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꽃미남 화성인의 굴욕 -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지음, 원지명 옮김 / 예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것은 그저 바꾸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는 것일 텐데도 어쩜 이리 다정할까.

TV를 보고 앉아 있으면서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 때 TV가 나를 바라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 재미있지 않은가. 나야 리모콘으로 재미난 방송을 찾아 다니지만 TV는 변함없이 멍한 내 얼굴만 보고 있을 터이니 얼마나 재미없고 심심할까.
그런 독특한 이야기 곁에 짧고도 강하게 와닿는 글귀가 놓여져 있다.

'가깝고 편한 사이라고 리모콘을 눌러대듯 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친구는 내 뜻대로 조정하는 기계가 아니랍니다.'

'꽃미남 화성인의 굴욕'이라는 이야기에서는 제대로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화성에서 굉장한 꽃미남으로 추앙받는 화성인 두 명이 지구 구경을 왔다.
그런데 이들을 환영하는 이나 놀래서 소리치는 이 하나 없는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상한 존재를 봤다고 소리를 지르면 손가락질 당할까봐 모른 척 하고 지나갔던 것.
화성인들은 곧바로 지구를 떠나 버리고 만다.
이 이야기 옆에 적혀져 있는 글귀는

'신기한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바보가 있으니 바로 '어른'이라는 종족입니다!'

이 문장 하나가 내 심장을 덜컥이게 한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상식'이라는 것에 똘똘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상식에서 벗어나는 '문제'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 것으로 무시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내 주위에 나도 모르는 새 검은색으로 지워 버린 것들이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하니 겁이 난다.
어릴 적 내 주위에 가득했던 즐거움과 신기함들을 어른이 되어 가면서 내 손으로 지워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아주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함박미소와 함께 끄덕임으로 다가온다.
작은 이야기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단단해 하나하나 곱씹어 보는 재미를 준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걸~ ^^'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고도 똘망똘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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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8-1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누구일까나?
그나저나 꽃미남 화성인, 정말로 꽃미남이던가요? ㅋㅋㅋ

사악한 천사 2007-08-1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꽃미남요? 화성에서는 최고의 꽃미남이라던걸요~ ㅋㅋㅋ
글구 누군가는 그야말로 불특정 인물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