해 온 분입니다. 이 두사람은 컨설팅회사를 설립해 컨설팅과 강연을 해오고 있다는데 그 내용들이 주로 디즈니사와 픽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책은 <추천사/머리말>로 시작되어 1장에서 14장까지 디즈니사의 핵심 가치를 설명하고 있고 <맺음말>로 마무리됩니다. 목차가 좀 특이한데요. 디즈니사의 핵심가치 4가지를 보여주기 위한 듯 한데 그것은 꿈꾸다(Dream), 믿다(Believe), 도전하다(Dare), 실행하다(Do)로 책은 이 네가지를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월트디즈니社의 역사부터 살펴보고 서평후기 이어가도록 하지요.

설립자의 이름이자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 이름이기도 한 월트 디즈니는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죠. 미키 마우스, 도날드 덕 등 수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개발하여 20세기 캐릭터 산업을 처음으로 개척하였다고도 합니다.

월트 디즈니는 1928년 최초의 유성 만화영화인 <증기선 윌리호>를 제작하여 크게 성공시키고, 1932년엔 최초로 3원색 컬러에 의한 풀 컬러만화영화 <숲의 아침>을 제작하여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으며, 1937년에는 세계 최초의 장편만화영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를 제작, 흥행성공시키면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답니다. 

하지만 1940년 개봉된 클래식과 접목하여 제작된 <환타지아>의 흥행 실패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 정부 의뢰로 제작된 선전용 만화영화들의 적자로 정리해고와 장편 제작 중단 등 회사는 한동안 내홍에 빠지게 되었고 1966년 월트 디즈니가 사망하면서 경영진이 교체되고 베테랑 애니메이터들이 은퇴하는 등 더욱 침체기에 빠지게 되지만 1989년 <인어공주>의 흥행 대성공과 1995년 <토이스토리>의 배급을 통해 다시 인기를 얻게 되었답니다.

2006년에는 '토이스토리'로 메이저 회사로 발돋움한 '픽사(Pixar)'를, 2009년에는 '마블(Marvel)'을 인수하고, <라푼젤(2010)>과 <겨울왕국(2014)>의 전세계적 인기몰이로 디즈니의 부활을 알리게 되죠. 2018년에는 21세기폭스를 인수하여 종합 엔터테인먼트회사로 확장하면서 현재는 5개 사업영역(미디어 네트워크,파크&리조트,스튜디오,컨슈머,인터랙티브)을 영위하고 있답니다.

 

책의 첫장은 월트 디즈니가 회사를 설립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500달러를 삼촌에게 빌려 회사를 세웠다는 월트디즈니社는 이후 미국 문화 전반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는 회사로 성장하게 됩니다. 월트는 자신의 성공을 "나는 꿈을 꾸고, 그 꿈이 내 신념에 맞는지 확인해 봅니다. 나는 리스크를 감수하여 도전하고, 그 꿈들을 실현하기 위한 비전을 실행합니다."라는 말로 설명했다는데요. 요약하면 <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하라>로 이 네가지 핵심원칙이 디즈니의 경영을 좌우하는 기본원칙이자 가치관이었답니다. 

책은 월트디즈니의 4가지 핵심가치인 "꿈꾸고 믿고 도전하고 실행하라"의 예로 케네디가 1961년에 10년 안에 최초로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공언한 것을 들고 있습니다. 당시엔 이게 과연 달성될 수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무모해 보이는 꿈이었지만 그것을 믿고 도전하고 꾸준하게 실행시켜 결국 목표를 달성시킨 이 사례가 디즈니사의 핵심가치, 디즈니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입니다.

 

 

 

 

 

디즈니 방법론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책은 11가지를 들고 있는데요. 그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디즈니가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라는 걸 감안하면 서비스회사에게는 모두 다 타당한 내용이라 여겨지지만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업종별로 보자면 좀 다르게 적용해야 할 듯 보입니다. 예를 들면 국가기간산업 회사의 경우에는 예측된 위험을 과감히 감수하라는건 조금 다르게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1. 조직의 모든 구성원에게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꿈을 구현할 수 있는 창의성을 자극하라.

