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emyprofessor.com 

그들이 재직 중인 학교 관련 페이지에서 더 실감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 강의평가 사이트에도 미국 교수들 재미있는 강의평가 있다. 아는 이름들 검색해 볼만함. 


한 예로 로버트 훌롯-켄터의 모더니즘 수업: 

Pretentious, rude, unclear, a little boring. When he's not making you feel like your work isn't serious because it's American, he's trying to convince you that a nonsensical poem from Wallace Stevens is "breathtaking" and "devastating." One of those absynthe sipping profs who asserts his own genius. 






대학원 시절 이 책 보고 

조금 (아주 많이는 아니고) 감탄함. 

박사과정까지 문학연구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사실 드문 편인 

"이 주제가 언제나 나를 매혹했고 이 주제에 사무치는 나를 어쩔 수 없음"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지금 집에 책은 없고, 시험을 앞에 두고 이 책 저 책 쌓아두고 막 읽던 무렵 스쳐갔던 책. 그렇긴 한데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책이긴 하므로 Seth Moglen도 ratemyprofessor.com에서 찾아본 적이 있다. 


그리고 굉장히 놀람. 

적지 않은 평가가 올라와 있고 

그 전부가 극찬의 내용. 인생을 바꾸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의 수업만을 듣겠다. 

교수들 중 다른 누구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나를 변하게 했다. : 이런 얘기들이 줄을 이었고 

정말 그랬나, 지금 다시 찾아보았는데 .............. 정말 그랬다. 


한국의 ratemyrprofessor.com은 아마 

everytime.kr일 것 같은데, 뉴스룸 보고 있다가 

아 거기, 한 번 가보자...... 고 가서 내 수업에 올라온 강의평가를 보았고 

별점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 ;;;;;;;;;; 

"2학점에 들이기엔 아까운 시간" 등의 평가 앞에서, 오늘도 맥주가 필요한 시간. 

*(교수님은 너무 좋으시나) 2학점에 들이기엔 아까운 시간. : 이런 것이긴 했다. 

그래도, 으. ...... 으 하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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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사이 불어는 조금이라도 늘었나. 

보려고 바슐라르 전기 꺼내서 1장을 펴보았다. 


1장의 제목은 De tout cela qu'est-il devenu? 

구글 번역이 해준 영역으로: What has become of all this? 

(이 정도 단순한 문장이면 거의 완벽하게 번역되는 것 같고, 

조금 복잡해지더라도 문장의 구조는, 특히 단어를 좀 정리해서 구문이 명료히 드러나게 하면 

거의 오류없이 번역되는 것 같다. 구글 번역은 외국어 공부에도 예전이면 고액 학원 혹은 과외로나 가능했을 일 해주는 건지도). 


첫문장: 

바르-쉬르-오브 중학교의 1,2,3학년 학생들은 1919년 신학기가 시작하면서 

신임 교사인 가스통 바슐라르와 물리학 그리고 화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어지는 짧은 두 문장: 

Le professeur Bachelard a trente-cinq ans. C'est un enfant du pays. 


이것도 아주 아주 쉬운 문장. 불어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이라면 바로 이해할 문장. 

나는 "바슐라르는 35세였다. 35세면 시골에선 애에 속한다"는 뜻인가보네, 그런데 프랑스 신기하네

이미 그 시절에 프랑스에선 젊은이는 시골에 살지 않았나. 했다가 두번째 문장 C'est un enfant du pays를 구글 번역해 봄. 그리고 이 문장은 "그 나이면 시골에선 애다"의 뜻이 아니라 "그는 그 마을 출신이다"의 뜻이었다. He is from the country. 혹은 He is a child of the country. 


시골에서는 50세도 청년.. 이라고 아주 잘 알고 있고 

동시에 du (de + le), 두 글자 아주 작은 단어이긴 하지만 

작더라도 당연히 할 일을 온전히 하고 있는 단어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실제 문장의 뜻과 별개의 자기 편견을 재생하고 그걸 이해로 착각한 순간. 


그렇다고 정리한 다음, 번역과 관련한 

몇 가지 기억 혹은 생각들을 하게 됨. 오역 중에서도 나쁜 유형의 오역이 바로 저것 아닌가. 

저런 오역이 가끔 드물게 있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모든 문단에서 나오는 책들도 있지 않았나. 


그런데 enfant, 이 단어를 이렇게 쓰는 것도 이것도 아주 불어식 어법일 것 같다. 

'앙팡 테리블' 이건 불어로만 말할 수 있었던 걸 수도. 앙팡 대신에 kids, children,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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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거의 토론이 없죠, 거의. 저는 나중에 보니까 이분은 토론을 해보신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세월호 사건 나고 나서 토론회하는 것도 서로 주고받는 토론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그런 형태를 토론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유진룡(60) 국민대 행정대학원 석좌교수가 27일 CBS 노컷뉴스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반인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런데 근혜어 쓰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지 않은 것처럼 

토론을 저런 걸로 아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지 않나. 살면서 한 번도 토론을 해본 적이 없을 거라고 

알아보인 (하지만 토론이 뭔지 알고 있어야만 하는) 사람으로 당신에겐 누가 먼저 떠오릅니까? 나는 바로 두 사람을 생각했다. 


평등. 그리고 평등할 때만 가능한 존중. 

이것이 가능성의 조건. 여기 보탤 수 있는 것들이 있을 텐데 

self-possession. 사전적 의미("특히 감정의 영역에서 자기 통제가 가능함")를 넘어 확장된 의미에서. 

