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을까요?

우리들이 있었다 9
오바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4월

왜 그래야만 했을까요? 왜? 왜? 계속 의문이 생기네요.

8편의 그 아릿함때문에 한동안 이 만화만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만 했었지요.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그래서 멍하니 그렇게 마지막장만 쳐다보고 있었더랬지요. 그래서 9편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도 책을 받아 들고도 차마 펼칠수가 없었습니다. 새삼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구요,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하게 차올라서 한장 한장 펼쳐 보는것도 고통이었고, 뒷장을 넘기는 손길자체가 너무나 두려워 떨렸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해피엔딩만 좋아하는 독자도 아닌데, 행복하게 잘 살았더랬어요 하고 끝나는 동화책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는데도 괜시리 이 아린 마음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 시절과는 아주 다른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뭐 마음은 그대로인데 나이가 시간이 그렇게 흘렀을 뿐인데도 이렇게 다르다고 느끼는 것 뿐인지도 모르겠네요. 5년의 시간이 흐른후 그들은 어떻게 자랐을까요? 얼마전에 읽었던 모래시계라는 만화가 생각나네요. 우리들이 있었다의 주인공무리처럼 어렸을때부터 함께 했던 그 사랑이 스무살을 지나고 대학을 다니고 미래를 결정하게 되었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지나치고 자라고 성숙하고 울고 웃고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던 그들의 모습과 겹치는 것은 또 왜 일까요?

바보같아서 그래서 더욱 순수해서 더 아파보였습니다. 그 사람이 아프지 않게 대신 내가 아프길 바라는 사랑 그 모든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을 하는 그들이기에 이토록 사랑이라는 진부한 소재가 눈부시게 아름답게 빛나서 제 가슴속을 이토록 아프게 하는가봅니다. 아파서 차마 눈을 감고 싶어지고, 한쪽 눈을 찔끔 감아버리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마음을 닫아버리고 싶어져서 큰일입니다. 다음권은 또 어떻게 볼까요? 과연 볼수나 있을런지.... 지켜보는 것도 이렇게 아플줄은....

반전~!!

데몬 성전 7
이츠키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3월

따끈따끈한 신작을 받아들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두근두근거려 미칠지경이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것인지 머리를 굴려보지만 생각하는 시간보다 책펴는 시간이 더 빠르다. 상위의 데몬의 모습이 드디어 드러나게 되는지부터 모든 생각이 떠올라서 읽는 시간이 더디기만 했다.

역시나였다!! 이 작가는 절대 실망을 시켜주는 작가가 아님을 또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반전의 극적 탄생모드라고나 할까? 부풀어 있던 한 독자의 마음을 충분히 충족시켜주고도 남을 만큼의 최고의 기대치를 안겨주었던 것이다. 위험한 짐승임을 몸으로 아우라로 드러내던 그녀석!! 역시나 쉽지 않은 녀석이었음을 느꼈다.

"오호~~ 이런 최강모드의 데몬이라.... 큰일이군 큰일이야!! 우리 주인공무리들의 미래가 절대 편하지 않겠는걸?" 하면서 쯧쯧거렸다.

데몬들의 쿠데타,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수장은? 또한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는 인간이 맞이한 위기 그 위기를 타개할 사람은 적인가? 동지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다음권에서는 또 어떤 내용으로 나를 당혹하게 기쁘게 해줄지 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한층 업그레이드 되고 더욱 불붙은 데몬성전!! 또 기다리겠사와요~~!!

행복하게 해줘~!!

모래시계 8
아시하라 히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4월

이 만화를 읽을때면 늘 행복이란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따라다녔다. 의심이 너무나 많은 단어처럼 그렇게 계속 나를 붙잡고 늘어졌다.

