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의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11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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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의자’는 무엇이든 신기한 것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아이들의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요술쟁이들이지요. 남비 하나를 갖고도 모자로, 물에 띄울 수 있는 배로, 새 둥지로, 깔고 앉는 의자로 변신시켜 갖고 놉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바꿔놓을 수 있지요. 아이들은 고무찰흙과도 같이 유연한 마음과 영혼으로 사물들의 이름을 그렇게 바꿔버립니다. 어른은 결코 끼어들지도, 알지도 못하는 그들만의 세계지요.

클로드 부종은 그 아이들만의 세계를 ‘파란 의자’로 빗대어 그렸습니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지요. 강아지 두 마리가 사막을 걸어가다가 파란 의자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갖고 논다는 이야깁니다. 파란 의자는 타고가는 자동차가 되기도 하고 날아가는 비행기나 바다 위에서 출렁거리는 배가 되기도 합니다. 가게 놀이와 서커스 놀이의 소품이 되기도 하지요. 의자 하나만 있어도 하루종일 노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른을 상징하는 낙타가 나타나지요. 상상력 부재에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가진 이 낙타는 “의자는 앉으라고 있는 거야”라는 말 한마디로 재미있게 뛰어놀던 강아지들(아이들)의 세계를 깨뜨려버립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더 놀 수도 없게 의자 위에 떡 버티고 앉아버렸군요! 도무지 일어날 낌새도 보이질 않자 강아지들은 의자 곁을 떠나버립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세계에 동참하고 같이 뛰어놀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적어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상상력이 없는 데다 둔감하기까지 한 어른들을 야단치는, 이 귀여운 그림책을 통해서라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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