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8
아시하라 히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를 읽을때면 늘 행복이란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따라다녔다. 의심이 너무나 많은 단어처럼 그렇게 계속 나를 붙잡고 늘어졌다.

 "당신, 지금 행복한거야? 행복한척 하는거야? 아니면 정말 행복한거야? 또는 불행하다고 생각해?"  하면서 이 책이 계속 말을 걸어와서 되게 곤란했던 것이다.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마치 모래처럼 그렇게 빠져나가는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말 행복이라는 단어와 같은 말일지 도대체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만화속 주인공 안처럼 자신의 감정조차 모른채 자기를 속이면서 까지 자신을 옭아매는 그 바보같은 모습은 그녀만의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외칠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삶의 그 많은 선택중에서 모든 것을 만족하면서 사는 이가 있을까? 대부분 선택하지 못한 편을 떠올리면서 "그때 내가 이 선택을 했었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았을까?" 하면서 후회를 하면서 살지는 않을까? 그래서 인간은 늘 고민을 해도 또 그만큼의 고민이 생겨나고 죽기전까지는 그 고민을 떠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못난 족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고민하고 방황하고 울고 소리치고 화내고 부서질듯 쓰러질듯 위태롭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도, 쓰러졌다가 다시 딛고 일어서서 다시 시작하고 자신을 향해서 자신의 감정을 향해서 똑바로 눈을 맞출수 있게 되는 그 모든 행동이 너무나 멋져 보였다. 너무 약하고 너무 바보같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당당하게 행복하다고 말할수 없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오히려 솔직해서 더 좋았던 것이다. 잘난척 하지 않고, 강한척 하지 않고 재지않고, 나 이 만큼 약하고 보잘것 없어. 그래서 이만큼 빙빙 길을 돌아가면서 그렇게 천천히 살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아.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갈거야! " 하고 외치는것만 같아서 더욱 사랑스러웠다.

앞으로 살다보면 주저앉고 싶어질때, 길이 보이지 않을때, 살아갈 힘이 없다고 울고 싶어질때 그런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럴때 이 만화가 생각날 것 같다. 힘들지만 그래도 살만하다는 그 사실에 또 희망을 가지게 될테니 말이다.

P.S. 작가가 결코 완결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앞으로 두권의 번외편이 남아 있으니깐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