2.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고수하라.

3. 고객을 귀한 손님으로 대하라.

4. 직원을 격려하며 권한을 부여하고 포상하라.

5. 핵심 공급업체 및 협력사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라.

6.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예측된 위험을 과감히 감수하라.

7.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조직 문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라.

8. 장기 비전에 맞춰 단기 실행 전략을 구상하라.

9. 문제를 해결하고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스토리보드 기법을 활용하라.

10. 세부 사항에 깊이 주목하라.

11. 직원과 고객과 제품과 자신을 사랑하라!

 

 

 

 

 

각 장의 마지막에는 경영서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요점질문과 행동방침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각 장에 들어가기 전 먼저 이 부분부터 읽으면 그 장에서 얘기하려는게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 빠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더군요.^^

 

 

 

 

 

디즈니하면 떠오르는 여러 단어 중 하나가 마법(Magic)일 것입니다. 마지막장인 맺음말의 소제목에도 이 단어가 나옵니다. "마법은 계속된다."를 보니까 미국 연예산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말,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는 말이 생각나는데요. 유사한 듯 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드는데 마법은 계속된다란 말에는 왠지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단 느낌이 듭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한다는 느낌? 뭐 그렇게 보여지네요. 아무튼 월트 디즈니가 확립해 놓은 조직문화와 전통, 그리고 그의 리더십이 지금의 디즈니 제국으로 성장하게 한 기반이 되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책은 디즈니의 사례들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경영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좋은지 다방면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책 구성 편의상 디즈니 경영방식을 구성하는 실제 사례들을 각 장별로 분류해 설명했지만 이것들이 제대로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하나로 융화되어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로 이행하고 성과를 보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있고 대부분 실패로 끝나는게 현실입니다. 월트디즈니도 살아 생전에 결실을 본 것은 아니었고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그 성과가 나타났답니다.

제가 읽어 본 소감으론 이 책은 기업의 전략담당자들에게도 좋은 내용이지만 자영업을 하시는 분이 읽어보심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기에 그 방면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일독을 권해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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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 고조선, 역사.고고학적 개요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 지음, 이병두 옮김, 유정희 해제 / 아이네아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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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 舊소련에서 출판된 고조선 관련 전문 역사, 고고학 학술서 -

 

 

 

  

 

저자 :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Бутин Юрий Михайлович)

번역자 : 이병두  //  해제자 : 유정희

발행처 : 아이네아스

발행일 : 2019년 8월 1일 초판 1쇄

도서가 : 19,400원

 

 

  

 

 

고조선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국사시간에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에 세워졌다고 배웠지만 단군신화라면서 확실한 건 아니라며 흐지부지 넘어가던 것 역시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고조선의 영토는 어디까지이고 그 구성원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지금까지도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다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민족 역사상 최초로 성립된 국가라는 것이죠. 이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한 고조선에 대해 러시아 역사학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하여 출간한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한 서평이벤트 때문이었는데요. 조금 긴 제목의 도서 <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라는 책이었습니다. 전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어 볼 수가 있었는데요. 고조선에 대해 상세한 내용들로 채워진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예전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고구려의 역사>를 읽었는데 책표지 디자인이 유사한 듯 보여 다시 찾아 보니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더군요. 두 책을 서로 내용 확인하면서 읽어서 완독하는데 시간 좀 걸렸어요.^^ 

 

 

 

  

 

 

저자는 1931년 소련 치타주 자바이칼군의 집단농장에서 출생하여 2002년 이르쿠츠크에서 사망한 역사학자이자 고고학자이며 경제학자인 분으로 정식 이름은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입니다. 줄여서 '유 엠 부틴'이라고 불린다는데요. 어렸을 때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이주하였고 그곳에서 고려인들과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어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후에 경제학자로 많이 알려지지만 중년에 한국고대사 연구, 특히 고조선 연구에 천착하기로 결심하였다는군요.

