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랜만에.. 마음 편히 쉬어보는 일요일이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 처박혀 있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행복이다.
<반지의제왕-두개의탑>을 DVD로 보고, 오후엔 <싱글즈>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봤다.(아.. M/D팀 여러분.. 제가 정말로 <싱글즈> 빌려보려고 했는데, 대여점에 며칠째 계속 대여중이라서..)
두개의탑이야 다시 봐도 멋졌다. 메이킹스토리를 보니, 골름 역할을 한 배우.. 상당히 살이 쪘던데.. 어떻게 그렇게 골름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는지 모르겠다. 미이라같이 흰 쫄쫄이를 입고 골름 연기를 하는 그를 보니..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매트릭스>도 그렇고,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 DVD의 메이킹스토리를 보노라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형 영화 제작이 다 그렇지뭐.. 라고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일을 하려면 저렇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상품성도 프로페셔널한 정신에서 생긴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로 생각이 이어져.. 영화를 보다말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ㅠ.ㅠ
<싱글즈>.. 여성영화인가? 전에 우리 마케팅팀장이랑 '장진영'을 사모하며 <싱글즈>가 개봉되면 같이 가자고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장진영'.. 오.. '장진영'..
영화는 좋다. 그런데, 예고편에 상당히 유감이 생긴다. 로멘틱섹시코메디로 착각을 불러일으켜 보게 하다니.. 물론 그렇게 홍보를 하지 않으면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보지도 않았겠지만...
좀더 진지하게 다듬었더라도 훌륭한 여성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난 느낌은 상당히 맥이 빠진다. 정말 20% 정도가 부족하다는 느낌.
29살 여성의 일과 결혼 중에 넌 어떤 걸 택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장진영, 엄정화 둘다 일을 택했다. 그것도 장진영은 뽀대나게 유학공부해서 멋지게 컴백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포기하고 다리 붓고, 손님들한테 욕이나 멋어야하는 외식 레스토랑 매니저를 택했고, 엄정화는 자신을 알뜰살뜰 이해해줄 수 있는 불알친구 남편감인 이범수를 포기하고, 미혼모에 어떻게 꾸려나갈지도 모르는 창업을 택했다.
이정도면 정말 심각한 주제의식이다. 그런데, 로멘틱섹시코미디로 치장을 해서 그걸 기대하고 영화보러간 사람은 실망케하고, 여성영화로서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전달도 못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