(경험, 사유, 반성 등을 통해) 형성해 온 자아가 있고 그 자아를 인식하는 사람. 


골수 불평등주의자고 그러므로 

평등한 사이에서만 가능한 존중에 무능하며 (지배와 복종을 사랑하며) 

그렇다 보니 자아를 청산해 온 역사만이 남은 사람. 이렇게 말하면 과장일까. 이 정도는 과연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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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산책할 때 유튜브 업로드된 미술 다큐멘터리들을 들었는데 

어제와 오늘은 세잔, 고호, 고갱. 이 세 사람의 공통점? 한국어로 두 글자 이름. 세 사람 다 

같이 살기 매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는 것. 쓰고 보니 화가나 하여튼 예술가 중, 작가들 중에서도 

같이 살기 쉬운(즐거운) 사람,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 혹은 '현모양처'이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긴 하다. 

있긴 있을 테고 (저들 정도 거장이 아니어서 그렇지, 바네사 벨. 그녀와 함께라면 누구든 최선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모두가 그녀가 주도하는 모임을 사랑했다는) 하지만 극히 드문 예외 아닐까. 


저들 셋에 대해 들은 세 편의 다큐멘터리가 전부 그 점 말하고 있었다. 

세잔의 경우, 죽을 때 혼자 죽었는데 그의 삶을 보면 이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 

그에겐 남의 몸을 만지는 일, 남이 자기 몸을 만지는 일에 병적인 혐오감이 있었고 그게 심지어 아들에게도 해당했던 것. 그가 그린 아내와 아들의 초상화들을 보면, 무엇보다 색채와 구조의 탐구이지 인물의 심리나 감정의 탐구가 아님. 특히 그의 말년의 10년은 예술이 전부고 모두가 예술인(everything is art and art is everything), 예술에 바쳐졌던 삶. 하여튼 그리하여, 찬 공기를 마음대로 쏘이다 폐렴에 걸린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계속하고 그러다 옆에 아내도 아들도 없이 혼자 죽는데 그것은 


a solitary ending to a solitary existence. 


이것이 나의 미래다. 

ㅜㅜ 이러며 들었다. 

(음 이런 미래이기만 해도. 10년은 --이 전부고 전부가 --인 삶. 

그런 삶을 10년 살아본다면. 나의 미래가 아니다..........; 로 수정). 


고호가 마침내 화가가 되기로 작정했을 때, 세상 누구도 환영하지 않았을 그 결정을 

전폭 지지했던 한 사람 그의 동생 테오. 아트딜러였던 테오는 이때부터 형에게 정기적으로 송금하기 시작함. : 이런 얘기 참 매혹적이고 생각을 자극하지 않나. 예술이 테오에겐 무엇이었을까. 빈센트에겐. 


여태 유튜브로 본 미술 다큐멘터리들 중에서 

감탄을 가장 많이 한 건 며칠 전 발견했던 bbc의 <인상주의> 4부작. 

진행자가 Waldemar Januszczak이고 유튜브에선 그가 진행자인 업로드마다 feat. Waldemar Januszczak로 표시하고 있길래 유명 평론가인 줄로 짐작하긴 했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니, 지금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 평론가인가 봄. 이 분, 정말 표현, 문장에서 감각이 있고 그런 건 아마 타고나는 거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 종류의 (내용에서) 균형 감각도 있다. 엘리티즘이 아니면서 언제나 지적이고 사려깊은. 그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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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7일엔 캐리 피셔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고. 

그녀의 팬인 적은 없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고), "sane"한 사람, 생각과 감정에서 온전하고 단련된 사람.. 같은 생각을 

볼 때마다 했던 분이라서, 유명인의 죽음이 예외없이 조금은 놀라운 소식이긴 해도 그녀의 죽음은 조금 더 놀라움. 16년을 bbc radio3 어느 팟캐스트에서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정치적 지진"의 해라고 규정하던데, 정말 올해 정도면 거의 89년 정도 아닌가. 거의. 그와 함께, 연말 해가 바뀌기 직전 조지 마이클과 캐리 피셔가 죽었던 해로도 기억될 수도. 


저런 멋진 말을 남겼다. 

self-possessed. 영한사전에서는 "냉정한, 침착한"으로 뜻을 주고 있다. 

그 정도로는, 예를 들면 calm, 혹은 serene, sober 이런 단어들과 self-possessed 사이 

차이를 보게 할 수 없을 듯. 이 말이 가리키는 건, 자기 경험을 통해 생긴 자기 인식, 그것이 배인 태도 같은 거라 생각하고 

그 말에 충실하다면 ("경험" "인식") 본질적으로 얕을 수 없는 무엇이라 생각한다. 사유, 반성, 단련의 요소 그런 게 반드시 있게 된다고. 눈빛, 말, 행동에서 보이는 "정신의 삶"의 흔적 같은 거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정신의 사치, 여유의 증거이기도 하지 않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아래 포스트에 쓴 박근혜 조여옥 조윤선 나경원 같은 이들이 이것과 아주 거리 먼 인물들. 황영철, 하태경도. 한국의 유명인들 중 self-possessed 이 말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청문회에서 본 사람들 중에선 박범계? 


여하튼 "당신이 자기를 알고 지킨 사람이라면, 당신에게 악령이 들어설 여지는 없다"고

캐리 피셔의 말을 일단 옮겨 보자. 그들이 tv에 나올 때마다, 그들에게서 그들을 지배하는 "악령(demon)"을 보는 선택을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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