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달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4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외 지음, 이연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 독자리뷰를 믿고 샀지만 직접 보기 전까진 솔직히 좀 불안한 마음이었다.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책 치고는 색깔들이 너무 강한 것 같았고 (알라딘 검색창으로 보았을 때) 그림도 좀 유치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책을 직접 받아보고 나니 기대 이상이었다. 방의 주조 색깔인 녹색은 톤 다운된 색감이라 눈에 거슬리지 않았고 흑백과 칼라 그림이 번갈아가며 나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방 안에는 아기토끼가 침대에 누워있고 할머니는 흔들의자에 앉아 뜨게질을 하고 있다. 작가는 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되짚어주면서 (여기 고양이 두 마리/ 벙어리 장갑 두짝/ 조그만 장난감 집 하나/ 생쥐 한 마리/ 빗 하나/ 솔 하나...) 어느 순간 우리를 이 방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어서 할머니가 "쉿!" 나지막이 속삭이고 나면 잘 자라는 인사가 반복되면서 녹색 방이 차츰 어두워진다. 벙어리 장갑아, 고양이야, 생쥐야, 그림 속의 암소야, 스탠드야, 빗아, 옥수수죽아, 별들아, 먼지들아, 잘 자. 소리들도 잘 자... 방안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하나하나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넨다는 설정이 정답고도 따스하다.

이렇게 모두에게 나직나직 인사하고 나면 우리 아이도 코- 잠들어 있다. 굳이 잠자리용이 아니라도 참 잘 만든 책이다.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소용없는데 아이도 좋아하니 금상첨화다. <벌레가 좋아>의 바로 그 작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작품으로 선택함에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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