 

 

  

 

 

책은 <출판사 서문>과 <추천의 글>, <머리말>, <참고지도>로 구성된 서두부분과 핵심부분인 <제1장. 영토와 인종 구성>, <제2장. 문헌 자료에 나타난 고조선>, <제3장. 남만주와 한국 북부의 초기 철기 시대>, <제4장. 사회 경제 구성>, 그리고 <질문&답변>과 해제자가 쓴 <책을 마치며>로 마무리됩니다. 4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적지 않은 분량에 고조선에 대한 내용들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죠. 그 추론과 검증 내용들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어요.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의 과정이 출판사 서문과 추천의 글에 나오는데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더군요. 당시 시대상황을 돌이켜보게 해주었죠. 요약하면 다음과 같답니다. 부틴은 70년대 후반부터 진행한 고조선에 대해 연구하였고 그 연구 결과 '고조선 연구(1982)를 발표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당시 냉전시대 상황으로 인해 국내 출판 승인 받기가 어려워 출판은 보류되었다는군요. 1986년에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이 책을 번역하였지만 학계와 일반에 공개되진 않았다고 하구요. 그러다가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종식되던 1990년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할 수가 있었답니다. 하지만 초판은 곧 절판되어 지금은 몇몇 대학도서관에만 소장되어 있었다네요. 그러한 책을 이번에 다시 원 번역자(이병두)와 함께 교정과 교열, 복원을 거쳐 다시 출간하게 되었다 합니다. 내용의 방대함과 그 전문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더랍니다.

 

고조선의 영토에 대해서 여러 설들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책에선 머리말에서 이에 대해 요약하여 설명하고 이어서 참고지도에서 대표적인 설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기원전이라는 그 당시에 국경이란 개념이란게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명확치는 않았어도 어디까지가 우리 구역이라고는 정했을거 같고 인지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여기까지가 내(우리) 땅이라고 경계지려는 사람들은 있었을테니까요. 책에는 참고지도로 다섯점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북한 사학계에서 민족주체적 사관을 펼치는 리지린의 설, 남한 실증주의 사학의 개척자이자 친일 경력의 역사학자 이병도의 설, 한국고대사 연구에 집중하는 남한의 민족사학자 계열의 윤내현의 설, 이 책의 저자 유 엠 부틴의 설, 그리고 프랑스 지식인 레지신부의 설이 그것이죠. 지도를 놓고 보면 이병도의 주장을 제외하고는 고조선 영역에 요동반도와 요서(요수의 서쪽)가 편입되어 있지요. 이러한 설들과 함께 저자는 전해지는 고문헌 자료들의 분석을 통한 지리적 고찰과 기록에 나오는 당시 그 지역들 거주민들에 대한 분석, 심지어는 조선(朝鮮)이라는 말의 기원까지 분석하는 내용들을 통해 고조선의 영역을 분석하고 추정하고 있습니다.이것이 제1장에 나오는 내용들이죠.

 

 

 

 

 

 

 

제2장은 문헌 자료에 나오는 고조선을 시대별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책은 신화시대라는 단군조선 시대와 전설시대라는 기자조선 시대, 위만조선시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 많은 다양한 문헌자료를 인용하고 그 원문들을 주석과 주기로 표시하고 있던데요. 그 내용들을 다 일일이 쫒아가지를 못하겠더랍니다.. 전문가라면 모를까 저처럼 일반독자들에겐 원문만큼은 쉽지 않은 부분 같네요.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제3장은 남만주와 한국 북부의 초기 철기 시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혈거, 무덤, 질그릇, 석기와 골기, 청동검 등 발굴된 유물과 유적들을 가지고 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대부분들이 북한지역에서 출토된 것들이기에 생소하고 처음 보는 것들이 꽤 많았던 장이었습니다. 왜 1980년대 당시 원서를 번역출간하는게 어려웠는지 이해가 되었더랍니다. 거의 대부분 내용이 북한에서 발굴된 유물과 그에 대한 북한의 학자들의 연구 내용들로 채워져 있으니까 말이죠..

