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의 전기를 쓴 

브래드 구치. 이 분이 Bookworm 출연해 인터뷰한 걸 들었는데 

"루미의 시는 translation-proof다"던 문장이, 적어두고 싶어진 문장. 

누가 어떻게 번역하든, 루미 시의 특별함이 전해진다고. 그런데, 그러게 

어떤 시들이 그런 시일까. 시는 그 장르 자체로 "번역불가"라 알려져 있지 않나. 

그런데 오히려, "translation-proof"를 말할 수 있다면, 어떤 시들이 그럴 거 같다. 





브래드 구치의 청년 시절 사진으로 이런 사진이 찾아진다. 

영화감독 하워드 브루크너의 오랜 파트너였다는 내용도 찾아지는데 

내가 남자였다면 게이이든 아니든 청년 시절 구치같은 외모를 선망했을 거 같다는 

.... ㅎㅎㅎㅎㅎㅎ 무의미한 생각을 잠시 함. 단단한 어깨. 


남자가 아니어도 

단단함을 선망하는 거 같고, 더 해야겠다. 

이 나이에 그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가려면, 1일 5시간 운동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 마음으로만. ; 화강암에서 견고함의 정수를 보고 그 견고함을 꿈꾸었다는 헤겔처럼. 

... 이렇게 헤겔과 자신을 연결하게 되네. ;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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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0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량한 눈이 되었군요 저 남자. 젊어도 멋있고 나이들어도 멋있네요. 둘 중 하나만 할 것이지. 저도 마음으로만, 견고한 화강암으로 정수리를 한 대 후려침을 꿈꾸어 봅니다.

몰리 2017-08-09 11:32   좋아요 0 | URL
얼굴은 늙어가도 몸은 한결같이, 여전히 단단해 보이던데
으악 나도 이렇게 늙어가야해! 공부는 됐고...... 나가자, 나가서 뛰자.

하게 만드신 분이었어요. ㅎㅎㅎ

다락방 2017-08-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진짜 젊어서도 나이 들어서도 너무 근사하네요!

몰리 2017-08-09 11:30   좋아요 0 | URL
젊을 때 모습 멋있다고 감탄, 감탄. 특히 저 입술!
입술, 턱, 어깨!

목도. 목이 근육질! 목과 얼굴!
........;;;
 



LARB 팟캐스트에서 이런 책도 추천했다. 

샤넬 벤즈라는 젊은 여성 작가의 데뷔작. <내 눈을 뚫어버린 그 남자가 죽었다>. 

"잔혹하고 거친 땅 위에서 남매가 무법자가 된다. 외교관의 딸이 실종되고 다수의 가명을 가진 

죽음의 여자가 되어 재등장한다. 필라델피아의 한 소년이 특권과 폭력, 수감 중이면서도 아버지가 

행사하는 영향력 사이에서 고투한다. (............)" 아마존에서 이런 식으로 내용 요약되어 있다. 



너무도 웃겼던 건 

서평 진행자 한 사람이 추천자를 찾아 LA Times 북 페스티벌에 찾아간 것인데 

추천자가 "이거 아주 거칠고 독창적인 책이다. 페미니스트 코맥 맥카시다"라니까 

서평 진행자가 기쁨으로 폭발하는 게 느껴진다. 페미니스트 코맥 맥카시라니! 이런 미친 천재적 규정을 해주셔서 미치게 감사합니다!! : 그녀가 120% 이렇게 느낀다는 게 그대로 전해진다.  


"바로 그게 우리에게 없던 거에요! 그게 우리에게 왔다는 말이죠? 페미니스트 코맥 맥카시! 

난 페미니스트 분노와 폭력만을 보고 싶어요!" 


All I want to see is feminist rage and violence! 


서평 진행자와 추천자 둘 다 여자인데 

둘 다 동시에 세상이 떠나가라 웃는다. 


저 말도 참 웃기고 마음에 든다. All I want to see is feminist rage and violence! 


영어의 rage. 이 단어는 동사 활용형의 형용사 raging이 되면 "맹렬한, 맹렬한 기세로 번져 나가는" 

같은 뜻이 있어서 더욱, "분노"를 말할 때 적합한 단어. "feminist rage" : '들불 같은' 분노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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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12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재밌겠다...

몰리 2017-07-12 12:16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ㅎㅎㅎㅎ
˝무법자, brother and sister.˝ 여기서 바로, 살려줘! 너무 좋아!

문장으론 이렇게 되어 있네요:
˝A brother and sister turn outlaw in a wild and brutal landscape.˝

이 문장이 이미 대작!

다락방 2017-07-1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읭? 제가 남긴 댓글 어디갔어요?
제가 일빠였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책은 얼른, 하루속히 번역 출판 되었으면 합니다!

몰리 2017-07-12 12:25   좋아요 0 | URL
뭔가 자극도 되지 않나요.
번역되기 전에, 페미니스트 분노와 폭력으로
브루털 무법자 이야기를 우리가 자급자족. 쪽으로 자극.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샤넬 밴즈라는 작가가 ˝ 여자 코맥 매카시 ˝ 라는 말씀이시죠 ?
이야, 제가 워낙 코형을 좋아하다 보니 이 책도 무지 땡기네요..

몰리 2017-07-12 15:43   좋아요 0 | URL
아 아뇨, 표현으론 엄밀하겐 이 책의 세계가 코맥 맥카시.
수사법으로 환유가 아니라 제유인가, 하여튼 그 비슷하게요.
저는 맥카시 책도 본 게 없고 영화도 전체를 다 본 건 없으면서 ‘풍문‘으로만 아는데도
이 비유가 너무도 와닿더라고요. ㅎㅎㅎㅎㅎ 막 바로 알 거 같음.
 



