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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의전의 세계 - 대한민국 최고 의전의 이론과 실제
김효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대통령 의전의 세계>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로 근무했던 저자가 쓴, 대통령 의전 실무매뉴얼이자,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따라서, 실무매뉴얼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에피소드를 보며 웃을 수 있고, 실무지식을 얻기 위해 읽기 시작했더라도 에피소드를 보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저자가 인기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의 PD출신이라 그런지, 각 장의 말미에 [의전은 사랑을 싣고]라는 항목이 있다. 이 항목은 MB정권에서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며 격은 에피소드인데, 일단 재밌다. 성격상 알기 힘든 의전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고, MB와 관련된 일화도 신선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에피소드가 [의전은 사랑을 싣고]에만 있는 건, 아니다. 글 곳곳에 에피소드가 녹아있다.)
특히, KBS <스카우트>녹화 에피스드(p.95)와 독도방문 이야기(p.290)가 기억에 남는다. 대통령 방송출연 뒤에는, 수많은 논의와 스튜디오 재배치(p.97), 사전 VCR 시청 등 엄청난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뒤따랐다. 독도방문의 경우도, 기상상태는 물론이고, 올림픽 축구일정까지 고려한 의전팀의 노력이 있었다.
물론, <대통령 의전의 세계>가 꾀하는 것은, 단순히 MB시절 에피소드 나열이 아니다. '대통령 의전의 기본과 노하우를 정리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컨벤션 산업의 기여하는 것'(p.6)이 최종 목적이다. 그래서, 실무서를 연상시키는 내용들과 도표, 흐름도 등도 상당부분 존재한다. 의전에 대한 지식습득이 아닌, 교양 차원에서 읽는 독자라면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될 때는 도표, 흐름도, 사진등을 먼저 보고 난 후, 내용을 읽으시길 권한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중에는, [성공적인 행사 기획을 위한 5C전략](p.175이하)이 주목할 만 했다. 5C전략으로 언급되는 것은 다음이다. 1. Concept. 명확한 콘셉트를 잡아라. 2. Consideration. 참석자를 배려하라. 3. Creative Concillation. 창의적으로 조정하라. 4. Check in Advance. 사전에 점검하라. 5. Common Sense. 의전은 상식이다.
2.에 대해 자세히 보자. 참여인원이 보통 8천명 가까이 되는(p.182) [푸른누리 어린이 기자단 행사]를 준비하면서, 저자는 여자화장실 갯수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저자에게 묻는다. "여자화장실 갯수는?" / "정확치는 않으나 대략 반반 정도 됩니다.…" / 그러자, 대통령은 바로 지적한다. "저기를 보게. 아이들을 동반한 어머니들이 저렇게 많이 오시는데 어떻게 반반씩만 준비하나!"(p.185) 저자는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며, 참석자 배려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긴다.
<대통령 의전의 세계>는 대통령 의전 실무매뉴얼이 정리된 실무서이자,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한 교양서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란 말이 제대로 어울리는 책.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든 이야기가 MB정권때 에피소드란 거다. 물론 저자가 MB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전 대통령들의 의전을 한 챕터로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았다면 더욱 깊이있는 책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