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수집가 1
자비네 티슬러 지음, 권혁준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어찌할까...
미워해야 하는데...
무방비 상태의 아이들을 납치하고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킨 후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알프레드, 그를 미워하고 증오해야 마땅한데..
어찌하나...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을 것 같은 이 기분을...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시작되는 사건.
하지만 범인을 범인답게 만드는 그 사악함이 분명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어미의 독한 심성에 물들어 버린 알프레드.
알프레드를 임신했을 때 아기를 떼기 위해 독을 먹었다는 어미의 품에서 알프레드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녹색 양수를 뿌리며 태어난 알프레드는 어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소아성애자로 자라게 된다. 
그런 알프레드에게 유일한 구원이 있었다면 형인 롤프 뿐이었지만, 그 역시 성장하지 못한 지식만을 남겼을 뿐 백혈병으로 죽고 만다.

섬뜩하고 감정을 배제한 듯한 부분들이 날 오싹하게 만들지만 전체적으로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알프레드가 단단하게 여겨지는 사랑을 받고 자랐다면...
침묵하지 않고 표현하는 사랑을 하며 자랐다면.. 그래도 위험한 연쇄살인범이 되었을까?

인과응보라...
결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도중 살해된 아이들 중 한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살해 당하고 만다.
그러나...
개운하지가 않다.
어쩐지 습도 높은 한 여름의 눅눅함 같은.. 그런 흐린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이온하트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초기작을 뛰어 넘는 작가가 별로 없다라는 사실 아닌 사실들이 온다 리쿠에게만은 적용이 안되길 빌고 있었다. 온다 리쿠의 책에서 받았던 그 강렬한 카리스마가 너무도 신선하게 다가왔기에 작가에 대한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왔었는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즐거움이 60% 정도 밖에 되질 않아 자꾸만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은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만큼이나 재미가 떨어지는 책이어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온다 리쿠이지만 어쩐지 섭섭함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에드워드와 엘리자베스.
시공을 넘어 과거의 기억까지 안고 있는 사랑.
평생에 찰나라고 할 정도의 만남이지만 그 순간을 위해 내내 기다리는 삶이 연속적이다.
인연은 정해져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들의 사랑은 단절과 연결이 계속된다.

온다 리쿠의 이야기틀은 변함없는 듯 하다.
하드웨어는 그대로이나 소프트웨어는 변화무쌍. 그래서인지 자꾸만 어디선가 읽은 듯 하다..라는 기분이 들어 찝찝함이 생긴다.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이 책 역시 내가 좋아하는 온다 리쿠의 글이지만 조금은 더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글이었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당연필 2007-08-16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은 느낌을....
온다리쿠란 이름만으로 기대했던 책이라 그런지 아쉬움도 많았지요. ㅠㅠ;;

사악한 천사 2007-08-1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ㅠㅠ
자그마한 실망 덩어리 하나가 툭 하고 떨어졌었어요.. ㅠㅠ

몽당연필 2007-08-2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와 엘리자베스의 시간을 뛰어넘는 만남이 좀 억지스러운 면이...^^;;
 
8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꽃미남 화성인의 굴욕 -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지음, 원지명 옮김 / 예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것은 그저 바꾸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는 것일 텐데도 어쩜 이리 다정할까.

TV를 보고 앉아 있으면서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 때 TV가 나를 바라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 재미있지 않은가. 나야 리모콘으로 재미난 방송을 찾아 다니지만 TV는 변함없이 멍한 내 얼굴만 보고 있을 터이니 얼마나 재미없고 심심할까.
그런 독특한 이야기 곁에 짧고도 강하게 와닿는 글귀가 놓여져 있다.

'가깝고 편한 사이라고 리모콘을 눌러대듯 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친구는 내 뜻대로 조정하는 기계가 아니랍니다.'

'꽃미남 화성인의 굴욕'이라는 이야기에서는 제대로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화성에서 굉장한 꽃미남으로 추앙받는 화성인 두 명이 지구 구경을 왔다.
그런데 이들을 환영하는 이나 놀래서 소리치는 이 하나 없는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상한 존재를 봤다고 소리를 지르면 손가락질 당할까봐 모른 척 하고 지나갔던 것.
화성인들은 곧바로 지구를 떠나 버리고 만다.
이 이야기 옆에 적혀져 있는 글귀는

'신기한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바보가 있으니 바로 '어른'이라는 종족입니다!'

이 문장 하나가 내 심장을 덜컥이게 한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상식'이라는 것에 똘똘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상식에서 벗어나는 '문제'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 것으로 무시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내 주위에 나도 모르는 새 검은색으로 지워 버린 것들이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하니 겁이 난다.
어릴 적 내 주위에 가득했던 즐거움과 신기함들을 어른이 되어 가면서 내 손으로 지워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아주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함박미소와 함께 끄덕임으로 다가온다.
작은 이야기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단단해 하나하나 곱씹어 보는 재미를 준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걸~ ^^'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고도 똘망똘망한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당연필 2007-08-1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누구일까나?
그나저나 꽃미남 화성인, 정말로 꽃미남이던가요? ㅋㅋㅋ

사악한 천사 2007-08-1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꽃미남요? 화성에서는 최고의 꽃미남이라던걸요~ ㅋㅋㅋ
글구 누군가는 그야말로 불특정 인물이지요 ^^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칼릴 지브란.메리 해스켈 지음, 정은하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일까..
우정일까..

칼릴의 후원자인 메리와 칼릴이 그동안 교류하며 주고 받았던 편지들을 엮어 만든 책이다.
모두 읽고 난 지금도 흔들흔들한다.
과연 사랑일까 우정일까.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다고 말하는 칼릴 지브란의 글은 단순한 편지가 아니더라.
지식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외로움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사랑에 대한 순수한 부끄러움을 보여주는 그는 철학자이자 신비주의자라는 말이 어울리기만 하다.
그의 사상을 따라가다 보면 메리에 대한 우정을 발견하게 되고 우정에 흐뭇해 하다 보면 간절한 사랑을 보게 되고..

<예언자>로도 강타 당했지만..
이 책으로도 놀라움을 맛보게 된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

1922년 4월 28일 칼릴 지브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당연필 2007-08-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가 떠오르는걸요. 그때 이 책이 출간됐었는데...^^

사악한 천사 2007-08-1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그냥 스쳐 지나갔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읽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책을 만났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첫 장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아쉽다.

이 책을 두고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다고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랑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었음 싶다.

하나의 사랑을 하고 내가 하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읽어 본다면 '사랑'이라는 것이 모습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름답고 몽환적인 모습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결국 사랑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답답해지는 마음이 든다.
해피엔딩이어도 좋을 이야기인데 어쩐지 억지스럽게 부정적인 결말을 낸 듯해 안타깝고 아쉽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당연필 2007-08-1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큰 책이었지요. ^^;;

사악한 천사 2007-08-1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래서 조금 속상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