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잘못이 없어
한소영(3학년)
박물관에 갔지
입구 앞 표지의
박물관 내에서는
음식물과 잡담을
삼가합시다
라는 빨간 글씨부터
뭔가 수상해
난 그냥
가방 속의 과자가
잘 있나
확인만 했어
그때
부스럭
과자 봉지 소리가
났지
경비 아저씨,
안내 누나
12명의 사람들
눈이 다 나에게로...
난 잘못이 없는데.
눈을 감으면
이준협(3학년)
눈을 감으면
자꾸만 말이 보여
따그닥따그닥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따그닥따그닥
어디로 가는 걸까
내 눈 속에
무엇이 있길래
저렇게 달려가는 걸까.
뭉크의 '절규'를 보고
전진민(3학년)
그림 속에 사람이
이상한 귀신이나 사람의 신음소리가 들려
귀를 막고 있다.
그리고 정말 소름이 끼쳐서
무서움에 떨고 있다.
내가 그림 속에 들어간다면
무서워서 울거나 도망갈 것 같다.
아니면 기절을 할 것 같다.
귀신이 멀리서 걸어오고 있다면
가까울 땐 숨을 죽이고 죽은 척을 해서
귀신이 없어지면 다시 일어나 도망칠 궁리를 하겠다.
일 기
김종인(3학년)
"종인아, 일기 써라!"
엄마가 매일 하시는 말씀
월화수목금토일
매일매일 써야 하는 일기
아이고 귀찮아!
그래도 자리에 앉아
일기를 써야 해.
오늘 뭐가 가장 인상 깊었지?
그런데 생각이 안나 어떡하지?
생각만 하다가
눈이 저절로 감겨진다.
배고플 때
송건호(3학년)
꼬르륵 꼬르륵
배가 밥 달라고
울고 또 우네
어제 못한 숙제
아침에 하느라
허둥지둥
밥도 못 먹었네
지금 내 배는
텅 빈 휴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