 

 

 

 

 

 

 

마지막 제4장에는 고조선의 사회 경제 구성에 대해 분석한 내용입니다. 책에서 차지하는 분량은 많지 않지만 그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노예제 국가였는지, 봉건제 국가였는지로 시작되는데 대부분 학자들이 고조선이 원시사회였는지 계급사회였는지 명확하지가 않은데 북한의 학자들은 중국의 한(漢)나라에게 멸망한 발달된 형태의 노예제 국가라고 명쾌하게 정의한답니다. 노예제와 계급제가 그리 다른게 아닌 줄 알았던 저로선 갸우뚱한 내용이었죠. 책에는 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었어요.

 

 

 

 

 

도서리뷰 시작하면서 언급한 BC2333년이라 배웠던 고조선의 건국시기. 이에 대해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질문&답변'에도 나옵니다. 저처럼 궁금해했던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겠죠.^^

 

 

  

 

 

이처럼 책은 전해지는 문헌들과 발굴된 유물들, 그리고 학자들의 연구성과들 상세하게 비교, 분석하고 저자의 논리를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추론을 도출하여 보여줍니다. 책에 수록된 내용대로라면 고고학적 연구 성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은 듯 하네요. 전문성 높은 내용들이 많아 쉽게 읽히지는 않았기에 고조선에 관심이 많지 않으신 분이라면 읽는데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한민족 최초로 성립된 국가 고조선에 대해 자세히 많은걸 알고 싶어하는 분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죠.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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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영화사
정란기 지음 / 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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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이탈리아 영화사'

- 무성영화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이탈리아 영화 이야기 -

 

 

 

 

 

지은이 : 정란기

펴낸곳 : 본북스

발행일 : 2019년 4월 29일 초판

도서가 : 14,000원

 

 

  

 

 

보통 세계 3대 영화제로 깐느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 그리고 베네치아 영화제를 꼽습니다. 이 영화제들은 모두 유럽의 도시에서 열리는 영화제란 공통점이 있는데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개최된 것은 193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된 베네치아 영화제(영미식으로는 베니스 영화제)입니다. 두번째는 1946년부터 프랑스 깐느에서 열린 깐느 영화제(영미식으로는 칸 영화제입)이고, 베를린 영화제는 가장 늦은 1951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되었다죠. 이처럼 이탈리아는 네오리얼리즘이나 스파게티 웨스턴과 같이 세계영화사에 있어서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고 유명한 작품과 감독들도 많은 나라입니다.

 

얼마전 리뷰어스클럽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이탈리아 영화사>라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 관심 많은 애호가이기에 종종 영화 관련 도서를 읽곤 했는데요. 정작 이탈리아 영화세계에 대해선 아직까지 접해보진 못했었습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입수한 이 책을 통해 이탈리아 영화에 대해 보다 많은 이해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지요.^^

 

책의 저자는 좀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더랍니다. 학부는 일본어과를 졸업했는데 대학원은 이태리 문학석사를 취득하였더군요. 그리고 공연영상학과 영화이론 박사 과정을 수료했더랍니다. 범상친 않은 경력이라 생각되었죠. 게다가 영화분야에 관해 이탈리아를 알렸다 하여 이탈리아 국가공로순장까지 받았다던데 그럴 수도 있나 싶었어요. 현재는 이탈리어과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영화제를 주최하고 있답니다. 대단한 열정을 가진 분일거란 생각이 들었죠.

