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의 The Stepford Wives. 

대학원 시절 수업 때문에 보았던 영화인데 

여러 모로 놀라웠고 기억에 남은 영화. 04년 니콜 키드먼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지만 

캐서린 로스 주연 75년작이, 주제를 다루는 순진함과 진지함에서 더 (훨씬 더)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내면의 빛이 꺼짐. 영혼이 살해됨. 

이걸 완전히 실감나게, 직접 인간의 얼굴로 보여주는 많지 않은 영화들에 속한다고도 생각한다. 


어떤 지점에서, 박근혜같은 인간들의 이야기. 

박근혜, 조여옥. 나경원. 조윤선. 이런 인간들의. 아주 정확하게. 

영혼을 팔고 그래서 영혼이 꺼진 인간들의. ;;;;;;;; 


오늘도 맥주 사러 나갔다 와야 할듯. ;;;;;;;;;;;;;;;;;;;; 일단 맥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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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핏언더에서 브렌다 동생 빌리. 빌리 체노위스. 

빌리가 네이트에게 하는 저 말도 진정 명대사다. 처음 볼 때 참 감탄했었다. 어쩌면 저런 대사를 썼을까. 

한국 드라마의 인물이 같은 대사를 한다면, "행복이란 개념에 속지 않으려 해. 문제만 생길 뿐이야" 이러면 

딱인가? 어떻게 말하면 딱인가 생각하다가, 역시 정신의 체험, 정신적 체험을 말할 때 한국어로는 이미 절하를 

전제하고 말하는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주제가 저 방향이면, 누구든 '내 아무리 소리친들 누가 내 말을 들어주랴' 심정으로 말할 것 같은? 개인적 경험이면, 아무리 중대한 정신적 경험이라도, 언제나 사소화를 감수하며 말하기. 


빌리와 클레어가 빌리의 모교이고 클레어가 다니고 있는 LA의 미술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만나

한 교수의 무능함, 무능함에도 불구한 유명세에 대해 '뒷담화'하는 장면이 있다. 어떻게 그가 왜때문에 미술계에서 인정받고 학교에선 실세인가? 이러는 클레어에게 빌리의 말은: I know. Shit definitely rolls up hill. 


부패한 이들이 주로 (부패한 이들만이) 상향이동한다. 

영국 철학자 콜린 맥긴이 The Atheist Tapes에서 하던 말 "사악한 인간이 번영하고 덕있는 인간은 그러지 못한다 Wicked people prosper and virtuous people don't." 덕있으며 성공한 인간들도 사실 적지 않고 사악하며 나락에 빠진 (어떤 의미로든. "번영"의 반대로서) 인간들도 다수임을 생각하면, 이 말엔 파편적 (부분적) 진실만이 있다고 할 수도 있을 텐데 그와 비슷하게 빌리의 "Shit rolls up hill"에도 파편적 진실만이 있을 뿐이라 해도, 그 진실은 얼마나 강력한가. 그리고 HBO의 드라마들이 언제나 그러듯이, 식스핏언더 또한 구체를 통해 보편에 도달하며 보편의 불변성을 파괴하는 드라마이므로, 아주 대단히 강력한 보편적 진실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요. (*구체를 통해 보편에 도달하며 보편의 불변성을 파괴함: 이 구절은 <미학이론>이 출전입니다. 이때다 한 번 써보고 싶어져서......)  


식스핏언더에서 그런 장면과 대사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좀 견딜만해지는 고통들이 있고, 그에 대해 나는 서재에 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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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둘 다 고아였다. 

그의 부모는 세상을 떠났고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나의 부모 역시 세상을 떠났고, 내 가족은 멀리 있었고 남편은 군대에 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만의 친밀성을 만들었다. 그게 그에겐, 그 안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잊으면서 오직 마법의 원만을 그 안에서 보곤 했다."


1913년에서 1922년 프루스트가 타계할 때까지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던 그의 가정부 셀레스트 알바레의 회고록. 예전에 홍성사던가 (좋은 책 많이 냈던 옛날 출판사), 한국어판 집에 있었고 아주 재미있게 감동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러나 지금은 백지 상태. 그 한국어판 책도 사라졌고 지금 갖고 있는 건 위에서 왼쪽, NYRB에서 나온 영어판. 신입생 영어시험 문제 출제를, 이 책의 "인트로덕션"에서도 한 문단 하기로 하고 보던 중 


따로 인용된 셀레스트의 위의 말에서 

오 이건 서재에도 인용해야 해. 