미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유머 넘 좋음. ; 


이러다 가라앉겠지만 

대통령 때문에 이럴 수도 있는 일은 

살면서 한 번이나 일어날까 말까인 일이겠으니 

가라앉기 전까진 즐겨야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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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배가 고파서 

정말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다....) 맥주 꺼내 마시다 

그만 자려던 차 이거 보고 터짐. 홀딱 깨기도 하고, 하도 어이없고 기막혀서 귀엽기도 하고. 


그런데 왜 이리 배가 고플까. 뭘까. 

하도 배가 고파서, 밥도 많이 먹기 시작했고 

반찬도 많이 먹는다. 그런데도 밥 먹고 잠시 후면 쓰러질 지경으로 배고픔. 

살은 안 빠짐. ; 살은 찜. ;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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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8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캐롤라인 냅은 59년생. 2002년 타계.

 

어떤 작가인가 찾아보니 대략 이런 얘기가 있다:

부친이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고, 그러니 부와 특권이 자연스런 환경에서 적어도 겉보기엔 완벽하게 성장했다.

브라운 대학을 졸업했고 저널리스트로 여러 매체에 기고했다. 14세에 처음 술을 마시고 이후 20년 동안 알콜 중독이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도 그런 줄 몰랐을만큼 직업과 사생활 모두에 철저했다. Drinking - A Love Story 이후 개 루씰과의 삶에 대한 회고록, Pack of Two를 썼다. 2002년 4월 폐암 진단. 6월 타계.

 

일찌감치 술을 시작한 이유가,

부유했고 성공적이었으나 왜곡된 사람들이었던 부모에게 있었다 ... 하는 대목이 어딘가 있었다. 지금 알라딘에서 검색해 보니, 저자 약력에 이런 문장이 있다: "유복하지만 비틀린 집안에서 자란 캐롤라인은 애정 결핍에서 오는 심리적 보상을 ‘강력한 중독’으로 대체한 불행한 삶을 살았다"

 

어쨌든 그녀의 삶에 대해 알면서,

Six Feet Under에서 브렌다와 빌리 남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음.

이들의 부모가 둘 다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고 그랬으니 당연히 둘의 유년기가 불행했고 인생이 비틀렸다....... 고 말하고 있다고 봐도 되는 설정에 대하여.

 

브렌다는 괴물같은 부모에 맞서 동생 빌리를 지켜주려고 하지만,

빌리도 괴물이다보니 결국 빌리도 내쳐야 하는 때가 오게 되고 마는 이 미친 가족.

 

빌리의 망가진 영혼을 보면서,

울먹이는 브렌다가 "우리의 부모가 네 인생을 망쳤구나 They did a real number on you"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TV 사상 최고의 순간을 꼽는다면 top 10안에 넣을 순간이다.

정말 의미심장한 순간. 이 순간에 집중하는 글을 써보고 싶기도 하다.

 

 




*캐럴라인 냅 책들 궁금해져서 써둔 저런 노트가 있는데 

그보단 덜 궁금하지만 그래도 누가 인용한다면 다 읽고 싶어질 

알콜 중독에 관한, 여자가 쓴 (성공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쓴) 또 하나의 회고록. 


엘리자베스 바르거스의 Between Breaths: A Memoir of Panic and Addiction. 

바르거스는 ABC 20/20, World News Tonight 등에서 메인 앵커였다고. 어린 시절 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 

아버지가 베트남으로 가자마자 공황발작(panic attack)이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 새벽에 그녀가 출연한 npr 서평 팟캐스트 들으면서 

이 분 진정 교양인, 문명인이시다... 면서 (저렇게 말하니 좀 비꼬는 것 같다만) 존경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청취자 전화 받고 그에 대해 애기할 때, 주제가 알콜중독이니 전-알콜중독, 혹은 현-알콜중독, 알콜중독 남편이나 아들이 있는 여성, 알콜중독 자살자가 가족인 여성 등이 전화했고 진행자는 냉정하고 얄짤없이 그들의 전화를 길어지기 전 딱딱 끊는데 (이게 진행자의 역할이겠다만) 그러고 그녀에게 발언을 청하면, 


정말 어김없이 그리고 거의 진심으로 

청취자의 곤경에 공감하고 청취자의 사연에서 어떤 지점이 

알콜중독의 문제에서 중요하게 같이 생각해야할 지점들인가 

(그 얘기를 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가) 말하던 때. 


혹시 내가 알콜중독 자살자의 가족으로 전화 건 사람이었다 해도 

그런 반응 앞에서, 고맙다고만 느꼈을 거라 상상함. 


그녀에 따르면,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도움되는 행동 지침 하나가 

'불편하다' 느껴진다면 바로 자리 뜨기. 자신의 참는 능력을 시험에 들게 하지 않기. 

알콜중독이던 시절 중독을 악화시킨 사정엔 그것도 있었다 한다. 싫어도 견디기. 그리고 상황이 끝나면 술 마시기. 

"내가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는다고 판단하면,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보겠다며 있지 말고, 바로 자리를 뜨세요." 이 말이 내겐 확 와닿은 조언이었다. 아예 그런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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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처럼 2016-09-20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링킹! 디게 재밌게 읽었는데. 아 반갑네요. 이 책. 오늘 하루만 마시지 않기. 그건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