 

 

  

 

 

이 책 <이탈리아 영화사>는 2015년 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라 책 첫 페이지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게 뭔 말인가 싶어 일단 한국연구재단부터 알아 보았는데요. 이 단체는 과학과 인문, 사회학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랍니다. 이런 기관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죠. 그런데 굳이 책에 그걸 표시한걸 보면 뭔가 이유가 있겠죠?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이탈리아 영화계를 <시기별로 살펴보기>로 무성영화 시기, 파시즘 시기, 네오리얼리즘(신사실주의) 시기, 네오리얼리즘 이후 50~70년대 시기, TV로 대표되는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후반 시기를 각각 영화작품과 감독들을 통해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문체로 쓰여져 있기에 좀 지루한 감이 있는 부분이었죠. 2장은 영화 <장르별로 살펴보기>로 코미디, 정치영화, 웨스터, 호러, 스릴러, 섹시코미디, 범죄영화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3장은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고 흥미로왔던 내용이었는데 영화 작품별로 <영화로 살펴보기>란 장입니다. 이탈리아 영화사에서 유명세를 떨친다는 영화는 대부분 다 나오는 것 같았어요.

 

 

 

 

  

 

 

영화의 시작은 여러 설들이 있지만 보통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1895)>이라고 말합니다. 이탈리아는 바로 그 이듬해인 1896년 <공원을 산책하는 사보이아의 마르게리타와 옴베르토>라는 다소 긴 제목의 영화가 제작되었다는데요. 하지만 극영화는 주변 국가에 비해 좀 늦은 1905년에 제작되었답니다. 그것은 <로마의 점령 1870년 9월 20일>라는 영화로 이 영화의 제작을 계기로 이탈리아 영화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10여년간 이탈리아 무성영화의 3분의 2가 제작될 정도로 황금기를 구가하였다고 합니다.

 

1930년대 무솔리니 독재로 상징되는 파시즘 체제하의 당시 이탈리아 영화계는 정부에서 국책영화 제작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영화제작기관과 실험영화센터가 설립되었답니다. 정부는 독일의 나치와는 달리 예술에 관대한 편이었다지만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검열하고 통제하였다는군요. 그러다보니 당시 영화계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중상류 계급의 감상적인 멜로드라마 성격의 영화 제작이 대부분이었다합니다. 하지만 훗날 이탈리아 영화계를 이끌게 될 감독들이 이 때 정부가 설립한 국립영화학교에서 정부의 충분한 지원 아래 교육을 받게 되었고 당시 국책 영화 산업의 토양으로 인해 네오리얼리즘 영화가 탄생하게 될 수 있었다네요. 70~80년대 군사독재시절 당시 우리나라 영화계를 생각하면 이탈리아 영화계도 그 당시 어떤 상황이었을런지 충분히 이해가 되긴 합니다.

 

네오리얼리즘(Neo-Realism(신사실주의)은 1942년부터 1952년까지 지속된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영화운동을 말한답니다. 이것은 있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실주의를 지향하는 이탈리아 감독들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그 주요 특징은 전문배우가 아닌 일반인이 연기한다는 것과 현실과 다큐멘터리를 절충해 일반생활을 그려낸다는 것에 있다고 하는데요. 당시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시기였기에 영화 제작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세트장이 아닌 거리나 실제 장소에서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네오리얼리즘의 양식이 된 것이죠. 보통 네오리얼리즘 최초 영화로는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1945)>라 합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보다 루키노 비스콘티의 <강박관념(1942)>이 네오리얼리즘의 시초라 볼 수 있다고 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불만을 느낀 감독의 정서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라네요.. 이 영화 '강박관념'은 관람은 커녕 제목 조차 처음 들어본 영화인지라 뭐라 말하긴 좀 그렇지만 아무래도 네오리얼리즘의 최초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그 영화가 정설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저자는 네오리얼리즘이 짧은 기간동안 일어난 영화사조 현상으로 평가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거 였나요? 전 네오리얼리즘이 후대 영화계에 미친 영향이 엄청나다고 생각했었기에 긴 생명력을 가진 영화사조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책에선 이탈리아에서 네오리얼리즘이 퇴조한게 완고한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는 조잡하고 보수적인 이탈리아 사회를 향한 국민들의 거부감과 어떻게든 성공해 보려는 신사실주의 영화인들의 시도가 이 장르의 영화적 스타일과 정신성을 변색시켜 이 영화운동의 역사적 생명력은 매우 짧았다고 평가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50년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미국 영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네오리얼리즘의 점차 쇠퇴하였고 60년대 들어서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혁신적인 테마나 스타일을 어느정도 공유하는 전후 네오리얼리즘 감독들에 의해 많은 작품들이 제작되었답니다.

