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회 장면은 아닌 것 같고 (클릭하면 나오는 텍스트는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집회) 

집에 와서, 이미지 찾아보다 이 이미지 감동적이라 옮겨 옴. 


집에 오는 길에 사러가 마트 들러서 11000원인데 50% 할인한 치킨 (하나 남아 있던), 맥주를 사고 

나와서 마을 버스 기다리던 중 귀가하는 '전문 시위꾼'들 봄. "하야"가 적힌 마스크를 한 꼬마와 꼬마의 엄마. 엄마가 맨 배낭의 지퍼를 뚫고 시위에 동원된 도구들이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세월호 리본 단 배낭 메고 먹을 것 가방까지 손에 든 거의 백발인 아줌마. 오늘 다들 비슷하게 느꼈겠지만, 어쩐지 눈물 나고 달려가 껴안고 싶고. 껴안고 같이 울고 싶고. 그랬다. 


승객 전원 밀착, 압착해야 했던 지하철에선 바로 옆 젊은 여성 두 사람이 취업과 시국 얘기를 하는데 

"야 너 취업도 해야 하고 하니까 이제 욕은 좀 아무데서나 하지 말라면 이해해. 근데 여자라서 욕하지 말라면 아니  씨발......." 이런 문장이 들려와서 속으로 짝짝짝. ㅋㅋㅋㅋ 짝짝짝. '씨발'이 강한 씨발이었다. 아수라의 씨발. 씌발. 씌빨. 


술 한 잔 걸친 다음인 것 같은 아저씨가 

격하게 그러나 쑥스러워하면서 (한국 남자들에게서 보기 힘든 특징이라 생각해 온 그... shyness) 

박근혜는 퇴진하라, 외치던데 그 아저씨 그 표정을 사진찍고 싶기도 했다. 


하이고. 아저씨라 썼으나 나보다 연하일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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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6-11-13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대감으로 뿌듯함, 인간은 진정 사회적 동물인가 봅니다.

몰리 2016-11-14 04:41   좋아요 1 | URL
정말, 타인이 사랑스러울 때만큼 가슴이 벅찬 때도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프랑스 혁명 히스토리 채널 다큐멘터리 보면, At the end of the 18th century, the most glorious kingdom in Europe would face a mighty foe: the power of its own people. 첫문장이 이것인데, ˝the power of its own people˝ 이것도 어제 집회에서 두근두근이기도 했고요.
 



최고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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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맞는 오바마 보고 있는 백악관 스탭. 



<계몽의 변증법>은 20세기의 가장 어두운 책... (하버마스). 외에도 

서구 이성의 규탄, 배반. 비관주의. 같은 아도르노가 받았던 비판들이 

실제 그의 책들을 읽어보면, 성립하지 않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아우슈비츠로 귀결했던 서구 이성, 서구 주체성을 전면 반성하지만, 서구 전통에 대한 강력한 믿음, 옹호도 있다. 그 전통의 무엇을 왜, 어떻게 옹호하는지. 이것도 보기보다 큰 주제겠고, 누구든 역량이 된다면 이 주제로 아주 좋은 책들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여러 질문들을 달아가면서 <계몽의 변증법> 포함 아도르노 읽기를 해보고 싶고 

그 질문들에 여러 답들을 여러 사람들에게서 들어보고 싶기도 하다. 대학 교양수업으로 이런 게 가능하다면 

(지금 학교에서 그런 과목 개설을 해준다면), 관심 있으며 열심히 할 학생들은 많지 않겠지만 누구보다 나부터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울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열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을까 

아도르노도 경이롭지만, 바슐라르도 물론 (나의 바슐라느님이니 이미 그렇게 편향되어) 놀라움 안기시는데 

<합리주의적 참여 L'engagement rationaliste> 바슐라르의 이 책에 포함된 "초-합리주의" 제목의 글은 (그가 초현실주의자들과 함께 했던 작업의 일부라는 글) 인간 정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바라고 꿈꿀 수 있는지, 최상의 경지에서 보여준다고 호들갑 떨만한 글이다. 직접 '화력'을 이들에게서 얻진 못할지라도, 어쨌든 제정신, 힘을 지키는데 큰 도움 주실 분들. 이상하게도, 전투력이 더 상승하는 것 같기도 한데, 이 분들 포함해서 열심히 읽고 써야겠다고 다짐해 봄. 하. 한숨 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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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성주의 in action. 

이것의 예를 들라면 Frasier도 반드시 넣어야한다. 

몰아서 보면 (앉은 자리에서 한 시즌, 두 시즌... 하튼 많이) 

그 두루두루 뛰어남에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놀랄 Frasier. 


이것의 전신으로 보기도 하는 Cheers. 그건 레이건 시절에도 버텼던 미국의 지성주의. 


Writer's Almanac에서는, 장기적 관점을 주고자 의도했던 건가 

"미대선이 끝났어. 미국 최초의 대선은 1789년에 있었는데, 당시 투표권은 

재산이 있는 백인 남자에게만 주어졌고 그들은 인구의 6%였어." : 이런 얘길 들려 주었다. 


2백년이면 잠깐이지. 2백년 조금 넘는 세월 전엔 백인 남자만 인간이었는데 

............... 다시 그러려고 한다고? ;;; 아니야. 그럴 수 없음을 이제 모두가 알잖아. 


음. 흠. 거의 미친 상태로 며칠 보낸 거 같다. 

내일부턴, 시국의 영향도 받지만 그와 무관하게도 살아야겠다. 미국엔, 이미 제도와 인간이 

트럼프를 거의 막아낼 정도는 되지 않나. (무관하게 살아야겠다 하고 바로 유관해진다. 바로 딴 생각함...) 

막아낼 수 있을 거야. ;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책들을 더 생각하도록 해. 그러나 어쩌나. 조국은 구할 거 같은데 

세계는 구하지 못할 것 같다면. 흑흑. 말이 되긴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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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것들>에서 파비앙의 첫 저서는 

제목이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 그 아래, "analysé par Fabian ---". 

이런 형식 책은 불어로는 이상한 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 영어라면 좀 이상한 것이긴 하다. 


Adorno's Minima Moralia 

Analyzed by Fabian ---.        : 이상함. 



여하튼 20대 중후반일 파비앙이 이런 책을 썼다는 걸 놓고도 생각해볼 수 있겠으며 

파비앙이 아니라 파비안느............ 라거나, 나탈리의 '여자' 제자가 이 책을 썼다고 나왔다면? 

상상해볼 수 있을 텐데 


여자 철학 교사와 그녀의 여자 학생이 

아도르노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장편 영화 당장 20편쯤 가능하지 않나? 


아도르노가 진지하게 여긴 여자 작가, 예술가, 사상가는 말할 것도 없고, 한 사람도 없었어. 

그럼에도 그의 저술에 페미니스트 해석을, 그것도 급진적으로 할 수 있을 대목들이 아주 많다. 이 점에 대해 너라면 어떤 말을 하겠니? : 선생님의 이 질문에, <미니마 모랄리아> 마지막 단장에서, "절망 앞에서 철학을 실천할 유일한 길, 사물을 구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이 문장에서 시작하는 긴 답을 학생이 하고. 


보고 싶다 그런 영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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