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서가 2003-09-19  

새벽
항상 사위가 좀 소붓해야만 뭔가 다잡고 하게 되는
비정상적인 생활패턴을 가진 터라,
새벽 3시, 마음이 아주 평온하네요. 사막의 왕이 된 기분^^

목구멍이 바라는 것과 자아가 바라는 것과의
커다란 간극을 생각하면서 살짝 우울했었는데,
방에 굴러다니는 싸구려 술을 몇 잔 먹고,
태평양 건너에 있는 친한 친구에게 메일을 보내놓곤,
갑자기 기분이 아주 좋아졌답니다.

서재에 아이들 향기가 묻어나서 절로 선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누이를 보면서, 요즘들어 자주, 엄마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 라는 말 자체에도, 원의를 넘어서는 아릿한 울림이 있어요.

뵙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제가 성정이 데면데면하지 못해서, 먼저 방명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적잖이 미안했구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소아님..^^
 
 
소호 2003-09-19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3시 58분... 오늘 저도 너무 늦게 자는군요. (다음날 아침 일어날 걱정이 아니라면 저도 걱정없는 올빼미일진대) 자기 전에 컴을 켰더니 님의 인사가 있어 저도 몇 자 띄웁니다. 오늘 제가 늦게 자는 건 다 까닭이 있지요. '살인의 추억'을 본 탓에. 음... 그거 보고 딱 한 가지 생각했습니다. 책이든 영화든 좀 골라서 보자고. 글에서도 그렇지만 영상에서도 기(氣)가 흘러나와서 뭔가를 보거나 읽고나면 좀 이상해지는 것 같거든요. 자고로 좋은 것을 보고 느낄 일입니다. 살인의 추억은 제목 그대로 좀 찝찝하더군요... 자주 뵙길 바라겠습니다. 늘 건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