 

1970년 들어서는 새로운 매체인 텔레비전의 출현으로 이탈리아 영화계 역시 침체를 맞게 되었답니다. 게다가 SF(공상과학)나 전쟁영화처럼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여 제작한 미국 헐리우드의 초호화 스펙터클 대작 영화들로 이탈리아 영화는 위기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죠. 이로 인해 이탈리아 영화계에서는 언더그라운드 영화와 실험영화가 출현하게 되었고 영화와 텔레비전 방송과 결합된 텔레비전 영화가 발전하게 되었답니다. 1977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타비아니 형제의 <파드레 파드로네>가 바로 텔레비전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라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 장르 중에 명칭이 참 독특하다 생각한 게 하나 있습니다. 그건 '마카로니 웨스턴'인데요. 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했었죠. 책에서는 이를 '스파게티 웨스턴'이라 하고 있더군요. 알아보니 미국이나 영국, 이탈리아에서는 '스파게티 웨스턴'이라 부르는데 일본의 한 평론가가 자기네 나라에 이 말을 번역 도입하면서 스파게티는 가늘고 빈약해 보인다는 황당한 이유로 마카로니로 말을 바꿔 '마카로니 웨스턴'이라고 했답니다. 당연히 일본 외에는 전혀 통용되지 않는 말이라네요.. 아무튼, 이 '스파게티 웨스턴'은 기존의 정형화된 미국 서부 영화의 틀을 비틀어 1960~70년대에 많이 제작된 이탈리아의 서부영화를 말합니다. 이 장르를 처음 창조한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1964)>라는데요. 그런데 재밌게 시청했던 엔조 바르보니 감독, 테렌스 힐 주연의 <내 이름은 튜니티>가 책에 언급되고 있지 않다는게 이상했습니다. B급영화라 그런가요?

 

영화 소개 내용중에 가장 반가왔던 건 <시네마 천국(Nuovo Cinema paradiso(1988)>이었습니다. 정작 극장에서는 관람해 보질 못하고 Video, Video CD, DVD로만 시청했던 영화죠. 이 영화, 국내 첫 개봉시 중간 부분 왕창 삭제하고 개봉했었죠. 뒤늦게 알게 되어 감독판 DVD 구입했던게 엊그제 같습니다. 어릴적 추억에 잠기게 해주면서 감동까지 주는, 인생 여로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참 좋은 영화입니다.~

  

 

 

책은 시기별, 장르별, 작품별로 이탈리아 영화사에 대해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영화작품들을 말로만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영화포스터나 영화씬을 조금이라도 게재하였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죠.. 그리고 읽다가 느낀 점. 이탈리아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이탈리아 영화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이라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에 독특하면서도 개성있는 이탈리아의 영화들을 좋아하고 더 알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해 봄직 하단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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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 - 세기의 핵담판 쿠바 미사일 위기의 13일 마이클 돕스의 냉전 3부작
마이클 돕스 지음, 박수민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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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1962(One Minute to Midnight)'

- 세기의 핵담판 쿠바 미사일 위기의 13일 -

 

 

 

  

 

지은이 : 마이클 돕스

옮긴이 : 박수민

펴낸곳 : 모던아카이브

발행일 : 2019년 6월 29일 초판1쇄

도서가 : 32,000원

 

 

  

 

 

최근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국내 사드 배치로 중국의 한국관광 제한조치에서 시작하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핵실험으로 촉발된 미국과 북한과의 분쟁, 최근에는 일본 전범기업들에게 강제징용자들에 배상하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로 무역 규제를 강화하는 등 마치 구한말 시대처럼 주변 국가와의 분쟁들이 우후죽순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에 핵미사일을 배치하여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한다는 카더라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예전 미국과 소련의 쿠바 미사일 위기처럼 진행되지 않을까 싶은, 매우 심히 엄청 우려스러운 일이지요. 쿠바는 그 사건 이후로 경제가 거의 파탄나 버렸으니 말이죠.