 "당신, 지금 행복한거야? 행복한척 하는거야? 아니면 정말 행복한거야? 또는 불행하다고 생각해?"  하면서 이 책이 계속 말을 걸어와서 되게 곤란했던 것이다.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마치 모래처럼 그렇게 빠져나가는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말 행복이라는 단어와 같은 말일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만화속 주인공 안처럼 자신의 감정조차 모른채 자기를 속이면서 까지 자신을 옭아매는 그 바보같은 모습은 그녀만의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외칠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삶의 그 많은 선택중에서 모든 것을 만족하면서 사는 이가 있을까? 대부분 선택하지 못한 편을 떠올리면서 "그때 내가 이 선택을 했었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았을까?" 하면서 후회를 하면서 살지는 않을까? 그래서 인간은 늘 고민을 해도 또 그만큼의 고민이 생겨나고 죽기전까지는 그 고민을 떠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못난 족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고민하고 방황하고 울고 소리치고 화내고 부서질듯 쓰러질듯 위태롭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도, 쓰러졌다가 다시 딛고 일어서서 다시 시작하고 자신을 향해서 자신의 감정을 향해서 똑바로 눈을 맞출수 있게 되는 그 모든 행동이 너무나 멋져 보였다. 너무 약하고 너무 바보같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당당하게 행복하다고 말할수 없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오히려 솔직해서 더 좋았던 것이다. 잘난척 하지 않고, 강한척 하지 않고 재지않고, 나 이 만큼 약하고 보잘것 없어. 그래서 이만큼 빙빙 길을 돌아가면서 그렇게 천천히 살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아.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갈거야! " 하고 외치는것만 같아서 더욱 사랑스러웠다.

앞으로 살다보면 주저앉고 싶어질때, 길이 보이지 않을때, 살아갈 힘이 없다고 울고 싶어질때 그런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럴때 이 만화가 생각날 것 같다. 힘들지만 그래도 살만하다는 그 사실에 또 희망을 가지게 될테니 말이다.

P.S. 작가가 결코 완결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앞으로 두권의 번외편이 남아 있으니깐이라고...

핑크 판다? 피터 판다?

피터판다 Peter Panda 2
나예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3월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수가 없었답니다. 분홍색의 호랑이도 아닌 사자도 아닌 정체불명의 핑크팬더를 떠올리고야 말았기 때문이랍니다. 전혀 관련도 없는 이 만화에서 왜 그 만화를 떠올린 것인지는......  그렇지만 이 피터 판다라는 이름을 가진 묘한 녀석은 핑크 팬더만큼이나 독특하고 이색적인 인물이 아닐수가 없었답니다. 꿈과 상상 그리고 공상만이 가져다 주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랄까요?

하여튼 이 존재와 마주친 소녀가 있었더랬어요. 기막히고도 코막히는 인생을 살아온 소녀에게 이 환상적인 인물은 그녀에게 또 다른 삶으로 통하는 또 다른 이들과 관계맺기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보여주는 마법을 발휘하게 되었답니다. 피터 판다가 데려온 4남자 그리고 소녀 이 기묘한 구성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답니다.

쉽지 않은 굴곡진 길과 과거로 점철되어진 이야기 구도와 동화처럼 환상처럼 공상이 가해진 세계관이 어울리면서 이 만화는 타 만화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듬뿍 발휘하며 그 존재의 의의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답니다. 나예리씨의 유머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꽃미남들의 매력과 자화상조차 깜찍하고 귀여운 그림체를 감상하는 여유까지 챙기면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이 만화에 빠져들고야 말았답니다.

"쉽지 않아 쉽지 않아!! 이 만화 또한 마음 편히 보기엔 애당초 틀려먹었군 그려..." 를 외쳐보지만 벌써 발을 들여놓은 뒤인지라 또다시 뒤늦은 후회를 해봅니다.

스스로 고른거라곤 변태 뿐이죠!

노다메 칸타빌레 14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3월

" 스스로 고른거라곤 변태뿐이죠~!!"

엽기적이고 이 기막힌 대사를 구사할수 있는 사람은 이 책안에서 오직 한 사람 뿐이겠지요? 여러분들이 모두 예상할만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너무나도 공감가는 말이기도 했고, 그 담담하게 뱉어내는 이 대사가 이 만화를 끝까지 읽을때까지 머릿속에 계속 머무른채 저를 가만두지 않았답니다.

 급기야 "저런..... 이것도 운명인가? 아니면 숙명이란 말인가?  사람의 인생은 그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휙휙 변화하는 거로구나~!! 이런 재미라면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한번 가보고 싶은데.... 나도 만나고 싶어라~~!!" 를 외치고야 말았답니다.

또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노다메의 연주를 곧 들을수 있을듯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야 말았답니다. 과연 천재란 하늘이 내려주는 것인지 또는 만들어 지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이 작가는 노다메 양을 통해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기대되는 궁금증 200퍼센트의 예고작이기도 했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준비를 마친 14권이었답니다.

기다렸던 작품들이 나와줘서 너무나 고마우나 한 권도 아니고 여러권의 만화를 군대에 아들 보낸 심정으로 하루하루 기다려야할 그 기나긴 시간들은 또 어찌하란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