셀레스트는 프루스트의 저 마지막 8년 세월 동안 

그의 삶의 전모에서 최측근이었다. (*측근 최측근, 이것도 우리의 틀린 삶에 의해 오염된 말이 되고 맘?) 

프루스트는 그녀에게, "당신의 작고 아름다운 손이 내 눈을 감길 거야 It will be your beautiful little hands that close my eyes."라 말하곤 했다. 그러면 셀레스트는 "그렇게 늘 죽음을 생각하고 말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보다 먼저 죽을 거라니깐" 등의 말로 그를 나무람. 이어, 이들 사이에 발전했던 특이하고 특이하게 친밀했던 관계에 대해, 셀레스트 자신의 말로 위의 문장들을 인용. 


잠시, 누가 나의 눈을 감길 것인가.... 생각해 봄. 


 




오늘 아침 나갔을 때. 

간밤에 조금 내린 눈이 쌓여 있고 

계단에 남겨진 고양이 발자국. 고양이는 발자국도 예쁨. 안 예쁜 게 없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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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0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1-01-23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말 번역서 저자는 조루쥬 벨몽으로 되어있어서 같은 책인지 몰랐어요.
 



맥주 막 벌컥벌컥 마시면서 뉴스룸 보고 있다가 

<계몽의 변증법>에서 그냥 그 자체로 가슴 쳤던 구절이라 기억하는 "naked domination" 

생각이 났고 Google books 들어가 검색해 보았다. 전체 검색이 안되기 때문인가 저 구절로는 찾아지진 않음. 

그런데 naked 빼고 domination으로 찾아지는 문장 중 이런 것이 있다. 


"지배가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Domination survives as an end in itself." 


이 책의 "보유 2"로 실려 있는 "줄리엣 혹은 계몽과 모럴리티"에서. 영어판의 82쪽. 

사드와 칸트가 어떻게 공명하는가, 수단화된 이성이 지배를 숭배함에서. 이런 얘기 하는 장. 

지배가 그 자체로 목적이 됨은, 그 이면은 굴욕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됨 아닌가. 어쨌든 이것도 지배와 복종(굴욕), 그 어느 쪽에서든 우리 모두가 자기 경험으로 알고 있는 일 아닐까. 나만 잘 아는 겁니까. (자세한 얘기는 나중 하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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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핏언더에서,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하는 중요한 대사. 

1,2 시즌에서 데이빗이 게이인 줄 모르고 쫓아다니는 트레이시는 일찍 부모를 잃고 

이모집에서 자란 사람. 그 이모도 죽었을 때, '내가 세상에서 혼자라는 게 뭔지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인데도 

이모가 죽고 나니 몰랐던 전혀 새로운 차원이 있음을 알았어요' 이런 말 하면서 네이트 앞에서 우는 장면 있다. 

눈물을 뚝뚝 흘리다가 고개 들고 Why do people have to die? 


그리고 네이트가 잠시 후 하는 답은: To make life important. 


조지 마이클이 죽었다는 소식 듣고 

여러 기억들, 생각들 밀려들던데 음 어쨌든, 사람은 누구나 죽고 그래서 삶이 중요하므로. 

그러므로 make each day matter (*이어지는 네이트 대사에서). 


오늘 한 일의 결과를 찍어 보았다. 

책상 옆에 작은 상 가져다두고 그 위에 참고할 책들 올려놓는데 

그 위, 그 사이에 올라간 시험지, 과제 더미. 많아 보이지 않을 수도. ㅜㅜ 아 하지만 조금 전의 

나는, 흐으. 마침내 끝났단 말이지. 으흐. 장하다. 맥주 맥주 마시자. 진지하게 자축했다. 


이제 내일부터, 공부 공부를 할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 공부는 혼자 다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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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12-26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한가운데에 책등에 붉은 동그라미있는 녀석은 프로이트로군요. 붉은놈은 정신분석강의였던것 같은데....

몰리 2016-12-26 19:43   좋아요 1 | URL
오 매의 눈 in action. 맞아요, 정신분석강의!
이 책의 왼쪽으로 10시 방향, 주황색 책등인 책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이 책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알아보셨을 듯. ㅋㅋㅋㅋㅋ

syo 2016-12-26 19:45   좋아요 0 | URL
오, 알아보진 못했는데 정말 갖고 있어요. 테드 창 ㅎㅎㅎ 세상에 몰리님은 궁예의 눈을 가지셨군요.... 관심법ㅎㄷㄷ

blueyonder 2016-12-2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기 마치신 것 감축 드립니다!!

몰리 2016-12-26 19:4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평소만큼 인용을 못하니 답답했는데 내일부터 인용광의 삶을 다시 시작.... 해야겠어요. 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