 

이번 쓰려는 도서후기는 이 쿠바 미사일 위기와 관련된 책입니다. 미국의 베테랑 기자 출신이자 논픽션 작가가 집필한 <1962>란 책인데요. 기밀해제된 수많은 보안서류들과 관련자들의 회고록들을 검토하고 분석하였으며 수많은 현지 조사와 백여명이 넘는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쿠바 미사일 위기의 전모를 파헤쳐 당사의 상황을 재구성하였다는 책입니다. 원제는 <0시 1분전(One Minute to Midnight)>이고 부제가 <세기의 핵담판 쿠바 미사일 위기의 13일(On the Brink of Nuclear War)>인데 이러한 제목에서도 그 당시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이었는지를 느낄 수가 있지요.

 

 

  

 

 

저자는 자신을 냉전의 자식이라 칭할 정도로 냉전과 인연이 깊다는 베테랑 기자 출신의 미국 논픽션 작가입니다. 1950년생인 저자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경제사와 사회사를 전공하였답니다. 졸업후에는 워싱턴포스트에서 기자로 근무했는데 해외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 천안문 사태와 소련 해체를 가져온 8월 쿠데타 등 많은 사건을 취재했다고 하구요. 그는 '냉전 3부작'이라 불리는 책으로 유명하다는데요. 그것은 <1945(Six Months in 1945)>, <1962(One Minute to Midnight)>, <1991(Down with Big Brother)>을 말하는 것으로 '1945'는 냉전의 기원이 되었다는 얄타회담과 포츠담회담에서 세계대전 종전까지의 내용을 다뤘다 하고, '1991'은 舊소련(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던 그 과정과 순간들을 다룬 책이라 합니다. '1962'는 앞서 말한대로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 것이구요.

 

 

  

 

 

책은 서문과 총 14장의 본문, 그리고 후기와 자료 출처, 주석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부터 제14장까지는 1962년 10월 16일 화요일부터 10월 28일 일요일까지 13일간에 걸쳐 발생했었던 긴박한 당시의 상황을 입체적,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6백여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자세하고 현장감 넘치는 그 순간 순간들을 세부적으로 담고 있었죠.

 

 

  

 

 

​실제 사건을 다룬 내용이기에 당연히 철저한 사실 확인을 거쳤으리라 생각됩니다만 당시 고위층과 실무자들이 너무나 어이없게 판단하고 행동했던 모습들이 다반사라는게 실망스럽다 못해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미국에서는 추앙받는다는 존 F 케네디. 미 역사상 위대한 인물에 항상 손꼽히는 인물이라지만 제 보기엔 미국이 만들어 낸 우상같단 생각이 들더군요. 흐루쇼프도 별다르진 않은 것 같구요. 미국이나 소련 군인들도 그 못지 않은 단순하고 엉성한 모습 수없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물론 날카롭고 정확한 정세판단과 명쾌한 의사결정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만 단순무식한 수많은 모습들에 가려지더랍니다. 왠만하면 공습으로 때려부수자는 미국 장관들과 군장성들이라니.. 지금의 미국은 그때와는 다를까요??

