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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별이 되어 돌아오다
현몽 지음 / 창해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것에 내 인내심을 치하할 만 하다. 나는 오직 별 한 개를 주기 위해 끝까지 읽었다. 읽다 말고 독후감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내가 읽기 싫으면 안 읽으면 그만일진대 왜 나서서 '이 책 읽지 마시오' 하고, 오는 사람 쫒아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다.
저자인 현몽스님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모른다. 안다 하더라도 더 이상 알고 싶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유명한 사람인가? 그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니 그러려니 한다. 책 소개글에 적혀있는 대로 '만다라'의 실존인물인지는 모르겠으되, 파격과 일탈을 '멋'인 양 두르고 다니면서 만행을 수도 삼는 스님임에는 분명한 듯 했다. 파격과 일탈이 때론 격을 초탈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내가 보기에 현몽스님의 것은 그야말로 '여성지 스타'에 걸맞는 것이었다.
예전에 잠시 절에 기웃거린 적이 있었다. 제대로 된 불교신자라 말할 수는 없고 그저 향 냄새와 주위에 흐르는 산 냄새가 좋아 다니던 절이었다. 어느 날부턴가 그 절에 새로운 스님이 얼굴을 비쳤다. 큰 절이라 오고가는 객승들도 많다지만 그중에서도 참 색다른 스님이었다. 듣건대 어릴 적부터 절에 몸담았다 했다.
그런데도 그 스님은 참아내기 어려운 속기(俗氣)를 풍기고 있었다. 스스로 굳이 차를 대접하겠노라 하여 가본 선실에는 시중에 한 때 나돌 뿐인 소설들과 TV가 있었다. 나는 정말 놀라웠다. 아무리 보아도 종교는 그 스님에게 몸에 익은 직업일 뿐이요, 여자와 술을 취하기 좋은 구실에 불과한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여자들이 스님을 좋아한다는 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나는 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 뿐 아니라 사실 무엇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다만 나의 호오(好惡)일 뿐이다. 나는 이 책이 싫다. 자기의 외로움에 홀로 대취하여 그것을 도로 가는 지름길로 삼는 것이야 자신의 자유라 하더라도 그것을 공공연히 발설하고 다니면서 여자를 밝히고, 탁월한 언변을 무기삼아 그 연애담을 휘장처럼 내걸고 다니는 것은 보아주기 어렵다. 그 이상한 자아도취와 여자 밝힘증에 비해 그의 불교적 지식과 앎, 말을 이리저리 마음대로 부리는 재주가 아까울 따름이다. 기실 별 한 개의 감상이지만 여행기로서의 나름의 가치와 저자의 필력을 인정해 별 하나를 더 붙여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