 

게다가 저자는 '영원한 혁명가'로 일컬어지는 체 게바라에 대해서도 한마디 합니다. 그는 쿠바 미사일 위기 기간에 당시 신문 사설에서 인류에 단 두 개의 미래가 있음을 명확히 밝혔다는데요. 그것은 바로 "사회주의의 결정적 승리, 또는 제국주의자가 핵공격으로 승리하는 퇴보"로서 "수백만명이 핵무기의 희생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해방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흐흠.. 느낌상 인간의 존엄성을 개쓰레기 취급하는 사람이라는 듯한 어감이었는데.. 글쎄요.. 여튼 이 말만 그대로 본다면 체 게바라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나 히틀러, 스탈린과 뭐가 다른건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제35대 대통령인 존 피츠제랄드 케네디는 소련(소비에트연방)의 서기장인 흐루쇼프는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냉전의 양 극단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였습니다. 물론 독단적인 결정을 할 수 있었던건 아니지만 직책상 그런 위치였단 말이죠.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좀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간단한거 같습니다. 미국은 소련과 군비경쟁을 하면서 소련 영토 대부분을 사거리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를 터키에 배치를 합니다. 얼마후 미국 플로리다에서 불과 140㎞ 떨어진 쿠바에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에 의해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고 사회주의 국가가 성립되어 농지개혁과 산업의 국유화가 진행됩니다. 그 결과 미국인 소유 기업과 자산들이 몰수되게 되자 미국 정부는 쿠바 혁명정부를 전복시키려 피그만 침공사건(1961)을 일으키지만 실패합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쿠바 혁명군은 미국과의 군사적 균형이 필요했던 소련과 무기원조협정을 체결하여 자국에 핵미사일 기지를 배치하게 하는데요. 미국이 낌새를 채고 핵전쟁의 공포를 담보로 본격적인 치킨게임이 시작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흐루쇼프와 케네디는 마지막에 서로 쿠바와 터키의 미사일 시설을 철수시켜서 아무런 일 없었던 것처럼 종결되면서 제3차 세계대전의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죠.

 

 

  

 

 

2차세계대전 종전을 앞당기고자 사용된 원자폭탄은 그 가공할 살상력과 파괴력에 전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미국과 소련은 무한 군비경쟁을 벌이게 되는데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여 여기에 핵탄두를 얹어 발사하면 언제 어디서든 상대편을 전멸시킬 수 있게 됩니다. 냉전의 양축인 미국과 소련은 이러한 핵미사일들을 전세계 곳곳에 있는 그들의 위성국가에 미사일 기지를 세우고 전술핵 배치를 하구요. 지구상에 배치된 핵무기만으로도 지구를 수십번도 더 멸망시킬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죠. 그 와중에 쿠바 미사일 사태가 발발하게 되면서 전세계는 핵전쟁으로 지구 멸망이 임박했다는 공포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것이 지구상 최초로 핵전쟁에 가장 근접했던 사건이라고들 하죠. 당시 쿠바에 배치되었다는 미사일 기지의 배치도를 봄 미국이 심각하게 느낄만 한데요. 미국 전국토의 대부분을 사거리에 두는 핵미사일을 배치한 기지였다니까요.

 

 

  

 

 

책에는 긴박했던 당시의 순간과 상황들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수록하고 있습니다. 미국 측에서 U-2기를 이용한 고공 촬영은 물론 RF-8 크루세이더로 저공 비행하면서 쿠바 미사일 기지현장들을 촬영했었다는데요. 촬영 임무로 출격한 비행기 중 돌아오지 못하고 격추된 것도 적지 않다는군요. 이들 대부분은 미 공군이 아닌 CIA에서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합니다.  

 

 

  

 

 

당시 긴박했던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험이 어찌되었든 해소되었지만 이로 인해 핵전쟁으로 지구 멸망이 될 수 있겠단 위기감에 재발을 막기 위하여 크렘린과 백악관 사이에 직통전화(Hot-Line)이 개설되었고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체결되었답니다. 이후 10여년간 미소간 평화공존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죠. 지금 한반도의 정세도 어찌 보면 이에 못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기의 수준은 쿠바 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지만 그것을 통제하고 관리, 사용 승인을 하는 인간들 수준은 별 변화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퇴보된 듯 보이기까지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이 시작되는 그 기제는 똑같은거 같구요. 한번 시작된 전쟁은 수많은 인명의 살상과 막대한 피해를 남길 뿐이기에 전쟁으로 치닫기 전에 전세계 모든 이들이 그러한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또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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